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197
권세라가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문라이트가 해체될 상황이었다. 회귀 전에는 장인걸이 휴학을 할 때쯤에 문라이트도 해체를 했고 권세라는 그 때부터 취직준비를 시작했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실패하고 어렵게 청소년회관인가 하는 곳에 들어갔다.
“미향이 선배는 계속 그 일을 할 것 같아?”
“천직인 것 같아. 아예 거기로 동아리 사무실을 옮긴 것 같아. 애들 다 거기로 몰려가서 아르바이트 하잖아. 거기서 돈 받고 일하니 애들 실력도 더 좋아진 것 같아.”
취미로 하는 것과 아르바이트라도 돈을 받고 하는 것은 마음가짐 자체가 달랐고 그런 일을 하면서 음악 실력도 늘었다.
“종종 애들이 세션으로 참가도 한다던데 정말이야?”
“음을 따서 편곡을 하고 적당히 연주하면 되니 애들도 가능하지. 우리도 종종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음반을 파일로 변환을 시키면 에러가 나는 경우가 많았고 그러면 비슷한 분위기로 파일을 다시 재구성해야 했다. 원곡 가수의 목소리야 어쩔 수 없이 살리지만 악기는 별도로 녹음하는 경우도 많았다.
“더구나 요즘 음악감독으로 활약도 하고 있어. 아침드라마이지만 꽤 평도 좋은 편이야.”
장인걸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향도 뭔가를 해나가고 있었다. 회귀 전의 광고음악 대신에 드라마 OST를 하는 것 같았다. 드라마의 OST는 주제가 정도만 오리지널 창작곡이고 대부분은 기존 가요를 편곡하여 삽입하던 상황이니 이미향에게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장인걸은 12월 2일에 김포공항에서 출국했다. 출국 전에 간단히 기자회견을 했다. 사진을 찍고 뻔한 질문과 응답을 했다. 일종의 요식행위지만 거를 수도 없었다.
“국민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개회식에서 기수로 선정이 된 것도 영광스러운 일입니다. 개막식에 참석을 한 후에 현지에 머물면서 기후와 시차 적응을 하여 경기 당일 최상의 컨디션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장인걸은 좋은 것이 좋다고 각 질문에 무난한 대답을 했다.
“선수촌에는 입촌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한적한 곳에서 훈련을 할 것입니다. 선수촌에 들어가면 번거로운 일이 벌어질 수 있고 그러면 제 컨디션이 엉망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선수들에게도 폐를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인의 축제로 선수촌 자체가 하나 된 아시아를 의미하는 뜻 깊은 자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소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친교도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면에서 불편함을 감수할 생각은 없습니까?”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는 좋은 경기를 위해 노력을 해왔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습니다. 최소한 숙소에서라도 편하게 쉴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장인걸은 태국에서 자신의 입국을 보기 위해 팬들이 공항으로 모인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인데 선수촌이라고 해서 주목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일부 기자들은 장인걸이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거나 특별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하는지 집요하게 그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보기 좋은 모습을 연출하면 좋겠지만 그로 인해 모두가 불편한 상황에 처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당장 나부터 불편합니다. 굳이 편한 길을 놔두고 힘든 선택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장인걸은 뭔가 건수를 잡았다는 듯이 낄낄거리면서 질문을 던지는 자들을 보면서 일정부분 원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과연 어떻게 기사가 날지 궁금해졌다.
“당장 민수길 본부장과 안정만 본부장에게 연락을 하여 인터뷰 관련 기사를 면밀히 검토하여 오류가 있다면 그 회사에 경고장을 발송하도록 하고 프리웨이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장인걸은 김기현 과장에게 지시를 내렸고 김기현 과장은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언론사와 맺은 약정서가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기사의 오보가 발생할 경우에 어떤 조치를 우리가 할 수 있는지 나와 있습니다. 언론사에 대한 제재는 경고를 하는 정도지만 기자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해당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장인걸은 황색언론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그에 대한 포털의 대응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물의를 일으킨 특정 기자의 기사를 일정기간, 또는 영구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물론 아무나 제재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명백한 오보나 왜곡보도를 할 경우에 해당이 되었다.
문화신문에 장인걸 관련 기사를 업로드 한 김인복은 갑자기 편집부장의 호출을 받고 문화부 차장기자와 같이 방문했다.
“‘가수, 장인걸, 선수의 본분을 망각한 행보’, 이 기사를 작성한 것이 김인복 기자 본인입니까?”
편집부 3부장인 차태영은 데스크의 인물답게 냉정한 태도를 보이면서 질문을 던졌다.
“네, 그렇습니다.”
“인터뷰 관련 풀 동영상을 유심히 봤습니다.”
순간 김인복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풀 동영상이 있고 그것을 데스크에서 모니터링 했다는 말은 기사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였다. 그 기사는 보통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을 비난할 경우에 사용하는 논조를 유지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사실과 거짓을 교묘하게 짜깁기 하여 대상을 비난하고 있었다.
“이게 프리웨이에서 온 공문입니다. 그들은 어제의 인터뷰까지 프리웨이와 프리튜브에 업로드를 한 상태입니다.”
조용히 옆에서 지켜보던 문화부 차장 허정국이 먼저 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A4 세 페이지에 달하는 문건이었다.
“오보에 대해 우리 신문사에 경고를 보냈고 이는 프리웨이 사고로 공고가 되었습니다. 아울러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 대해서는 앞으로 3개월간 작성한 모든 기사의 프리웨이 업로드 자체가 금지될 것입니다.”
허정국 차장이 먼저 읽고 문서를 김인복에게 건넸다. 기사 내용 중에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하여 조목조목 지적을 해놓고 있었다. 다른 기자가 질문 중에 했던 언급을 장인걸이 말한 것처럼 기술한 것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을 전부 다 지적을 한 상태였다.
“몇 달 전 박상민 기자가 전북 진안의 주재원으로 내려간 것은 알 것입니다. 스스로 격오지 근무를 자원했다는 것은 알죠?”
박상민은 장인걸을 비방하는 기사를 작성한 후에 문제가 되자 스스로 사과를 한 후에 자숙하는 의미로 외근을 신청하여 서울을 떠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모양은 자원이지만 실제는 책임을 지고 쫓겨난 것을 알고 있었다.
편집부는 가장 먼저 오보에 대한 민원을 접하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항상 오보에 민감했다. 오보가 아닐지라도 특정 기사가 나갈 경우 항의를 자주 받았다.
“무슨 의도로 이런 기사를 작성한 것입니까? 심지어 가수 장인걸씨가 프리웨이 대표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는 것입니까?”
언론인들의 금기 중에 하나가 같은 언론인들, 특히 사주에 대해서는 명확한 근거가 없이 어떤 기사도 쓰지 않는 것이었다.
“그거야 알지만···.”
“나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실수를 했지만 이런 엉터리 기사를 작성하다니.”
기사가 사실이라면 문제가 아니지만 사실과 날조와 왜곡이 교묘하게 섞여 있었다. 그러니 건방진 언행을 한 것으로 보였지만 인터뷰 영상을 보면 절대 그런 이야기를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몇몇 기자가 악의적으로 질문을 가장하여 사실을 왜곡하여 언급하고 있었다. 마치 그것을 장인걸이 언급한 것처럼 왜곡하여 장인걸을 비난하고 있었다.
“심지어 청와대 홍보수석까지 이 기사가 사실인지 확인을 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사기를 북돋울 수 있는 계기로 삼으려고 하는 정부의 의도에 정면으로 반하는 악의적인 행위가 아닌지 묻더군요.”
“하지만 국민정서상 선수촌 대신에 호화 호텔에 마무는 것은 위화감을 조성하는 행위입니다. 기자가 그것을 지적하면 시정하거나 미안한 기색을 보여야 하는데 그 자의 태도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그런 태도를 용납할 수는 없습니다.”
김인복은 꼬리를 내리는 순간 자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에 언론 전체를 걸고 들어갔다. 기자들 사이에 팽배한 우월의식, 불손한 취재대상에 대한 일종의 길들이기라는 것을 내세웠다.
보통 신문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언론인은 취재대상의 태도가 고분고분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킨 사람보다도 더 적대적인 태도를 취했다. 편집장에게 그런 행동을 했기에 자신의 목적을 감추고 비난조의 기사를 작성했다고 변명했다.
“중요한 것은 명백한 오보를 낸 것입니다.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당사자가 법적인 조치를 예고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편집부의 입장은 오보에 대한 정정기사의 보도를 최대한 빨리 게재하고 진상규명 및 징계절차를 밟을 것입니다.”
차태영 부장은 김인복의 변명과는 무관하게 회사와 편집부의 입장을 통보했다. 이미 한 번 오보를 하여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던 기존의 상황을 답습하지 않으려고 했다.
장인걸이 방콕의 공항에 도착하자 기다리는 사람이 무려 500여 명이나 되었다. 기자만 해도 100여 명이 있었고 일반 팬들도 400명가량이 각종 현수막이나 피켓을 듣고 공항 보안요원의 통제를 받아 한쪽에 모여 있었다.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의 준비를 하여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태국에는 처음 방문한 것으로 압니다. 태국에는 많은 팬들이 있습니다. 최근 드라마 ‘태양의 계절’이 방영되면서 장인걸씨의 팬이 많이 늘었습니다.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많은 팬들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이 아닌 다른 기회에 다시 한 번 찾아오려고 합니다. 그 때에 다시 한 번 만나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장인걸은 사전에 태국어에 능통한 통역을 구해 대동한 상태이기에 그들의 질문에 편안하게 대답을 했다. 일부 기자는 영어로 질문을 했고 그럴 경우에는 직접 대답을 했다.
장인걸이 질의응답을 하는 동안 황지현은 비디오카메라를 이용하여 촬영을 했다.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동영상이 일종의 증거물이 되기 때문이었다.
기자들의 질문은 예상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고 30분 정도 지나자 질문할 거리가 없는지 시시콜콜한 내용이 나오기 시작했고 장인걸은 그 정도에서 끊고 통제를 받아 한쪽에서 기다리는 팬들 앞으로 이동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들이 태양의 계절에 보내주신 성원 덕분에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을 들었습니다. 마라톤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잘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방콕 아시안게임이 열린 것을 축하드리며 꼭 성공하기를 기원합니다.”
장인걸은 그들에게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어 주었다. 통제하는 공항의 안전요원 덕분에 직접 접촉은 없었지만 어쨌든 직접 대면할 수 있게 되자 팬들도 만족스러운 기색이었다.
장인걸은 다소 비싼 호텔인 로열 프린스 호텔로 이동하여 숙박을 했고 개막식 하루 전인 3일에 잠깐 리허설에 참석하기도 했다. 굳이 그런 행사가 필요한지 의문이지만 참가국 전체가 참여를 하니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태국에 당도하자 장인걸은 현지에 적응하기 위해 평상시와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현지 시간으로는 조금 이른 시간이었지만 한국에서 늦게 잠자리에 드는 상황이라 크게 차이가 없었다.
사전에 이원희가 훈련 준비를 해놓은 상황이기에 크게 불편을 겪지 않고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현지에서 안전을 위해 경호원까지 고용을 하여 혹시라도 발생할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물론 아시안게임을 대비하여 현지 경찰이 특별경비를 하고 있지만 스스로 대비할 필요도 있었다.
현지 언론의 관심도 대단하여 훈련을 하는 동안 취재하는 기자들이 꽤나 되었고 기사가 나서 그런지 일반 팬들도 훈련장에 찾아와서 구경을 하기도 했다. 그나마 경찰에 일정을 통보하고 안전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라 서너 명 정도 나와 현장을 통제하니 문제는 없었다.
한국에서 쌀쌀한 날씨에 있다가 후텁지근한 날씨를 접하자 몸이 노곤할 수 있었다. 장인걸에게 그리 큰 문제가 아니지만 일행은 적응을 하는데 어려워했다. 그렇기에 야외에 나가서 현지 기후에 적응하는 과정을 가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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