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07
주상명 사장은 바로 후속조치를 취하라고 닦달을 했다. 더구나 부가적인 것 같지만 인터넷이 미래의 활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억지로 떠밀려서 추진하는 면도 있지만 다른 방송국보다 먼저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일 수가 있었다.
“알겠습니다. 바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전문 인력을 확충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동영상을 올리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전산실에서 지원을 받고 그래도 안 되면 프리랜서라도 고용을 해야지. 그런 쪽에 인력 풀이 있을 것 아니야?”
“프리웨이에서 1년 사이에 새로운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개발한 상황이라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라이선스와 기술을 지원받을 수 있으니 교육을 시켜서 진행하겠습니다.”
문집환은 약정서를 작성하고 돌아온 이후에 보고를 하기 위해 관련 부문에 대하여 여기저기 자문을 구했고 생각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가장 빨리 다시보기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선점의 효과가 있을 것이기에 어쨌든 침체된 드라마와 예능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을 것 같았다.
장인걸은 시골에 내려가서 인사도 해야 하지만 연말대상 관련하여 준비할 것이 많아 갈 수가 없어 12월 30일에 식구 전부가 서울로 올라왔다.
할머니가 앞장서서 장인걸을 보고 싶다면서 서울로 가자고 하니 어쩔 수가 없었다.
장인걸이 밤늦은 시각, 이미 12시가 지나 12월 31일 새벽에 집에 들어가니 할머니는 피곤하다면서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고 부모와 여동생만 기다리고 있었다.
장인걸은 MTV 가요대상에 얽힌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그런 이야기에 부모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되기도 했다.
“1월 3일에 미국에 간다고?”
“그럴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발표한 노래를 영어 가사로 바꿔 앨범을 낼 예정이라는 것과 그렇게 하기 위해 미국에서 영어공부와 음악공부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1월 말에 병역특례자들을 대상으로 한 소집훈련에 입소해야 하는 것도 말했다.
“사람들이 언제 내려오는지 계속 묻더라. 특히 군청에서도.”
“시간이 없어서 가기가 애매하네요. 내려간다고 해도 2월 말에나 가능할 것 같아요.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죠?”
“네 아버지 때문에 걱정이다. 친구들과 술 먹고 실언을 하니. 사돈 맺자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많은데 다 좋다고 하니. 벌써 선을 보기로 약속한 사람만 열이 넘는다.”
“친한 친구들 간에 장난이겠죠.”
“장난이 아니어서 문제이지. 집에 전화해서 언제 내려오는지 물으면서 선을 보자고 하니. 연예인 앞길을 막으려고 하는지.”
어머니의 말에 아버지는 딴청을 부리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친구들의 자녀들도 장인걸이나 나이가 비슷하니 그런 이야기가 나올 만도 했다.
“진짜 선을 보러 나갔다가는 난리가 납니다. 친구 분들과 장난으로 하시는 것은 몰라도 그 이상은 절대 안 됩니다.”
장인걸은 단호하게 거절을 하고 더 이상 타박은 하지 않았다.
“참, 마침내 안골 집의 사적지 지정이 끝났고 문화재 관람료를 받을 수가 있게 되었고 수익사업도 가능하다고 하더구나. 물론 사적지라서 규제가 많지만.”
문화재 관람료는 부과할 수도 있고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부과할 경우에 결산을 보고해야 하기에 복잡한 면이 있었다.
“보고는 받았어요. 일반 공개를 위한 준비를 하죠.”
“그런데 무슨 이득이 있는 거냐? 괜히 맘대로 하지도 못하는 것 같은데. 민박을 치러도 그리 돈도 되지 않아 보이고.”
장재현은 고택의 활용가치가 별로 없다면서 귀찮기만 하다고 푸념을 했다. 손은 많이 가는데 경제적인 이득은 없었다.
“일종의 자기만족이죠. 문화를 보존하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다고 보면 됩니다. 나중에 제가 더 유명해지면 제법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단 뭔가 있어 보이기도 하고요.”
장인걸은 고택으로 돈을 벌 생각보다는 그곳을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일종의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장소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시간이 되면 음악회도 할 계획이었다.
“수리비가 조금 들었지만 관리야 거기 딸린 도지로 충당하면 되니 그리 문제는 아니지만. 거기에 손님을 재워도 되고.”
“당장은 가치가 없지만 나중에 관리사무소도 만들고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만들면 그럭저럭 관리하는 비용은 나올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건 그렇게 하면 될 것 같고 계속 양진에 계실 것이죠?”
굳이 시골에 부모가 살아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물었다. 농사를 그만두고 식구가 전부 올라오는 것도 방법이었다.
“올라와서 우리가 할 것이 뭐가 있어? 거기가 편하지.”
“그래. 괜히 와서 기자들에게 시달리느니 그냥 거기가 편해. 이번에 TV에서 집에까지 찾아왔더라.”
KTV에서 마라톤 응원을 하는 모습을 촬영한다고 하여 집에 방문을 했고 그 때문에 하루 종일 시달린 이야기를 했다. 신기한 경험이지만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미국에 같이 가지 못해 미안하다. 나중에 가자.”
“내년에 고3인데 공부해야지. 은지나 데리고 갔다 와.”
장인걸이 미국에 가기로 하자 은지를 데리고 가는 문제 때문에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인숙이도 같이 갈까 했는데 인숙이는 학교에 다녀야 했다. 학교에서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보충수업을 하고 자율학습을 했다.
“내년에 대학에 들어가면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 같이 다니도록 하자.”
“알았어. 오빠 덕분에 학교에서도 특별취급을 받는 상황인데 거기다가 미국까지 가면 더 애들과 거리가 멀어지니 좋지 않을 것 같아.”
장인숙은 미국에 가는 문제에 대해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장인걸은 연말 대상이 끝난 1999년 1월 1일 저녁에 축하 파티를 열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및 연말대상에서 성과를 자축하는 자리였다.
“아이고, 굳이 이렇게 참석을 다 하시고.”
육상협회 회장인 주민석 의원이 육상연맹 임원들과 같이 참석을 했다. 굳이 연락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어떻게 알고 참석한다고 연락이 왔다.
“아시안게임에서 성과를 거두고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 항상 맨 나중을 장식하여 한국 마라톤과 육상의 위상을 높였는데 와서 축하를 해주어야지.”
“집안 잔치를 하려고 했는데 여러 사람들이 온다고 해서 갑자기 규모가 커졌습니다.”
처음에는 일반 음식점에 예약하여 가까운 사람들과 송년회 겸 신년회를 하려고 했는데 참석하려는 사람이 너무 많아 장소를 호텔로 옮겨 대대적으로 모이게 되었다.
“오늘 우리 장인걸 선수, 아니 가수 장인걸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연말대상에서 각종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장인걸 선수가 연기도 아주 잘해 작년에 최고의 인기 드라마인 태양의 계절에 출연하여 멋진 남자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더 대단한 것은 작곡도 아주 잘해 모든 방송국에서 작곡상도 받았습니다. 거기다가 운이 좋고 능력도 좋아 여러분들이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 이메일을 제공하는 프리웨이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이런 모든 것을 이룬 장인걸씨의 나이가 만으로 20세라는 것입니다. 그럼 오늘의 주인공 장인걸씨를 무대로 불러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정수가 어울리지 않게 만담을 하면서 흥을 돋우다가 시간이 되자 장인걸을 앞으로 불러냈다. 다른 연예인도 있지만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답데 자청하여 사회를 본다고 하니 맡겼다.
“새해 첫날, 가족과 보내야 하는데 이렇게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괜찮습니다. 저기 저쪽에 우리 집사람이 있습니다. 다들 가족을 데리고 오라고 했기에 식구들과 함께 몰려왔으니 새해 첫날 돈이 오히려 굳었죠?”
한정수가 끼어들었다. 그러자 다들 그렇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장인걸은 가족을 동반해도 된다고 했는데 가족들과 같이 온 사람이 많았다. 아이들, 중고생들도 꽤나 되었다. 끝날 무렵에 사인회라도 해야 할 분위기였다.
“사실은 이 자리를 마련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 식구들, 할머니, 부모님, 동생 때문입니다. 어제 처음으로 제 시상식에도 참석을 했습니다. 만날 저를 TV로만 봤는데 처음으로 직접 무대에 선 모습을 보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다시 일가친척과 같이 모여 식사를 하려고 하여 약속을 잡았는데 지인 분들 몇 분도 그 자리에 참석하기로 했습니다.”
“아, 나도 그 지인 몇 분에 해당이 됩니다. 저기 있는 유현이는 일가친척에 해당이 되어 나보다 먼저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내가 나는 왜 안 부르냐면서 따졌더니 죄송하다면서 오라고 하더군요. 근데 내가 죽일 놈입니다. 몇 사람에게 자랑했더니 다 온다고 하여 어느새 몇 백 명이 모이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사실 이 모임을 만든 사람이 한정수였다. 이런 쾌거를 거둔 것은 대단한 일이니 거하게 모여서 축하를 해야 한다고 했고 여기저기 소문을 내서 사람을 모았다. 이 자리에 초대된 사람 절반은 한정수가 초대하자고 한 면도 있었다.
“맞습니다. 회사 분들은 송년회도 신년회도 없다고 하시니 그동안 고생한 분들을 다 오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옆에서 도와주신 많은 분들도 이 자리에 초대를 했습니다. 제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도록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신 저기 육상연맹 주민석 회장님, 국정을 수행하시는 가운데서도 이렇게 오신 박민수 실장님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장인걸은 말을 잠깐 멈추고 인사를 했다. 그런 다음에 몇몇 다른 기획사 사장이나 유명 연예인들을 소개했고 방송국의 관계자들도 소개를 했다.
“모쪼록 지난 한해의 노고를 감사드리면서 새로운 한해도 희망에 가득 찬 시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잔을 채우고 건배합시다.”
장인걸은 잔을 들고 잠시 기다렸다. 사람들이 부산하게 잔을 채웠다. 다들 움직임이 잦아들자 마침내 건배사를 했다.
“희망찬 새해를 위하여.”
장인걸의 선창에 따라 모두가 ‘위하여’를 제창했다. 장인걸은 와인을 마시면서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을 살폈다. 직원들을 제외하고 외부 손님은 다들 이름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오빠, 사람들이 정말 많이 참석했네.”
장인걸이 무대를 내려와서 가족들에게 가자 은지가 와서 음료수를 홀짝이면서 한마디를 했다.
“그러게 말이다. 자리가 다 차지 않으면 창피할 것이라 걱정했는데 추가로 15개의 테이블을 더 만들었으니 대략 400명 가까이 참석을 한 것 같아. 외부 손님이 절반은 되는 것 같고.”
“좋은 거죠. 비용은 들겠지만요.”
그러자 곧 소속 연예인들이 인사를 하고 장기자랑 개념으로 노래 한 곡씩 부르기 시작했다. 소속 연예인이 많으니 별도의 초대가수를 부르지 않아도 되는 점은 좋았다.
장인걸은 한쪽에 별도의 자리를 마련하여 박민수 실장과 같이 자리를 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였다.
“이렇게 휴일에 오시게 해서 송구합니다.”
“나야 집에 있으면 할 일이 없어 빈둥거릴 것인데 집사람이나 애들과 같이 흥겨운 자리에 오게 되어 좋지. 연말대상 때문에 정신이 없어 보여 그동안 연락도 하지 않았는데 곧 미국으로 간다면서?”
“거기 가서 조금 쉬는 시간을 가지려고요. 국내에 있으면 쉬지 못할 것 같아서요.”
“그간 암담한 시간인데 그래도 희망을 주는 몇 가지 일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인걸씨도 그 중에 하나이고요.”
“다 제 욕심을 차린 것인데 그걸 좋게 봐주신 덕분이지요.”
장인걸은 굳이 이렇게 찾아온 것은 달리 어떤 목적이 있어 보여 걱정이 되기도 했다. 혹시라도 정치권에서 나오는 말이 현실화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바로 프리웨이와 계열사들의 문제였다.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프리웨이의 계열사 때문에 다른 IT기업들이 성장하지 못한다면서 해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몇몇 대기업들이 계열사를 매각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너무나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니 독점의 폐해가 크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프리웨이는 그냥 두더라도 다른 계열사의 일부는 정리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너무 독주를 하는 것이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특히 프리페이에 대하여 말이 많습니다.”
끝ⓒ
(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