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78
그런 다음에 경비실로 가서 졸고 있던 경비원의 수혈을 제압했다. 두 사람 모두 그냥 잠이 들었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대문 옆의 경비초소에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집안에 들어가 있었다. 1층에 건장한 자가 네 명이 더 있는 것이 그들은 일종의 교대를 하는 자이거나 대기조로 보였다.
2층으로 올라가 시건장치가 열린 창문을 통하여 집안으로 들어갔다. 1층은 모조리 방범창으로 막혀있고 시건장치가 잠겨 있지만 2층은 방범창이 없이 절반가량의 창문이 열려 있었다. 거기까지 침투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방심한 것 같았다. 그 중에 2층 응접실로 보이는 창문을 통해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 다음 누군가 다녀간 흔적이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 신발을 벗었다. 바닥에 신발자국이 있으면 외부인이 침입하여 작업한 사실을 알 것 같았다. 사전에 두터운 양말을 두 켤레나 신었기에 움직이는데 지장은 없었다.
장인걸은 일단 2층에 있는 사람 여섯 명을 모두 다 수혈을 제압하여 한동안 깨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살객의 자녀로 보이는 학생 셋과 고용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셋이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서 재차 제대로 제압되었는지 확인까지 했다.
2층을 정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런 다음에 내부 계단에서 멈춰 서서 아래층에 있는 사람을 살폈다. 그러자 1층에 살객 임치형과 아내로 보이는 부부가 보였고 한쪽에 방 두 개를 젊은 사람 넷이 사용하고 있었다.
장인걸은 젊은 사람이 자고 있는 방 앞으로 가서 한 사람씩 제압을 해나갔다. 다 제압을 하고 슬쩍 방문을 돌려 보자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서 재차 확인을 했다. 혹시라도 실수하여 제압이 되지 않았다면 번거로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방 두 개를 다 살펴 확실히 제압한 것을 확인한 다음에 조용히 나와서 살객 부부가 자고 있는 곳으로 조용히 접근하여 방문 앞에서 방안의 기척을 살폈다.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장인걸은 우선 옆에 있는 여자부터 제압을 했다. 허공섭물의 기운을 사용하여 제압을 해도 살객이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았다. 여자를 제압한 후에 장인걸은 기운을 펼쳐 살객의 몸을 옥죈 상태에서 혈도를 제압했다. 기에 민감한 사람이니 혈도를 제압하려 하면 이상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역시 기운을 투사하여 옥죄자 정신을 차리려는 것 같았다. 그런 기미를 느끼자 바로 수혈에 강한 기운을 보냈고 그러자 충격을 받고 제압이 되었다. 장인걸은 언제 깨어날지 모르기에 빨리 처리하려고 문을 슬쩍 돌렸는데 역시 잠근 상태였다.
손잡이 뭉치에 기운을 투사하여 충격을 주자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의 시건장치가 해제되었고 손잡이가 돌아갔다. 장인걸은 조용히 안으로 들어갔다.
전에 봤던 살객이 확실했다. 가까이서 보니 대략 소주천을 이루기 직전의 상황으로 보였다. 하지만 공력의 양은 대주천을 해도 될 정도로 많았다. 몸에 좋다는 것은 엄청나게 먹은 것 같았다. 지금도 집안에서 한약냄새가 나고 있었다.
장인걸은 조심스럽게 다가가서 몸 곳곳의 혈을 제압했다. 단전에 있는 기운을 제거하는 것은 그냥 단전에 충격을 가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하면 그 충격으로 인해 각혈이 발생할 수가 있고 몸이 많이 상했다.
‘내공을 폐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단전이 깨지면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사전에 조치를 취해 일단 부작용이 없도록 할 필요가 있다.’ 단전과 연결이 된 혈도를 모두 제압한 후에 단전(기해혈)을 강하게 가격했다. 단전에 모인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러자 살객이 통증에 입을 크게 벌렸지만 사전에 마혈과 아혈이 제압을 당한 상황이라 소리를 지르지는 못했다.
장인걸은 살객이 정신이 들기 전에 재차 뇌호혈에 충격을 가해 확실히 기절시켰다. 그런 다음에 사지 근맥 중에 양손의 인대를 압박하여 뒤틀리게 했다. 아예 끊어 확실한 불구로 만들까 했지만 탈구를 시키는 정도만 작업했다. 평생을 손을 쓰지 못하는 것은 본인도 괴롭지만 주변 사람도 괴로운 일이었다.
이 정도 손상이라면 외과적인 조치만 잘 취한다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이 될 것 같았다.
‘이 정도만 하자. 만일에 물러나지 않고 계속 욕심을 부린다면 그 때에는 뇌호혈을 제압하여 아예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만들자. 그렇게 하기 위해 일단 내 기운을 몸 안에 남겨 두는 것도 방법이지. 멀리서 터트리면 끝이지. 그러면 백치가 된다.’ 살객의 몸 안에 기운을 남기면 대략 한 달 정도는 흩어지지 않고 남아 있을 것 같았다. 그 기간 안이라면 꽤나 먼 거리, 200m 정도의 거리에서도 기운을 움직여서 몸을 해칠 수가 있었다. 굳이 이번처럼 어렵게 침투를 하지 않고도 작업이 가능했다.
장인걸은 재차 여기저기 혈도를 만져 몸 안의 기운을 엉키게 만들었다. 억지로 거동을 하려면 하겠지만 제대로 걷는 것도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 그냥 정양을 하면 일주일 정도 지나면 엉킨 기운이 저절로 풀려 일반인의 몸 상태가 될 것이지만 훼손이 된 인대로 인해 팔은 회복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물론 탈구를 치료하고 적당히 치료를 하면 큰 후유증이 남지 않을 것이지만 한두 달은 밥을 먹기도 힘들 것이다.’ 죽이거나 완전히 불구로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했다. 스스로 물러나게 만들면 되었다. 가장 깨끗한 것이 죽이는 것이고 그 다음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지만 스스로 납득을 하는 수준에서는 그 정도가 최선이었다.
장인걸은 제대로 작업이 되었는지 다시 점검을 하고 방안에서 물러나왔고 2층으로 가서 신발을 신고 흔적을 없앤 후에 왔던 창문을 통해서 밖으로 나왔다.
전문 감식반이라면 몰라도 육안으로 검사해서는 누군가 침투한 것을 알기 어려울 것 같았다. 누군가 침투했다고 짐작하는 것과 침투한 흔적이 남는 것은 엄연히 달랐다. 미지의 적에 대한 두려움을 주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좋았다. ‘처리하는데 대략 30분 정도 걸렸군.’ 장인걸은 차에 당도하여 시간을 확인하면서 그 정도 흐른 것을 알았다. 복장을 원상태로 돌린 후에 바로 집에 갈까 하다가 그냥 평상시 운동하던 곳으로 갔다. 그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더라도 자연스러울 것 같았다.
더구나 습격사건을 처리할 때나 우선출을 정리할 때보다 더욱 긴장을 했기에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렇게 하는 것은 달리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
장인걸은 차를 몰아서 한강의 둔치로 가서 주차를 하고 다른 때와 달리 간단히 얼굴만 가리고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다. 몸에 납조끼를 걸치지 않았기에 몸이 가뿐했다.
장인걸은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고 조용히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았다. 소식이 알려지기도 전에 상황을 알아보려고 하다가 의심만 키울 수도 있었다.
“명륜당의 살객 임치형이 쓰러졌다고 합니다.”
장인걸이 일을 저지르고 이틀이 지난 후에 마태욱이 그런 정보를 접하고 이야기를 전했다. 이틀만에 알았는데 그 정도면 정보 획득이 너무 느린 것인지 빠른 것인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마태욱은 상당히 많은 정보를 획득한 것 같았다. 장인걸은 궁금한 표정을 지으면서 마태욱이 알고 있는 내용을 확인했다. 확실한 정보를 들은 것이 아니라 단편적인 내용을 토대로 대부분 추정을 하는 것이지만 상당히 사실에 근접해 있었다. 겉으로 드러난 증상을 근거로 외부인의 행위로 판단하고 있었다.
“현재 한강병원에 입원을 한 상태인데 아직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이라고 합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누군가 침입하여 몸을 망가뜨린 것 같다고 합니다.”
“어디서 발견이 되었는데요?”
“집안에서 어제 아침에 발견했다고 합니다. 부인이 일어나서 살펴보니 팔이 뒤틀려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상황이 되려면 누군가 억지로 팔을 비틀어야 일어나는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집안으로 침입한 흔적이 없어 한쪽에서는 주화입마에 든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말도 있습니다. 공력을 늘린다고 이것저것 주워 먹다가 탈이 났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 일이 터졌다면 철저히 정보를 통제해야 하지만 그런 작업을 하지 못하고 외부에 드러나고 만 것 같았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됩니까?”
“죽지는 않을 것이지만 정상적인 활동은 못할 것이니 자동으로 은퇴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더구나 그동안 워낙 모질게 살아온 사람이라 어떻게 될지 모르죠. 심지어 명륜당 내부에서도 벼르고 있는 사람이 꽤나 많았다고 합니다.”
“파레스 호텔 건은 어떻게 될 것 같아요?”
“살객이 저런 지경이니 흐지부지 되겠죠. 맹물만 물먹는 상황이 벌어지겠군요. 저쪽 믿고 줄을 바꿔 탔는데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회장님 성격에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고요. 회장님이 가만히 두지 않더라도 다른 간부들이 나서서 정리하겠죠.”
외곽조직은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지만 적에게 동조하여 구역을 가지고 투항하려고 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도망치지 않는다면 꼼짝없이 잡혀서 강제로 은퇴식을 당할 상황이었다. 죽지 않으면 다행인 상황이었다.
“일단 그 소식을 듣고 맹물파 대부분이 잠적을 했다는데 그 구역은 천광상사에서 직접 관장할 것 같습니다.”
장인걸은 맹물 송상천까지 정리할까 하다가 굳이 그런 일까지 직접 할 필요가 없어 보여 그냥 두었는데 알아서 도망을 쳤으니 저절로 정리가 될 것 같았다.
“이렇게 되면 명륜당이 흔들리지 않을까요?”
“살객이 없다고 해도 조직의 규모가 워낙 크니 누구도 쉽게 달려들지 못할 것입니다. 주먹이 살객만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단지 다음 보스가 되기 위해 이합집산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런데 주화입마일까요, 아니면 누군가 침입해서 그렇게 했을까요?”
마태욱이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장인걸에게 물었다. 그런 질문에 장인걸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민지훈이나 마태욱은 뭔가 짐작을 하고 있는 것도 같았다. 그럼에도 장인걸에게 직접 묻지는 않고 있었다.
안광현 회장은 살객 임치형이 난데없이 쓰러졌다는 사실을 보고받자 발병인지 외부인의 소행인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아직 정확한 진상마저 파악이 되지 않았다. 최대한 정보를 모았지만 여전히 소문만 무성했다.
“민 사장의 생각에 멀쩡한 사람이 하루아침에 쓰러질 수가 있다고 보는가? 운동의 부작용으로 말일세.”
“저도 운동을 해서 아는데 그런 정도가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도 궁금하여 알아보다가 우연히 거기 있는 사람에게 들었는데 누군가 집에 들어와서 일부러 팔을 비틀어야 가능한 형상이었다고 합니다.”
“설마?”
“저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경호를 하는 애들이 여섯이나 집에 있었는데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을 보면 보통의 일은 아니죠. 하지만 굳이 그런 사실을 들출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거야 당연한 일이지. 그래서 민 사장을 보자고 한 것일세. 그보다 맹물이란 놈이 잠적을 했는데 우리만 들어가는 것은 그렇고 민 사장과 같이 갔으면 하는데.”
“그렇게 하죠. 거기를 그냥 두면 귀찮은 애들이 설칠 것도 같고요. 마태욱 실장 정도면 거기 정도는 감당할 것 같습니다.”
“갸가 실력이 많이 늘었다면서?”
“제법 강해졌습니다. 장인걸 사장하고 대련을 하면서 조금 배운 덕분에 보통의 수준은 벗어난 것 같습니다. 먹고 살기 어렵다보니 갑자기 할 일 없는 애들이 늘어나서 걱정이었는데 일거리가 생기니 다행입니다.”
“일단 민사장이 옆이니 적당히 수습해 봐. 정 어려우면 우리도 힘을 보탤 것이니.”
안광현 회장은 직할구역으로 만들지 않고 민지훈에게 맡기기로 했다. 민지훈도 자신이 맡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반응을 했다. 그 이면에는 맹물파에 대한 권리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민지훈이나 마태욱은 대신 관리하는 것에 불과했다.
“파레스 호텔은 어떻게 합니까?”
“일단 어떻게 할지 지켜보고 정리를 하세. 이런 상황에서 개념 없이 허튼 수작을 하면 그에 따른 응징을 해야지. 몫은 나중에 적절하게 분배를 하도록 할 것일세.”
“우리야 크게 관심이 없지만 안에 있으니 문제여서요.”
민지훈은 욕심낼 상황이 아니지만 확인을 했다. 행한 사람이야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귀찮은 것이 싫어서 한 것이지만 그 결실마저 독차지하는 것은 룰이 아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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