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38
27. 보스턴 마라톤 대회
장인걸은 비즈니스 석에 앉아서 옆에 앉은 매니저 김기현과 이원희 코치, 황지현 코디를 보았다. 황지현 코디는 장인걸의 패션을 책임져야 하기에 미국행에 동행했다. 사실 매니저 김기현만 있어서는 장인걸을 수발드는 것이 부족할 수가 있기에 같이 데리고 온 면도 있었다.
더구나 김기현이나 이원희 코치의 영어수준은 고등학교를 나온 정도에 불과해 영어에 능숙한 사람이 필요했다.
그들은 LA로 간 다음에 입국절차를 밟고 그런 다음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보스턴에 가기로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고 시차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에 따른 것이다.
“교수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것은 문제없었어요?”
이원희가 슬쩍 물었다. 평소에도 수업만은 꼭 들어가려고 했던 장인걸이었다. 그런 사람이 무려 10일이나 학교 수업에 빠지기로 한 상황이었다.
“교양과목은 리포트로 수업을 대체하기로 했고 전공과목은 학과장님이 확인서를 발급해 주어서 수업대체를 해주기로 했어요. 학교로서도 내가 마라톤에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되나 보더라고요. 서울마라톤에 나갈 때 학교 유니폼을 입고 뛰었더니 좋아하더라고요.”
“스폰서를 받지 않은 상황이니 학교 유니폼을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그러면 이번에 학교 육상부에 들었나요?”
육상부는 일종의 동아리 활동 차원에서 있지만 유명무실한 상황이었다. 정식 육상부는 아니지만 학교 소속이기에 육상대회에 나가려면 언제든지 나갈 수는 있었다.
“학교 육상부는 엘리트 육상부가 아닌 동아리 수준이라 가입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죠. 어쨌든 육상부가 아닌 학교 소속으로 이름을 다는 것은 문제가 없고 본부에서도 그렇게 해달라고 하니 따라주기로 했어요.”
장인걸은 학교에서 혜택을 받지 않더라도 학교가 잘 되면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으로서 도움이 되는 면이 있기에 원하는 대로 해주기로 했다.
“미국에도 마라톤 인구가 엄청나게 많은 것을 알고 있죠? 아마 보스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세계적인 스포츠 메이커에서 후원계약을 맺자고 요청이 들어올 것입니다.”
“우승을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죠. 우승하지 않으면 광고모델로 내세워도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장인걸은 이번에도 우승할 계획이었다. 서울마라톤을 달리면서 마음만 먹으면 우승할 수 있다는 일종의 확신이 들었다. 단지 적당한 수준으로 기록을 조절해야 문제가 없었다.
“우리는 그냥 이코노미석도 괜찮은데 너무 과용한 것 아니에요? 비용이 만만치 않을 텐데.”
이원희가 비행기 자리 문제에 대해서 언급했다. 모든 스텝의 자리를 비즈니스 좌석으로 예약한 것은 예상 외였다. 비용이 꽤 차이가 나지만 그런 것으로 차별을 두고 싶지 않았다.
“내가 불편해서요. 이렇게 가야 가는 동안 대화라도 하죠. 시차 적응을 하려면 기내에서 잠을 많이 자지 않는 것이 나을 것 같아요. LA에서 한 사람을 만난 후에 이동할 것입니다.”
장인걸은 국내에서 보스턴으로 가는 직항로가 없기에 LA에서 미국 국내선으로 환승하여 갈 계획이었다. 그 사이 잠시의 시간을 내서 변리사인 칼 막스턴과 리온법무법인의 변호사인 페럴 해런드를 만날 계획이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하여 논의하고 계약서 내용 중에 수정이 필요한 내용에 대하여 변경계약을 맺을 계획이었다.
LA 공항에 당도하자 오전 열시 정도가 되었다. 김포공항에서 점심 무렵에 출발했는데 내리니 오전이었다. 공항에서 입국절차를 밟고 검색대를 통과하자 히어로 장이라는 영문 표찰을 든 두 명의 중년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직접 이렇게 보니 아주 반갑습니다.”
둘 다 주로 활동하는 것이 샌프란시스코 주변이었지만 특별히 시간을 내서 LA까지 찾아왔다. 직항로가 있었다면 샌프란시스코로 갔겠지만 아직 직항로가 없는 상황이라 그들이 움직였다.
장인걸은 일단 보스턴 행 국내선 티켓을 찾은 다음에 공항의 커피숍으로 이동했다. 사전에 예약을 했지만 직접 창구에 가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티켓을 수령해야 하는 시스템이었다.
“일단 원본을 다시 확인하면서 필요한 내용을 먼저 체크하도록 합시다.”
장인걸은 비행기 탑승까지 4시간의 여유가 있기에 그 시간동안 용무를 보고 식사를 할 계획이었다. 더구나 동부는 서부보다 시차가 있기에 호텔에 당도하여 간단히 식사를 하고 바로 취침을 할 예정으로 그렇게 일정을 잡은 상황이었다.
그동안 칼 막스턴은 도메인의 상당수를 판매하였고 그 결과 세금을 내고 각종 비용을 공제하고도 꽤나 자금이 모였다. 특히 지분을 받았던 몇몇 IT기업은 상장을 하게 되면서 지분을 제외한 현금만 10만 달러 이상이 되었다.
일단 도메인 매매내역을 확인하면서 제반 경비나 수수료에 대하여 확인을 했다. 그렇게 100여 건에 달하는 도메인 거래를 전부 점검했다. 매매한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가격을 산정하는 기준도 제각각이었다.
도메인의 거래는 현금으로 매도하고 동시에 지분을 매입했다. 이렇게 분리하여 처리한 이유는 세금 산정을 용이하게 하고 미국법에서 변리사의 업무 범위가 특허나 지적재산권의 중개나 매매, 관리에 국한되어 있고 투자 대리 행위는, 지분을 매입하는 행위를 대리할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런 거래는 변호사인 페럴 해런드가 개입되어 있었다.
이후에는 거래로 획득한 자금이나 지분의 관리에 대하여 페럴 해런드와 확인하는 작업을 했다. 50여 개의 업체에서 지분을 받았는데 단 3개만 상장을 한 상태이고 나머지 회사는 상장을 준비 중이거나 아직 예정에 없었다.
“대기업들은 어떤가요?”
장인걸이 획득한 도메인 중에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한 대기업도 있었다. 남들이 신경 쓰지 않는 있을 때 장인걸이 선점한 상황이었다.
“현재 몇 군데와 협의 중에 있습니다. 아직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회사의 홈페이지가 왜 필요한지 모르는 CEO도 있습니다. 괜한 낭비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칼 막스턴은 10만 달러 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해당 회사는 1만 달러도 아깝다고 지급을 거부하고 있었다.
“세금 신고도 참 복잡한 것 같습니다.”
세무에 대하여는 페럴 해런드가 담당하기로 했기에 별도의 회계 법인을 선정하여 의뢰를 한 상황이었고 그동안 신고하고 납부한 내역을 보여주었다.
“탈세로 몰리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주었으면 합니다. 상당히 엄격하다면서요.”
“외국인이기에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거가 명확하기에 건수가 많지만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탈세를 목적으로 한 고의적인 누락이나 은폐가 아닌 단순한 실수나 오류가 발생할 경우에는 그리 까다롭지 않습니다. 그건 수정신고를 하면 되는 일이고요.”
페럴 해런드가 몇 가지 유형이고 정형적인 거래이기에 그리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문서를 열람하고 확인하는 것만 해도 2시간이 걸렸고 새롭게 몇 가지 약정서를 작성하고 나자 점심시간이 되었다. 그들은 멀리 가지 않고 공항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샌프란시스코마라톤대회도 참여할 계획입니다. 이미 참가신청도 한 상황이니 그 때 다시 한 번 만나서 현재 진행되는 일을 점검하도록 합시다.”
“샌프란시스코마라톤도 참여할 것이란 말이죠?”
“여름에 열리는 대회이지만 제 한계를 시험해볼 좋은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보스턴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긴 합니다.”
장인걸은 그렇게 말한 후에 미소를 지었다. 그런 장인걸의 모습에 두 남자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한국에서 제일 인기가 많은 가수라고 하던데 외모도 한 몫 하는 것 같습니다. 만일에 보스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광고모델로도 인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 때에는 광고관련 에이전트 역할도 우리가 대행할 수 있습니다.”
페럴 해런드가 미국의 광고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가수나 스포츠 스타의 경우에 광고에 직접 출연하기보다 스폰서십을 통한 홍보캠페인에 주로 나선다고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로펌에는 광고나 연예인 에이전트 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팀도 있다고 소개를 했다.
장인걸이 보스턴을 향해 가는 시점에 백제화학의 박시운 대표는 직접 회사 직원을 이끌고 양진산으로 가서 몰리브덴 광산을 조사하고 채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료를 채취하여 전문 연구기관에 맡겨 분석까지 했다. 장인걸의 장담대로 5%가 넘는 고준위 광맥이 넓게 분포하고 이었다. 이미 조사결과 그런 사실이 밝혀졌지만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부 연구기관의 조사가 필수였다.
박시운 대표는 노두를 발견한 직후에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돌리고 곧바로 광산의 발견을 발표했다. 장인걸은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있기에 바로 발표하여 기정사실로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 “일단 몰리브덴 광산 개발에 대한 신청을 했고 우리 연구소의 분석결과를 첨부했고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인된 지질연구소에 추가적인 분석을 의뢰했습니다. 최대한 빨리 준비를 하여 광산을 개발하도록 할 것입니다. 환경파괴 문제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며 추후 삼림의 복구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박시운 대표는 빨리 광산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채굴허가를 신청함과 동시에 채굴할 준비를 해나갔다. 또한 전문 탐사장비를 동원하여 예상되는 매장량을 추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는 광산개발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수치이기에 합리적인 탐사를 통해 반드시 추정할 필요가 있었다.
다행이라면 광산의 소재지와 진입로를 내야 하는 토지의 소유주가 장인걸이기에 별도의 협상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환경문제는 원상회복약정을 하는 것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백제화학이 광산개발을 하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채권단의 백제화학 담당팀장을 맡고 있는 이연식 이사가 방문하여 현장을 둘러 본 후에 박시운 대표를 만났다. 장인걸이 사전에 보유한 임야에서 광산이 발견되었기에 백제화학이 광산을 감췄다는 오해를 받지 않았다.
“이런 건수를 가지고 있기에 장인걸씨가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인데도 백제화학을 인수한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백제화학은 회생이 아니라 번창을 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사실 백제화학이 없었어도 이 정도 광산이라면 쉽게 개발이 가능했을 것입니다. 다른 광산개발업체에 넘겼어도 되었고 직접 회사를 설립해도 되었을 것입니다. 백제화학은 실무를 담당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우리 회사와 장인걸씨 간의 광산개발관련 약정서를 검토해 보셨습니까?”
110억 원을 부채를 탕감한 상태에서 20억 원의 추가대출을 포함하여 80억 원의 채권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중요한 계약을 체결하거나 중요한 사업을 시작할 경우에 채권단의 동의가 필요했다. 물론 부채를 전부 상환하면 그런 의무가 없었다.
물론 합리적인 수준의 영업활동에 대하여는 동의를 해주도록 되어 있지만 조건이 불합리할 경우 계약 자체를 무효로 하거나 수정을 요청할 수가 있었다.
“물론입니다. 특수관계인과의 계약이기에 더욱 신중하게 검토를 했고 국내외의 다른 유사한 계약의 내용과 비교, 검토한 결과 크게 문제가 없기에 동의서를 발급하기로 했습니다.”
이연식 이사는 달리 트집을 잡지 않고 직접 동의서를 건네주었다. 워낙 사전에 서류가 잘 준비되어 있었기에 현장실사를 할 필요도 없을 정도였다. 광산개발이 잘못되면 백제화학의 미래도 어려워지기에 채권단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했다.
“광산은 얼마의 가치가 있습니까?”
이미 약정서나 개발계획서에 기술이 되어 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서류에 불과했고 실제는 다를 수 있었다.
“추정치이만 300만 톤 정도의 가채 매장량으로 보면 10%를 실제로 채굴한다고 해도 30만 톤이고 톤당 1만 달러로 산정하면 매출액은 30억 달러 가까이 될 것이라 판단이 됩니다. 각종 비용을 제하고 30%의 수익을 본다고 추정하면 단순추정가격은 최소 10억 달러 안팎으로 보면 됩니다.”
“최소 1조 원의 가치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면 개발약정서에 따라 계산하면 제반 비용과 세금을 제외하고 순수익의 25%를 받기로 했으니 최소 2500억 원은 될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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