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77
“회원 사이에 차등을 너무 두는 것도 좋지 않지만 일단 프리페이 회원들에게 뭔가 혜택을 줄 수 있는 마케팅 방안을 강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프리페이가 활성화될 것입니다.”
“일단 우리와 제휴한 카드사와 각종 포인트를 프리페이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협약을 맺으려고 합니다.”
양지원 본부장의 말에 장인걸은 미소를 지었다. 그것도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다. 카드사의 포인트는 모으기만 하지 실제로 사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프리스토리가 분사하면서 다시 적자 상태가 되고 말았죠?”
“적자는 아닙니다. 다양한 광고가 론칭되면서 수익이 증가했습니다. 영업 쪽의 안정만 본부장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몇몇 회사와 광고캠페인 계약을 체결하여 집중광고를 하기도 합니다.”
집중광고란 배너광고부터 동영상까지 여러 가지 광고방법을 망라하여 프리웨이 전 게시판을 도배하는 광고 방법이었다. 보통 한 달 정도를 광고할 경우 제법 효과가 좋아 대기자가 줄을 서 있었다. 그런 광고는 사이트 이미지도 고려해야 하기에 돈이 있다고 하여 무조건 시행하는 것은 아니었다.
“저번에 내가 말한 것을 재현자동차와 RC전자, LT통신과 진행하는 것 말이군요.”
“단가도 좋은 편이라 좋은 방법 같습니다. 그와 관련하여 특허도 몇 개 출원했습니다.”
장인걸은 빨리 인터넷 환경이 개선되어 프리웨이를 비롯한 각종 사이트가 활성화되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그보다 게임은 어떤가요?”
“PC방이 늘어나면서 제법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온라인 유료 계정을 통해 각종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일단 수익성보다 마켓셰어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하면 프리게임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려고 합니다.”
“학교가 좋아의 경우에 광고를 제외하면 특별한 수익모델이 없는데 달리 마케팅 계획이 있습니까?”
장인걸은 덩치만 크지 돈이 되지 않는 ‘학교가 좋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방안에 대해 연구하라는 지시를 내린 상황이었다. 프리웨이에서 가장 서버를 많이 차지하는 것이 학교가 좋아 사이트였다. 데이터의 양도 엄청난 실정이었다.
“몇 가지 방안에 대하여 검토 중에 있습니다. 단일 수익모델이 아닌 융합모델을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의 모델로는 규모에 걸맞은 수익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원, 교보재 출판사과 연계하는 것, 학교 동창회를 통한 쇼핑몰과의 연계를 통한 일종의 공동구매, 각 게시판별로 특정 업체의 배너 등을 중점적으로 유치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키워드에 지역정보를 결합한 광고 등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하나씩 하면 크게 수익이 나지 않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작은 수익이 모여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었다.
“또한 각 게시판과 내부 광고를 통하여 고객 유치를 하도록 합시다. 사람이 모이면 그 자체로 마케팅의 대상으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프리웨이처럼 사람을 유인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장인걸은 너무나 돈돈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상 채근하지 않았다. 아직 인터넷 사업은 시작에 불과했다. 당장 수익을 낼 생각은 없었다. 지금은 수익보다 마켓셰어를 확보하는데 치중할 때였다.
장인걸은 장유현과 시간을 내서 자리를 같이 했다. 장인걸이 바쁘다보니 제대로 만나서 이야기할 시간도 없었다.
“백마기획의 음원정리가 얼추 끝나가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권세라, 이미향과 같이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물론 그 자리에는 동아리 회원들도 같이 자리하여 장인걸의 성공을 축하해 주었다. 거기서 들은 이야기였다.
“네 선후배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일이 빨리 끝났지. 그 덕분에 내가 가수금을 꽤나 넣어야 했고. 그나마 음원판매수익이 조금 들어와서 다행이다.”
“제가 말한 각종 드라마 OST확보는 어떻게 되고 있어요?”
현재 히어로기획이나 흥아 엔터도 각종 드라마의 OST 음원을 확보하려고 하고 있지만 크게 성과가 없었다. 반면 장유현은 배우이기에 아는 PD가 많았다.
“몇 개 드라마의 OST를 계약했지. 그게 쏠쏠하더구나. 기존 음원보다 거기서 소득이 나는 것 같아.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OST 음원의 1차적인 저작권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찾아보니 우리가 원곡 저작권을 가지고 있는 거야.”
“OST는 대부분 명곡을 사용하니 국내 노래라면 그럴 가능성이 높죠. 나중에 명곡을 골라 리마스터 음반을 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음반이 아닌 음원으로 내는 것도 방법이죠.”
그들은 공동관심사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다가 식사가 끝나자 만나기로 한 용건을 꺼내었다.
“지금의 경제위기는 이제 바닥을 친 것 같습니다. 아직도 쓰러지는 기업이 많지만 진정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하지만 부동산은 살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이제부터 슬슬 부동산을 사자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지금 사태가 수습되고 1~2년이 지나면 회복이 될 것 같습니다. 대부분 반값으로 폭락한 것 같습니다.”
“급매물이 쏟아지니 당연한 것이지. 네 말을 듣고 매입을 보류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융자 끼고 샀다가 폭락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부동산 가격의 절반 정도를 융자 받아 매입했는데 반값으로 폭락하면 가치가 제로가 되었다. 심지어 절반 이하가 되면 빚이 더 많아 마이너스가 되었다.
“하지만 가용한 현금의 절반 정도만 부동산에 투입하고 절반은 남겨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따로 필요합니다.”
“네가 전에 말한 IT 산업에 투자하자는 말이지. 그건 언제가 좋을까? 비상장 기업은 망하면 한 푼 건지지 못하는 것 아냐?”
“맞습니다. 그렇기에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가급적이면 신중하게 조사하여 같이 들어가죠. 그런 다음에 상장을 하고 가격이 어느 정도 오르면 정리하죠.”
“거품이 낀다는 말이구나. 그 때도 또 난리가 나는 것 아니냐? 이번처럼 그러지 않을지 걱정이다.”
“그래도 국내 자금이기에 무너져도 외환위기는 그리 크게 오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부작용은 크겠지만요. 반면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 세계적인 규모로 난리가 날 것입니다.”
“그러면 네가 하고 있는 여러 업체도 문제가 아니냐?”
“주식에서 버블이 꺼진다고 해도 기업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죠. 기업만 건실하면 아무 문제가 없죠. 실물과 주식이 따로 노는데요. 단지 주주만 가치가 낮아져 문제이지만요.”
“설마 너는?”
“맞아요. 아마도 프리웨이 관련 기업은 IT 산업 중에서 일찌감치 상장이 될 것입니다. 경영권을 위협받지 않는 수준까지 주식을 매각할 생각입니다. 그런 다음에 내실을 다지면서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고 버블이 꺼지면서 주가가 폭락하면 주식을 매집할 것입니다. 그런 식의 옥석가리기가 끝난 후에 제대로 된 IT기업이 성장할 것입니다.”
장인걸의 전망에 장유현은 공감이 되는지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장인걸이 외환위기를 말할 때 반신반의했지만 그대로 되었는데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았다.
장인걸은 청룡도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낮에 잠깐 최유림을 만나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들었는데 그 내용이 마음에 걸렸다.
‘살객 임치형이 고작 2억 원의 돈을 조건으로 맹물파 구역 자체를 내놓으라고 했다. 맹물파는 그런 조건에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라니 사전에 저들과 교감을 했다는 말이겠지. 분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본색을 드러낸 것이겠지.’ 일종의 배신이었다. 하지만 이런 것을 제재할 방도가 마땅치 않았다. 그런 제의를 광현이파에서 받아들인다면 공개적으로 병신이라는 것을 인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명륜당도 약간의 보상금을 제시한 것으로 인해 최소한의 명분은 확보한 것이기도 했다.
‘이런 일을 보니 왜 테러를 하는지 이해가 되기도 하군. 결국 힘의 논리로 밀어붙이면서 최소한의 명분까지 확보하면 쓸 수 있는 방법은 숨어서 저항하는 것밖에 방도가 없겠지. 결국 너 죽고 나 죽자고 달려드는 것 밖에 방법이 없겠지.’ 광현이파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였다. 자신이 나서서 편을 들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살객 임치형은 우선출이를 제거한 나를 색출하고자 지금도 별짓을 다한다고 하는데 이대로 둘 수는 없지. 더구나 맹물 송상천이 우선출과 제법 친한 편으로 이번 일을 기회로 배신을 한 것이니 그냥 둘 수는 없겠지. 나의 안위를 위협하는 자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 그냥 두면 내 턱밑까지 달려들 것이다.’ 장인걸은 자신이 정당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절대 악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자신의 정체를 알려고 하는 자체가 자신에 대한 적대적인 행위였다. 뭔가 수작을 부리거나 제거하기 위해 정체를 파악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스스로 그런 식으로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시키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손을 봐주도록 한다. 장충동 집으로 가서 살객을 처리하자.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도록 나 혼자 하자.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마태욱의 말대로 나중에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이런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다.’ 당장은 민지훈이나 마태욱이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지지를 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약점이 될 것 같았다. 막연히 그럴 수도 있다, 그랬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과 확실하게 확인한 것은 차이가 컸다.
장인걸은 집에서 장충동까지 가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차를 타고 가기로 했다. 굳이 집 앞까지 갈 필요가 없이 인근으로 가면 되는 문제였다.
장인걸은 훈련을 간다는 명목으로 차를 끌고 나왔다. 그렇게 나가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기에 주변을 둘러봐도 따라오는 사람이 없었다. 훈련할 때 꼭 한 장소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기분에 따라 가는 주차장을 바꾸기도 했다.
차의 방향을 돌려서 장충동 방향으로 향했다. 대략 10여 분 정도 간 다음에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우고 차안에서 5분여를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혹시라도 따라온 자가 있는지 살폈다.
그러면서 준비한 도구를 착용했다. 일단 정보를 드러내지 않아야 했기에 간단히 역용의 원리를 이용하여 얼굴의 형태를 변형하고 옷을 끼워 입어 체격이 뚱뚱하게 보이도록 했다. 여름이지만 공력을 이용하면 땀이 흐르는 것도 조절할 수 있었다.
그런 다음에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장갑까지 착용했다. 모발이나 혈액을 흘릴 수도 있고 지문을 남길 수도 있기에 그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몰래 침투하여 수혈을 제압하고 내공을 흩어버리자. 물론 마혈도 제압하여 거동이 불편하게 만들자. 당분간은 움직이지 못하게 인대로 비틀어 거동을 못하게 만들자. 시간이 지나면 마혈은 해제가 되겠지만 당장 몸에 이상이 발생한 상황에서 무리한 행동을 하지 못하겠지. 그렇게 했는데도 자중하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겠지.’ 장인걸은 적당히 조절을 하여 어렴풋하게나마 누군가 손을 쓴 것을 알게 만들 계획이었다. 살객 정도라면 우선출을 제거한 자가 손을 썼다는 사실을 유추할 것이고 그러면 은퇴하거나 알아서 처신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럼에도 다른 자들을 이용하여 계속 적대적인 행위를 한다면 추가적인 조치가 두렵지 않다는 것이니 확실하게 두려운 일이 무엇인지 가르쳐 주면 되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자신이 민지훈이나 마태욱을 가까이 하면서 그들의 생각에 너무 물들었다 느꼈다.
한동안 자리에 있다가 기감을 확장하여 주변의 움직임을 살핀 후에 지도로 확인한 살객의 집을 향해 이동했다. 살객은 보통 저녁 늦게 까지 밖에 있지만 어지간하면 밤 12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새벽 1시인 지금은 집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간 격공장이나 허공섭물을 꾸준히 연습하여 원격으로 기혈을 제압하는 능력이 제법 상승했다. 자고 있는 자들이라면 반경 10장, 대략 30m 이내에서는 경혈을 제압할 수가 있다.’ 장인걸은 대략 5분 정도를 파쿠르를 하듯이 빠르게 이동을 하여 살객의 옆집 저택에 침투하여 기감을 확장했다. 기감을 통하여 살객이 집에 있는지, 그 위치가 어디인지, 다른 사람은 얼마나 있는지 확인을 한 다음에 담을 넘어서 들어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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