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37
“내가 그 회사 이사를 맡으라니 맡겠지만 문제는 없는 거냐? 흥아나 원스타 모두 업계의 평가가 좋지 않았는데.”
장유현이 걱정스러운 기색으로 물었다. 둘 다 귀찮다고 했지만 장유현이나 한정수에게 억지로 부탁을 했다. 연예계를 잘 알면서도 믿을 수 있는 존재가 그들이었다. 특히 그들은 발도 넓기에 영업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깨끗이 정리를 했습니다. 그쪽에서 제대로 정리하려고 맘먹고 정리하면 오히려 확실합니다. 남아있는 연예인은 다들 실력 있고 평판도 괜찮은 자들입니다.”
장인걸은 장유현이나 한정수에게 비상근 이사의 직책을 맡겨 자신이 없더라도 언제든지 회사 일에 관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은 장인걸을 도와준다는 입장에서 당분간 맡아주기로 했다.
그러면서도 장인걸이 그쪽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다. 연예계에 있는 상황이라 그쪽과 아예 상종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라고 신신당부했다.
장인걸은 장태현과 장유현을 만나서 같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몰리브덴 광산의 개발은 언론에서 보도를 했지만 일반인은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재계에서 더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네가 별로 쓸모가 없어 보이는 임야를 산다고 하더니 거기 그런 노다지가 있는 것을 알고 그런 것 같구나. 채권단에서 백제화학이 그런 개발 건을 숨긴 것이라 생각하여 사기라고 하던 자들도 네가 그 임야를 사전에 구매했다는 것을 알고 민망한 표정이 되기도 했다. 일단 잘 생각해서 움직여야 할 것 같아. 광산을 노리는 자들이 한둘이 아니야.”
견물생심이라고 기회만 되면 장인걸의 권리를 넘보려고 했다. 사실 임야를 팔았던 자들도 난리를 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버지를 찾아와서 사기라고 돌려받겠다고 억지를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장인걸이 설날에 산을 둘러보다가 발견한 것이라고 하니 더 이상 떼를 쓰지 못했다.
그 전에 발견했다고 하면 도덕적으로 꼬투리를 잡을 수가 있지만 자신의 산이 된 후에 발견했다면 당연한 권리의 행사였다.
“일단 백제화학 혼자 개발을 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아요. 그래서 개발 수익의 30% 정도를 배분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자금을 투자받을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장인걸의 말에 장태현과 장유현은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깝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굳이 이득을 남에게 넘겨야 하나 싶지만 하이에나처럼 이권을 노리는 자들이 많았다.
“그것도 좋은 방법 같다. 그러면 어떻게 모집할 생각인데?”
“개발비를 산정하니 인프라 조성비용까지 더하여 100억 원 정도, 조금 여유를 두면 대략 120억 원 정도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총 30구좌를 모집할까 생각 중입니다. 4억을 투자하면 예상 수익 40억 이상으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낼 것이라 봅니다. 어떤 방식으로 모집해야 할지 그것이 문제입니다. 벌써부터 여기저기서 이상한 청탁이나 압력을 가하는 자들도 많습니다.”
장인걸의 고민은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돈을 받을지 그것이 문제였다. 투자자로 선정되지 못한 사람이 앙심을 품고 사업추진에 훼방을 놓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하여 너무 많은 사람에게 투자를 받으면 그것도 문제가 많았다. 잉여자금도 문제이고 투자비율이 높아지면 회사의 수익도 문제였다.
투자자가 많으면 배당압력도 그만큼 커질 수가 있었다. 그러니 적절한 균형을 찾아서 투자자를 선정해야 했다.
“일단 정치권은 제외하고 순수하게 기업과 금융권으로 한정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재계 10위권, 철강과 금속회사 5개, 은행 5개. 증권사 5개, 기타 연기금이 어떨까 한다.”
장태현이 그런 식으로 배정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일종의 힘 있는 자에 대한 안배였다.
“내 생각에는 기업보다 개인 명의로 받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면 광산개발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준보다 진짜 인걸이를 도울 사람을 찾는 것입니다.”
장유현은 그룹이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유력자를 투자자로 유치하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쌈짓돈을 만들 수 있어 목적에 부합된다는 의미였다.
“그것도 방법일 것 같지만 차라리 개인적으로 친분을 가진 기업인을 만나서 투자를 요청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어 보인다. 광고를 했던 기업 같은 곳 말이다. 그렇게 하면서 채권단에 속한 금융기관에 투자를 하도록 하고. 장유현 사장도 한 구좌 투자를 하도록 하는 것도 좋고.”
결국 그 자리에서 투자를 권유할, 투자할 여력이 있는 지인을 50여 명 선정하여 권유순위를 매겼다. 장태현이나 장유현도 1구좌씩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장인걸은 모처럼 동아리 모임에 참석했다. 4월 초에 신입생 환영회가 있다고 회장인 이미향이 연락했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나더라도 동아리에 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동아리에 많은 지원을 해 줘서 고마워.”
이미향이 슬쩍 그렇게 말을 했다. 동아리 방이 비좁은 것을 알자 얼마 전에 민지훈의 소개로 구입한 학교 앞 2층짜리 상가건물의 2층을 개조하여 연습실로 만들고 동아리 회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자리는 나중에 커피숍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을 하면 적당한 장소였지만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그런 업종이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이라 전에는 당구장으로 사용을 했었다.
1층은 음식점과 슈퍼로 임대하고 있지만 2층은 경기가 좋지 않아 임대가 되지 않는 상황이니 굳이 비워놓을 이유는 없었다. 거기다 최근에 기획사를 정리하면서 나온 중고 음향설비를 설치하여 음악을 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물론 필요하면 장인걸이 집에서 가까운 곳을 연습실로 사용할 의도도 있었지만 일이 바빠 갈 기회가 없었다.
“비워두는 것보다 그런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아는 사람이 음향기기를 버린다고 해서 가져온 겁니다. 그보다 한쪽을 은마기획에서 임대했는데 개조가 끝났어요?”
“응, 내 사무실로 쓰라고 하던데. 거기서 작업을 계속 하기로 했어. 동아리 애들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주려고.”
이미향은 여전히 기존에 발매한 앨범을 디지털 음원으로 변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특히 디지털 편곡을 할 실력자는 그리 많은 편이 아니라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었다. 앞으로 이미향은 그런 쪽의 일을 할 계획이었다.
“그래요? 지금 음원 사이트를 오픈했는데 별로 돈이 되지 않아 걱정이네요. 노래만 올리면 되는 일이라 그리 큰돈은 들지 않았지만 그 전에 투자한 돈이 20억 가까이 되는데.”
음원을 확보하고 사이트를 구축하고 유료결제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투자한 금액이 그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사이트 전체를 통틀어 하루 매출액이 3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물론 홍보가 되지 않아 아는 사람이 드물었지만 총체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그 덕분에 프리웨이의 회원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잖아. 진경이 말로는 소설의 유료연재는 괜찮다면서? 그래서 이북도 곧 추가한다던데.”
“소설이나 웹툰이 잘 되어서 그나마 다행이죠.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의 유료 독자가 천 명만 되면 좋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무려 3천 명이 나왔으니. 유료 작품도 벌써 50개 정도 올리는 중이고요. 그 덕에 유료화 관련 투자한 자금을 조금이라도 회수할 가능성이 생겼으니 다행이죠.”
무료연재 사이트의 최고 조회수가 보통 2만 가량이니 3천 유료 조회수가 나오는 것도 그리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그 덕분에 가장 먼저 사이트를 분리할 대상으로 거론이 되고 있었다.
사이트의 이름마저 프리스토리라고 하여 프리웨이 자회사 형태로 분리할 생각이었다. 프리웨이가 100%의 지분을 가지는 것이기에 분리하는 절차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단지 문제는 두 사이트의 분리로 프리웨이나 프리스토리가 고립이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고 두 사이트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결제시스템인 프리페이가 에러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었다.
현재는 그런 문제에 대한 검토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라 사이트 분리는 그저 하나의 내부 이슈에 불과한 상태였다. 내부 검토가 끝난 이후에 문제가 없으면 외부에 알릴 예정이었다.
“소설은 무료로 몇 달 전부터 서비스를 했지만 음악이나 게임은 그렇지 않았으니 홍보기간이 필요하지. 결국은 잘 될 거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야. 그리고 홈쇼핑처럼 온라인 쇼핑도 곧 만든다면서?”
“몇 년은 고생을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게임이나 음악이나 시간이 걸릴 것 같아요. 이쪽은 애들이 돈을 써야 하는데 결제수단에 접근하기 쉽지 않으니 말입니다. 대신 온라인 쇼핑은 열기만 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사실 그게 쉽지 않아 다른 경쟁자가 아직 출현 하지 않은 상황이고요.”
“그런데 온라인 쇼핑은 어떤 방식을 취할 거야? 그것도 내부적으로 이야기가 많던데?”
이미향의 말에 세상에 비밀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향도 프리웨이에 한 발 걸치고 있지만 외부자인데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오픈마켓으로 프리마켓을 만들고 쇼핑몰 사이트로 프리스토어를 만들 생각이에요. 프리마켓은 여러 온라인쇼핑몰을 유치하여 카드나 계좌이체, 프리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프리스토어는 개별적인 쇼핑몰이죠. 온라인 쇼핑몰의 개념이 마켓과 스토어로 구분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은 것 같아요. 지금은 스토어가 별로 없으니 프리스토어로 시장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는 프리마켓으로 가야죠.” 장인걸은 적당히 자신의 구상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런 이야기가 외부에 알려져도 크게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다른 사람이 듣는 것에 상관하지 않았다.
“며칠 전에 동아리연합회와 총학의 연석회의가 있었어.”
“5월 축제준비 때문에요?”
“응, 그 전에 동아리연합회 회장이 나에게 찾아와서 고민을 말하더라고. 우리가, 아니 네가 협조를 해달라고.”
“설마 나 때문에요?”
“맞아. 동아리 공연에 네가 참석하는 것이 득과 실이 명확해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하더라. 그렇다고 너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나갈 수도 없는 일이잖아. 그것도 욕먹을 일이고. 동아리연합회나 총학도 네 공연을 버리기도 그렇고.”
이미향도 장인걸이 상당히 처세에 능한 면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적당한 수준에서 할 도리를 하면서 학교에서 욕먹지 않으려고 했다. 축제 때 공연도 그런 의미에서 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동아리 연합회 공연이 너로 인해 죽는 것도 원하지 않고. 네가 출연하는 것으로 인해 다른 공연은 관심이 사라져서 다른 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같고. 그걸로 인해 작년 축제 끝나고 말이 많았어. 다 네 들러리라고.”
작년 가을에 있었던 축제에서 장인걸만 주목을 받으니 그로 인해 말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니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그래서요?”
“축제 개막식을 하는 자리를 만들자고 하더라. 시작 하는 날 저녁에 뒤풀이 형식으로. 그날 네가 40분 이상 무대를 꾸몄으면 하더라. 동아리 연합회 공연보다 거기서 공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총학도 네가 어떻게든 나오면 좋다는 입장이고.”
“그러니까 동아리연합회 공연은 기존처럼 하면서 나는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주겠다는 말이네요?”
“그렇지. 총학회장이 음향과 조명 같은 무대 설비에 대한 비용을 총학에서 부담한대. 몸만 가서 공연하면 되는 일이야.”
“세라 선배는 뭐라고 해요?”
그 자리에는 권세라나 강진경도 참석을 했지만 장인걸은 그냥 인사만 하고 특별한 관계를 드러내지 않았다. 권세라는 작년에 대외협력부장이라는 직책을 맡았지만 3학년이 되면서 동아리 활동을 줄이고 문라이트 활동에 충실하고 있었다.
“괜찮은 것 같다고 하더라고. 네가 나서면 사람이야 모이겠지만 다른 무대는 죽어버리니까.”
“일단 정확한 일정을 확정해서 주세요. 그래야 일정을 잡기 좋으니까요. 그리고 음향장비는 내가 알아서 설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총학에서 하면 돈만 들이지 맘에 들지 않을 것 같으니. 항상 쓰는 곳이 있으니 내가 하는 것이 낫죠.”
장인걸과 이미향은 사전에 이야기를 했지만 동아리 모임에서 공개적으로 다시 언급한 것은 괜히 이상한 말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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