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61
그들 사이에는 민지훈이나 마태욱 수준의 주먹은 보였지만 우선출 정도 되는 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제대로 내가 무공을 익힌 자들은 없어 보였다.
“안광현 회장님이 문화예술계에 관심이 많아 지방에 내려가서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까 걱정하여 경비팀을 보내주었습니다. 또한 안광현 회장님의 소개로 한강경비의 오너 분과도 알게 되어 역시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장인걸은 은근히 무슨 연관이 있는지 묻는 두 명의 지방의 주먹에게 그런 식으로 답변을 했다. 정체를 알지만 그렇다고 동류도 아니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대답을 했다.
천광경비와 한강경비가 나온 덕분인지, 운이 좋은 것인지 몰라도 지방 공연 중에 불미스러운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반면에 지방의 주먹들이 찾아와서 인사를 하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장인걸은 그들과 가깝게 지낼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아예 상종을 않을 생각도 없었다. 굳이 척을 져서 좋을 것이 없기에 적당히 응대를 해주었다.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기에 좋은 인상을 주고 만남을 마무리했다.
회의실에 앉아 있는 다섯 사람의 분위기는 상당히 굳어 있었다. 중앙 상석에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앉아 있고 양쪽에 두 사람씩 앉아 있었다.
“이봐, 재키, 성과가 없잖아?”
중앙의 상석에 앉은 남자가 맨 끝에 앉은 사람을 보면서 질책을 하듯이 말을 던졌다. 지적은 받은 제이크 파울러는 바로 반박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하지만 표정을 보면 뭔가 말하고 싶지만 참는 것처럼 보였다.
“재키, 보고를 하게.”
재키라고 지적을 받은 인물의 안쪽에 앉은 중년인이 재촉을 했다. 그러자 재키라는 남자의 얼굴에 동요하는 기색이 어렸다.
“라엔데 프라우가를 계속 추적했지만 흔적을 찾지 못했습니다. 어떤 증거가 있어야 체포할 수 있는데 아무 것도 없습니다.”
“프랑코 잔당에게 넘어가기 전에 어떻게든 찾아야 해. 무려 2억5천만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정이 되는 돈이야. 그 돈이 넘어가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조세핀 페레우스는 CIA 중남미담당 마약조사국장이었다. 그의 임무가 마약조직을 퇴치하는 것이지만 실상은 마약조직의 자금을 찾아내어 회수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특히 파나마의 독재자였던 노리에가나 마약왕이라 칭해졌던 프랑코의 숨겨진 비자금을 찾아내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노리에가와 프랑코의 중간에 존재하는 그는 바하마의 클라만 뱅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수도 없이 많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하여 유유히 자금을 운용하고 있단 말이야.”
“하지만 추적할 방법이 없습니다. 비밀계좌는 CD나 채권처럼 증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흔적을 찾기 어렵습니다.”
“연방준비은행과 골드만삭스나 제이피모건, 메릴린치, 시티은행, AIG, 리먼의 잔고를 뒤져봐. 그러면 클라만 뱅크와 연결이 되는 자금이 있을 것 아니야? 바하마의 은행들이 어디다 돈을 맡길 것 같아? 다 그런 곳에 맡기잖아.”
“이미 조사를 했습니다. 클라만 뱅크와 거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코트블루 뱅크까지 뒤졌지만 우리가 찾는 자금으로 특정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클라만 뱅크와 코트블루의 모든 고객 명단을 확보한 후에 거기에 나와 있는 페이퍼컴퍼니까지 다 조사를 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합니다. 설사 그렇게 조사를 해도 고객 자체가 페이퍼컴퍼니라서 그 주인을 밝히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페이퍼컴퍼니는 등록관청도 주인을 알지 못합니다.”
그 순간 중앙에 앉아 있는 조세핀 페레우스가 보안폰을 들어올렸다. 일종의 암호장치가 되어있는 전화로 감청이나 도청이 쉽지 않은 전화였다.
“저항을 하여 사살했다고?”
놀란 어조로 반문을 했고 곧 이어서 장내에 있는 다른 네 사람의 표정에 곤혹스러운 기색이 어렸다. 성격이 급한 마약조사국장이 체포 작전을 지시했고 결국은 우발적인 충돌이 일어나 사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CIA가 주시하는 라엔데 프라우가는 끈질긴 추적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어떤 증거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노리에가와 프랑코의 숨겨진 자산의 상당부분을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이 되지만 10년 이상을 추적해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설마 체포를 지시했습니까?”
재키라는 남자의 반대편에 앉아 있던 남자가 약간 흥분한 기색으로 전화를 끊은 조세핀 페레우스를 보면서 따져들었다. 독단적으로 작전을 지시한 상황이니 불만이 컸다.
“출국을 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나? 마이애미 공항에서 나소로 가는 비행기표를 구입한 상황인데. 그가 떠나면 언제 다시 입국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바하마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는 없잖아.”
그 자리에 있던 자들 모두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지만 그것을 대놓고 표출하지 못했다.
“그가 죽은 이상 노리에가나 프랑코의 숨겨진 비자금은 더 이상 추적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불법을 저지른 NSC에 완전한 면죄부를 주게 됩니다.”
재키란 남자의 옆에 있는 세바스찬은 불만이 가득한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그런 말을 듣고도 조세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내 표정이 밝지 않았다.
“언제까지 질질 끌 수는 없는 일이야. 이 정도에서 마무리를 지어야지. 과거의 잔재를 정리할 수 없다면 지우는 것도 미래를 위해서는 더 좋아.
그만 자리를 정리하세.”
그렇게 말을 하는 조세핀 페레이라의 얼굴에는 후련한 기색이 떠올랐고 재키와 그 옆에 있는 남자는 맘에 들지 않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양의 계절의 방영과 콘서트의 진행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장인걸의 인기는 더욱 치솟기 시작했다. 종영이 가까워지자 드라마의 시청률은 무려 50% 가까이 치솟았고 장인걸의 노래는 다시 차트의 상위권으로 올라왔다. 싱글앨범에 수록된 노래는 2주만에 1위와 3위, 4위가 되었고 1집과 2집의 노래도 다시 인기를 얻었고 드라마 OST까지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OST가 인기를 얻는 데는 프리뮤직에 음원을 올린 영향이 컸다.
“이번에 발매한 싱글은 지금까지 35만장이 팔렸습니다. 그리고 2집 앨범이 1주일에 무려 5만 장씩 판매되고 있습니다. 1집 앨범도 3만장 가량 팔리고 있습니다. 특히 30대나 40대에서 많이 구매하고 있습니다.”
드라마와 콘서트가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러자 행사 의뢰도 훨씬 많아지고 있었다. 특히 딸과 엄마가 같이 콘서트에 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런 이야기가 프리웨이 관련 게시판에 자주 올라오고 있었다.
“또한 TV에서도 여기저기 출연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가요프로그램에서도 출연해 달라고 하지만 일단 콘서트를 핑계로 거절하고 있습니다. 대신 뮤직비디오를 트는 방향으로 합의를 한 상황입니다. 필요하다면 사전녹화를 할 예정입니다.”
민수길 본부장도 이대로 가면 콘서트만이 아니라 다른 것도 엄청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단 3회의 콘서트로 들어온 돈도 예상 외로 많았다. 입장권이 완판 되었고 그 덕분에 광고스폰서들에게서 들어온 돈도 엄청나게 증가했다.
“참, 프리웨이와 콘서트 라이브 동영상 업로드 문제는 협의가 끝났습니까?”
“일단 기준을 세워야 하기에 동영상 광고를 수반한 무료업로드로 이야기를 마쳤습니다. 물론 여기에 총 12개의 광고를 유치하기로 했습니다. 업로드 할 때는 풀 동영상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동영상을 각 노래별로 잘라서 올리기로 했습니다. 하나로 할 경우 너무 시간이 길고 지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광고비도 꽤나 좋은 조건으로 협의가 되고 있었다. 포털 1위인 프리웨이에 광고를 하는 것이기에 인터넷 광고로는 단가가 가장 좋은 편이었다.
프리웨이도 이번 동영상을 업로드 하는 것으로 하여 동영상 게시판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하기로 했다. 여기에 동영상 광고를 하도록 하여 한참 후에나 도입될 수익모델을 빨리 도입했다.
이와 관련하여 이미 국내와 해외의 주요국가에 특허나 아이디어 특허를 출원하여 수익모델을 보호하도록 했다. 만일에 다른 곳에서 광고나 동영상 광고를 하여 무료로 콘텐츠를 서비스한다면 돈을 로열티를 내야 했다.
“동영상을 무료로 배포하면 콘서트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동영상을 본다면 굳이 콘서트를 보러 오지 않을 사람도 꽤나 될 것입니다.”
옆에 있던 김기현 대리가 걱정스럽게 한 마디를 더했다.
“콘서트를 보러 오는 것은 동영상 업로드와 큰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일종의 광고가 되어 사람들을 유인하는 효과를 낼 것입니다. 라이브로 듣는 것과 영상으로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올 사람은 다 옵니다. 그건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장인걸은 동영상이 콘서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알기에 자신했다. 물론 별로 이름이 없고 제대로 라이브를 소화하지 못한다면 문제지만 장인걸은 자신이 있었다.
“내가 프리웨이에 가지 못해서 그런데 동영상이 재생될 때 용량이나 트래픽 문제는 없는지 모르겠군요.”
“그런 문제가 있지만, 아주 완벽하지는 않지만 MPEG라는 시스템을 구현하였기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최신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 일단 기존시스템을 보완하는데 주력한다고 합니다.”
장인걸은 최근에 MPEG4 규격이 논의되는 것을 알기에 그와 관련된 업데이트를 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지만 아직 인터넷 환경에서 제대로 구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 문제는 내가 프리웨이 쪽으로 넘어가서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해보도록 할 것이니 이쪽에서는 동영상을 편집하여 넘겨주는 것만 하면 됩니다.
그 이후에 일은 그쪽의 일이니 말입니다.”
장인걸은 자신이 직접 가서 뒤에서 보면서 점검을 할 계획이라 그 정도만 이야기하고 그쳤다.
“재키, 알아보라는 것은 알아 봤어?”
팀장인 세바스찬은 부팀장인 제이크 파울러에게 답답한 표정으로 물었다. 뭔가 맘에 들지 않아보였다.
“그렇습니다. 그는 NSC의 노스 중령과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딕 체니, 럼스펠드 같은 네오콘 쪽의 인사들과도 친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란-콘트라 사건은 완전히 묻히게 됩니다.”
“결국 아들 부시의 선거에 걸림돌이 되는 증거를 청소하려고 이번 일을 꾸몄다는 말이군. 가만히 있는 그자를 웰스파고와 협조하여 미국으로 불러들인 것도 이런 식으로 제거하기 위해서였어. 그러면서 우리를 움직여서 조사를 하게 했고. 조사를 통해서 그자를 제거할 명분을 쌓은 것이지.
그동안 모은 증거가 제법 있으니 징계는 할지언정 사법처리는 불가능해.”
“그런 것 같습니다. 이러다가 다음 선거에서 저쪽에 넘겨주는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이 됩니다.”
“독단적인 작전일 지시한 조세핀의 징계심사를 진행 중이니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지만 결국 저쪽의 뜻대로 일이 벌어졌으니 돌이키기는 어렵지. 가장 결정적인 증거를 없앴으니 이제 물러나도 손해는 아니지. 그보다 태평양 사무실에 알아보라고 한 것은 어떻게 되었어?”
“웰스파고 은행과 투자약정을 하기 위해 방문했지만 실제 목적은 클라이넌트 조직과 거래를 트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아마도라엔데 프라우가가 서부의 클라이넌트와 협상을 하려는 것을 알고 저쪽에서 수를 쓴 것 같습니다.”
“클라이넌트 조직과? 결국 마약을 아직도 거래하고 있었군.”
“웰스파고와 거래가 끝난 후에 실리콘 밸리를 둘러본다고 갔는데 거기서 은밀하게 클라이넌트의 보스 에르난데스를 만난 것으로 보입니다.”
“클라이넌트의 에르난데스는 LA가 근거지이고 웰스파고도 거기에 있잖아? 굳이 샌프란시스코까지 갈 이유가 있을까?”
“우리의 미행을 알고 눈을 돌리려고 한 것 같습니다. 우리 쪽에서 그쪽에 정보를 넘겨주는 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조세핀과 연결된 자가 거기에 침투해 있거나.”
“그보다 이번 작전에서 채권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거야? 클라이넌트 조직에서 액면가 5백만 달러의 국채가 분명 전달이 된 것을 확인했잖아? 압수품을 아무리 살펴도 없어. 중간에 사라졌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아?”
“그게 문제입니다. 다시 한 번 동선을 체크 중입니다. 그가 입국한 직후부터 모든 동선을 다 살피고 있습니다. 가능성은 샌프란시스코의 에메랄드 호텔에서 뭔가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데 거기는 호텔 자체의 보안이 꽤나 철저해서 밀착하여 감시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로비에서 출입을 체크하는 것만 가능합니다.”
끝ⓒ
(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