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29
장인걸의 말에 장유환이 의아한 기색으로 보았다. 그런 이야기를 장인걸이 알고 있는 것이 조금 이상했다.
“여기저기서 얻어들은 것이 많습니다. 프리웨이에도 각종 정보를 관리하는 정보팀을 만들었습니다. 양치리가 나를 타깃으로 움직인다면 결국 같이 싸울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양치리라고 하는데 그게 양성필 사장의 별명이야?”
“맞습니다. 양아치 양성필, 허풍이 심한 양치기 소년 양성필이라는 의미로 그렇게 다들 부릅니다. 그동안 그의 표적이 된 연예인들은 엄청나게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굴복한 경우에는 이런저런 좋지 않은 일에 동원이 되기도 하고요. 일단 지켜보겠지만 도를 넘는 행동을 한다면 가만히 두지 않을 계획입니다.”
장인걸은 언젠가 이런 일이 생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두렵다는 생각보다 어떤 엉뚱한 짓을 할지 오히려 기대가 되었다. 그렇게 한다면 그것을 빌미로 하여 응징을 하고 적절한 대가를 받아낼 계획이었다.
육상연맹의 회장인 주민석 의원은 비재벌 단체장이었지만 재벌 못지않은 자금 동원력을 자랑했다. 지금은 야당 국회의원이지만 5선의 관록 때문에 여전히 기업의 후원이 끊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육상연맹에서 그의 권한은 누구보다 막강했다. 하지만 그의 아성에 보이지 않는 상처를 내는 사건이 벌어지자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아.”
최근 몇 군데 장인걸의 독점 인터뷰가 실렸는데 그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더구나 상황이 좋지 않으면 마라톤을 언제든지 그만두겠다고 공표하면서 외부의 부당한 간섭을 배제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었다.
더구나 가수로 인기를 얻고 있고 준 언론이라는 포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기에 일반 선수처럼 마음대로 할 수도 없었다. 가난한 선수라면 협회에서 마음대로 휘두를 수가 있지만 인기도 많고 돈도 많은 연예인은 그럴 수가 없었다.
“귀찮게 하면 그만두면 된다는 말이군.”
“아쉬울 것이 없는 애입니다. 더구나 프리웨이를 가지고 있어 어떻게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지간한 신문사보다도 더 독자가 많습니다. 더구나 젊은 사람들이 주를 이루는 편이고요.”
다른 때라면 정치권이나 재계에서 프리웨이의 성장을 막았을 것인데 경제위기와 대선이라는 것 때문에 어떻게 할 시기를 놓쳐 버렸다. 막상 어떻게 하려고 하니 300만 명의 회원이 넘어갔고 이제는 500만 명이라는 숫자를 넘긴 상황이었다.
최근에 마라톤으로 이름을 날리면서 프리웨이마저 인기를 끌고 있었다. 언론사들마저 장인걸과 우호적인 관계라서 어떻게 손을 대기가 쉽지 않았다. 더구나 정치권마저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는 상황에서 손을 대기가 쉽지 않았다.
“심지어 업체의 후원도 필요 없다고 하니 난감합니다. 후원을 받는 것도 서로 득이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스포츠 선수의 후원은 선수의 지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병행하여 두 가지의 지원이 추가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나는 협회에 일정수준 지원을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선수와 업체를 중개한 협회의 간부에 대한 지원이었다.
장인걸이 후원을 받아야 연맹이나 간부들이 중간에 끼어들어 뭔가 떡고물을 만질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광고모델로 계약을 하면 상업광고이니 협회차원에서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수십억 원을 버는 상황에서 기업이 훈련비를 지원해 주는 것도 이상한 일이었다. 그러니 유망한 선수가 배출되었지만 협회나 간부들은 손만 빨아야 하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춘천마라톤 대회가 끝난 후에 그렇게 하려고 하다가 면박만 당한 상황이었다. 명분이 없기에 겉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앙심만 품고 있었는데 이제는 어떻게 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을 하고 말았다.
이런 것이 맘에 들지 않는 자들이 국민의 열망이라는 내용으로 뭔가 수작을 부리기 위한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그런 움직임을 사전에 알아차리고 공개적으로 경고를 하고 있었다. 문제가 되면 마라톤을 포기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었다. 물론 듣기 좋게 나중으로 미뤄둔다고 했지만 포기로 해석이 되고 있었다.
만일에 그들의 공작으로 마라톤을 포기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그 모든 책임은 육상연맹이나 간부들이 져야 할 상황이 벌어질 것 같았다. 일이 터지면 혼자 조용히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귀찮게 한 자들도 귀찮아질 소지가 다분했다.
“더구나 가수를 하여 한동안 돈을 긁어 보았다고 하니 돈도 많을 것이고 그러니 배짱을 부리겠군. 괜히 일을 만들지 말아야 할 텐데 걱정이군.”
주민석 의원은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을 했다. 괜히 허튼짓을 하다가 일만 키우는 사태는 원치 않았다. 조사한 바에 의하면 결코 만만치 않은 존재였다.
“하지만 운동만 한 자들이라 앞뒤 재지 않고 나서는 사람이 있어 걱정입니다. 아직도 애들은 패야 성적이 나온다고 말하는 자들이 허다합니다.
여전히 군기부터 잡아야 한다고 팀 내 가혹행위를 조장하는 지도자도 많습니다.”
연맹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허창현이 걱정스러운 어조로 말을 했다. 주민석이나 허창현은 적당히 자신의 욕심을 차리지만 공정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육상계 원로라고 하는 자들은 상식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아직도 선배가 뒤에서 달려오면 속도를 줄여 양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실력보다 연공서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후배가 선배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적당히 해코지를 하는 것도 용인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분위기를 쇄신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암중에서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횡행하고 있었다.
“어쨌든 일이 터지지 않도록 단속해 주기 바랍니다. 일이 생기면 조용히 덮어지지 않을 것이니 항상 시비를 가려 적절한 징계를 내릴 것입니다.”
부당한 행위라면 반발할 것이고 그러면 큰 소리가 날 것이 분명했다. 그런 상황에서 연맹이 욕을 먹지 않으려면 강도 높은 징계는 불가피했다.
장인걸은 저택에 헬스클럽 수준은 아니지만 꽤 좋은 운동시설을 마련했다. 다른 곳에 가서 운동하기가 쉽지 않아 집안에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키가 다 자란 것 같은데 결국 190cm를 돌파했네요.”
장인걸의 체력검사를 하다가 기본적인 체측을 하다가 그 사실을 말했다. 키가 190.6cm가 되었다. 이미 성장판이 닫혔다고 하는데도 조금씩 자라고 있었다.
“그러게요. 운동을 하니 성장판이 자극을 받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죠.”
장인걸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아마도 운기를 하는 것 때문에 계속 성장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중에 내공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신체변화가 생길 수도 있고 키가 줄어들 소지도 있기에 단정하기 어려웠다.
“보통 마라톤 선수는 중학교 때까지는 3천m를 달리고 그 후에 5천m, 1만m를 달리다가 만으로 23세 정도에 마라톤으로 전향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몸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많고요.”
이원희가 새삼스럽게 그런 말을 꺼내자 장인걸은 혹시라도 그쪽으로 전향을 하라고 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생겼다. 그런 장인걸의 기색을 아는지 곧바로 말을 이어갔다.
“장인걸 선수의 경우에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마라톤을 시작했어요. 물론 개인적으로 훈련을 했기에 크게 문제는 없지만 그로 인해 스피드 문제나 레이스 운영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어요.”
그러면서 장인걸이 좁은 공간에서 각축을 하면서 반칙을 범하지 않고 달리는 요령을 터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거리 육상종목은 레이스 내내 다른 선수와 끊임없이 자리다툼을 하면서 각축을 벌인다고 했다. 그런 능력이 마라톤에서 필요할 경우가 있다고 했다. 초반 레이스를 할 때와 막판 스퍼트를 할 때는 각축을 벌인다고 했다.
“사실 그런 과정에서 요령이 없으면 실격을 당하기 일쑤에요. 요령이 없으면 1km를 가는데 남들보다 10m 이상을 더 달려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하고요.”
“그래서요?”
“그래서 고등학교 육상부 선수들을 섭외하여 같이 훈련할 기회를 만들까 해요. 최대한 거칠게 레이스를 하도록 하고요. 그들은 철저하게 티 나지 않게 방해를 하고요. 물론 그렇게 협조를 받기 위해 약간의 훈련비를 보태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요.”
장인걸은 자신이 그런 요령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것이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아닌데 이원희의 말을 들으니 이해가 되기도 했다. 언제 그런 상황에 직면할지 몰랐다. 특히 아프리카계 선수들이 우승을 위해 노골적인 방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라 그런 요령을 터득할 필요도 있었다.
“그런 이유도 있지만 스피드 문제도 있어요. 거리에 따른 주법이 사실 달라요. 그것도 배워야 해요. 피치를 올리거나 보폭을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비효율적인 면도 있어요.”
이원희의 말에 따라 거리별 주법도 다시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육상을 계속 했다면 고등학교에 다닐 때 배웠을 내용들이었다.
“장거리 두 종목의 속도를 높이는 것이 마라톤 기록을 단축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두 종목을 달린다 생각하고 러닝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장인걸은 장거리 종목, 물론 마라톤에 비해서는 단거리인 두 종목을 달린다고 가정하고 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기를 했다. 마라톤을 할 때보다 100m에 2~3초 더 빠르게 달렸는데 그것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달리는 것이 훨씬 훈련 성과가 컸다.
장인걸은 이원희가 있을 때는 너무 속력을 높여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했다. 그렇기에 혼자 있을 때 강도 높게 훈련을 했다. 마라톤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몸을 단련하고 금강나한공을 수련하는 일환으로 그런 훈련을 했다.
속도를 높여 시속 36km로 1km를 달릴 수도 있게 되었다. 100m를 10초의 속도로 달리는 것이니 인간 한계를 뛰어 넘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런 것은 금강나한공을 사용하지 않은 경우였다.
금강나한공을 사용할 경우에 시속 54km까지 속도를 높일 수도 있었다. 이런 속도는 인간의 몸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속도지만 그런 속도로 100m 정도를 달릴 수도 있었다.
안광현 회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김기정 실장과 이치성 전무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옆에 있는 자금담당인 이찬혁 이사를 보았다.
“망둥이 녀석에게 얼마나 물린 거야?”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7억이 조금 넘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황학빌딩을 담보로 잡아 그걸 처리하면 되기에 큰 손해는 아닙니다. 하지만 영등포에 있는 물건이라 찝찝하기는 합니다.”
이치성 전무가 크게 문제는 아니라고 했지만 자금거래를 한 것 자체가 문제였다.
“이번에 180억에 달하는 부도를 냈는데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부채가 그보다 훨씬 더 크다고 합니다. 더구나 사채나 개인에게 빌린 채무가 그만큼 더 있다고 하니 저들 힘으로 수습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김기정 실장이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말을 했다. 조폭들이 양지로 나서기 위해 사업가로 전환을 하면서 파산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경제위기가 터지면서 현실로 나타났다.
“멍청한 놈이 돈이 되지 않는데 욕심만 많아 덮어놓고 일을 벌였으니 이 꼴이 나지. 일단 내부단속을 철저히 하도록 하고. 문제는 금융권에서 우리까지 돈줄을 조이는 것인데 그럴 경우 어떻게 될 것 같아?”
“일단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은 만기연장을 하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여유자금이 있기에 상환을 하면 됩니다. 그리고 영산신용금고의 부실도 정리가 끝난 상황이라 그리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항상 자금 운용에 주의를 하고. 장사가 되지 않아 적자를 보는 업체가 속출하는 실정이니 그들이 도산하여 피해를 입지 않도록 면밀히 주시하고.”
안광현 회장은 그렇게 일단 말을 하더니 그 자리에 참석한 세 사람을 보았다. 내부 점검도 중요하지만 다른 목적이 있기에 세 사람을 부른 면도 있었다.
“혹시 태명주류를 인수하실 생각입니까?”
안광현 회장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이찬혁 이사가 다급한 어조로 물었다. 태명주류는 망둥이 원성환이 경영하는 5개의 주류공급업체 중에 하나였다. 영등포 쪽이 아닌 관악구 지역을 관할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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