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10
청와대에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한 비서관 회의가 진행 중에 있었다. 그 자리에는 대통령과 비서실장, 경제수석이 자리한 가운데 경제수석실 산하의 비서관 7명과 행정관 12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IT 산업으로 경제의 활로를 열기로 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그 후속 세부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뭐가 문제이요?”
대통령이 김성택 경제수석에게 추가적인 보고가 올라오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물론 작업을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인터넷 산업의 근간이 되는 고속통신망 구축, 각종 벤처 지원정책, 인터넷 관련 하드웨어 산업 기반 구축, 소프트웨어 기반 구축 및 지원,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 육성 등을 목표로 세부 정책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부문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대통령이 이 자리를 만든 저의가 무엇인지 박민수 실장은 알지만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었다. 김성택 경제수석이 최근 특정 기업에 전도외어 무리수를 두고 있고 그 때문에 경제수석실의 비서관과 행정관들과 충돌을 하고 있었다.
취임 초기부터 경제수석실은 경제수석을 따르는 자들과 반대하는 자들로 갈라져서 대립하는 면이 있었다. 친 재벌 성향의 경제수석은 대기업의 회생이 경제회생이라는 입장이었다. 반면 일부 비서관은 분배의 정의 실현으로 왜곡된 시스템을 개선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통해 경제성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업체가 인터넷 산업의 많은 분야에서 독주를 하는 상황이라 지원을 하더라도 성과를 거둘지 의문입니다.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일 것 같습니다.”
“특정 업체라니요?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러자 프리웨이에 대하여 보고를 했다. 다른 IT벤처와 달리 각 분야에서 독주를 하고 있고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렇다면 그 업체가 어떤 범법행위를 했거나 꼼수를 사용한 것입니까?”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다른 업체와 기술이나 설비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1997년 11월경부터 시작하여 선점을 한 상황이라 다른 업체에서 따라가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너무 차이가 나서 경쟁 자체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프리웨이가 진출한 9개 분야에 대한 점유율 분석부터 시작하여 선호도 조사까지 보여주었다.
“그래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고 각 사업을 프리웨이에서 인위적으로 분리하도록 하자는 것이요?”
“그렇습니다. 분야별로 IT 산업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에 매각하도록 하는 것이 IT 산업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판단이 됩니다. 이대로 가서는 누구도 선뜻 투자하지 못할 것이라 봅니다. 관련 분야에 대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활기가 사라집니다.”
경제수석의 답변을 듣던 대통령은 비서관들과 행정관들의 표정을 살폈다. 수석이 추천하여 데리고 온 비서관 두 명을 제외하고 그 자리에 참석한 모든 참석자의 얼굴에 도저히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 어려 있었다.
“그래서 공정위에 협조를 요청했습니까?”
“우찬혁 위원장에게 독과점의 심각성을 알리는 자료를 송부하고 조사가 가능한지 검토해 달라고 했지만 조사에 착수할 근거가 없다는 회신만 보내는 상황입니다.”
순간 대통령의 얼굴에 노기가 서렸고 경제수석은 보고를 마치다가 그것을 보자 놀란 표정이 되었다.
“지금 갓 시작하는 중소벤처기업을 갈기갈기 찢어 대기업에 나눠주자는 말입니까? 각 분야에서 경쟁력이 뛰어나 경쟁이 되지 않으니 말이요?”
“그렇습니다. 현재까지 20대 기업에서 많게는 1천억 원이 넘는 자금부터 20억 가량을 투자했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모두 경쟁에서 패배했습니다. 프리웨이 외에 가장 잘 나가는 ‘이웃집’이라는 포털의 경우에 천명그룹에서 200억 원 넘게 투자했지만 고작 회원수 75만 명 수준입니다. 프리웨이의 회원수가 1500만 명이 넘었는데 말입니다.”
“여기 보면 재미있는 자료가 하나 보이는데 프리마켓의 입점한 각종 온라인 유통업체를 보면 프리스토어의 한 달 매출액이 38억 원인데 가다나 쇼핑몰은 22억 원에 달합니다. 여기도 프리스토리의 자회사입니까? 로엔이란 사이트도 17억 원에 달해 꽤나 잘 나가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의 질문에 경제수석은 곤혹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그러더니 비서관 쪽으로 시선을 돌려 누군가를 노려보았다. 항상 김성택에게 반기를 드는 두 명의 비서관이었다.
“어제 산자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특정 기업에서 프리웨이를 노리고 집요하게 관계부처를 상대로 로비를 하는 정황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혹시 경제수석은 그런 첩보를 들은 적이 없습니까?”
대통령의 질책어린 질문에 김성택 수석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 일을 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고 바로 자신도 그들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그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수석이 지속적으로 대기업을 옹호하는 정책기조를 주장해도 그것이 방법론적인 문제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뛰어난 중소기업마저 갈가리 난도질하여 대기업에 넘겨주자는 주장을 서슴지 않는 것을 보니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순간 경제수석을 비롯한 두 명의 비서관의 표정이 변했다. 반면에 그 자리에 있던 다른 비서관이나 행정관의 표정은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후련해 보였다.
“지금까지의 과오는 논의하지 않을 것이니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 주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박민수 실장님은 인사수석, 민정수석과 협조하여 사임한 경제수석과 두 명의 비서관 인선에 착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청와대 인사에 굳이 정치권과 협의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통령은 1년이 되어가는 시점이니 친정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더구나 IT산업마저 기존재벌에게 넘기려는 시도를 하면서 계속적으로 다른 경제팀과 엇박자를 내는 경제수석을 교체하기로 했다.
더구나 부실의 징후가 뚜렷한 특정 대기업을 옹호하면서 은행에 지속적으로 대출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가 컸다. 그로 인해 일부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요원한 상태였다.
같은 캘리포니아라고 하지만 LA와 샌프란시스코는 겨울에는 확연히 날씨가 달랐다. LA가 봄 날씨라면 샌프란시스코는 겨울 날씨였다. 장인걸은 칼 막스턴이나 페럴 해런드를 만나고 로한나 기술연구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칼 막스턴의 경우에는 장인걸과 관련이 깊은 여러 회사에서 의뢰하는 각종 특허나 지적재산권의 출원을 책임져야 했기에 논의할 거리가 꽤나 많았다. 준비서류의 미비로 인해 출원을 하지 못한 건들에 대하여 논의를 해야 했다.
로한나 기술연구소에서는 미국의 법인과 기술제휴 문제로 논의를 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특허의 적용이 애매모호한 상황이라 아직 기술이나 특허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장인걸은 페럴 해런드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연히 획득한 비자금에 대해 조사하고 양성화시키는데 자문을 구하고 효율적인 방법을 모색했다. “국채를 획득했는데 그것을 양성화시키고 싶다는 말이군요. 금액이 얼마나 됩니까?”
장인걸은 페럴 해런드를 만나서 액면가 500만 달러의 국채를 처리할 방법에 대하여 물었다.
“액면가 500만 달러입니다. 무기명 채권인데 조건을 보면 국채를 제시할 경우에 자금출처조사를 면제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만기 5년짜리인데 3년 전에 만기가 지난 것입니다.”
“만기가 되었다면 미국의 상업은행으로 가지고 가면 복권이나 마찬가지로 현금화가 가능합니다. 복권이라면 세금을 떼지만 국채는 그것도 없으니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의 경우에는 달리 문제가 없이 개인자산으로 추심이 끝난 직후에 바로 가처분소득이 됩니다. 단, 이자에 대해서는 세금이 있습니다.”
“외국인도 문제가 없습니까?”
“당연합니다. 국채의 판매를 장려하기 위한 제도이기에 국세청에서도 절대 세무조사를 하지 않습니다. 설사 상속을 받고 증여를 받고 심지어 노상에서 습득하거나 절도를 했더라도 확정적인 증거가 없다면 문제를 제기하지 못합니다. 아마 전쟁채권일 가능성이 높군요.”
“발행일자를 보면 90년 후반이니 그럴 가능성이 높군요.”
“액면가가 500만 달러라면 이자도 있기에 꽤나 될 것입니다. 일단 개인계좌에 넣고 추심을 신청하면 됩니다. 아마도 그러면 은행에서 약간의 수수료를 받고 추심절차를 진행해 줄 것입니다. 그러면 정당한 소득이 되고 그 자체로 아무런 문제가 없이 투자를 하거나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채권을 추심하지 않고 처분할 수는 없습니까?”
“채권을 처분하면 각종 면제혜택이 없으니 문제가 됩니다. 그렇게 되면 채권의 출처까지 증명을 해야 합니다. 채권의 유통과정까지 면제혜택을 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급하지 않으면 이자가 높고 혜택이 많으니 보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인걸은 채권을 추심하는 것은 그 채권의 원주인 때문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기에 일단 보류하기로 했다. 라엔데 프라우가가 죽었지만 그 측근이 있을 수도 있었다. 혹시라도 채권을 받아야 할 사람이 추적중이라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보다 자산이 일정규모 이상이 되면 영주권 신청이 가능해집니다. 그리고 법인을 관리하고 투자를 집행할 직원을 채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회사법을 비롯한 관련 규정을 출력하여 사무실과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 점을 알렸다. 결국은 사무실을 내고 투자전문가를 고용해야 했다.
“그러면 제가 23일까지 미국에 있으니 그 전에 조치를 취하도록 하죠. 혹시 추천이 가능한 인원이 있습니까?”
“사실 이런 일은 제가 추천하기가 애매합니다. 다른 쪽에서 알아보고 제가 대리인이 되어 감독을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그게 밸런스가 맞는 일입니다.”
페럴 해런드는 자신이 추천하는 행위는 부적절한 면이 있음을 고지했다. 그 이유는 채용이 된 직원과 결탁에 의한 부정행위의 위험이 있다는 점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사무실 규모는 어느 정도여야 하나요?”
“투자매니저 1명과 사무원 1명이면 될 것입니다. 사무실은 대략 50~60스퀘어야드 정도면 될 것입니다.”
장인걸은 단위가 애매했지만 대략 15평 이내의 작은 사무실을 의미하는 것을 알았다. 장인걸은 누구에게 소개를 부탁해야 하나 고민이 되었지만 교민 중에 소개를 받기로 했다. 그것이 유리할 것 같았다.
대신에 자금의 조달이나 인출에 대하여는 자신이 직접 관여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얼마 전에 만난 찰리 서가 기억났다. 아니면 로한나 연구소의 김석현에게 소개받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투자법인의 경우 매니저나 사무원의 자격요건이 있습니까?”
“특별한 자격요건은 없지만 투자매니저는 대학에서 경영학이나 경제학을 전공한 경력자라면 좋고 사무원은 경리교육을 받은 사람이 좋을 것입니다. 개인 투자법인이기에 법에서 정한 특별한 자격조건은 없습니다.”
장인걸은 그저 개인사무실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고용하기로 했다.
장인걸은 로한나 기술연구소의 김석현 연구원에게 연락을 하여 따로 만났다. 장인걸이 식사를 하자고 하니 의아한 기색이었지만 어쨌든 약속장소로 나왔다.
“투자법인의 직원을 구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러면서 개인투자회사를 만든 경위를 대략 설명했다. 아울러 일정규모 이상이 되었기에 대리인을 통해 법인을 관리하는 것도 한계가 있음을 설명했다.
“유능한 사람을 구하는 것이야 어렵지 않습니다. 단지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그게 걱정입니다.”
이석현도 그 부분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해야 하는 일이 어떤 일인지 물었다. 장인걸은 자금의 조달이 문제이지 운영은 불법적인 부분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에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취업이나 활동에 제한이 없는 교민이나 영주권자 중에서 추천을 받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스탠포드 출신 중에서 알아보도록 하지요. 금융계에서도 은근히 차별이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능력이 있어도 기회를 잡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급여는 얼마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까?”
“금융계에서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투자매니저의 연봉이 10만 달러 정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도 부여할 예정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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