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01
40. 연말대상
장인걸은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이기에 각종 행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병역특례 대상자를 대상으로 1월 말에 진행되는 입소훈련을 신청했다. 그런 가운데 강동철을 만나서 출국 전에 지시한 것을 어떻게 수행했는지 들었다.
“일단 오보를 낸 기자들을 조사한 결과 세 명의 고참 기자들이 배후에서 조종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보니 일종의 피라미드 조직처럼 되어 있었다. 고참 기자가 자신들은 쏙 빠지고 연차가 낮은 기자들을 사주하여 교묘하게 왜곡기사를 내도록 했다. 밝혀진 내용으로 보면 동원된 기자만 무려 10여 명이 넘어가고 있었다.
“고참 기자들이 그런 기사를 작성해서 얻는 것이 뭐죠? 그들도 누구에게 의뢰를 받은 것 같군요?”
“맞습니다. 그들의 별명으로 누군지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천명 나팔수’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강동철이 서류 뭉치를 건넸다. 일종의 기사스크랩이었는데 천명그룹의 의뢰를 받아 그동안 작성한 각종 청부기사였다. 엉터리 기사이지만 그로 인해 엄청난 일들이 벌어졌다.
“천명그룹 미래전략실의 홍보팀과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천명그룹이라? 결국 그들이 문제인가? 홍보팀은 조사가 불가능합니까?”
“거기까지는 파고들지 못했습니다. 고참 기자들과 직접 연결이 된 인물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못했습니다. 원한다면 고참 기자와 직접 접촉하여 알아내면 되지만 그것은 부작용이 발생하기에 일단 보류했습니다. 단지 장간지 전무가 홍보팀을 총괄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 수 있었습니다. 거기 경호팀이 대단합니다.”
그러면서 특수부대에 있을 때 제법 실력이 있다고 하는 자들이 모여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정도가 강동철이나 새로 모집한 직원이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고참 기자들을 조사하면서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어떻게든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것 같습니다.”
“그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서류 정리는 어떻게 되었죠?”
장인걸은 적당히 설명을 하고 채권서류를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물론 아직 비밀을 외부에 드러낼 상황이 아니라 그가 직접 하도록 지시했다.
“여기 있습니다.”
강동철은 장인걸이 맡긴 사채서류를 검토하여 일람표로 작성을 했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서 정리하는 것이라 강동철도 작업이 가능했다. 그것을 받아서 검토했다.
“흔히 말하는 무기명 사채서류이던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강동철은 마침내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질문을 했다. 혹시라도 안가에 민지훈이나 마태욱이 방문할 수도 있기에 태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강동철에게 이동을 시키도록 했다. 물론 현금은 장인걸의 집으로 옮겨 놓은 상황이었다.
“갈쿠리라는 자의 사채사무실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저번에 내가 말했던 그 집이 바로 갈쿠리가 사는 곳입니다.”
장인걸은 갈쿠리가 그 집을 내놓을 것 같아 적당한 가격이라면 매입할 것이라고 말을 하면서 살피라고 했다. 조직에 속한 자들은 필요할 경우 가격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처분하는 경향이 있기에 헐값에 구매할 수도 있었다.
“원금 483억 원, 이자를 포함한 사채평가액이 무려 920억 원이라니 엄청나게 폭리를 취한 것 같군요.”
계약서상의 내용으로 작성한 내용이 그러냈다. 하지만 특약조항을 적용하면 그보다도 금액이 훨씬 크지만 그것은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2년 이내에 빌려준 것만 하면 원금 300억 원, 평가금액 52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지시한대로 50여 건의 사채서류의 주소지와 사업체를 살폈는데 고작 30여 곳만 남아 있고 20여 곳은 부도가 나거나 폐업을 했고 사장들은 이사를 간 상황입니다.”
그나마 사채를 회수 가능한 곳은 30여 곳이라는 의미였다. 그렇다고 당장 돈을 받을 상황이 아니기에 의미가 없지만 받아낼 방도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거기 있는 자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장인걸은 그들의 동향도 살피도록 했다. 물론 민지훈이나 마태욱도 살피지만 놓칠 수도 있었다.
“적당히 산책하는 것처럼 살피는데 초기에는 드나드는 사람이 많았지만 근래에는 거의 없습니다. 저녁에도 사람이 없는지 불이 꺼져 있기도 합니다.”
“물건을 옮기지 않던가요?”
“그런 적은 없습니다. 감시하기가 쉽지 않아 문 앞이 보이는 곳에 차를 세우고 비디오카메라를 작동시켰습니다.”
작업에 필요할지 몰라 소형 디지털 비디오카메라를 하나 장만했다. 디지털이라 비디오테이프가 아닌 CD로 저장을 해야 했다. 비용은 비싸지만 소형이라 작업을 하기가 좋았다.
“전에 말한 간또머니는 어떻게 움직이던가요?”
강동철은 직원을 10여 명 채용하여 장인걸이 지시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었다. 그 중에 하나가 명동에 있는 간또머니의 동태를 살피는 일이었다.
“이제야 대략 보고서의 내용이 이해가 됩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갈쿠리가 소유한 빌딩 하나를 처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명동에 있는 25층짜리 건물이었다. 건평이 무려 8천 평이나 되는 커다란 빌딩이었다.
“화천빌딩인데 한때 시가가 500억 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고작 200억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그 가격에도 사려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라 여기저기 알아보는 것 같습니다.”
“돈만 있으면 그런 건물을 사면 나중에 크게 오를 텐데 아쉽군요. 계속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말하고 간또머니에 대해 조사한 것을 살폈다. 마태욱에게 받은 자료보다도 부실한 내용이지만 마태욱의 보고서에 없는 최근 동향이 몇 개 적혀 있었다.
“이게 간또머니와 거래한 사채업자들 명단입니다. 아울러 산요머니도 마찬가지로 사채업자들과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강동철은 마태욱이 조사한 명단을 살폈다. 그런 자료를 보던 강동철은 몇몇은 아는 표정이 되었다. 그도 조직과 적지 않게 연관이 되어 있었다.
“몇몇은 알 것도 같습니다. 특히 이들 중에 몇은 우리 부대의 선후배들과 연관이 있습니다. 자산가의 경호원으로 들어갔다고 하던데 결국 사채업자 밑에 들어간 것 같습니다.”
사채업자인 줄 모르고 들어갔지만 나중에 정체를 알더라도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이 그 바닥이었다. 그렇기에 그런 일을 한다고 하여 나쁜 놈 취급을 하는 것도 애매했다. 특히 사채업자 보스 정도 되면 직접 폭력을 사용하기보다 공격해 오는 자를 막는 것이 대부분이니 무감각할 수도 있었다.
“그러면 그들과 적당히 친분을 만들어 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들의 동태도 살펴보기 바랍니다.”
장인걸은 나중에 손을 볼 일이 있을 수도 있기에 그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했다.
장인걸은 칼 막스턴과 페럴 해런드가 팩스로 보내온 서류를 살펴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도메인의 양도로 얻은 소득이 꽤 되지만 그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세금으로 내야 했다.
페럴 해런드를 통해 투자가 진행되었는데 그 내역을 살피니 파산을 하거나 사실상 자산가치가 사라진 회사가 무려 40%에 달했다. 투자를 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도메인을 양도하면서 받은 주식 중에 절반 정도가 휴지조각으로 변하고 말았다.
어떤 도메인을 10만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아 그것을 주식으로 받았다면 거래는 두 번에 걸쳐 진행이 되었다. 10만 달러에 도메인을 매각하는 계약, 다시 그 10만 달러를 그 회사에 투자하는 계약을 했다.
이럴 경우에 첫 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 했다. 반면에 10만 달러의 투자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은 대손처리를 하지만 결론적으로 손해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투자법인으로 전환을 했기에 나중에 손실에 대하여는 보전을 받을 수가 있다는 점이었다. 개인의 경우에는 손실보전이 상당히 까다롭지만 법인은 근거만 확실하면 이월이 가능했다.
‘그래도 살아남은 것들은 이득을 남겼으니 다행이군.’ 벤처 투자는 성공만 하면 10배 가까이 남기는 것이 보통이었다. 총 25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했는데 상장한 주식만 평가해도 450만 달러 정도가 되었다. 반면 아직 상장을 하지 않은 주식도 그 정도는 되어 보였다.
‘곧 IT 버블이 온다. 그러면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 절반 정도는 상장을 할 것이고 상장한 주식은 10배 가까이 오를 것이다. 그러면 대략 1억 달러 정도까지 올라갈 것이다.’ 장인걸은 버블과 버블 붕괴의 타이밍을 최대한 잘 포착하여 또 다시 비약을 할 생각이었다.
‘쓸 만한 IT기업은 대부분 상장을 할 것이다. 그런 기업도 최고가의 40% 아래로 폭락한다. 심지어 10% 이하로 폭락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런 회사의 주식을 쓸어 담으면 2~3년 안에 다시 서너 배가량 상승할 수 있다.’ 장인걸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회사가 상장할 것인지 모르지만 시의 적절하게 매매타임을 잡아나갈 계획이었다.
“특허는 대부분 출원을 했죠?”
“물론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특허가 등록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물론 이후에 다른 특허도 검색하여 등록이 되지 않은 특허가 나중에 등록이 되는지 모니터할 것입니다.”
특허등록이 되지 않았다고 포기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미등록 사유 중에 사전 등록의 경우에는 차별성을 강조하여 등록을 재청구해야 하고 특허 요건이 되지 않는 경우에도 보완작업을 하여 재청구가 필요했다. 그렇게 해도 등록이 되지 않는다면 이후에 비슷한 특허가 등록되지 않았는지 살펴야 했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철저히 해 놓아야 나중에 특허 분쟁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다.
“부탁을 드립니다. 그리고 로한나 기술연구소에서 연락이 온 것은 없습니까?”
구글과의 라이선스 계약 이후에 업무제휴가 없었다. 다른 기업들은 특허를 가지고 있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
“그 문제는 직접 연락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몇 군데와 협의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특허 문제로 문의를 해온 곳은 그곳과 연결을 해주었습니다.”
로한나 기술연구소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업무제휴에 관한 협상을 위임한 상황이었다. 구글을 제외하고 아직 성과가 없지만 시간이 흐르면 성과를 낼 것 같았다.
장인걸은 신규앨범 제작을 위해 다양한 곡을 만들었다. 기존에 있던 곳을 베끼려고 했지만 베껴놓고 보면 뭔가 미흡했다. 그래서 수정을 하다보면 완전 새로운 노래가 되었다.
거기에 가사를 붙이고 그것을 다시 영어 가사로 만들면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가사와 멜로디가 따로 노는 것 같았다.
같은 멜로디로 한글과 영어로 가사를 붙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같은 의미로 하려면 어느 한 쪽이 어색했다. 결국은 하나의 멜로디를 사용하려면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고 같은 의미로 노래를 하려면 약간 다르게 편곡이라도 해야 했다.
장인걸은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12곡이 아닌 50여 곡을 만들었다. 자신의 작곡능력과 작사능력이 그 정도로 향상된 것이 놀랄 정도였다.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 발매할 거야?”
한정수가 1차로 녹음이 끝난 노래를 듣거니 물었다. 한글로 된 노래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지만 영어 가사를 붙인 노래는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노래 자체는 좋은 것 같은데 가사와 멜로디의 조화가 부족했다.
“미국의 뮤지션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아니면 작사가의 도움을 받던지.”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영어를 어느 정도 하기에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어렵네요. 실용영어와 영문학은 다른 것 같아요.”
장인걸도 자신의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의사소통을 하는 것과 창작은 다른 것 같았다.
“미국에 가서 본바닥의 뮤지션들과 같이 작업을 하지 않으면 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장인걸은 가사를 쓰기 위해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은 영미권의 시나 수필집을 읽었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다. 물론 그 전에 수천 곡의 팝송을 들었고 가사를 봤지만 쉽지 않았다.
“미국에 간다고?”
“연말 시상식이 끝난 후에 연초에 갔다 올까 합니다. 20여 일 정도 LA 근처에서 머물다가 올까 합니다. 그 후에는 훈련소에 들어가야 하니 국내로 다시 돌아와야 할 것 같고요.”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좋지. 그런데 거기서 누구를 만나기로 했어? 뮤지션을 만나서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인데.”
“닉 플로이언이라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를 만나기로 했어요. 지인이 소개를 해주어서요. 혹시 아는 음악가 있어요?”
끝ⓒ
(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