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94
한정수가 음악을 한 사람답게 그 부분에 대하여 언급했다.
“그게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야죠. 많이 듣고 다양한 시도를 하다보면 뭔가 답이 나올 것이라 봅니다.”
외국에서는 가수보다 마라토너로서 이름을 얻었지만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은 가수로서 인지도를 쌓는 것이었다. 그것을 위해서는 외국에 자신의 노래를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
“그런데 프리웨이는 문제가 없는 거야? 프리스토리에 프리페이, 프리뮤직, 프리마켓, 프리스토어까지 분사를 하거나 할 예정인데. 더구나 너무나 많은 경쟁업체들이 등장을 했는데···.”
현재 인터넷 산업은 우후죽순 격으로 수도 없이 많은 사이트가 등장하고 있었다. 포털만 해도 벌써 10여 개에 달하는 업체가 난립하고 있었고 다양한 사이트가 등장하면서 프리웨이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었다.
전이라면 1999년, 2000년에 일어날 일인데 장인걸이 프리웨이를 만든 덕분인지 훨씬 빠르게 인터넷 산업이 성장하고 있었다.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보면 좋을 수도 있지만 국가의 에너지가 IT산업에 집중되어 낭비되는 면도 있었다.
“한국 특유의 쏠림현상이라고 봅니다. 다들 뭔가 된다고 하면 우르르 몰려가지 않습니까? 인터넷도 마찬가지이죠. 지금 등장한 사이트 중에 1% 정도나 살아남을 것입니다. 나머지는 1년이 지나지 않아 문을 닫을 것입니다. 확실한 아이템이 없이 그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단편적인 아이디어만 가지고 남이 해놓은 것을 복제하는 것이 고작입니다.”
장인걸의 말에도 장유현이나 한정수의 얼굴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기색이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는 이미 선점을 했습니다. 우리와 같은 시스템을 만들고 우리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하려면 최소 50억, 보통은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프리웨이의 회원의 수가 1천만을 돌파하여 1200만을 넘어가고 있는데 그 정도의 숫자를 확보하려면 1천억 원의 투자가 있어야 합니다.”
“프리웨이는 그 정도 하는데 100억 원 정도 들었다고 할 수 있잖아? 이것저것 하는데 다 해서 400억 원 정도 든 것 같은데.”
“그거야 우리가 선점의 효과를 누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래지 않아 공정거래 때문에 통합회원관리도 불가능할 것이지만 돈만 들인다고 이 정도 회원을 모으는 것은 어렵죠. 그리고 우리는 몇 번의 리뉴얼을 거치면서 그만큼 노하우가 쌓였지만 후발업체는 중간에 시작하는 상황이라 알아야 할 것이 많죠.”
장인걸은 프리웨이의 미래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셋 다 프리웨이의 주주이기도 했기에 관심이 많았다.
“중요한 것은 분사를 하면서 필요한 사이트를 추가적으로 만들고 사업모델을 보다 정밀하게 다듬는 것입니다. 카드대란에 대해 언급했지만 곧 IT 버블이 발생할 것이고 그로 인해 큰 혼란이 올 것입니다. 거기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장인걸은 IT버블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면서 대책에 대하여 설명했다. 그런 내용이 알려진다고 해도 미래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자세히 설명을 했다. 나중에 예측이 현실로 나타난 후에야 대단하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명륜당으로부터 20억 원의 배상금을 받게 되었다. 물론 현금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이권을 건넸다.
“일단 태양리서치에 절반가량을 투자하여 정보수집능력을 확충하겠습니다.”
마태욱 실장이 그렇게 보고를 했다. 배상금을 받았지만 그것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장인걸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요즘 떠들썩하던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조직과 사채업자는 같은 세계에 존재하는 두 축이었다. 그렇기에 사채업자 갈쿠리가 하룻밤 사이에 털린 것은 서울을 비롯한 전국 모든 조직에서 알게 되었다.
“외부 사채사무실만이 아니라 갈쿠리의 지하실까지 털린 것 같습니다. 피해상황에 대해서는 함구를 하지만 현금 50억에 채권서류 대부분을 강탈당했는데 털린 금액이 원금만 400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거 잘 되었군요. 더구나 일본 자금까지 들어온 상태인데 이자를 부담하기 어렵겠군요. 전주들이 그 사실을 알면 당장 갚으라고 할 것인데.”
일본자금은 사채업자에게 연리 20%의 조건으로 대출이 되어 있었다. 그 정도의 고리로 대출을 받아 40~60%의 이율로 빌려주고 있었다. 물론 실질적으로는 그 보다 훨씬 더 높은 이율을 적용하고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채무자의 재산을 갈취했다.
“일본 사채업자에게 빌린 원금이 무려 120억 원에 달하는데 그 자금 전부가 사라진 것이니 그걸 토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채권서류가 없으니 채무자들에게 받아내기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수증만 받고 채권서류를 돌려받지 않으면 빚을 갚아도 갚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퍼지면서 아주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보루인 200억 원대의 빌딩마저 내놓는다고 하는데 팔릴지 의문입니다. 거기다 사채왕 문성학 회장의 돈까지 빌렸다는데 수습이 될지 다들 의문입니다.”
장인걸은 자신이 알리지 않아도 그런 사실이 알려졌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채업자는 채권서류를 분산하여 보관한다는데 전부 털리는 것이 가능합니까?”
장인걸은 시치미를 떼고 물었다. 분명 자신을 의심할 것이지만 모르는 척 했다. 점박이를 처리할 때에 그런 일이 벌어졌으니 의구심을 가질 것 같았다.
더구나 흔적도 없이 저들의 비밀스러운 곳을 찾아내어 훔쳐내는 것은 개인의 능력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장인걸의 주변에 자신들을 제외하고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그런 사실을 아는 것은 사실 불가능했다.
또한 10곳이 넘는 곳을 다니면서 서류를 강탈하는 것은 혼자서는 불가능했다. 설사 수십 명이 작업을 해도 들키지 않은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마태욱이나 민지훈은 장인걸이 했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장인걸은 살객을 처리하고서도 절대 했다고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그저 살객이 자신의 주변을 조사한 사실만 언급하고 있었다.
“그러니 다들 다른 사채업자가 일을 꾸몄다는 말도 합니다. 그런 것은 사채업자가 잘 알 것이고 말입니다.”
마태욱은 의구심을 가진 것 같지만 역시 내색을 하지 않고 있었다. 민지훈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고개만 끄덕이고 있었다.
하야시 부사라는 자의 얼굴에는 곤혹스러운 기색이 어렸다. 사전에 담보를 잡은 상황이라 원금을 회수하는 것은 어려울 것은 없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투자한 사채업자가 모든 것을 다 털린 것은 문제가 컸다.
“그자에게 원한을 가진 자야, 아니면 우리가 표적이야?”
간또머니 한국지사장을 맡고 서울에 와서 사무실을 운영하지만 100억 엔 정도를 가지고 운용을 하다 보니 몇 군데 대출을 하고 나니 개점휴업상태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엄청나게 바쁜 상황이었다. 환치기로 들여온 비자금을 한국의 사채업자에게 빌려주는 일을 했다. 제로금리에 가까운 일본의 상황에서 20%의 이자를 받고 대출을 해줄 수 있다면 엄청나게 수지맞는 장사였다.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 털린 것이 소문나면서 잠적을 하려고 재산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도 처분하려는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협조를 해달라는 말인가?”
“그런 것 같습니다. 그 부동산을 처분하지 못하면 절대 원금을 갚지 못한다고 합니다.”
“우선 변제로 130억 원, 시가로 300억 원, 급매를 하면 200억 원 정도이니 그 정도는 가능하겠군.”
하야시 부사는 혹시라도 채무자가 죽기라도 하면 골치 아프기에 빨리 정리하기를 바랐다. 채무자인 갈쿠리가 죽으면 상속으로 넘어가게 되고 그러면 빚을 받는 것이 골치 아파졌다. “그런데 전설적인 고수가 있다던데 무슨 말이야? 이번 일도 그와 관련이 있다던데.”
“그게 한국의 조직은 명륜당이라는 조직과 리버사이드 파라는 조직이 가장 크고 강력합니다. 그 두 조직에 살객과 마검이 있는데 그들이 한국에서 가장 강한 주먹이었습니다.”
부하인 곤도 야와기치가 살객이 의문의 고수에게 변을 당해 은퇴를 하게 되었다는 소문을 말하고 이번 일도 확실하지 않지만 관련이 된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혼자서 가능해? 수십 명이라도 흔적이 남지 않게 작업하려면 불가능해 보이는데. 통신선을 죽여도 지금은 핸드폰이 있고.”
“사전에 치밀하게 조사를 했다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든 한두 명이라도 그 사실을 알아차렸어야 하는데 모른 것이 의문입니다. 혹시라도 마취가스라도 사용되었는지 조사를 했지만 그런 것도 없습니다.”
“누가 나섰는데?”
“이노우에가 나서서 조사를 했는데 안에서 걸쇠 형태로 잠긴 문까지 열고 들어간 것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른 곳으로는 들어갈 수도 없는 상황이고요.”
안에서 걸어서 잠그는 장치로 가장 원시적인 방식의 잠금장치이지만 도둑이 가장 싫어하는 시건장치이기도 했다. 밖에서 열지 못하고 오직 파괴하거나 다른 곳을 이용하여 침투해야 하는 장치였다.
“문제는 그곳으로 들어갔는데 걸쇠가 다시 잠겨 있다는 점입니다. 밖에서 걸쇠를 잠그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미스터리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
장인걸이 허공섭물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니 그저 의구심만 커졌다. 내부의 누군가 동조하여 문을 열고 닫았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문이 허술한 경우에 철사 같은 것으로 따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수준이 아니었다.
“그들의 목표가 우리라면 다들 조심해야 할 거야. 한국에는 이상하게 우리 일본과 관계된 것에는 열을 내는 자들이 있으니. 물론 우리 일본도 그런 면이 있지만. 저번에 음식점에서 어느 놈이 말하기를 장깨이보도 우리 일본에게는 이겨야 한다니.”
“자본에 무슨 국적이 있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돈을 벌건 하등 관계가 없는데 미개한 자들이라, 참. 한국은 조직들마저 그런 경향을 보이니 할 말이 없습니다.”
“그거야 우리 일본이 대륙에 진출해 있을 때 생긴 습관이지. 뒤로는 뭐든 하면서도 앞으로 유난을 떨어. 우리한테 어떻게든 잘 보여서 대출을 받아가려고 하는 것들이 앞으로는 건방을 떨잖아. 나중에 우리들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고 할 날이 멀지 않았어.”
사채업은 망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었다.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는 할 수가 없는 사업이었다. 그렇기에 언젠가 사법부의 표적이 되어 감옥에 갈 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럴 때를 대비하여 바지사장을 내세우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었다.
그럴 경우에는 꼼짝없이 투자된 자금을 포기해야 했다. 수십, 수백억 원을 포기하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만일에 그 자금을 회수하려고 움직인다면 그것은 불법의 증거물이 되어 발목을 잡을 수 있었다.
“결국은 전주만이 살아남아. 적절하게 원금만 회수하고 나면 그 후에 계속 울궈먹을 수가 있지. 우리가 돈줄을 잡고 돈으로 승부하기 시작하면 저들도 야쿠자들과 다를 것이 없지.”
야쿠자들도 검은 돈으로 엮여 있고 그렇기에 돈의 노예가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사채업을 장악하여 골목상권까지 좌우한다면 조직들도 빚쟁이로 전락하여 시키는 대로 따라야 했다.
“더구나 사채업자들 상당수가 파산할 상황이니 다급할 수밖에 없을 거야.”
사채업자의 채권서류 중에 절반 이상이 휴지조각이나 마찬가지였다. 협박을 하고 폭력을 쓰더라도 채무자가 가진 것이 없으니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재수가 없으면 폭력행위로 입건이 되어 쫓기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기존 사채를 쓴 자들이 파산상태이니 온갖 수단을 동원해도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인신매매를 하고 장기밀매를 해도 회수할 수 있는 돈은 많지 않았다.
그러니 IMF 사태가 터지면서 사채업자들도 흑자부도가 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의 자금이 풀리니 온갖 편의를 제공하면서 매달렸다.
일본 자금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상황일지라도 경제위기를 틈타 침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데 난데없이 암초가 나타났다. 이대로 사채업자들이 타격을 입는다면 결국 그들의 한국 진출 자체가 무산될 수가 있었다.
“이노우에에게 이번 일의 배후에 대해 조사하라고 하게. 만일에 소문대로 그런 자가 있다면 이번 일과 무관할지라도 정리할 필요가 있어. 언제 우리에게 칼을 들이 밀지 몰라.”
하야시 부사는 잠재적인 위험일지라도 간과하지 않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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