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22
장인걸은 몇몇 행사를 뛰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거나 인터넷 관련하여 공부를 하거나 취임식 식전 공연이나 기념 리셉션 공연을 준비하는데 사용했다.
또한 장유현에게 연기에 관해 지도를 받기도 했다. 밤무대 가수를 연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조폭들과의 연기도 민지훈이나 안광현을 만났던 경험을 살리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쩌면 장인걸이 처한 상황과 상당히 유사했다.
관련 공부는 회귀 전에 습득했던 노하우를 상기하는 계기를 주었고 회귀 전에 잘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습득하게 만들었다. 전보다 머리도 좋아졌고 필요성을 절감해서 그런지 집중력도 향상되어 학습효율이 좋았다.
더구나 10년 후의 인터넷 환경을 접했던 기억이 있기에 그런 환경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배우자 효율이 높아지고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올라 프리웨이 사이트의 개선에 반영했다.
“유료화 관련 공지를 올려 독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무료 연재에서 상당한 성과를 보인 작품을 유료연재로 전환을 승인하는 방안과 원하는 작품 전부를 전환시키는 방안 모두 반반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연재팀장인 김신혁 부장이 유료연재 방안에 대한 독자 및 작가의 반응을 전했다.
“일단 유료연재는 선호작으로 등록한 숫자를 기준으로 하여 500명 이상이고 20편 이상 연재한 경우에 허용을 합니다. 또한 출판 작가의 경우에는 한 작품을 완결한 경우에 이런 조건과 상관없이 승인을 해주도록 합니다.”
장인걸은 이미 독자나 작가의 반응을 살폈기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통보했다. 이런 문제는 답이 없는 것이라 논란이 길어지기 전에 빨리 결정하는 것이 좋았다.
“일부는 유료연재 전부를 다 볼 수 있는 기간제 회원권도 발행해 달라고 합니다. 1일, 3일, 7일, 30일 회원으로 나눠 1천 원, 2천 원, 3천 원, 1만 원으로 했으면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건 그리 좋은 방안이 아닙니다. 저작권료의 산정 자체가 모호해 지는 면도 있고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면도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이트에서 그런 시도를 할 수 있지만 작가에게 그리 좋은 제도가 아닙니다.”
장인걸은 성격 자체가 깔끔한 것을 선호했다. 그렇기에 산정방식 자체가 불분명한 그런 제도는 호감이 가지 않았다. 물론 매출액 자체는 올라갈 수도 있지만 작가들이 실망하여 떠날 소지도 다분했다.
“현금결제와 카드결제가 가능해지는 시점에 시행을 하려고 합니다. 내부적으로 테스트한 결과 프리페이를 사용한 결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출판사나 대여점의 반발은 없나요?”
장인걸은 회귀 전에 벌어진 출판사와 대여점의 반발을 알기에 그런 문제가 없는지 물었다. 10년 전에 유료화를 했다면 두 시장이 균형을 이루면서 발전했을 것인데 오히려 늦게 유료화가 되어 문제가 크다는 분석 기사를 본 적도 있었다.
“그런 부분에 관련된 내용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되면 작가의 선택에 맡기도록 합니다. 굳이 우리는 논쟁의 중심에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유료사이트가 있기에 연재를 하는 작가들이 모일 수가 있습니다.”
현재 무료연재 사이트는 회귀 전에 비해서 오히려 더 독자들이 많았다. 물론 대부분 무협소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판타지 소설이나 추리 소설 같은 부분은 그리 많지가 않았다.
‘내가 판타지 소설을 한 번 연재해봐? 나도 읽은 책이 상당히 많은데. 보통 1주일에 한 작품 정도는 읽었던 것 같은데. 심지어 회귀 1년 전에는 하루에 한 작품을 읽을 정도였지.’ 장인걸은 순수 판타지 소설부터 시작하여 차원이동을 거쳐 회귀, 헌터물, 현대판타지와 스포츠로 이어지는 판타지 소설의 흐름을 알고 있었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몰라도 지금은 그냥 참자. 내가 다 하려고 하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수가 있다.’ 장인걸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커가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유료화가 실패하여 유명무실할 수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면 성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무료로 연재를 시작하는 작가들이 하루에도 서너 명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랭킹 시스템을 통하여 작가들 사이의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사이트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장인걸은 유료화를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지만 수익모델을 만들지 않고 언제까지 무작정 투자만 할 수는 없기에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회계법인은 보통 규모가 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은 경우도 많았다. 히어로 기획이나 프리웨이는 아직 중소기업이라 광창회계법인이라는 작은 법인에 세무대리를 맡기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장인걸은 광창회계법인의 파트너이자 오너 중에 한 사람인 유덕환 상무를 맞이했다. 그는 로컬회계법인의 한 파트, 일명 지점을 책임지고 있었다. 지점장이지만 실제는 오너였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요즘은 고객들이 만나자고 연락을 하면 걱정부터 앞섭니다.”
“회사나 제게 문제가 있어 뵙자고 한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몇 달 후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는 것이 걱정이지만 말입니다.”
“그거야 좋은 일이죠. 개인이 종합소득세 신고대상이라는 것은 그만큼 벌이가 있다는 말이니 말입니다. 도저히 사업을 계속할 상황이 아니어서 폐업에 대한 문의도 많아 걱정입니다.”
둘은 서로 간단한 안부를 물었고 곧 본격적으로 당면한 일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장인걸이 간략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부도가 난 백제그룹 백제철강의 자회사인 백제화학을 인수하고 싶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면 현장 실사를 하고 입찰 서류를 작성해야 하겠군요.”
“그렇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그 회사를 알게 되었는데 희토류 분야에서 제법 유명한 업체인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백제화학과 관련된 일반적인 자료를 보여주었다. 채권단에서 작성한 몇 가지 서류를 내주었다.
“부실의 정도가 심각하군요. 물론 부도가 나면 부동산 외에는 가치가 없으니 흑자부도가 나더라도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지만 말입니다.”
“현재 외상매출금과 백제철강의 지분을 상각처리 하였습니다. 소유권이 채권단으로 온전하게 넘어온 상황입니다. 3월 초에 매각 공고가 날 예정입니다. 그러면 채권단에서 작성한 서류를 검증할 현장실사를 해야 합니다. 그걸 토대로 입찰 서류를 작성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우리 사무실에서 현장실사를 하고 그 결과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입찰서류를 꾸며 달라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현장실사는 총 5명 이내로 구성하고 그 중에는 회계사나 변호사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으니 회계사무실에서 4명, 우리 회사에서 1명이 참가했으면 합니다.”
“여기에 나오지 않은 내용인 것 같은데 그런 내용을 아시는 것을 보니 채권단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관심이 있어 조사를 하다 보니 몇 명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도 매각이 되어야 일부라도 건질 수가 있으니까요.”
장인걸은 내부정보 취득이라는 문제가 걸릴 수가 있기에 일단 장태현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았다.
“조사를 하면서 최대한 부채를 탕감할 수 있도록 근거를 확보해 달라는 말씀이죠? 그리고 협상에 임해 가장 낮은 가격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씀이고요.”
장인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아도 먼저 파악하는 유덕환 상무였다. 그런 면에서 손발이 잘 맞았다. 프리웨이를 분리하여 법인을 만들 때에도 그런 것을 잘 파악하여 적절하게 조치를 취하기도 했었다.
논의가 끝나자 용역계약서를 작성했다. 물론 입찰에 대한 일괄적인 업무위임을 하고 인수 및 인수가액에 대한 성공보수까지 약정했다.
장인걸은 대통령 취임식 식전 공연을 했다. 사실 전국에 중계가 되는 그런 행사에 나가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운 일이기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다행히 철저히 준비하고 연습까지 했기에 실수 없이 마무리가 되었다.
다른 공연은 관객의 호응보다 취임식 자체의 의미에 중점을 두어 공연이 다소 지루한 면이 있었다. 그로 인해 황영호 준비팀장의 얼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저녁에 진행된 기념 리셉션에서도 시작 전에 공연을 했고 그 자리에 참석하여 많은 유명 인사들과 안면을 익힐 수 있었다. 두 번의 공연을 통하여 장인걸은 잘 나가는 가수에서 상당히 중요한 문화예술계 인사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박민수 실장님과 친분이 있는 거야?”
그 자리에 문화예술계 대표로 참석을 한 장유현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장유현도 그런 자리에서는 긴장이 되는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취임식 준비 과정에서 약간 안면을 갖게 되었어요. 인수위에 갔다가 기회가 있어 대통령님과 짧게 면담을 했는데 그 자리에서 인사를 했습니다.
다행히 서로 얼굴을 아는 상황이니 자연스럽게 인사한 것이죠.”
장인걸이 박민수 실장과 짧게 인사말을 주고받게 되면서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뭔가 한동안 이야기를 하던데 무슨 내용이야?”
“어제 저녁부터 프리웨이에 대통령 취임 축하 배너를 걸어주었는데 그것에 대해 감사인사를 하더군요. 일종의 격려와 정책청원 형식으로 배너를 만들었거든요.”
박민수 실장은 당선자와 오랜 동안 같이 동고동락한 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였다. 얼마 전에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로 선출이 된 노정환 대표와 더불어 양대 실세라고 할 수가 있었다. 특히 행정부를 책임진 최성렬 총리가 전문 관료 출신인 만큼 정부 정책에 대한 정무적인 결정을 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었다.
“조금 전에 보니 재계 인사들과도 안면이 있어 보이는데 어떻게 아는 거야?”
“광고를 하는 곳도 있고 그동안 제법 많은 행사를 뛰다보니 재벌 총수나 계열사 사장들과도 안면을 익힐 수가 있게 되었죠. 최근에 프리웨이가 뜨면서 갑자기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장인걸은 아직 재벌총수들과 같은 영향력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들과 안면을 튼 것은 나름대로 큰 힘이 되기도 했다. 아는 얼굴이 보이면 무조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고 얼굴이 명함인 장인걸이니 대부분 인사를 받아주면서 덕담을 해주었다.
“안녕하십니까?”
장인걸은 여당의 당대표인 노정환이 근처에 오자 인사를 건넸다. 공연을 한 덕분에 얼굴이 명함이라 그저 소개할 필요도 없이 인사만 하면 되었다.
“오늘 수고가 많았어요. 신나는 노래로 흥을 돋운 덕분에 취임식이나 이 자리가 모두 활기가 도는 것 같아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을 것 같아요.”
장인걸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최선봉에 섰던 것이니 나름대로 대우를 하여 치사를 해주었다. 서로 이해타산이 맞아 공연을 한 것이지만 어쨌든 장인걸이 수고한 것은 사실이었다.
“나보다 네가 더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이거 나도 더 분발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장유현과는 그저 가볍게 인사만 하고 가지만 장인걸과는 한두 마디 공통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갔다.
“오늘 축가를 불렀으니 각광을 받는 것이죠. 운이 좋았어요.”
장인걸은 장유현의 말에 웃으면서 이야기를 했다.
“저기 장민석 장관이 있는데 가서 인사나 드리자. 나에게 집안 종숙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와 같은 충장공파이고 10대조인 명자, 배자(명배) 분의 삼남인 원자 익자(원익) 분의 후손이다. 우리는 장남인 원자 형자(원형) 분의 후손이지.”
장유현은 장인걸을 데리고 행정자치부 장관을 맡게 된 장민석을 만나러 갔다.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 같았다.
“자네도 우리 종씨라니 반갑네.”
“저도 반갑습니다.”
“우리도 종가와 가까운데 그 쪽보다는 손이 번성하지 않아 한 항렬가량 높은 편일세. 숫자도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것 같고. 시간이 되면 올 가을에 있는 세장산인 태명산 모임에 참석하게.”
장인걸은 여전히 혈연이니 지연이니 학연을 따지는 상황이 우스웠지만 그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현상이기에 그러려니 했다. 오히려 이권이 아닌 집안 일만 언급하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총리를 맡게 된 최성렬을 박민수 실장의 소개로 만나서 인사를 했다. 그들과 인사를 나누어서 당장은 아무런 이득이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기에 최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했다.
앞으로 인터넷 관련 각종 법규의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고 그렇게 하려면 정부나 국회와 밀접하게 연관이 될 수밖에 없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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