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08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없습니다. 회원에 관하여는 계열사로 분리를 하면서 분리를 하는 상황입니다. 상장은 아직 요건이 되지 않아 할 수도 없고요. 프리페이는 판매자의 결제를 보조해주는 밴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장인걸의 말에 박민수의 표정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거야 그렇지만 천명그룹의 로비가 대단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속 독과점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여지가 별로 없지만 실질관계, 즉, 시장점유율 문제를 거론하니 조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조사를 하면 되는 문제가 아닙니까? 해서 문제가 될 부분은 개선을 해 나가면 되는 것이고요.”
“조사를 하는 것이야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게 하면 뭔가 성과를 내야 하는데 성과가 없으면 공신력이 문제가 됩니다.”
조사를 해서 뭔가 건수를 만들지 않으면 부실수사나 봐 주기 수사 논란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억지로 트집을 잡기도 곤란했다.
“스스로 독과점 문제가 있는 부분은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천명SDI의 불공정 행위에 대하여 조사를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폴라텍스트에 담합을 요구하던데 말입니다. 오히려 그 부분이 더 심각한 것 같던데 말입니다.”
장인걸은 폭탄일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을 거론했다. 만일 귀찮게 하면 똑같이 귀찮게 하겠다는 의도였다.
41. 비자금 정리
새해가 되어서도 장인걸을 찾는 곳은 많았지만 모든 것을 뒤로 하고 비행기를 타고 LA로 향했다. 그의 곁에는 김기현 과장과 황지현이 같이 타고 있었다.
“오빠, 고마워요.”
미국에 간다는 소식을 듣자 얼마나 귀찮게 하는지 결국 사촌인 장은지를 데리고 갈 수밖에 없었다. 여동생인 장인숙은 고3이 되는 관계로 아쉽지만 나중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잘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저도 언니 따라서 패션 관련 분야에 대해서 공부할 것이니 놀러가는 것은 아니에요.”
이번에는 비즈니스 석에 앉아서 가는데 옆자리에 앉아서 종알거리고 있었다. 궁금한 것도 많은지 소곤거리면서 질문을 계속 하고 있었다.
“오빠, 누가 더 좋아? 진경이 언니하고 세라 언니가 오빠 쫓아다닌다고 하던데.”
“어디서 그런 이상한 소리를 들은 거냐?”
“다 아는데, 뭘. 두 사람이 오빠한테 맘 있는 것 정도는 알고 있지. 물론 둘 다 오빠를 생각해서 거리를 두고 있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감춘다고 해서 감춰지는 것은 아니고.”
“네가 보기에 누가 더 나아 보이는데?”
장인걸은 오히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것이 더 궁금했다. 그래서 은지의 의견을 물었다.
“둘 다 좋지. 진경이 언니는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세라 언니는 차분하고 신중한 편이고. 외모도 극과 극이지만. 반면에 하는 일은 둘이 반대이고. 외모로만 보면 반대가 더 어울릴 것인데.”
은지는 졸래졸래 다니면서 사내에 도는 소문을 잘도 모으고 있었다. 소개를 시켜주지 않아도 어느새 강진경이나 권세라까지 만나고 다녔다. 다행이라면 둘 다 입이 무겁다는 점이었다.
“아직까지는 그냥 친구야. 그렇게 알고 쓸데없이 이상한 소문을 내지 않도록 해.”
장인걸은 생각 없이 떠들어대서 은지가 스캔들의 근원지가 될까 걱정이 되어 입조심을 시켰다.
“연예인에게 스캔들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잘 아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 마. 오빠나 생각 없이 만나다가 이상한 사진을 찍히지 않도록 주의해.”
비행기가 이륙한지 한 시간 정도 지나자 장은지는 졸린지 잠이 들었고 장인걸은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살피고 있었다. 미국에 가서 가사와 멜로디를 조화시키는 방법을 배울 것인데 그에 대한 것을 다시 한 번 검토하고 있었다.
장인걸은 미국에 음악문제도 있지만 전에 왔을 때 획득한 국채와 그와 관련된 내용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언급이 된 코트블루뱅크와 클라만뱅크에 대해 알아보니 바하마에서도 괘나 유명한 은행이었다. 하지만 더 유명한 것이 스페셜 뱅크로서 블랙머니 유통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그 계좌에 비자금이 존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였고 그 자금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다. 금액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막 IT버블이 시작될 때에 잘 활용하면 엄청난 기회를 잡을 수도 있어 보였다.
더 나중에 찾더라도 어디로 도망갈 것은 아니고 그 원주인이 죽은 상황이니 오히려 안전할 것이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그런 기회가 올지 의문이었다.
공항에서 사전에 예약한 경호원을 만나 그들이 준비한 밴을 타고 닉 플로이언의 스튜디오로 향했다. 그는 허리우드 외곽에 자리한 SCM(South California Music)이라는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가 공항에 마중을 나온다고 했지만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 경호원은 페럴 해런드가 수배를 해주었다. 변호사이기에 경비나 경호를 담당하는 업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미 샌프란시스코마라톤대회에 참가 할 때 한 번 의뢰를 했던 업체이기에 어떻게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닉 플로이언은 30대 중반의 백인 남성이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다소 완고한 사람으로 보였지만 실제 대화를 나누다보니 약간 대인기피증이 있는 사람으로 초면인 사람을 만나면 긴장하여 표정이 굳어 있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긴장한 기색이 사라지면서 상당히 유머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발음에 약간 문제가 있군요. 아시아 이민자들이 가지는 발음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장인걸이 노래하는 것을 들은 닉 플로이언은 장인걸의 발음을 제일 먼저 지적했다. 영어 발음을 부정확하게 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다. 그렇기에 정확한 발음부터 교정을 받아야 했다. 또한 장인걸이 작사한 것도 지적을 받았다. 의미 전달은 가능하지만 다소 억지스러운 문장이라는 말이었다.
“어투라는 것이 있는데 그것의 밸런스가 깨집니다. 20대, 30대, 60대가 사용하는 어투는 다를 수밖에 없는데 같은 문장에 들어 있습니다. 크게 문제는 아니지만 노래에서 그러면 두드러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만 문제가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그런 면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문장의 품격이 왔다 갔다 합니다. 아직 뉘앙스를 감지할 감수성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말투의 일관성을 지적했다. 고상하려면 고상하게, 슬랭이라면 슬랭으로, 노동자라면 노동자처럼 일관성이 필요했다.
닉 플로이언이 지적한 것을 몇 가지 고치자 훨씬 입에 달라붙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몇 가지 영화를 추천해 주었고 장인걸은 영화를 보면서 아예 대사를 전부 외우려고 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된다고 추천해 주었다.
작곡에 대해서는 서로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작사에 대하여는 일방적으로 교육을 받았다. 같은 의미의 단어라도 약간의 뉘앙스가 달랐다. 의사소통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가사나 시 같은 예술적인 용도에서는 차이가 존재했다.
“랩을 듣다 보면 가사를 어떻게 써야 할지 저절로 깨닫게 될 것입니다. 몇 달만 미국에서 생활하면 자연스럽게 가사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장인걸은 당장 가사를 잘 쓸 수 없기에 닉 플로이언에게 작사의 일부를 맡기기로 했다. 한국어 가사야 손을 댈 필요가 없지만 영어 가사는 닉 플로이언의 도움이 필요했다. 결국 가사의 권리 20%는 닉 플로이언에게 있다고 정식 계약을 한 후에 도움을 받기로 했다.
또한 보컬에 대한 훈련도 일정 시간 동안 받기로 했다. 어떤 가사에 대하여 박자나 강약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훈련을 했다. 같은 단어라도 한국인이 말하는 방식과 현지인이 말하는 방식이 미묘하게 달랐는데 그런 감각은 케이스마다 지적을 받으면서 교정을 해야 했다.
“노래를 하는 방식, 발성법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한국어 발성법은 개인의 편차가 그리 크지 않아 보입니다. 한음에 한 어절의 발음이 명확하게 매치가 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영어는 한 음에 두세 개의 음절을, 또는 두세 개의 음에 하나의 음절을 발음해야 하기도 하고 축약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것들에 대한 요령을 터득하지 못한다면 노래가 이상하게 변하고 맙니다.”
특히 전치사 같은 것을 아주 짧고 약하게 발음하여 들리지 않을 정도가 많은 것도 훈련을 시켰다. 강약이나 장단에 대한 변화를 크게 가져가는 것에 대하여 훈련을 했다.
“쉽지가 않네요. 같은 노래도 부르는 사람에 따라 발성법이 다르고요. 편곡도 다양하고.”
명곡은 유명 가수 10여 명이 리메이크를 하여 불렀는데 가수마다 발성법이 각양각색이었다. 한국어의 경우에는 가사의 발성은 가수가 달라져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영어의 경우에는 달랐다. 읽는 방식, 딕션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달랐다.
‘이건 불가에서 독경을 하는 것과 비슷하군. 독경도 종파에 따라 같은 불경을 읽는 방식이 천차만별이니. 하긴 아리안계 언어로 비슷한 면이 있는 것인가?’ 장인걸은 발음과 발성을 어느 정도 터득하자 그간 느끼지 못했던 노래 속에 담긴 미묘한 감정까지 잡아낼 수가 있었다. 아울러 그런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느낄 수가 있어야 표현할 수 있었다.
‘공명인가? 진짜 감정을 싣는 것이지. 전에는 어설프게 흉내를 낸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 외국인이 어색하게 부르는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제대로 부를 수가 있다.’ 장인걸은 몇 번에 걸쳐 녹음한 것을 들었다. 부를 때마다 조금씩 노래가 달라지고 있었다. 그 조금의 차이가 노래의 수준을 달라지게 만들었다.
“명곡을 이제 장인걸씨 특유의 감성으로 해석하여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가사도 느낌이 옵니까?”
“대충은 뭔지 알겠군요. 지난 1주일간 집중적으로 배운 덕분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1주일 정도 제 시간을 가진 후에 다시 찾아오도록 하지요.”
이제 어느 정도 감을 잡았으니 샌프란시스코에 가서 일을 몇 가지 처리할 생각이었다. 더 배운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을 것 같았다. 아직 벽이라고 하는 것을 깨지 못한 것 같았다. 그것은 스튜디오에서 배운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 실생활에서 직접 부딪치면서 원어민들과 대화를 해야 가능할 것 같았다.
장인걸이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스튜디오에 틀어박혀 닉 플로이언과 같이 보내자 황지현과 장은지는 1주일 정도 미국 LA의 관광을 하는데 보내고 있었다.
“지금 가는 곳은 LA한인협회 총무를 맡고 있는 찰리 서의 사무실입니다. 아리랑기획이라는 공연전문 회사입니다.”
김기현과장이 황지현과 장은지에게 찾아가는 곳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공연전문회사라고 하니 이해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걱정이 되기도 했다.
“물론 사장님의 LA나 미국 공연을 논의하는 자리는 아닙니다. 사장님은 한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 진출은 절대 없다는 입장이니 그런 논의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장인걸은 미국에 진출한다면 미국의 가수들처럼 데뷔를 하지 현지 교민을 대상으로 한 위문공연은 하고 싶지 않다고 평소 말을 했다. 그런 공연을 온다면 방송국이나 현지 교민의 초청을 받아 그런 목적의 합동공연에 참여하는 정도였다.
단독 콘서트를 한다면 메이저 공연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전미 순회공연을 하는 정도는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 상황이니 한인회 총무가 운영하는 공연기획사를 찾아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번 미국행은 미국의 뮤지션들과 협업을 하는 것도 있지만 LA에 우리 기획사의 지사를 세우기 위한 사전조사를 겸해서 오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기획사의 지사를 세운다는 것입니까?”
“그럴 것입니다. 1차로 한인들 중에 가수나 배우가 되고자 하는 사람을 선발하고 2차로 미국의 뮤지션들이나 배우 중에 한국 활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접촉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김기현 과장은 마지막으로 장인걸에게 들은 이야기는 말하지 않았다. 그것은 프리웨이와 연관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프리웨이는 구글과 제휴를 했기에 직접 진출을 할 필요가 없지만 프리뮤직과 프리튜브는 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시작을 미국에서, 그것도 한인을 중심으로 시작할까 합니다.’ 그것은 일단 알리지 않고 사무실을 낸 다음이 진행할 예정이었다. 프리웨이의 진출이 아닌 히어로기획의 미국 진출과 더불어 진행할 예정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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