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74
프리웨이에서 프리스토리의 분사가 마무리되었다. 100%의 지분을 프리웨이가 소유했기에 분사이지만 당장은 독립채산제로 사업을 분할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곧 이어서 프리웨이에서 프리스토리의 지분 50%에 대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액면가 유상증자가 아닌 5배수 프리미엄을 적용한 제 3자 배정 유상증자였다.
여기서 프리웨이의 주주이지만 프리스토리에서는 일반 직원인 강진경이 유상증자 물량의 60%, 전체 지분의 20%를 배정받는 결정이 내려졌고 나머지 10%는 직원들과 프리웨이 직원들에게 배정이 되었고 나머지 30%는 증자에 참여하는 사람이 없어 히어로 기획에서 배정을 받았다.
이어진 주주총회에서 강진경이 이사로 선임이 되었다. 강진경의 이사 선임은 프리웨이까지 논란을 불러왔지만 지분을 20%나 가지고 있는 대주주이기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구나 대표인 장인걸의 친구이고 프리스토리의 초창기부터 참여했고 여전히 의욕적으로 일을 하는 점에 다들 인정했다.
프리스토리는 프리웨이에서 독립을 하여 인근 빌딩으로 사무실을 옮겼고 독자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기 위해 서버를 새롭게 확충했다. 아울러 분사를 기념하여 프리스토리 사이버 문학공모전과 웹툰 공모전을 개최했다.
“일단 유료화를 한 작품은 출판을 하지 않도록 하고 연재가 끝난 후에 출판을 하도록 하고 있어. 아직 이북은 활성화가 되지 않아 작품이 너무 적어 문제야.”
강진경은 유상증자와 이사선임이 마무리되자 집을 방문하여 경과를 보고했다. 회사에서 해도 되는데 집으로 찾아왔다. 처음 방문할 때는 학교 친구라는 식으로 말을 하더니 지금은 가정부와도 친하게 지내고 있었다.
강진경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 권세라도 가세하니 가정부도 헷갈리는 것 같았다. 더구나 장인걸이 단순한 친구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듯이 행동하자 다른 눈치를 보이지는 않았다.
“출판사에서 불만은 없어? 유료연재 말이야?”
“그 사이 세 작품의 연재가 끝나 출판을 했는데 성적이 좋아. 지금 1,2차 1만부가 다 나가고 다시 1만부를 증판한 상황이야. 네 말대로 대여점만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서점까지 공략한 것이 주효한 것 같아. 오히려 유료를 거친 작품은 검증이 되었다고 출판사나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
강진경의 말에 장인걸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장이야 유료화가 대본소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문제가 없지만 조금만 더 유료연재가 활성화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유료연재를 통해, 독자를 통해 수정과 교정을 거치면서 작품의 수준이 높아지고 그렇게 해서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어필을 한다면 시장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도 보였다. 대여점에서만 유통이 되지 않고 일반 서점에서 판매가 되어 히트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언제 돌변하여 유료연재를 한 작품, 또는 유료연재를 하는 작가를 출판사나 대여점에서 배척할지 몰라. 지금이야 초기이니 문제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거야. 장르소설을 읽는 독자는 활자중독 상태야. 다독을 하는데 사서 볼 수는 없어. 결국 대여를 하기 마련이야. 그러니 주의를 해야 해. 그 시기를 잘 넘겨야 할 거야. 그렇지 않으면 작가가 프리스토리를 다 떠나는 사태가 벌어질 거야.”
장인걸은 강진경을 만나서 프리스토리의 상황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편집부를 새로 출범시켰어. 유료연재의 경우 바로 올리기 전에 편집부를 거치도록 할 거야. 강제는 아니지만 원하는 작가 위주로 일종의 서비스를 할까 해.”
“잘 했어. 하지만 언제까지 무료 서비스를 할 수는 없어. 그걸 작가에이전트 사무실로 독립을 시켜야 할 거야. 언니가 국문학과 나왔는데 놀고 있다고 했지?”
“응, 이혼하고 하는 일이 없어. 왜? 편집부에 출근하라고?”
“아니, 그것 말고 별도의 에이전트 사무실을 운영하면 어떨까 해서. 국문학과이니 글도 쓰면 좋고. 여자이니 로맨스를 쓰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유료연재를 하는데 편집부를 갖춘 에이전트 사무실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일종의 상생을 하는 것이지.”
“에이전트가 돈이 될까?”
“작품에이전트도 하고 작가매니지먼트도 하면 큰돈은 벌지 못해도 사무실 운영은 가능해질 거야. 프리스토리가 언제까지 유료시장을 독점할 수는 없는 일이고. 이북을 서비스하는 시장도 생기고 유료 연재하는 사이트도 생기고. 그런 곳에 작가가 다니면서 영업할 수는 없는 일이니 필요해.”
장인걸의 말에 강진경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앞으로 펼쳐질 상황에 대해 상상을 하는 것 같았다. 장인걸도 자신으로 인해 미래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고 있었다.
‘출판사도 대여점도 아직은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그 시장이 유료 연재로 인해 축소가 되고 장르 문학이 서점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유료 연재를 통해 검증된 작품이 출판되면 일반 독자들도 시장에 흡수가 될 수 있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인해 판타지 시장이 열렸는데 그 인기를 누릴 수도 있다.’ 장인걸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한국 판권을 확보하고 싶지만 그것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었다. 이미 인기를 끌면서 판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번 이야기를 해볼게. 언니도 평생 놀고만 있을 수 없다면서 논술학원을 할까 고민하던데 그것보다는 낫겠지.”
강진경은 언니를 끌어들일 생각에 약간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어느새 출판인의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라엔데 프라우가의 비서인 베넷사는 마약밀매혐의의 참고인으로 20일간의 마이애미에서 억류가 되어 있었다. 라엔데 프라우가가 사망했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면하고자 마이애미 경찰이 필사적으로 나서서 혐의를 입증하려고 했지만 불가능했다.
더구나 체포영장을 발급받은 현지 경찰이 체포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체포하려고 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결국 마약수사반 전체가 수사대상에 포함이 되고 말았고 경찰들은 라엔데 프라우가에 대한 2급 살인혐의가 적용이 되고 말았다.
마이애미 경찰은 끝까지 라엔데 프라우가 일행에 대한 억류를 하려고 했지만 외교 문제가 되면서 결국 호텔에 억류하는 것과 출국금지를 해제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을 풀어준 마이애미 경찰은 라엔데 프라우가 일행이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았다는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우발적인 충돌에 의한 사망사건으로 축소를 했다.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끝까지 경찰이 체포영장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할 경우 발부된 체포영장을 집행하여 모두를 기소할 것입니다. 체포영장 미제시를 주장하지 않는다면 그날 출동한 경찰에 대해서는 전원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며 총격을 했던 경찰 두 명은 파면할 것입니다.
이 정도에서 서로 양해를 바랍니다.”
베넷사를 방문한 마이애미 경찰의 총수가 일종의 협상을 제시했다. 경찰의 책임을 최소화하려고 했다.
“그게 전부인가요? 결국은 우리가 잘못을 했다는 것 아닙니까? 억울하게 죽은 푸라우가 이사님에 대한 명예는요? 또한 그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인가요? 프라우가 이사님의 유족에 대한 보상은요?”
베넷사는 프라우가의 아들이 이제 12살에 불과한 것을 알고 있었다. 애인에 불과했지만 그 아들에 대해서는 애정을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일종의 법적후견인도 겸하고 있었다. 라엔데 프라우가가 위험한 일을 하고 출장이 많기에 아들의 학교나 일상생활을 베넷사가 관리하고 있었다.
경찰청 총수는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유족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법적인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었다. 체포를 하는데 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납치행위라고 주장해도 할 말이 없었다. 대상자가 저항을 하는 것은 당연했다. 제복을 입고 있기에 경찰이라는 주장은 법적으로 효력이 없었다.
“그건 내가 설명하겠습니다.”
그러자 마이애미 영사관의 총영사가 나섰다. 바하마의 국민이 경찰의 무단체포과정에서 사망한 사건이라 총영사까지 출동하여 상황을 수습하려고 했다.
“일단 따로 이야기를 합시다.”
결국 바넷사는 총영사와 단 둘이 마주앉게 되었다.
“알다시피 저들의 행위는 실수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힙니다. 제가 보기에 사실상 암살입니다. 저항을 유도하고 그것을 이유로 총격을 가한 것입니다.”
순간 바넷사는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것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마약밀매혐의를 적용하여 체포하려고 하는 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마약밀매조직의 보스이지만 그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렇기에 체포를 한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변호사를 선임하고 혐의를 부인하면 그것으로 끝이었다.
“현재 미국 재무부에서는 역외 금융기관에 대한 미국 금융기관과의 불투명한 거래를 차단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바하마의 금융업은 초토화가 되고 맙니다. 거기다 금융거래 제한조치가 취해지는 순간 미국의 관광객의 금융거래가 사실상 제한을 받아 관광객마저 급감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됩니다.”
바하마는 관광, 농업, 금융이라는 세 가지 산업으로 유지가 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관광과 금융이 막히는 순간 국가의 기능이 마비되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 정부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 결과 재무부에서 계획한 조사를 무기한 연기하는 조치를 취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크게 양보한 면이 있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죠? 그와 우리를 국가간의거래에 이용하겠다는 말인가요?”
“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고인이 된 프라우가씨가 행했던 모든 것에 대한 면책을 해주도록 하겠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겠습니다.”
바넷사는 비서이지만 단순한 비서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프라우가의 비밀에 대해서도 대부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결정적인 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었다.
“그게 바하마 정부의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고인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에레스라는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 여기서 물러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권유를 가장한 일종의 협박이었다. 단순히 마이애미 경찰이 행한 일이 아니라 그보다 더 위에서 뭔가 일이 벌어진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최대한 빨리 미국을 떠나는 것이 안전할 것입니다.”
베넷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바하마에서는 왕이나 마찬가지였던 라엔데 프라우가가 죽고 나니 생명의 위협을 당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라엔데 프라우가의 죽음으로 인해 CIA의 세바스찬과 제이크는 목표를 상실하고 말았다. 더구나 미국 정부는 바하마 금융계의 큰 손인 프라우가를 사살한 것에 대한 문제를 바하마 정부와 정치적인 거래를 통해 해결하기로 했고 그에 따라 라엔데 프라우가와 관련된 모든 조사를 중지하기로 했다.
실제로 그가 죽으면서 그의 죄를 물을 증거의 수집이 의미가 없게 되었다. 그러니 더 이상 조사를 할 수가 없었다.
“정황을 보면 클라만 뱅크와 코트블루 뱅크에 자금이 감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상부에서 모든 조사를 중지하라니 따라야겠죠. 설사 거길 뒤진다고 해서 찾아낸다는 보장이 없으니.”
“문제는 문제야. 일은 네오콘이 저질렀는데 책임은 현 정부가 져야하다니. 이렇게 되면 얼마나 많은 손해를 보는지.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어. 기회가 오면 언제라도 조사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의 모든 조사내용을 존안조치 하도록.”
“폐기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는데 존안조치가 가능합니까?”
“뭘 신입처럼 묻나? 자료실로 넘기라는 말이지.”
자료실은 일종의 비공식 정보창고를 의미했다. 비밀로 지정이 되지 않는 정보나 미확인 정보를 임의로 보관하는 것으로 종결처리를 하지 않은 사건의 참고자료를 의미했다.
“우리가 보관할 수는 없는 일이니 거기다 두라는 말이야. 그리고 바하마 쪽의 우리 인사들에게 연락하여 자료를 계속 수집하라고 해. 공식적인 활동은 종결하지만 알잖아?”
“이러다가 큰 사고가 터질 수도 있습니다. 덮어야 할 일인지도 모릅니다. 조세핀 국장 말대로 그 일을 파헤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과거의 치부를 들추어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정치보복이나 매장일 수도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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