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85
‘지금 수도 없이 많은 기회가 널려있다. 그것을 다 잡으려고 하지 말고 내게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성공을 시키자. 조급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하자.’ 장인걸은 재무관련 서류를 놓고 앞으로의 자금운영에 대하여 고심했다. 그나마 몰리브덴 광산에서 현금이 나올 구멍이 있기에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자금경색은 해소되고 투자할 기회가 생길 것 같았다.
‘내년 초면 현금이 모일 것도 같군. 그 기간 동안 내실을 다지는데 최선을 다해야겠군. 당장은 아시안게임이 있으니 물리적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도 어정쩡하니.’ 장인걸은 그동안 그간 미처 하지 못했던 것들을 챙기기로 했다. 새로 일을 만들기에는 돈도 없고 시간도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 믿고 맡길만한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데 그런 사람이 없어. 안정만 이사가 본부장을 맡으면서 관리를 하지만 전적으로 믿을 정도는 아니고. 그렇다고 경리파트의 임식현 차장을 믿기에는 위험할 것 같고. 민수길 사장은 전형적인 쇼 비즈니스에 특화된 사람이니 다른 기업을 맡기는 것도 쉽지 않고.’ 자신의 분신처럼 대리인처럼 일을 해줄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도 그럴 사람이 없었다. 자신이 부재 시에 회사를 총괄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지만 그럴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가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오면 각 회사마다 일이 밀려 있었다. 그것만 해결하는데 열흘 가까이 정신없이 보내야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열흘 조금 넘게 다녀오고 난 후에 ‘한여름 해변 축제’를 하면서도 해야 할 일이 많아 현지에 사장들이 와서 보고를 하기도 했다.
‘당분간 민수길 사장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할 것 같군. 그래도 가장 융통성이 있으면서도 믿음이 가니. 그러면서 경리파트인 임식현 차장을 통제하여 자금을 집행하게 하고. 프리웨이는 안정만 본부장과 양지원 본부장에게 관련 분야를 맡기는 방향으로 해야겠군. 백제화학은 박시운 사장에게, 광산과 제련은 유청림 사장에게 맡기도록 하자. 다들 맡긴 일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니.’ 그러다가 원경희에 대하여 생각을 하자 아득한 생각이 들었다. 미련을 버렸지만 아득했다. 그러면서 대신 만나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자 회귀한 후에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복잡한 상황을 만든 것 같아 한편으로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36. 두 여인-그들의 사생활
장인걸은 집에 일찍 들어왔다가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고 말았다. 여전히 만나고 있던 두 여자 친구가 연락도 없이 약간의 시간을 두고 방문했다.
다행이라면 먼저 당도한 권세라가 자신의 용건을 말하는 중이라서 민망한 일은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세 명이 동시에 장인걸이 집무실로 사용하는 곳에서 마주하게 되었다.
“이렇게 만났으니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이야기 하자.”
음료수를 놓고 가정부가 나가자 권세라가 말문을 먼저 열었다. 그간 서로 알면서도 모르는 척 지내온 상황이었다. 물론 둘이 이야기를 한 적은 있지만 셋이 같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물론 강진경과 권세라가 잘 아는 사이이기에 따로 만나기도 하는 것을 알지만 3자 대면은 거의 없었다. 있다면 대부분 다른 사람도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갑자기 무슨 이야기를 하자는 건데?”
강진경은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반문을 했고 걱정스런 얼굴로 바라보던 장인걸은 그것이 일종의 연기라는 것을 표정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우리들 이야기, 언제까지 이렇게 지낼 수는 없잖아? 너나 나나 이렇게 여기를 들락거리면서 지내는 것도 모양이 그렇고.”
권세라가 직설적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푸하하, 뭔가 했네. 비밀스럽게 뭔가 하자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뭘 이야기 하자고? 지금까지 다 잘 지냈잖아? 그런데 달라질게 있어? 따로따로 만나지 말고 셋이 한꺼번에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강진경이 그냥 웃으면서 그렇게 장난스럽게 말을 했다. 장인걸은 강진경의 말에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너무나 노골적인 이야기를 하니 난감하기도 했다.
“같이 모여서 주말에 여행을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서로 내외할 것도 없잖아. 당장 너나 나나 쟤를 정리할 상황도 아니잖아. 며칠만 만나지 않으면 그립고 불안하고. 그러면서도 인걸이가 하도 짐승 같아서 혼자 만나는 것은 버겁지 않아?”
강진경의 말에 장인걸은 민망하여 고개를 돌렸고 권세라는 그냥 한숨만 내쉬었다. 맞는 이야기이지만 그것을 셋이 있는 자리에서 언급하니 민망했다.
“세라, 너는 저번에 나한테 그렇게 말하더니 여기서는 내숭이야? 인걸이 너도 적당히 우리 둘 다 만날 생각이면서. 이 문제는 우리 졸업할 때까지 덮어 두는 것이 좋지 않아? 그렇지 않다면 셋이 같이 어울리면서 시간에 맡기던지.”
강진경이 문제될 것 없다는 태도로 말을 했다. 그러면서도 둘 다 장인걸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두 사람의 시선이 모이자 당황스러웠다. 뭔가 답을 하라고 압박하고 있었다.
“네 생각은 어때? 너도 여기서 터놓고 말해봐? 나한테 했던 말이 있지만 진경이한테도 했던 말이 있을 것이니.”
조금 얌전한 성향인 권세라마저 대놓고 장인걸의 의견을 물었다. 두 사람에게 따로 언급을 한 것은 있지만 그것은 당사자 사이의 일만 언급했었다.
“무책임한 말이라고 욕해도 좋지만 솔직하게 말할게. 두 사람에게 한 이야기는 똑같아. 나는 고작 우리나라 나이로 스물한 살이야. 둘은 나보다 한 살 많아 스물둘이고.”
장인걸은 그렇게 말을 하다가 잠시 끊었다. 이미 무슨 말을 할지 둘 다 짐작을 하는 것 같았다.
“너희랑 만나는 것이 좋아. 그래서 그냥 이대로 당분간 만났으면 해. 만나는 사람이 하나가 아닌 둘이라 더 좋은 면도 있고. 이건 대놓고 말하기 그렇지만 내가 조금 체력이 좋은 편이라서 만날 때 부담스럽게 해도 여유가 생기기도 하고.”
장인걸의 솔직한 말에 강진경은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고 권세라는 민망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 것만 봐도 둘의 성향이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장인걸은 만날 때마다 두 여자가 자신을 버거워 하는 것은 느끼고 있었다. 만일에 자신이 자주 불러냈다면 힘들다고 도망을 쳤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장인걸이 바쁘고 둘이나 되기에 큰 문제가 없이 만날 수가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이번 주말에 같이 어디로 놀러가자. 가은산 어때? 거기에 집이 있다면서?”
권세라는 양포군 출신이었다. 그렇기에 중학교까지는 양포군에서 나왔지만 고등학교는 인근의 도시에서 나온 후에 서울의 명석대학에 진학했다. 양포 가은산 인근의 마을에 외조부모가 살았는데 몇 년 전에 두 분 모두 돌아가셨고 재산 상속을 할 때 어머니 몫으로 받은 것이 살던 집이었다.
그것을 나중에 또다시 상속을 하지 않기 위해 아예 권세라 명의로 돌려주었다. 외가에서 온 재산이라면서 딸에게 주었다.
“더구나 옆집에 민박을 하라고 빌려주고 있다면서?”
“나야 문제가 아니지만 주말에 인걸이가 시간이 날지?”
장인걸은 시간을 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셋이 같이 가는 여행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선뜻 결정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피하는 것도 우습다는 생각이 들어 결국 같이 놀러 가기로 했다. 여름휴가도 같이 가지 못한 상황이니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파레스 호텔이 오픈했다. 다음날 파레스 클럽이라는 나이트클럽이 오픈하자 장인걸도 개업축하 이벤트에 참석했다. 물론 일반 손님이 아닌 초청공연을 하는 가수로 자리했다.
이런 클럽의 초청은 그동안 미성년자라는 명목으로 거절을 했지만 이제 만 20살의 생일도 지났고 방문하여 살펴보고 싶어서 마태욱에게 초청하도록 했다.
공연 시각보다 30여 분 일찍 당도하여 마태욱을 만났다.
“우리 파레스 클럽은 국내에서 가장 규모가 큰 클럽으로 입장객만 2천여 명이 가능하고 스테이지도 무려 5백 명을 수용할 수 있고 200명 규모의 스테이지가 양 옆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최첨단의 음향설비와 조명을 갖추고 있습니다.”
마태욱이 옆에서 설명을 해주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가수이기에 그런 대접이 그리 이상하지 않았지만 마태욱은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클럽 내부를 보여 주었다.
“청정 시스템이라 붙여진 범죄예방 시스템을 가동 중입니다. 약물, 성폭행과 성추행, 폭행, 음주폭행, 소매치기 및 절도 등의 범죄를 24시간 감시할 것입니다.”
목소리를 낮추어서 그렇게 설명을 했다. 장인걸은 마태욱이 맹물파 구역과 클럽의 책임자가 된다고 하자 불법변태영업을 근절하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 모니터링이라는 명분으로 불법감시 및 불법촬영이라는 더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손님이 클럽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누구도 감시에서 벗어날 수가 없도록 촘촘히 감시카메라를 장착했다. 심지어 조명 때문에 촬영이 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적외선카메라, 자외선카메라까지 설치를 했고 음성 녹음을 위해 벽과 바닥에 수도 없이 많은 마이크도 장착했다.
“사생활침해는 더 큰 범죄의 소지가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문제가 되지 않으면 모니터링도 하지 말고 봉인해야 합니다. 그것이 문제의 소지를 없앨 것입니다. 아울러 문제가 있는 고객은 단호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들을 껴안고 가려고 하면 사고가 날 것입니다. 흔히 재벌이나 유력자라고 하는 자들의 피붙이가 말썽을 부릴 것인데 언론을 적당히 이용하는 방식을 적절하게 사용하십시오.”
“무슨 의미인지 알겠습니다. 그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클럽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방법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겉으로는 장인걸에게 아무런 권리가 없지만 일정 지분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방치할 수는 없었다. 적당히 둘러본 다음에 클럽 뒤에 있는 조그마한 골방에 도착했다.
“직원 대기실을 크게 하다 보니 사무실을 축소했습니다. 대신에 호텔 옆에 있는 3층 건물을 아예 매입하여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회계부터 마케팅 등의 관리 업무를 보고 조사팀도 운영할 계획입니다. 직원식당도 두고 휴게실도 만들 예정입니다. 아울러 모니터 룸도 거기에 두었습니다.”
굳이 사무실을 클럽 안에 둘 이유가 없었다. 오히려 외부에 두는 것이 나아 보일 수도 있었다.
“김 사장님, 이리 와보세요.”
마태욱이 사무실에 들어가더니 나이 40 정도 되어 보이는 남자를 불렀다. 사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클럽의 명목상 대표이사로 보였다.
“여기는 인기가수인 장인걸 씨입니다. 앞으로 최고 수준의 VIP로 대접해 드려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마태욱의 말에 전적으로 복명을 하는 것을 보면 조직과 연관된 사람으로 보였다.
“저야 마태욱 실장님과 약간 친분이 있지만 일이 바빠 여기 올 여유가 없습니다. 혹시라도 행사비를 듬뿍 책정하여 초청하면 모르지만요.”
장인걸은 약간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다. 그들과의 관계를 드러낼 필요는 없었다. 그저 약간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지는 것이 나았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곳에 출입하면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니 조심해야 했다. 업무적으로 필요하여 마태욱과 만날 경우에도 다른 장소에서 만나야 했다.
장인걸은 파레스 클럽에서 공연을 마치고 바로 퇴근을 했다가 집 근처에서 민지훈과 마태욱을 따로 만났다.
“위치를 보면 제법 장사가 될 것 같습니다. 주변에 번화가가 있고 유동인구도 많은 것 같고요.”
“평판이 문제이죠. 소문이 이상하게 나면 개점휴업 상태가 되고 맙니다. 흔히 물 관리도 필요하고요. 그것 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관리를 할 수도 안할 수도 없고요.”
클럽에 오는 대다수의 남자들이 흔히 즉석만남인 부킹을 원했다. 하지만 이것을 원하는 여자는 그리 많지가 않았다. 그로 인해 이상한 영업행태가 등장을 하니 일종의 클럽 소속의 부킹 담당 여자의 등장이었다.
장인걸은 이런 일까지 지침을 줄 필요가 없기에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까지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그보다 박장군이 파고 들어오는데 어떻게 합니까? 그러다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싹 다 철수한 것 같습니다.”
마태욱이 사채업자인 박장군의 동향을 보고했다. 살객 임치형을 치우니 박장군이란 자가 설치고 있었다. 파레스 호텔의 주인이니 박장군과 접점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끝ⓒ
(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