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47
“조금 분위기가 험악해 보이지만 문제는 없는 사람이니 적당히 상대하면 될 것입니다. 뒤에서 회사를 돕는 사람 중에 하나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장인걸은 안광현 회장의 비호가 없다면 귀찮게 하는 자들이 나타날 것이기에 손을 떼라고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적당히 비호를 받는 것도 요령이었다. 다른 사람이라면 두려울지 모르지만 장인걸의 입장에서 아군이었다.
“그리고 회사 홈페이지는 구축이 되었죠?”
“물론입니다. 프리웨이에 배너도 만들었고 연예란에 정기적으로 소식을 올릴 수 있는 권한도 확보한 상태이고 홍보부에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프리웨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소속 연예인을 홍보하는데 엄청난 강점이 되고 있었다. 관련 뉴스를 사전에 접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가 있었다. 지금까지 사용한 적은 없지만 필요하다면 직접 홍보성 글까지 올려 직접 홍보를 할 수도 있었다.
현재는 월광기획, 은마기획, 흥아 엔터, 히어로 기획과 프리웨이가 공동으로 스타화보라는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었다. 여기에 연예인들의 동정을 알리면서 화보를 올려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면서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현재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이 없는 실정이라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 얼마 전에 장인걸의 보스턴마라톤 도전기라는 영상이 업로드 되면서 신문에까지 소개가 되기도 했다.
“가수 중에 앨범에 수록할 곡이 필요하면 말씀하시기 바랍니다. 그간 만들어둔 곡이 있으니 적당히 편곡을 하면 문라이트에게 준 곡 정도는 될 것입니다.”
민수길은 장인걸의 말에 반색을 했다. 연예계에서 가장 확실한 돈벌이 방법이 가수가 앨범을 내서 히트를 치는 것이었다. 거기서 제일 중요한 것이 가수에 어울리는 좋은 노래였다. 많이도 필요 없이 앨범에 한 곡이나 두 곡만 있으면 크게 히트를 칠 수가 있었다.
“지금 기획팀에서 수립한 가수별 앨범 제작계획입니다.”
총 8명의 가수 중에 5명이 연내에 앨범을 발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두 달 후부터 한 달 간격으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었다.
“좋습니다. 그러면 가수별로 필요한 노래에 대한 요구사항을 작성하고 작곡을 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만들어서 나에게 전달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작정 노래를 주는 것은 아니니 말이요.”
장인걸은 시간이 흐르면 원작자가 노래를 등록하고 발표할 것이니 그 전에 최대한 이용할 것은 이용하기로 했다. 물론 장인걸이 발표한 노래는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라 편곡을 하거나 일부를 변형했기에 원곡과 같지는 않았다.
‘저작권은 가장 돈이 되는 것 중에 하나이다. 앨범이 성공하면 한 곡에 몇 억 원도 벌 수가 있다. 지금 같은 때에 몇 억 원이라면 제대로 투자만 하면 나중에 몇 십억 원이 될 수도 있다.’ 장인걸은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다 이용하기로 했다. 시기가 조금 달라지더라도 인기를 끌었던 곡이니 아예 묻히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노래가 지금의 트렌드와 맞지 않으면 적당히 편곡하면 되었다.
“그리고 콘서트 관련하여 계획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6월 중에 주말을 이용하여 콘서트를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문제는 장소 대관문제인데 그것 때문에 일정이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7월에는 평일저녁에도 가능하니 그것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말에 하는 것이 티켓 판매에 유리하지만 평일이라고 해서 불리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장소를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비용도 문제지만 좌석이 텅 비어있다면 그것도 모양이 좋지 못합니다.”
티켓이 팔리지 않으면 비용도 건지지 못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한 이미지 훼손도 문제였다.
“일단 빨리 일정이 나와야 다른 일정도 잡을 수 있으니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문라이트는 내가 섭외할 것이지만 백댄서와 코러스 문제는 사전에 계약하여 차질이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존 업체에 이야기를 해두었고 바로 계약을 하겠습니다. 이번 학교축제 공연에도 같이 참여하는 상황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장인걸은 자신의 첫 번째 콘서트이기에 신경이 쓰였지만 이미 많은 레퍼토리가 있기에 공연 자체는 걱정하지 않았다.
장인걸은 모처럼 중간고사가 끝나자 화공과 동기들이 모이는 자리에 나갔다. 그간 얼굴 좀 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네가 한 턱 낸다면서?”
과대표를 맡고 있는 안정희가 앞에 앉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꼭 그런 것은 아니고. 그냥 애들 얼굴이나 보러 나온다고 했지. 나도 어쨌든 97학번 화공과 학생이니.”
장인걸은 김진수가 뭐라고 말을 했는지 몰라도 그렇게 전달이 된 것 같았다.
“그냥 네가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어.”
장인걸이 김진수를 보자 묻기도 전에 그렇게 변명했다. 요는 안정희가 계산을 하라고 하는 일종의 쇼였다. 과 대표이니 모임을 가지면 항상 계산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알았다. 모자라면 내가 내지. 그런데 애들이 항상 이렇게 많이 모이는 거야?”
장인걸은 동기 모임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나온 것이 신기해서 물었다. 절반이 아니라 몇 명만 제외하고 다 모인 것 같았다.
“대충 절반 정도 모이는데 네가 나온다고 하니 더 많이 나온 것 같아. 휴학한 애들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고. 보스턴에서 우승하고 광산도 개발하고 완전히 돈을 쓸어 모으는 것 같아. 거기다 TV만 틀면 네 얼굴이 나오는 것 같고. 정말 대단하다.”
안정희는 수선스럽게 이야기를 하면서 장인걸을 추켜세웠다.
“알았으니 그만해. 그렇게 비행기를 태우지 않아도 내가 오늘은 계산할 테니.”
안정희가 그렇게 하는 이유를 모를 수가 없어 항복을 했다. 어떻게 보면 친구들이 도와주기에 학교를 무사히 다니고 있었다.
“중간고사는 잘 봤어?”
최미선이 옆으로 오더니 불퉁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여전히 학점을 신경 쓰면서 장인걸에게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었다.
“평소처럼 봤어. 너는?”
“나야 하는 것이 공부인데 잘 봐야지. 너처럼 여러 가지를 하는 사람도 성적이 좋은데 너보다 못하면 자괴감이 들지.”
“뭘, 자괴감까지. 포기하면 편해. 우리의 히어로, 장인걸에게 아등바등 대적하려고 하느니 나는 그냥 편하게 살기로 했어.”
안정희가 그렇게 웃으면서 말했고 장인걸도 그냥 웃고 말았다. 자신이 회귀하여 두 번 사는 것이라서 가능하다고 말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니 그냥 웃을 수밖에 없었다.
“희토류의 화학적인 작용, 반도체 소재 같은 분야를 공부할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그쪽 분야인 백제화학이라는 회사를 인수했다면서?”
이미 보도가 되었지만 관심이 없다면 알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최미선은 그런 내용까지 알고 있었다.
“어떤 분야를 공부하건 개인의 선택이고 어떻게 잘 하는지가 관건이 아닐까? 희토류 분야는 아직까지 제대로 연구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고 잘만 하면 좋을 것이라 생각해.”
장인걸은 백제화학을 인수할 생각을 하면서 희토류에 대하여 많은 공부를 했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학부생이 아닌 전공자 수준의 지식을 하지고 있었다.
“그런데 넌 언제 콘서트 할 거야?”
“시기를 검토 중인데 확정하지 못하고 있어. 일단 6월 중에 하려고 준비 중이야. 그건 왜?”
“내 친구들이 네 팬이 많아서. 내가 애들을 다 네 팬으로 만들었다는 것 아니니. 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볼 때마다 불퉁하게 대하지만 최미선은 장인걸의 팬이기도 했다. 장인걸은 대충 그림이 그려졌다. 아마도 장인걸의 과 친구라고 하니 친구들이 궁금해 하는 것 같았다. 제법 음반에 사인을 받아갔던 것 같았다. “선영씨, 혜영씨, 민지씨, 영희씨, 채원씨 등? 많이 있지?”
“그걸 다 기억하고 있는 거야? 하여간 너 기억력도 좋다.”
“대표적인 여자이름이라서 쉽게 기억을 했어. 그 중에 민지씨와 채원씨가 좀 더 적극적인 팬인 것 같던데.”
장인걸은 연초에 삼영식품의 요청으로 광고용 화보를 만들었다. 카탈로그와 화보를 겸한 것인데 그것까지 가지고 와서 두 사람 이름으로 사인을 받아갔다. 음반에만 사인을 받는 것보다 더 열성적인 면이 있었다.
“맞아. 민지는 완전 네 빠로 소문이 났어. 채원이는 은근히 뒤에서 혼자 좋아하고. 요번 축제 때 학교에 놀러온다는데 잠시 시간을 낼 수 있어? 이번에는 같이 사진 찍고 싶다는데. 네가 편한 시간에 애들 오라고 할게.”
인숙이나 은지도 친구들의 등쌀에 장인걸을 만나게 해주어야 했는데 최미선도 친구들에게 그런 부탁을 받는 것 같았다. 친구의 체면치레를 해주는 것 정도야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것도 팬 관리 차원에서 적당히 하면 좋았다.
“네 친구들이라면 잠깐 시간을 내줄 수야 있지. 축제 첫날 개막식 끝나고 공연 있는데 그 전이나 후에 보자.”
“아, 맞다. 그 때 공연한다고 애들 온다고 했는데 그렇게 할게. 너 때문에 작년 가을에도 내 한 달 용돈이 날아갔다.”
최미선의 말에 그냥 웃기만 했다. 동아리 사람들도 종종 그런 푸념을 했다. 장인걸의 공연을 보러 친구들이 많이 와서 대접하느라 돈이 왕창 깨졌다는 말이었다. 대학을 다닐 때 친구가 다니는 대학에 놀러 가면 보통 초대한 쪽에서 비용을 부담했다.
장인걸은 분장을 점검하고 촬영장으로 들어갔다. 촬영장은 야외의 한 뒷골목으로 박대필이 클럽 해바라기의 주인인 유희주를 구해주는 장면이었다.
유희주는 대현그룹 김득선 회장의 숨겨진 애인이었는데 얼마 전에 김득선 회장이 죽자 사실상 경호원 역할을 하던 클럽의 총지배인 김준열이 배신을 하고 모든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 납치를 하려고 했다.
박대필은 김준열과 다른 두 명이 김득선 회장의 사망을 알게 되면서 배신을 모의하는 것을 알고 그에 대한 감시를 하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개입을 하게 되는 장면이었다.
유희주는 클럽이 끝나면 5분 거리에 있는 집으로 걸어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를 노린다. 유희주는 김득선의 죽음으로 10년 가까이 억압하던 마수에서 풀려난 것이지만 울적한 마음에 술을 마신 상황이라 차를 놓고 가는 것을 노린다.
당시는 12시면 통금이 있기에 11시 50분에 클럽에서 나와 걸어가면 통금 시간 전에 집에 당도할 수 있었다. 음주에 대한 단속도 없던 시절이니 꽤나 마시고도 차를 끌고 다녔다.
“이거 아무리 발정이 났다고 하더라도 백주대낮에, 아, 지금은 밤늦은 시간인가? 어쨌든 여자를 강제로 납치하려고 하다니 그러면 안 되지.”
마스크를 쓴 상태이기에 발음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무슨 소리를 하는지는 알 수가 있었다.
“처리해.”
김준열은 그렇게 말하고 부하 둘이 먼저 달려들자 바로 같이 움직여서 공격에 나선다.
장인걸이 분장한 박대필이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나타나서 총지배인인 김준열 일당을 때려눕힌다. 물론 칼과 흉기로 김준열 일당은 저항하지만 박대필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김준열의 무리는 쓰러진 상황에서도 일어나서 한쪽에 있는 유희주를 위협하려고 하고 박대필이 막으려고 하자 그걸 기회로 도주한다.
“컷. 일단 몇 장면은 다시 부분 촬영으로 갑니다.”
박대필은 김준열 일당이 도주하자 유희주를 부축하는데 유희주는 박대필의 정체를 알아차리고 만다. 박대필이 급한 마음에 신발을 갈아 신지 않은 것과 특유의 목소리, 짧은 머리 탓에 정체를 알게 된다.
이미 유희주는 박대필이 클럽에 가수로 올 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상황이고 열렬한 팬이기도 했다. 더구나 여자 특유의 감각으로 박대필의 정체를 파악한다.
한편 김준열 일당은 클럽의 주변을 구역으로 활동하던 윤태산과 패거리가 기다리는 곳으로 도망을 가게 되어 붙잡히고 만다. 장인걸이 사전에 윤태산에게 지시하여 김준열을 붙잡으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박대필에게 이미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 제대로 저항도 못하고 붙잡혀서 윤태산의 아지트로 끌려간다. 박대필은 유희주 앞에서 그들을 끌고 갈 수 없기에 도망가도록 놓아둔 것이기도 했다.
유희주를 데리고 간 박대필은 집안까지 들어가는데 통금을 알리는 경보가 울리면서 유희주의 집에 머물게 된다. 더구나 유희주가 무섭다고 하기에 같이 있을 수밖에 없게 되고 꼼짝없이 붙잡혀서 유희주의 신세한탄을 듣게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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