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57
“모든 것이 되기도, 안 되기도 합니다. 어떤 강제적인 룰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은 아니죠. 오늘 허용이 되지만 내일은 금지가 되기도 하고요. 법이 아니라 사람의 의지나 힘에 의해 움직이죠. 특히 권력자.”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정치부터 재계, 금융권, 관가 할 것이 없죠. 유전무죄 무전유죄이고 유권무죄 무권유죄입니다. 조용히 눈치껏, 그러면서도 적당히 발톱을 보이면서, 참 어렵죠.”
마태욱과 민지훈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고 그들은 김이 빠진 맥주를 들이켰다. 이야기가 길어졌지만 결론도 없는 푸념이었다.
“그보다 이번에 콘서트를 하는데 용역을 좀 지원해 주었으면 합니다. 왠지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장인걸은 콘서트 공연장의 경비는 일반 경비회사와 계약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으로 안심이 되지 않았다. 미친 척 그 지역을 장악한 조폭이 설치면 문제가 될 수 있었다.
“특수경비를 말하는 것이죠? 정식으로 계약을 하고?”
“그렇습니다. 경찰의 도움도 요청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안광현 회장님의 천광경비용역과도 일정 부분 계약을 하는 방향으로 하시죠. 거기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거기서 콘서트가 열리는 지역과 협조를 구할 것입니다.”
민지훈은 장인걸이 나서서 협조를 구하라고 조언했다. 장인걸의 실력이야 대단하지만 그것도 동시에 다발적으로 일이 벌어지면 감당이 어려웠다. 또한 유사시 장인걸이 직접 나서서 설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장인걸은 마태욱이 사전에 상황을 파악하여 문제가 없도록 하기를 바랐다.
30. 구설수
장인걸은 드라마 촬영이 끝나자 회사일과 콘서트 준비에 주력했다. 그러면서 흥아 엔터의 황연희라는 여자 가수의 앨범에 들어갈 노래를 녹음하는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황연희는 가창력도 좋고 외모도 빠지지 않지만 운이 없는지 2집을 냈지만 그리 성공을 하지 못했다. 사실 소속사인 흥아 엔터에서 밀어주지 않아 좋은 노래를 받지 못했기에 인기를 얻지 못했다.
더구나 황연희는 자신의 줏대가 상당히 강한 사람이라 정도가 아닌 행위에는 동조하지 않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혼자 노력을 했지만 한계가 존재했다.
5년 후쯤에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이 부른 노래 두 곡을 주었고 트렌드에 맞춰 솔로 가수에 맞도록 편곡을 하고 MR작업과 프로듀싱까지 직접 담당했다. 한정수에게 부탁을 해도 되지만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노래가 나오게 하려면 직접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황연희는 작업을 마치자 바로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당장 1위는 하지 못했지만 상위권에 안착을 했고 그 덕분에 여름 행사철에 한 몫 잡을 수도 있어 보였다.
“나도 이번에 싱글앨범을 하나 냈으면 합니다. 콘서트를 하는데 기존 노래가 아닌 새로운 노래를 한두 곡이라도 들려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름에 맞는 흥겨운 노래 위주로 세 곡 정도 담았으면 합니다. 이번 노래는 앨범보다 프리뮤직을 통한 음원서비스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장인걸은 프리뮤직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뭔가 획기적인 이벤트가 필요했고 앨범과 음원을 동시에 발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
“프리뮤직에서 다운받는 사람이 많을까요?”
“음원 서비스만 하는 디지털싱글만 내는 것도 방법인데 아직은 앨범이 더 접근하기 쉬운 면이 있어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입니다.”
장인걸은 아직 디지털싱글만 낼 정도로 음원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나중에는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뮤지션들의 생계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벌어지지만 그것도 초장에 잘 정리하면 나아질 수 있어 보였다.
기술이 발달하기 전에 유료화를 먼저 시행하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진 면도 있었다. 전에는 유료로 살 수 있는 곳도 없으면서 MP3 음원 유통을 금지했지만 지금은 프리뮤직이 등장하여 그 대안을 제시해 주고 있었다.
더구나 장인걸의 노력으로 과거에 발매된 대부분의 노래의 저작권을 확보한 음원의 강자가 있었다. 장시현이 대표로 있는 은마기획의 존재는 불법다운로드를 근절하는 강력한 존재였다.
아직 음원을 불법으로 유통하는 사이트가 만들어지기 전이었고 만일에 그런 사이트가 만들어진다면 저작권침해와 저작권침해 방조 혐의로 고소하여 확산이 되지 못하도록 초장에 근절할 계획을 세우고 모니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면 다른 기획사에서 엄청나게 불만을 표할 것 같은데요? 더구나 이번 태양의 계절 OST마저 프리뮤직에서 서비스하는 통에 불만이 많은데 말입니다. 그 덕분에 음원을 다운로드 받는 사람도 하루에 1만여 명으로 늘었다고 합니다.”
음원시장이 본격적으로 앨범판매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지만 그것도 2~3개월 정도 지나면 눈에 보일 정도가 될 것이고 그러면 흔히 유통 채널을 둘러 싼 힘겨루기가 진행될 소지가 컸다.
“당장은 앨범이 주가 되겠지만 대세는 음원 사이트일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죠.”
장인걸은 그렇게 말한 후에 MR제작에 들어갔다. 이미 노래도 준비한 상태이기에 녹음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음원의 제작이 완료되자 후속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싱글앨범의 제작이 끝날 무렵 프리스토리를 담당하고 있는 강진경에게 전화가 와서 평소처럼 만났다. 만난 지 30 분 정도가 지난 후에 여유가 생기자 이야기를 시작했다. 뭔가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았다. 물론 대화의 주제는 예상이 되었지만 어떤 내용일지 짐작이 되지 않았다.
“알겠지만 프리스토리가 8월에 분사를 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했어. 이제 흑자로 돌아섰으니.”
“알고 있어. 내가 최종적으로 결재한 내용이니 모를 수가 없지. 그와 관련하여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야?”
“응, 나 프리스토리를 키워보고 싶은데 도움을 주었으면 해서. 이번에 외부에서 받는 유상증자 지분을 최대한 많이 나한테 넘겨주었으면 하는데.”
프리스토리는 일단 지분 100%를 프리웨이가 보유하는 방식으로 분사를 한 다음에 기존 자본금의 50%에 해당되는 자본금을 제 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할 계획이었다. 그것은 프리웨이가 투자여력이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금까지 서버를 모두 프리웨이의 것을 사용했는데 독립을 하게 되면 독자적인 서버를 갖출 계획이었다. 물론 독립을 하더라도 아이디나 프리페이 계정은 공통으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프리스토리는 현재 자산 50억, 부채 30억, 자본금 20억 원으로 평가를 하여 분리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여기서 10억 원을 유상증자하는데 5배수로 받을 예정이었다. 총 50억 원을 유상증자로 확보할 계획을 잡고 있었다. 그러면 자산 100억 원, 부채 30억 원, 자본금 70억 원의 회사로 탈바꿈을 할 예정이었다.
“어디서 자금이 난 거야? 저번에 집 살 때 받지 않았어?”
“아버지가 프린스 해운의 지분을 모두 처분하고 어느 정도 현금을 확보했어. 경제위기라서 절반 가격 밖에 받지를 못했는데 부동산 투자를 하라고 하는데 이게 더 유망할 것 같아서 이야기를 했거든. 내 몫을 준다는 의미로 투자를 해준다고 해서.”
“그러면 네가 33%를 전부 다 가지겠다는 말이야?”
“전부는 불가능하고 대략 30억 원 정도는 가능해. 언니까지 설득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그건 나도 원하지 않고. 그러면 내 지분 총액이 20%가 될 거야.”
강진경은 사전에 그런 것까지 검토를 한 것 같았다. 그만큼 프리스토리에 대한 투자를 심사숙고했다는 증거였다.
일부에서 그런 결정에 불만이 나오면 20억 원을 우리사주와 일부 프리웨이 투자자들에게 배정하면 되는 문제였다. 인수가 되지 않은 잔여 물량은 장인걸이나 히어로기획에서 인수해야 하는데 그만큼 부담이 줄게 되니 다행이었다.
“알았다. 그러면 너한테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해주지. 그렇게 막대한 투자를 하다가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거야?”
“사업계획서를 놓고 엄청나게 고민을 했어. 그런 다음 새로운 사업계획서를 작성도 하고. 네가 구상한 내용 속에 큰 것은 다 들어 있지만 세세한 내용은 없으니 거기에 살을 붙였지. 그 결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결론이 났어.”
“그런 결론을 나기까지 뭔가 결정적인 이유가 있었을 것 같은데 그 근거가 뭐야?”
“일단 프리웨이의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을 믿는 거지. 그 능력을 프리스토리에 이전받아오는 거야. 더불어 전자책분야까지 진출을 할 생각이야.
거기에 프리웨이의 확장성에 기대어서 사이트의 영향력과 시장지배력을 키우고 마지막으로 앞으로 콘텐츠 시대가 오면 OSMU 시대가 오면 스토리는 가장 중심이 될 것이고 주변 산업에 영향력이 커질 거라고 생각해. 아마도 어렵지 않게 매출 1천억 원대로 진입할 수 있어 보여.”
장인걸은 강진경이 너무 시장을 장밋빛으로 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지금이야 곧 연매출 100억 원대로 진입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한계일 수도 있었다. 곧 불법다운로드와의 길고 긴 전쟁에 돌입할 것이고 출판사와 대여점을 상대로 하여 생존권을 건 싸움을 해야 할 수도 있었다.
이런 내용을 나열하자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결론은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했다.
“알았다. 네가 관심이 있다면 밀어주지. 그러면 네가 사장을 하려고 하는 거야?”
“굳이 지금은 내가 사장을 맡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팀장님이나 부팀장이 잘 하는데 나는 그냥 기획담당을 했으니 소소하게 기회팀장에 이사를 맡으면 될 것 같은데. 물론 나중에는 모르지만. 내가 이사를 맡는 것이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우리 아버지를 비상근 이사로 등재해도 되는 일이고.”
“알았다. 어려운 것은 없으니 그렇게 하자.”
“그러면 언제 시간이 되어? 투자하기 전에 아버지가 한 번 저녁이나 같이 하자는데.”
강진경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서 작은 목소리로 자기 아버지와의 만남을 이야기 했다. 강진경이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지내는 동아리 친구로 소개한 것까지 들었는데 따로 말을 한 것은 없는지 확인했다.
“그냥 전에 말한 정도야. 너와는 친하다고. 남녀 관계를 의심할 정도는 이야기하지 않았어. 물론 내가 너한테 관심이 있다는 것은 알 거야. 그 대신 네가 나와 거리를 둔다고 생각할 거야.”
강진경은 자신만 장인걸을 좋아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그것이 어쩌면 가장 설명하기 좋았다.
“알았다. 그냥 네가 사업에 관심이 많고 소설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이야기할게. 친한 친구라서 기회를 주기로 했고 잘 한다고 말하면 무난할 것 같아. 대신 나도 너랑 좋은 친구로 지내는 정도이고 혹시라도 남녀 문제에 대하여 언급하면 내가 그럴 상황이 아니라고 말할게. 그러면 될까?”
“그 정도가 무난한 것 같아. 우리 관계를 가족들일지라도 아직은 드러내고 싶지 않으니. 사실 그것만 빼면 그 말이 사실이기도 하잖아.”
장인걸은 강진경이나 권세라와의 관계가 참 어정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 관계이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그 이상은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그렇게 지낼지도 기약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이 불편하거나 싫은 것은 아니었다.
물론 이런 관계도 2~3년이 지나 각자 대학을 졸업할 무렵이 되면 정리해야겠지만 지금은 그런 관계에 크게 불만이 없었다.
8회를 방송한 태양의 계절에서 주인공인 장유현보다 서브 주연인 장인걸이 더 관심을 받고 있었다. 출연 빈도는 장유현이 훨씬 높지만 임팩트 있는 장면으로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장인걸이 등장하여 올드 팝을 부르는 장면이나 복면을 하고 나타나서 호쾌한 액션을 보이는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매료가 되었다. 더구나 유희주로 등장하는 강수영과의 나이를 초월한 로맨스에 일부 팬들이 반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잘 되기를 기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팬이 있으면 안티도 있듯이 언론도 장인걸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특히 촬영장에 났던 소문을 사실인양 보도하면서 장인걸이 일종의 갑질을 했다는 기사가 등장하기도 했다. 흔히 말하는 연예인 인성 논란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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