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02
프리웨이는 30억 원의 자금만 투자해도 당분간 운영이 가능했고 1년 후에는 추가적인 자금을 확보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구주 판매로 30억 원을 확보하면서 그동안 투자한 금액을 원금 이상 회수한 면도 있었다. 그렇기에 설사 프리웨이가 망하더라도 투입된 아이디어나 기술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었다.
프리웨이가 이대로 성장하면 1~2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였고 그 이후에는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상장은 가급적이면 공모주를 청약하는 방식으로 할 예정이었다.
더구나 자금이 넉넉하게 있으면 직원들의 긴장감이 사라지고 불필요한 투자를 하는 등의 방만한 운영을 할 소지가 있기에 나중에 추가적인 투자를 하더라도 일단 여유자금 30억 원을 외부로 빼낸 것이다.
“유망해 보이니 투자를 한 거야. 나중에 수조 원, 수십조 원의 가치가 있을 수도 있어 보이니 투자해야지.”
한정수는 프리웨이의 전망을 아주 높게 보고 있었다. 아직 경쟁자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유리하다는 증거였다.
“더구나 엄청나게 많은 특허를 출원한 것을 보면 미국의 IBM이나 MS 같은 기업으로 성장할 수도 있어 보이고.”
한국에서 인터넷 기업이 태동하고 있지만 가장 선두에 서서 성과를 보인 것은 프리웨이였다. 고작 한두 걸음 더 나아간 것에 불과하지만 그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 판단했다.
“고작 5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25명의 직원이 되었고 사이트 관리 아르바이트가 12명이나 되는데 시간이 흐르면 백 명, 천 명으로 규모가 커질 것 같아. 그러면 후발로 시작하는 자들이 따라오기 어려울 거야. 그리고 각종 게시판마다 아이디어와 기술에 특허를 걸면 그들은 나중에 라이선스를 내야 할 것이고.”
한정수는 장인걸보다도 성공에 더 확신을 가진 것 같았다.
“거기에 프리웨이에서 다양한 게시판을 만들어서 서비스를 하는데 시간이 흐르면 전 국민이 전부 가입할 것 같아. 각 게시판을 독립시켜 자회사로 만들면 그 자체로 사업성이 있어 보여.”
“어쨌든 앞으로 갈 길이 멉니다.”
장인걸은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을 했다. 막상 시작했지만 난관이 많았다. 각종 어려움을 헤치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정부, 국회, 금융기관과 풀어야 할 문제가 아주 많습니다.”
앞으로 온라인 쇼핑몰의 생태계를 조성해야 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때문에 정부, 국회, 금융기관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었다. 새로운 시도이기에 섣불리 나서지 않을 것 같았다. 결국은 기존 시스템을 이용하여 최대한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었다.
“전자결제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데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았고 관련법규도 미비하고 난제가 많습니다. 우리가 기껏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그 사이에 추격해온 경쟁자들은 무임승차를 할 것 같고요. 특허를 출원하여 라이선스를 받는다고 해도 우리의 노력을 보상받지 못할 것이니 답답합니다.”
“그래도 선점의 효과가 있을 것이니 헛수고는 아닐 거야.”
장인걸은 온라인쇼핑몰, 온라인서점, 온라인티켓서비스, 온라인 전자책 판매, 온라인 음원판매 등 구축해야 할 시스템이 워낙 많아 답답했다.
‘판매 사이트와 판매 플랫폼 두 가지 방식을 모두 개발해야 할 거야. 최종적으로는 개별 판매 사이트가 아니라 판매 플랫폼을 지향해야 하겠지.’ 장인걸은 미래의 모습을 알기에 그 해결방향이나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가 있었다. 물론 그로 인해 선점의 효과를 누릴 수도 있었다.
장인걸은 시험이 끝나고 프리웨이 분리작업을 하는 동안 연말의 각종 행사를 뛰어야 했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연말에 행사가 많았고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장인걸이기에 초청이 끊이지 않았다.
더구나 최근에 앨범을 내고 신곡을 발표한 상황이기에 홍보를 위해서도 외부활동이 필요했다. 거기에 각 방송국의 가요대상에 시상식에 참석해야 했고 여러 시상식에 참석하여 축하무대를 꾸며야 했다. 그런 와중에 크리스마스이브에는 강진경과 크리스마스 저녁에는 권세라와 같이 만나기도 했다. 서로 거리를 두고 만나지 않기로 했지만 남녀 관계는 명확하게 정의가 되지 않아 어정쩡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었다.
강진경은 장인걸이 오픈한 프리웨이에 관심이 많았고 집을 사는 비용을 줄이고 아예 투자를 하기로 했다. 3억 원을 투자하여 1%의 지분을 확보하기도 했다.
장인걸은 혹시라도 문제가 되면 골치가 아플 것 같아 투자를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강진경이 몇 번이나 연락을 하는 통에 결국 수락하고 말았다.
“혹시 나 프리웨이에서 일할 수 있을까?”
“정말로 회사 일에 관심이 있는 거야?”
“응, 아주 재미가 있을 것 같아. 개발해야 할 사이트가 많고 해야 할 영업도 많다면서? 학교에 다니면서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지금 게시판을 속속 오픈하는 중이고 지속적으로 종업원을 늘리고 있는데 조건만 맞추면 재택근무도 가능하다면서.”
사이트 관리자는 비정규직인 경우도 많았고 정규직원 중에도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24시간 모니터링을 하면서 관리해야 하는데 사무실보다 집이 유리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어느 쪽으로 할 거야? 시스템 개발, 아니면 마케팅?”
현재는 인터넷 사업부가 (주)프리웨이로 분리되면서 관리·마케팅본부와 시스템개발본부로 나뉜 상황이었다.
“프로그램을 다룰 능력이 없는데 당연히 마케팅 쪽으로 가야지. IR자료를 보면 사업기획을 하거나 광고를 수주하거나 사이트 기획 같은 일을 한다면서. 아니면 시장조사도 하고.”
“아, 빅 데이터. 이건 나중에 생각하자.”
장인걸은 시장조사라고 하자 빅 데이터가 갑자기 생각났다. 회귀 직전에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내용이었다. 개념만 잡힌 내용인데 나중에 연구하기로 했다.
“알았어. 일단 내 권한과 주주자격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놓을 것인데 내년 1월부터 일하는 것으로 하자. 학기 중에는 재택근무를 하고. 그럴 경우 급여가 삭감될 수도 있어.”
“잘하도록 할게. 나도 제법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워드도 사용할 줄 아니 일하는데 문제없을 거야. 더구나 외국어도 조금 하는 편이고.”
“그러면 통·번역 팀도 만들 생각이니 그에 대한 것도 검토를 해봐. 외국어로 올라온 문서나 동영상을 통·번역할 필요도 있어. 더구나 외국어 문서에 대한 검토도 필요할 경우도 생길 것이니.”
장인걸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사무실에 있었으면 했는데 강진경이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받아들이기도 했다. 물론 애매한 관계를 맺고 있어 부적절할 수도 있지만 강진경이 그런 감정을 사무실로 가져갈 것 같지는 않았다.
“모니터링 조직도 구성해야 할 거야. 앞으로 일은 무궁무진해. 그러니 가서 열심히 하면 회사 내부에 입지를 마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야.”
“재미있을 것 같아. 일을 하는데 재미있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고 하잖아. 사장님인데 나 잘 좀 봐줘.”
“알았다. 열심히 하기나 해. 나중에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를 돕는 길이야.”
장인걸은 강진경을 회사에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베갯머리송사에 넘어간 것은 아닌지 뒤돌아보기도 했다.
장인걸은 크리스마스이기에 들어오는 행사가 주로 종교행사이기에 그날은 아예 할 일이 있다면서 따로 행사를 잡지 않았다. 불교행사도 마찬가지겠지만 기독교 행사도 참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집에서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었다.
다시 느긋한 마음으로 책을 읽다보니 전에 간과했던 내용을 새롭게 파악하여 약간의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그러면서 느긋하게 금강나한신공을 가다듬었다.
“아버지, 그쪽에서 팔고 싶은데 가격을 절충하자는 말씀이죠?”
“그래. 모두 매각하는 것에 적극적인 것 같아. 다들 사업을 하는데 엉망인 것 같더구나.”
그러면서 그들이 처한 현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장남은 의류도매상을 하는데 빚이 많았고 차남은 문구대리점을 하는데 역시 빚이 많았다. 막내인 삼남은 시내에서 크게 음식점을 얼마 전에 열었는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역시 빚이 많았다.
모두 사업을 하는데 빚을 내서 했는데 농지와 임야, 심지어 조상 대대로 살아온 종갓집마저 다 은행에 저당을 잡힌 상황이었다. 시골의 토지와 임야, 주택은 그리 가치가 높지 않아 모두 다 해도 10억 원 정도의 가치 밖에 인정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것도 지금은 가치가 더 하락하여 담보금액이 대출금액보다 오히려 모자라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은행에서 담보가 부족하니 상환을 하거나 또 다른 담보물건을 내라고 독촉이 들어왔다고 하더라. 장사도 되지 않는데 대출금을 갚으라고 하니 다들 골치가 아픈 모양이야.”
그러면서 확인한 공시지가에 대해 언급을 했다.
“장남의 임야는 9천3백만 원이 조금 넘고 차남 것은 8천5백만 원, 막내의 것은 7천만 원에 불과하고 은행에서는 1억4천만 원, 1억2천만 원, 막내는 8천만 원 정도로 산정하여 대출을 해주었다고 하더라.”
하지만 대출을 하게 되면 120%의 담보를 잡아야 하기에 사실 담보 총액의 전부를 다 대출받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 것은 어떻게 알았어요? 은행에서 알려주지 않을 텐데.”
“네 큰아버지에게 부탁하니 다 알려주더구나.”
장인걸은 회귀 전에야 개인정보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던 시점이지만 당시에는 그런 것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던 시절이었다. 더구나 은행의 지점장이니 그 정도에 대해 알아보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러면 임야만 그 가격으로 사면 당장 급한 불은 끄겠네요. 일단 제가 말한 가격보다 낮게 거래할 수 있는지 알아봐 주세요. 그리고 고택도 살 수 있으면 사는 것이 좋겠어요. 그건 가격이 얼마나 된다고 해요?”
“땅이 고작 1100평이라 가격이 고작 4500만 원이라고 하더라. 건물 가격은 아예 산정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
금융권의 부동산 감정은 건물에 대해서는 상당히 박한 면이 있었다. 그렇기에 시골 농가의 가격은 대지의 가격만 공시지가의 두 배 정도 산정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면 총 4억에 고택까지 구입이 가능한지 한 번 알아봐 주세요. 제가 큰아버지에게 부탁하는 것보다 아버지가 낫겠죠.”
“알았다. 형님에게 부탁을 해보자. 물건을 내놓은 복덕방이 그들 재종지간이라고 들었는데 거래에 적극적인 것 같더라.”
장인걸은 직접 자신이 거래에 관여하기보다 아버지를 내세워서 일을 추진했다. 자신이 나서면 시골의 인심이 좋지 않게 변할 수도 있었다. 재산의 거래도 절차를 따지는 것이 시골이었다.
“그런데 고택이라고 해도 무슨 가치가 있을지 의미이다. 살기 불편하고 관리하기 쉽지도 않을 것인데.”
“지금이야 가치가 없지만 나중에 복원하여 일종의 공원으로 개방할까 합니다. 나중에 전문업체에 맡기는 것도 방법입니다.”
장인걸은 남의 어려움을 틈타 이득을 취하는 것 같지만 나중에 그 고택이 복원되어 관광지가 되는 것을 알기에 과감히 투자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당일 저녁에 권세라를 만나기 위해 카페 달맞이꽃으로 갔고 공연을 마치고 나오자 픽업을 했다.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또 차가 바뀌었네.”
“워낙 소셜 포지션이 있다고 하면서 바꾸라고 하니 바꿔야지. 그리고 집도 이번에 계약했어.”
엑센트는 회사의 업무용 차량으로 돌리고 그랜저를 하나 새로 구입했다. 외제차를 구입하라고 했지만 외환위기가 온 상황에서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비난을 받을 소지도 크기에 국산으로 선택했다.
장인걸이 집을 구하려고 한다는 말을 민지훈에게 했는데 민지훈이 적극적으로 권동환네 집안 사정을 말하면서 그 집을 인수하라고 권유했다.
결국 압류가 되어 경매에 넘어가기 직전 금융권부채를 승계하는 방식으로 구입했다. 일단 매매절차가 모두 끝난 후에 담보가 설정된 금융권 부채를 상환하는 방식이라 추가적인 우발부채의 위험이 없었다.
일단 대금도 계약금과 잔금 일부만 지불하면 소유권이 이전되고 금융권 부채를 이전받았다. 부도가 난 사람에게는 빚도 갚지 않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기에 일단 빚을 다 갚아서 부도상태를 벗어나려고 하는 것 같았다. 그래야 제대로 채무자들에게 빚을 받아낼 수가 있다고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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