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58
물론 40% 가까이 상승한 압도적인 시청률과 팬들의 지지 덕분에 그런 이야기는 헛소문으로 치부가 되었지만 마침내 익명을 가장한 관계자의 증언까지 등장했다.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사실을 정확히 확인하고 보도에 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허위 보도를 일삼은 ‘문화신문’에 대하여는 엄중한 책임을 묻도록 할 것입니다. 물론 드라마의 제작진도 전모를 밝힐 것으로 압니다.”
장인걸에게 확인하려고 하는 기자들이 있었다. 장인걸은 귀찮았지만 문화신문에서 확인을 하려고 했지만 응답을 거절했다는 식으로 오보를 정당화할 수가 있기에 직접 나서서 대응을 했다.
“앞으로도 연기를 계속할 것입니까?”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잡음이 났기에 연기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지 우회적인 질문을 던졌다. 연기력 논란이 아닌 일종의 따돌림에 대해 어떤 생각인지 물었다.
“곧 콘서트를 합니다. 그 후에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렇기에 올해에는 연기를 할 예정이 없습니다. 일정에 여유가 있는지, 여유가 있다고 해도 저만이 할 수 있는 연기인지 따져서 출연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장인걸은 자신만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경우에 연기를 할 계획이었다. 일정 수준의 연기력만 있다면 할 수 있는 평범한 배역은 굳이 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태양의 계절에 나오는 박대필처럼 노래나 액션에 특화된 연기만 한다는 말씀입니까?”
“꼭 그렇게 특정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저만이 수행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면 도전할 것이지만 그런 배역이 아니라면 굳이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장인걸은 연기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가능성 자체를 봉쇄하는 것이기에 그런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당분간 연기를 하지 않을 계획이었다.
“문화신문의 박상민입니다.”
기자가 자신을 소개하자 장인걸은 슬쩍 기자를 보았다. 논란이 된 기사를 작성한 기자였다.
“관계자의 증언에 의하면 스텝들이 장인걸씨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주말에 촬영을 하도록 했다는 언급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스텝들이 거짓을 말했다는 말씀인가요?”
“정확한 사실은 문창명 감독님이 아실 것이라 봅니다. 그 분에게 확인을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입니다. 현장 스텝이 계약서를 볼 자격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계획을 직접 짜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인걸은 그렇게 문창명 감독에게 공을 넘겼다. 설사 장인걸의 일정에 맞추기 위해 주말에 촬영을 했다고 해도 계약서에 들어 있는 내용이니 비난 받을 내용도 아니었다.
‘내 이미지가 조금 타격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 정도라면 일종의 노이즈마케팅으로 드라마나 콘서트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드라마가 끝난 후에 유선학이나 안태환을 처리할 때 밝히면 된다. 문화신문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보다 박상민의 해고를 요구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장인걸의 대답에 박상민은 얼굴을 찡그렸다. 장인걸의 답변을 보면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이 있어 보였다. 장인걸이 맘에 들지 않아 그런 기사를 썼지만 감당하지 못할 일을 벌일 생각은 아니었다. 그러니 나중에 치명적인 반격을 당할까 걱정이 되었다.
“장인걸씨는 처음 박대필 역을 제의 받았을 때 일정이 맞지 않는다고 하여 고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제작진의 입장에서 그 역을 제대로 소화할 사람은 장인걸씨라고 생각하여 가능한 일정을 물었고 그 결과 학교 수업이 없는 목요일, 토요일, 일요일에 촬영을 하기로 계약했습니다. 그 외의 날에 촬영할 경우에는 제작진과 장인걸씨가 협의하여 결정하도록 했고요. 주말에 촬영을 한 것은 장인걸씨에게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계약에 따라 진행이 된 일입니다. 편의란 말을 하는 것은 부적절한 표현일 것입니다. 또한 주말 야간에 야외 촬영을 한 부분은 계약에 의한 부분도 있지만 장소 자체가 사무실에 인접한 번화가이기에 평일보다 주말이 촬영하는데 용이한 면이 있어 결정한 면도 있습니다. 또한 복면액션은 안전을 이유로 대역이 촬영을 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적당한 대역을 구하지 못해 중간에 계약을 변경하여 장인걸씨가 직접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스텝진이 ‘장인걸씨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주말에 촬영한다.’고 한 부분은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항의하는 일부 연기자가 언급한 내용에 적당히 동의한 것에 불과합니다. 또한 일부 연기자들의 경우에는 특정인이 사실관계를 오도하여 유포한 소문을 사실로 알고 있는 상황에서 진술했습니다. 설사 편의를 봐주기 위해 주말에 촬영을 했다고 할지라도 제작진은 주말 촬영을 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수당을 지급했고 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부적절한 언급이라 판단이 됩니다. 아울러 이번 기사와 관련하여 제작진은 어떠한 문의도 받은 것이 없었습니다.
취재진이 제작진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면 이런 보도는 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문창명 PD는 방송국 로비에서 자사의 기자와 다른 언론사 기자를 모아놓고 제작진의 입장을 공표했다. 그로 인해 장인걸에게 편의를 봐주었고 그로 인해 불화가 발생했다는 보도를 한 문화신문은 허위사실을 보도했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문화신문의 오보에 대한 입장을 보고 어떤 조치를 할지 결정할 것입니다. 오보에 상응하는 적절한 조치가 없다면 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입니다.”
장인걸은 기사를 작성한 이면에 존재하는 것들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그런 장인걸의 선언에 가장 다급해진 것은 오보를 낸 박상민 기자였다.
장인걸은 사무실로 방문한 공인회계사 유덕환 상무를 만나 종합소득세 신고서류를 최종 검토하고 있었다. 작년에 앨범 판매에 행사를 뛴 것이 있기에 신고할 소득이 엄청났다.
“작년에 엄청나게 벌었네요. 세금도 이렇게 많이 내고요. 많이 벌었다면 그만큼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한 것이겠죠.”
“그래도 초기부터 기장을 잘한 덕분에 비용처리가 확실히 되어 공제를 확실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엄청나게 세금을 내야 했을 것입니다. 작년처럼 경제 위기에 이 정도로 소득을 올린 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그래도 실질소득에 비해 세금이 적은 것은 정산 비율이 낮고 신규투자를 많이 하고 배당을 아예 받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장인걸은 자신이 받아야 하는 정산비율을 5:5로 정하였다. 소속사인 히어로기획을 100% 소유한 상황이니 수입을 사내에 유보하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데 개인 명의보다 법인 명의가 유리했다. 이는 일종의 편법이었다.
“작년에 구입한 부동산이 있기에 앞으로 재산세도 꽤나 내야 할 것입니다. 그것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어쩔 수 없죠. 경리관련 부분을 잘 좀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미숙하니 걱정이 큽니다. 경리팀이 있지만 말입니다.”
“히어로기획이나 프리웨이는 경리업무가 체계적인 편입니다. 중소기업에서 이 정도로 깔끔히 정리하는 기업도 드뭅니다. 거기다 변칙적인 회계처리를 하지 않으니 모든 것이 투명합니다.”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은 횡령이고 그것은 결국 탈세를 수반할 수밖에 없었다. 히어로기획이나 장인걸도 일종의 비자금을 하나도 조성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흔적이 남지 않았다.
행사를 뛸 경우 기장할 필요가 없는 개인이 행사비를 현금으로 지급할 경우 약간 축소한 경우도 있었다. 거기에 행사관계자로부터 일종의 팁을 받을 경우에 기장을 하지 않았다.
보통 두세 곡을 부르기로 계약을 했는데 분위기가 좋아 한두 곡 더 불러달라고 하는 경우 팁일지라도 행사비와 비슷했다. 이런 것만 해도 상당한 액수의 수입을 축소할 수가 있었고 그것으로 뒤로 써야 할 비용의 충당이 가능했다.
기획사에서 비자금이 필요한 경우는 출연을 위한 로비나 언론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인데 그런 일이 별로 없기에 많은 비자금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히어로기획에 감사팀을 만들어야 합니다. 내부감사를 통해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살펴야 합니다. 수입과 지출이 커 가는데 통제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부정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단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추천을 부탁한 상황입니다. 큰아버지인 장태현 지점장님이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장인걸은 믿을만한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큰아버지인 장태현에게 부탁을 한 상황이었다. 전이라면 경리 쪽 직원을 구하기가 어려웠지만 지금은 IMF경제위기 상황이라 실업자가 많아 능력 있는 직원을 뽑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추천을 받으면 추가적으로 마태욱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조사할 계획이었다. 자금을 다루는 사람이기에 철저한 검증이 필요했다. 이런 조사가 불법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 뒤통수를 맞는 것보다 나았다.
박동섭과 유선학, 안태환은 한 술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촬영장에서 문제를 일으키려고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결국 언론에 제보하는 방식으로 일을 저질렀지만 역시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여기저기서 욕만 먹고 있었다.
“골치 아프군. 문창명 감독이 이상한 기자회견까지 하고. 아예 우리를 특정인으로 지칭까지 하였더라고.”
“기자회견도 문제지만 앞으로 우리가 연예계에 발을 붙일 수나 있을지 걱정이야. 출연금지 돌리면 골치 아픈데.”
“그러니 조금 조심하자고 하는데 굳이 일을 만들어서. 그냥 우리 같은 곁다리는 조용히 있어야 했는데.”
“어린놈이라 신경을 긁으면 흥분해서 난리칠 것이라 생각했지 그걸 무시할 것이라 생각할 수는 없지. 뭔가 한바탕 했어야 일이 커져 문제가 없는데. 촬영 현장이 난장판이 되어야 했는데 그런 계획이 나가리가 됐으니.”
그들은 원스타기획에서 방출이 되자 셋이 모여서 쓰리스타기획이라는 연예기획사를 만들었다. 그런 그들은 원스타기획을 인수한 장인걸이 자신들의 전력을 문제 삼아 인수를 거부했다는 이야기를 원스타기획의 직원이었던 자에게 듣고 앙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장인걸의 평판이라도 떨어뜨리기 위해 일종의 작업을 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인걸이 예상하지 못한 방식, 무대응으로 대응을 하는 통에 역으로 유선학과 안태환이 소문을 유포한 사실이 드러나고 말았다.
만일 장인걸이 난리를 치면서 누군가를 비난하고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면 둘 다 잘못한 것으로 이야기가 되어 유야무야 넘어갈 수 있는데 말려들지 않았다.
그들은 그냥 있다가는 태양의 계절이 이대로 종영한 후에 자신들의 행위가 공개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일단 드라마가 방송되는 중이라 일을 키우지 않고 있지만 드라마가 끝난 후에는 문창명 PD주도로 암묵적인 KTV출연금지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평소 연락을 하고 지내던 박상민 기자에게 적당히 상황을 흘렸고 박상민 기자는 몇몇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듣고 싶은 내용을 듣고 기사를 썼다.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데 어떻게 할 거요? 이대로 가면 나만 병신이 될 상황인데.”
호프집 안으로 들어온 박상민은 자리에 앉자마자 세 사람에게 푸념을 했다. 방금 연예부 부장에게 끌려가서 오보문제를 해결하라고 통보를 받은 상황이었다. 자신들의 보도로 논란이 되었고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결판이 나고 있었다.
“나야 오보를 시인하고 그간의 취재경과를 그대로 작성하여 보고하면 그만입니다. 물론 취재 과정에서 잘못한 부분에 대해 인정을 하고 말입니다.”
그들과 어울리면서 은연중에 장인걸이 잘못한 것으로 세뇌를 당한 면이 있어 색안경을 끼고 바라봤고 듣고 싶은 내용만 듣는 오류를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궁지에 몰리니 이성이 돌아오고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인지 깨닫게 되었다.
“알아보니 소문을 최초로 유포한 것도 당신들이라는 것이 밝혀졌더군요. 아마도 한동안 KTV를 비롯한 드라마 판에 나가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이더군.”
박상민의 말에 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박상민을 이용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 박상민에게 변명할 수도 없었다.
궁지에 몰린 박상민이 까발리면 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
“더구나 장유현이 가만히 두지 않는다면서 색출을 하러 나섰다고 하더군. 강수영도 마찬가지고. 색출할 것도 없이 다 밝혀진 상황이지만. 누구든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던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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