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60
장인걸은 그렇게 말하고 일단 자리에 같이 앉았다. 강효명 사장은 일종의 IR자료를 펼쳤다. 프리스토리 관련 자료였다. 강진경이 가져다가 보여준 자료를 모두 모아두고 있었다. 그 중에는 외부에 유출되면 안 되는 내부 자료도 있지만 그런 사실은 내색하지 않았다.
“일단 진경이가 자기 길은 자기가 개척한다고 하여 일을 하도록 했지만 학교도 졸업하기 전에 취직을 할 필요가 있는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 거기다 꽤나 큰돈을 투자하기도 했고 이번에는 아예 내가 줄 수 있는 재산을 다 투자한다니 걱정이 되어 한 번 보자고 했습니다.”
강효명의 말에 장인걸은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쉽지 않은 문제였고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봐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프리스토리가 성공할 것이라 믿지만 세상일이란 것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진경이와는 같은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만났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가수가 되면서 서로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프리웨이를 만들면서 진경이가 프리스토리에 관심을 보였고 마침 프리웨이의 활성화를 위해 자금이 필요해서 투자를 받았고 그 때 진경이가 투자를 했습니다. 상장은 하지 않았지만 현재 가치가 꽤나 상승하여 3억 원이 10억 원 정도까지 오른 상황입니다.”
그렇게 말하자 강효명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프리웨이의 가치가 1천억 원이라는 말이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IT 버블이 발생할 때쯤이면 30배 가까이 상승할 수도 있었다.
장인걸은 1년 정도 지난 후에 상장을 한 후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는 수준에서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었다. 물론 그렇게 한 후에 IT 버블이 터지면 재차 지분을 매입할 계획이었다.
“프리웨이는 여러 가지 사업을 하는 상황입니다. 자칫 방만하게 운영하고 하나의 사업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어 개별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분사할 예정입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프리스토리입니다.”
그러면서 프리스토리의 전망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물론 앞으로 닥칠 어려움에 대하여도 자세히 설명을 했다. 장밋빛 전망만 말한다면 그것은 사기꾼이나 다름이 없었다.
“제 예상에 한 달 매출 10억 원은 2~3개월 안에 도달할 것 같습니다. 프리웨이의 사업 중에 가장 확실한 수익모델을 가진 분야가 될 것입니다.”
“직원은 얼마 정도 고용할 예정입니까?”
“현재 영업 인력이 경리 포함하여 5명, 사이트 관리 및 개발인원이 5명 정도입니다. 그 인원을 관리 및 영업 10명, 사이트 관리 및 개발인력 8명 정도로 확대할 것입니다. 개발인력의 절반인 4명은 프리웨이에 파견이 되어 근무할 것입니다. 개발은 쉽지 않은 일이고 통합하여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프리웨이와 프리페이, 프리스토리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부가 다 어그러지게 됩니다. 프리코인을 발행하는 프리페이가 없다면 유료연재의 결제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단건 결제시스템이 불가능한 것을 말했다. 1회 구입금액이 너무 작은데 그것을 매번 결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 때문에 프리페이에 일정금액을 넣고 코인을 구입해야 유료연재 소설이나 웹툰을 구입할 수 있었다. 이는 음원도 마찬가지였다.
프리스토어는 금액이 크면 카드결제나 온라인 송금으로 결제가 가능했지만 두 게시판은 프리코인만 사용이 가능했다.
“매출액 대비 이익이 얼마나 됩니까?”
“유료연재 매출액의 27%가 프리스토리의 몫입니다. 거기서 판매관리비와 일반관리비, 인건비를 제하면 실질적인 수익은 매출액의 10%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장인걸은 비밀이랄 수 있지만 사실대로 알려주었다. 10%의 이익이라고 해도 상당히 비중이 컸다. 물론 프리페이를 관리하는 프리웨이도 5% 정도의 수익을 가져가기에 15% 정도의 수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잘 알겠습니다. 자료를 토대로 면밀히 검토해 보고 조만간 결론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보다 우리 진경이와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군요.”
강효명이 만나자고 한 이유가 단순히 투자를 논의하려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를 파악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장인걸이나 강진경이 숨긴다고 숨겼지만 뭔가 빈틈을 보인 것 같았다.
“같은 동아리 친구입니다. 음악을 좋아해서 같이 공연도 했고요. 물론 제가 데뷔를 한 이후에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만나기도 하고요.
더구나 프리웨이를 만들고 난 후에 프리스토리에 관심을 보여 지금은 같이 인터넷 사업을 하는 동업자이기도 하고요. 그걸 떠나 서로 이야기가 잘 통하는 좋은 친구입니다.”
장인걸은 그 정도로 대답을 했다. 표정에는 의구심이 가득했지만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그러니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설사 둘의 관계가 알려졌다고 하더라도 서로 좋아서 편하게 만나는 관계이니 켕길 것이 없었다.
장인걸의 대답에 강효명은 별로 맘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달리 말을 하지 않았고 이후에는 장인걸의 신변잡기에 관해 묻기 시작했다. 장인걸은 굳이 비밀로 할 것은 아니기에 적당히 대답을 해주었다.
강진경의 아버지 강효명이 재산이나 간판을 중시하고 비슷한 집안에 정략결혼을 시키려고 하는 것을 들었기에 결혼 대상자로 고려할 수는 있지만 당장 결혼할 사람은 아니라는 인식을 주려고 했다.
대전의 콘서트는 중간에 변동된 내용이 많아 준비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특히 현장에서 티켓을 판매하는 부분 때문에 말이 많았다.
“한밭용역이 장인걸의 콘서트 경비용역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티켓 판매대행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비용은 600만 원 정도에 불과하지만요.”
대전에서 양대 조직 중에 하나인 유성파의 보스 문도식은 경쟁조직의 동향에 대해 보고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콘서트가 열리는 대전한밭체육관은 동대전에 있어 역전파의 구역이었다.
“유성이나 서대전에도 체육관이 있는데 굳이 거기로 한 것이 뭐야? 그런 건이라면 반드시 유치해야 했잖아.”
부사장인 김동관의 보고에 일단 짜증부터 냈다. 대전에서 콘서트를 한다고 난리를 치고 있었지만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경쟁조직의 업체인 한밭용역이 관여한 것을 알게 되니 당장 발등의 떨어진 불이 되었다.
“대전바닥이 난리가 났던데. 애들이 모이면 그날 쓰는 돈만 해도 엄청날 것 같은데. 대전역 근처만 노나는 것 아니야. 용역비나 체육관 대관비가 문제가 아니잖아?”
“송구합니다. 결정이 되고 티켓 판매가 된 이후에야 알았습니다. 협력업체로 등록을 한 덕분에 티켓을 무려 300장이나 배정받았다고 합니다. 거기에 현장 판매분도 일부 받았을 것이니.”
“여기저기 티켓도 뿌리겠군? 그걸로 구워삶으면서.”
“그렇습니다. 높은 양반들까지 거기로 간다고 들썩거린다고 합니다. 마라톤 영웅이 온다는데 얼굴이라도 보겠다고 말입니다. 더구나 애들을 가진 양반들도 마찬가지이고요.”
“우리도 구해서 인사치레를 해야 하는 것 아니야?”
“이미 협력업체들의 티켓은 배정이 끝나 방법이라면 현장에서 판매되는 티켓만이 구매가 가능한데 그것도 번호표를 받아야 해서 문제입니다.”
결국 소외가 되어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는 말이니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다. 그렇다고 해서 분풀이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공연장에 가서 깽판을 치자니 후환이 두려웠다.
“한 발 걸치지 않으면 문제인데. 뭔가 좋은 방도가 없어?”
“이번에는 어쩔 수 없으니 가만히 있고 다른 가수를 불러다 콘서트를 하면 어떻습니까?”
“그만한 깜이 없잖아. 가수에 탤런트에 마라톤 선수라서 유명한 거잖아. 거기에 사업에 광산까지 개발하고. 그것 때문에 정치가나 사업가도 움직이는 것이고.”
문도식은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기 짝이 없었다. 대전의 유지들을 불러 모을 좋은 기회인데 놓친 상황이었다. “종만이, 좆만이한테 전화를 해봐.”
역전파의 보스는 안종만이었고 이름 때문에 이상한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었다. 대놓고 그 별명을 쓰는 사람은 없지만 뒤에서는 다들 그런 별명을 불렀다.
“뭐라고 말입니까?”
“우리도 한 자리 달라고. 아무리 갈라져 있어도 거기에 가지 않으면 문제가 될 것 같아. 대기실에 들러 인사도 하고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고 말이야.”
“서울에서 출장도 온다고 합니다. 천광경비와 한강경비에서도 한 팀씩 파견을 해서 대기실 안쪽이나 무대 쪽은 한밭경비도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뭐라고? 왜 거기서?”
문도식은 서울의 거대조직에서 관여한다고 하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장인걸과 그들 조직의 접점을 생각할 수는 없었다.
“다음 주에 있을 부산 공연도 지역 조직은 외곽경비만 맡는다고 합니다. 부산 쪽이야 서면이나 동래 모두 다 쪽발이 쪽이랑 가까워서 조금 문제가 있지만요.”
“이제는 공연도 서울에서 다 독점하는 시대가 오는 것 같군. 한밭에서 외곽경비면 그저 서울 애들 시다바리만 하는 거잖아. 어쨌든 다 연락을 해서 기회를 만들어 봐. 좆만이가 서울 쪽이랑 사바사바 해서 일을 만들면 곤란해질 수도 있으니.”
김동관의 표정에 곤혹스러운 기색이 어렸다. 일단 연락을 하여 협조를 구하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나는 일이었다. 특히 서울 조직에 연락을 하는 것은 은근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다.
장인걸은 현충일 오후에 대전에 도착했고 리허설을 한 후에 다음날 다시 무대에 올라 연습을 했다.
“오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오늘 경비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황은평 실장님도 부탁을 드립니다.”
천광경비용역은 마태욱이 포함이 되어 경비팀 8명을 파견했고 한강경비용역도 역시 경비팀을 8명이나 보내주었다.
장인걸은 안광현 회장에게 콘서트를 하는 사실을 알리고 공연장의 경비에 나서 달라고 부탁했다. 일부 지역의 경우 이상한 일이 벌어질 소지도 있었기 때문이다.
안광현 회장은 경비팀을 보내기로 했고 곧 이어서 문제의 소지가 있기에 한강경비도 같이 의뢰할 것을 제안했다. 자신보다 리버사이드 파의 마검 최용섭이 더 영향력이 크다는 말이었다.
장인걸은 마검 최용섭에게 다시 전화를 했고 그 결과 8명의 경비팀을 보내 주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었다. 비용이야 일당으로 1인에 15만 원만 계산을 하면 된다고 했다.
꽤나 비용이 발생하는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맡겨야 하는 일이고 그리 비싼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무대 뒤의 대기실과 무대의 경비를 맡도록 했다. 물론 장인걸의 개인경호원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여기 접견을 요청한 인사들의 명단입니다.”
민수길은 사무실로 들어온 지역 유지들의 접견 요청을 정리하여 보고했다. 서울이라면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지만 지방이라서 필요했다.
“대부분 거절을 했지만 거절하기 곤란한 사람들도 있어 일단 명단을 정리했습니다. 나중을 생각하면 만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적당히 인사하고 사인과 사진을 찍어 주면 됩니다.”
현지의 정치인이나 기업가 등이 망라되어 있었다.
“일단 콘서트 1시간 전에서 30분 전까지, 콘서트가 마무리되고 30분 후부터 1시간 후 사이로 해서 편리한 시간에 약속을 잡도록 했으면 합니다.
시간은 많이 내줄 수 없고 1분 정도 할애를 한다고 해주세요. 대신 30분 전후에는 누구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을 통보해 주시고요.”
그 시간까지 시달리고 나면 휴식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에 그 시간은 피하도록 했다.
“무슨 할 말이 있어요?”
민수길과 이야기를 끝내자 대기실 경비 책임을 맡고 있는 마태욱이 뭔가 할 말이 있다는 표정이었다.
“대전에 역전파와 유성파가 있는데 그들 보스가 잠시 방문하여 사인이라도 받았으면 한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남이 듣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굳이 다른 사람이 들어 좋은 이야기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었다.
“만나서 인사를 하고 사인을 해줄 수는 있지만 사진촬영은 불가능해요. 그 점은 양해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그냥 아는 사람의 부탁으로 다른 사람들처럼 인사를 하는 것으로 해주세요.”
장인걸은 사진을 같이 촬영하는 것은 피하기로 했다. 대기실로 방문하여 사진을 촬영했다가 나중에 이상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았다.
“사진 문제는 이야기를 해두지요.”
마태욱도 이해가 되는지 사진은 찍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를 했다. 대부분 사진사를 대동하고 방문을 했고 사진을 찍었지만 그들은 조용히 찾아와서 악수를 하고 사인을 받은 다음에 몇 마디 이야기만 나누다가 떠나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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