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84
프리웨이의 최대주주는 히어로기획으로 51%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고 장인걸도 24%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실질적으로 장인걸이 75%의 지분을 소유한 상황이었다.
“유상 증자만 해도 45억 원인데 부담할 수가 있습니까?”
“가능합니다. 실권주도 처리가 가능합니다.”
장인걸이 가수활동으로 벌어들인 돈도 많지만 몰리브덴의 수출로 자금의 숨통이 트인 상황이었다. 긴급한 자금만 해결하면 여유자금이 생기는 대로 부동산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그보다 우리의 특허를 무단으로 도용하는 문제는 어떻게 대처할 것입니까? 모든 사이트가 그냥 복제를 하는데.”
특허를 출원한 상황이지만 무조건 베끼는 것이 만연한 상태였다. 프리웨이에서 적용한 기법이 며칠이 지나지 않아 다른 홈페이지에 사용이 되는 실정이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차이가 많습니다. 겉모습만 베끼는 정도이지 편의성은 제대로 구현한 것은 아닙니다. 더구나 하드웨어가 받쳐주지 않아 에러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포털을 지향하는 통신사마저 블로그를 베꼈다가 먹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져 우리에게 항의까지 하기도 했습니다. 무단으로 베껴놓고 우리한테 책임지라니 할 말이 없었습니다.”
“여전히 저작권법이나 특허법의 개정도 미적지근하고 법이 있어도 단속을 하지 않으니, 참.”
고발을 하기도 하지만 일선 경찰이나 검찰의 인식이 바뀌지 않아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시간만 끌다가 증거불충분, 무혐의처리를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니 특허 침해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프로그램 소스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보다 몇몇 통신사에서 데이터 종량제를 하자는 의견을 개진하는데 어떻게 대응합니까?”
양지원 본부장이 인터넷 종량제 문제를 언급했다. 지금은 회선사용료 방식으로 데이터 무제한 송수신이 가능했지만 전면적인 종량제는 불가능할지라도 헤비유저에 대한 부분적인 종량제라도 시행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었다.
“우리가 우리 발등을 찍을 이유는 없습니다. 절대로 어떤 답변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 인터넷 종량제가 실시되면 완전히 망하자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 통신이 전화비 폭탄으로 활성화가 되지 못했는데 그런 상황에 직면할 수 있었다. 인터넷 사용이 급감하고 그러면 가장 선두에 서 있는 프리웨이는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명석대학교 전산센터 입찰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염가로 해주려고 하더라도 실적이 별로 없기에 입찰을 통해야 가능했다. 그래서 폴라텍스트가 장비를, 프리웨이가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프로젝트 팀을 결성하여 입찰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자 시간이 없다고 일정을 미루던 천명SDI도 입찰에 참여한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가 그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서버 보안이 허술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지만 해외 장비가 더 백도어가 많다는 이야기를 하여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려고 합니다.”
“원가에 해주려고 하는데 그들이 우리보다 더 싸게 낙찰을 받아간다면 대학교에 좋은 일이니 최선의 가격만 써내면 됩니다. 저들이 계속 저가입찰을 한다면 그만큼 적자를 볼 것이고.”
장인걸은 손해도, 그렇다고 폭리도 취할 생각이 없기에 그 정도의 지침만 내렸다.
장인걸은 몇 달 만에 연락을 해온 청와대 박민수 비서실장의 전화를 받고 두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일종의 IT산업 관련하여 정책자문을 하게 되었다.
“경제수석실 산하의 중소기업담당비서관 차준영입니다.”
“정보통신정책담당비서관 윤지성입니다.”
그들은 현재 벤처기업활성화정책, IT산업육성정책 전반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라고 소개를 했다.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IT산업 전반에 걸쳐 지원을 하려고 하지만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없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IT산업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어려움을 처한 한국경제를 되살릴 돌파구라 생각하고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나 각 부처, 현장에서는 지금의 정책이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이라고 질타를 하고 있습니다.”
“박민수 실장님이 현재 진행되는 각종 정책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한 번 장인걸 프리웨이 대표를 만나 현안에 대해 자문을 구해보라고 권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현재 인터넷 관련하여 사실상 가장 선두에 서 있고 대부분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두 사람이 칭찬을 하면서 찾아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프리웨이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자신이 10여년 후 미래까지 살다가 회귀한 것을 말할 수가 없어 적당히 둘러댈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는 프리웨이처럼 해서는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처음이라는 프리미엄이 존재했고 선두에 있기에 복합적인 서비스 전략이 먹혔지만 앞으로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프리웨이는 아홉 가지 분야, 혹은 그 이상의 회사로 분사를 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가 되고 말 것입니다.”
“아홉 가지 분야라면?”
“검색, 이메일, 뉴스를 아우르는 포털, 게임을 유통하는 프리게임,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인 프리마켓, 온라인 쇼핑몰인 프리스토어, 소설과 웹툰, 전자서적의 유통을 담당하는 프리스토리, 음원을 판매하는 프리뮤직, 각종 동영상이나 콘텐츠를 취급하는 프리튜브, 취미나 사교, 그런 개인홈페이지의 총합인 프리소셜, 여기에 온라인쇼핑과 유료화를 뒷받침 해주는 전자결제시스템인 프리페이로 분리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면서 장인걸은 통틀어서 IT산업이라고 하지만 분류할 수 있고 각 분야마다 특성이 있음을 설명했다. 이런 것은 미국에서 로한나 기술연구소의 보고서를 봤기에 더 명확하게 설명이 가능했다.
“그렇다면 IT 산업에서 프리웨이는 성공한 사업모델로 적당하지 않다는 말씀입니까?”
“당연합니다. 프리웨이처럼 하려고 하면 시작하는 기업 모두가 망할 것입니다. 프리웨이는 IT산업에서 독점재벌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미 1천만 회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1천만 명은 IT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다 가입한 숫자로 봅니다. 그렇기에 프리웨이는 한국의 IT 시장 전체나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발전적인 해체를 통해 다른 사이트와 경쟁을 해야 합니다. 이대로 해서는 프리웨이도 한국의 다른 IT산업도 망하게 됩니다. 당분간 다른 사이트는 프리웨이와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창업하는 IT업체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전문분야를 정하고 프리웨이에서 분사한 회사와 경쟁하여 승리해야 합니다. 프리웨이는 IT 산업 전체의 시장을 형성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고 그 안에서 경쟁해야지 동일한 시스템을 하나 더 형성하려는 것은 낭비이죠.”
장인걸은 프리웨이를 발전적으로 해체하여 독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하고 그 일례로 프리마켓의 오픈을 이야기했다.
여기에는 프리스토어나 프리뮤직, 프리스토리가 입점해 있는 상황이지만 한편으로 다른 온라인 쇼핑몰도 50여 개가 입점해 있었다. 여기서 200만 명에 달하는 프리페이 회원을 상대로 각종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었다.
장인걸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창업 자금부터 시작하여 각종 제세공과금의 혜택, 거기에 관련 법규의 정비 등 다양했다.
“그렇다면 프리웨이를 분사하여 해체를 한다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독점적인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기에 여전히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윤지성도 현재 당면한 문제가 무엇인지 깨달은 것 같았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시간이 흘러 산업이 성장하면 불공정경쟁이나 독점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었다. 법적으로는 규제가 쉽지 않지만 여론을 움직여서 공격할 수 있었다.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공정경쟁이라는 면에서 보면 다릅니다. 분사한 회사들끼리 담합을 하거나 그들끼리 시장, 편의성을 독점적으로 제공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흔히 불공정 관행인 끼워 팔기나 자회사에 유리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에 프리페이 서비스를 원하는 인터넷 기업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물론 일정한 자격을 갖춰야 하지만요. 결제서비스를 다른 업체에 공개하는 것은 시장을 개방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현재 200만 명에 달하는 프리웨이 프리미엄 회원, 프리페이의 회원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모든 유료서비스나 쇼핑몰 사이트는 프리페이의 회원에게 간단한 가맹계약만으로 접근할 수가 있게 되었다.
장인걸은 프리웨이가 가진 독점적인 지위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고 이후에 그런 지위를 남용하지 않을 방안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이후에 진행될 벤처 기업의 지원이 어떻게 되어야 할지 방향을 정하기 위해서였다.
“올 연말까지 4개 회사를 분사하고 내년 상반기에 4개 회사를 분사할 것입니다. 수익성이 좋아지고 상장 조건이 되는대로 상장할 계획입니다.”
사실 이렇게 자세히 설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후에 상장을 하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프리웨이의 독점 문제가 부각이 되는 상황에서 코스닥 상장은 하나의 해결방안이 될 수 있었다.
아울러 사전에 독점이나 불공정 문제를 제거하여 정부의 불필요한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금산분리 문제를 적용하여 프리페이를 완전히 분할하려는 의도를 봉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분사를 단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면 정부도 IT 분야를 나누어서 지원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분야를 정하고 균형 있게 지원을 해 나가야 합니다. 여기에 하드웨어 분야를 추가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폴라텍스트 같은 서버를 비롯한 네트워크 장비회사나 시스템 전문회사, 무선통신 관련 회사. 컴퓨터 및 인터넷 관련 주변기기 회사 등에 대하여도 언급을 했다.
“이건 제가 미국 시장에 진출할까 고려하면서 스탠포드 대학의 로한나 기술연구소에 연구를 의뢰하여 받은 보고서와 기초자료입니다. 회사의 기밀일 수도 있지만 정책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장인걸은 로한나 기술연구소에 제출한 보고서와 자료의 사본을 두 사람에게 전달했다. 이런 자료를 두 사람에게 넘기면 관련자 전원에게 유포가 될 것이지만 단행하기로 했다.
‘이걸 보면 다들 내가 가려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재벌그룹, 특히 천명그룹도 이를 참조할 것이다. 결국은 내가 만든 구도 속에서 경쟁을 하게 된다.’ 장인걸은 천명그룹에 자료를 넘겨 그들의 움직임을 원하는 방향으로 컨트롤 하려고 공개했다. 박민수 실장에게 전화를 받은 직후에 그런 결심을 했다.
장인걸은 꽤나 현금을 모은 것 같은데 뭔가 하나 투자하고 나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앞으로 지출해야 할 것을 계산하면 빠듯한 상황에 직면했다.
‘사람의 욕심 때문이지. 그냥 지금 가진 것만 잘 운영해도 문제가 아닌데 더 욕심을 부리니 이런 상황에 직면한다. 당분간 자금사정이 여유롭지 않을 것 같아.’ 장인걸은 프리웨이의 증자를 하면서 그동안 콘서트에 해변의 공연을 하면서 모았던 대부분의 돈을 다 소진하고 말았다. 히어로기획과 장인걸이 5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납입해야 할 상황이었다. 아직은 통장에 있지만 절차가 마무리되면 바로 납입해야 하기에 손을 댈 수가 없었다.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하여 나중에 폭등할 때 대박을 내려고 했는데 그것은 물 건너 간 것이나 마찬가지이군.’ 장인걸은 회귀한 후에 가졌던 졸부의 꿈을 사실상 포기하고 여러 가지 사업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기보다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운이 좋아 노래를 하고 그것으로 자금을 모았고 다시 프리웨이를 창업하고 백제화학을 인수한 것은 천운이었다. 거기에 폴라텍스트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그냥 놔두었다면 몰리브덴광산의 개발도 앞으로 2년 후에야 이루어졌을 것인데.’ 자신이 개입하여 모두가 다 좋아진 것 같았다. 그러다가 최유림에 대한 생각이 미쳤다. 그가 관리하는 비자금이 나름대로 도움이 된 면도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애를 가져 혼인신고를 하게 된 것이 떠올랐다. 회귀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을지, 아니면 없었는지 궁금했다. 있었다면 그 부인은 정말 힘든 세월을 보냈을지도 몰랐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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