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16
“그러면 히어로기획도 이번 기회에 100억 원 정도 증자를 하죠. 제 개인계좌에 얼마나 있습니까?”
장인걸의 계좌 중에 정산을 받는 계좌의 통장은 민수길이 보관하고 있었다. 송금을 하거나 인출을 할 경우에만 장인걸이 은행을 방문하여 직접 처리했다. 물론 일반 경비처리용으로 2~3억 가량이 든 통장을 따로 만들어서 민수길에게 맡겨 놓고 있었다.
“제가 알기에 180억 원 정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증자할 금액을 납입하는 것은 가능할 것입니다.”
히어로기획은 100% 장인걸이 소유하고 있기에 먼저 가수금으로 송금하고 자본금으로 전환하면 되었다. 물론 증자관련 서류를 작성해야 하지만 그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마지막으로 폴라텍스트에서 가져온 업무관련 서류를 살폈다. 40%를 가진 대주주 자격으로 폴라텍스트에서 중요한 안건을 보고받고 있었다. 서버 납품 현황과 신규서버 개발현황이 주된 내용이었다.
“공유서버가 마침내 완성이 되었군요. 불완전하지만.”
장인걸은 보고서를 한 번 쓱 보더니 혼잣말을 하듯이 말을 평가를 하고 서류를 접었다. 그 내용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주의해야 할 내용은 없어 보였다.
클라우드 서버라고 하는 것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는데 최적화된 서버로 서버의 범용성을 극대화하면서도 네트워크 능력마저 우수한 서버였다.
회귀 전에 비해 최소 2~3년 정도 빨리 등장한 서버였다. 회귀 전에 비해 전반적인 하드웨어 능력이 미흡하기에 데이터 용량이나 접속 능력은 다소 뒤처지지만 그런 기능을 구현한 것 자체는 대단했다.
“도착하면 바로 업무보고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하세요. 참가대상은 각 계열사 본부장급 이상입니다. 멀리 나가 있거나 급한 일이 있으면 마치는 대로 추가적으로 보고하면 됩니다.”
장인걸은 민수길에게 이미 지시를 내렸지만 다시 한 번 지시를 했다. 서류를 검토하고 매니저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서울에 도착했다.
장인걸은 태운 차량은 세 시간 정도 달려 히어로기획에 도착했고 장인걸이 도착할 때쯤에 맞춰 계열사 주요 임원들이 회의실에 도착해 있었다.
아무리 임직원들에게 권한을 부여했지만 최종결재권자가 한 달 이상 자리를 비운 상황이라 결재를 받아야 할 서류가 밀려 있었다. 그렇기에 업무보고를 하면서 결재까지 받아야 했다.
장인걸은 인사를 한 후에 사장실에서 개별적으로 보고를 받았다. 굳이 다 있는 곳에서 보고를 받아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밀이 노출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서류를 보고 궁금한 것만 확인을 하는 편이라 보고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거의 30여 명에 달하는 인원이 보고를 하는 상황이라 무려 네 시간 정도가 소요 되었다.
“무슨 일이야? 나중에 따로 말해도 될 텐데.”
강진경이 서류를 들고 사무실에 들어오자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프리스토리의 이사이지만 굳이 장인걸에게 결재를 받으러 와야 할 이유는 없었다.
“프리로맨스 때문이지. 내가 거기 총괄 본부장이잖아.”
“아, 그렇지. 내가 깜빡했네. 거기도 유료화를 했다고 했지. 사이트가 활성화 된 것은 몇 번 확인했어.”
로맨스소설 전문사이트인 프리로맨스는 장인걸이 미국에 가 있는 사이에 유료화를 했고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제법 성과를 내고 있었다.
“일단 2개월 동안 진행 된 실적이야. 그리고 이번에 로맨스소설 전문 출판사에 투자를 할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3억에 40% 정도 준다고 하니. 아니면 경영권까지 필요하면 8억에 70%도 넘길 수 있다고 하고. 회사에서 안 된다면 나와 언니가 공동으로 투자할까 하는데 자칫 이익상충의 문제도 있어 보이고.”
“그러면 이사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여 승인을 받도록 하자. 경영권 문제는 잘 검토해 봐. 회사에서도 투자를 하고 필요하면 너나 언니도 투자를 하고. 자금이 모자라면 히어로기획이나 나도 개인적으로 투자를 할게.”
“알았어. 그러면 일단 추진을 해볼게. 그리고 언제 시간이 되어? 세라도 같이 봤으면 하던데.”
“이번 주말에 같이 보도록 하자. 훈련을 받았더니 너무 피곤해서 조용히 송추에 가는 것으로 하고.”
“알았어.”
저녁 10시가 되어서야 긴급으로 처리할 일이 마무리가 되었다. 가수가 아닌 경영자로서 더 바쁘게 일하는 것 같았다.
“황영호 이사는 무슨 일입니까?”
그는 프리게임의 마케팅담당을 맡고 있는 사람이지만 굳이 이번 회의에 참가해야 할 대상은 아니었다. 나이가 고작 서른둘에 불과하지만 워낙 직원들의 연령이 낮기에 업무의 중요도에 따라 높은 직급일지라도 적당히 부여해 주었다.
“그게 매직마블 때문에 보고할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장인걸은 자신이 투자를 하고서도 잊고 있던 사실이 생각났다. 프리게임에 론칭을 하기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행성이 강한 도박게임을 매직마블존이라 하여 모아놓았다.
그런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가 매직마블이라는 회사였고 지속적으로 장인걸이 투자를 하다 보니 사실상 자회사가 되어 있었다. 물론 묻힐 수가 있기에 프리게임으로 분사하면서 그런 게임은 매직마블존으로 올려놓았다.
“아, 그러고 보니 매직마블존 담당이 황영호 이사이군요. 그렇지 않아도 매출이 많이 증대되어 프리게임의 수익 절반을 차지한다고 하더군요.”
“그렇습니다. 상황에 걸맞은 추임새를 삽입한 고스톱과 포커, 훌라 등이 인기를 끌면서 제법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 문제로 인해 사이트 차원에서 마케팅을 하는 것은 부적절한 면이 있습니다.”
“그러면 매직마블이라는 이름으로 사이트를 따로 분리하자는 말씀입니까? 그러면 대문에 이벤트 공지를 올릴 수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회사를 분리할 필요는 없지만 사이트 분리는 필수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할 것 같습니다.”
프리스토리의 경우에도 프리로맨스라는 로맨스소설 전용 사이트를 개설한 상황이니 성인전용 게임 전문인 매직마블을 따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비용이 문제일 것 같은데 5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는 말씀이군요? 서버를 별도로 운용한다는 것인데 급한 것이요?”
“방문자가 증가하면 프리게임의 서버만으로는 다운이 발생할 소지가 큽니다. 지금도 주말에는 아슬아슬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프리웨이 개발팀과 협의하여 예산을 집행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마케팅도 별도로 시행하도록 하십시오. 그보다 마블머니는 프리페이에서 100:1로 교환하는데 마블머니를 프리페이로 교환하지 않는다는 말씀이군요. 별도의 정산도 없고.”
“사행성이 강해 거꾸로 교환을 하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진짜 도박판이 벌어질 소지가 큽니다. 자칫 인터넷 도박 사이트로 전락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걸 막기 위해 마블머니는 절대로 현금화를 시켜주지 않도록 했습니다. 회원들 간에 마블머니를 거래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요.”
매직마블에서 마블머니를 아무리 많이 확보해도 현금화를 시킬 수가 없으니 결국은 아무런 가치가 없었다. 더구나 매일 로그인을 할 때마다 출석체크라는 명목으로 1000 마블머니를 충전시켜 주는 상황이니 매일 10원씩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고스톱의 경우 1점에 1천 마블머니가 상한이죠?”
“그렇습니다. 점 10원 정도이니 그렇게 큰 도박판은 아닙니다. 맞고의 경우에 1000점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100만 마블머니 정도이니 아주 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상황을 봐가면서 상한가를 올릴까 검토하고 있습니다.”
“포커는 훨씬 판이 크다는데 문제가 없습니까?”
포커는 첫 베팅이 고작 100마블머니이지만 풀 베팅을 하다보면 끝날 때에는 수백만 마블머니까지 올라갔다.
“물론 그런 면이 있지만 그 정도는 허용이 되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마블머니의 발급을 현금이 아닌 프리마켓과 연동하여 서비스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향으로 하는 방향이 어떨까 검토하고 있습니다. 업체들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드게임이나 RPG 게임은 어떤가요?”
“19금 요소가 포함된 게임을 일부 도입하지만 음란죄의 적용이 걸림돌이라 노출은 비키니 수준이 최선입니다. 일본에 비해서 우리나라가 훨씬 규제가 심합니다. 조금만 선정적인 면이 있으면 바로 지적이 들어옵니다.”
한국은 성인게임에 대한 규제가 심한 편이었다. 그것은 문화의 건전성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는 면도 있지만 하드 유저를 이탈하게 만드는 면도 있었다. 일본의 사이트로 가서 살피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는 프리튜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것은 버리고 가야죠. 괜히 음란으로 흐르는 것보다 낫습니다. 그런 것으로 승부하려고 하면 결국 나중에는 콘텐츠의 제약을 불러와서 몰락으로 이어집니다. 그걸 원하는 사람은 다른 곳으로 가라고 하면 됩니다.”
장인걸은 음란물을 취급한 사이트의 말로가 어떤지 알기에 그런 방향에 대한 미련을 버리라고 말했다. 게임의 재미를 조금 더 강조하기 위해 성인물을 취급하는 것이지 선정성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 득보다 실이 더 많았다.
장인걸은 다음날 아침에 HR투자법인의 결재사이트를 열어 직원들이 올린 각종 결재서류를 확인했다. 요약형 프레젠테이션 문서형태로 보고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주로 서술형 보고서형태로 보고하는 경향이 있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서를 자세히 읽어야 업무를 파악할 수가 있었다.
내용만 보면 특별히 문제되는 것은 없었다. 바하마의 비자금도 1억7천만 달러를 송금한 상황이었다. 절반 조금 넘게 송금한 상황이었다.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장인걸은 페럴 해런드에게 전화를 했다. 훈련소에 들어가게 되어 연락을 하지 못할 것 같으니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아예 작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해둔 상황이었다.
“절반가량 송금했습니다. 제반 법규나 SEC(증권관리위원회)나 IRS(국세청)의 내부 규정까지 고려하여 추진을 하려니 지체가 되고 있습니다. 대략 5월 초까지 작업하면 마무리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의 주목을 받게 되고 조사가 들어올 수 있습니다.”
페럴 해런드는 야금야금 바하마에 있는 계좌의 자금을 미국에 있는 계좌로 송금하고 있었다. 한꺼번에 자금을 옮기면 보고대상이 되기에 그것을 피하기 위해 한도에 걸리지 않을 금액만 송금하고 있었다.
“달리 문제는 없습니까?”
“대규모 투자은행이기에 그런 거래가 많습니다. 그들에게 대행을 맡긴 상황이기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특별히 이슈가 되지 않는 이상 문제 삼지는 않을 것입니다. 설령 조사를 나와도 그들이 먼저 대응할 것입니다. 현재는 송금한 자금으로 지정한 주식을 매입하고 있습니다.”
장인걸은 혹시라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아직 별다른 일은 없어 보였다. 매입한 주식의 경우에는 장인걸이 사전에 구입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시가 총액 기준 3% 미만으로 보유하도록 하여 SEC에 신고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직접 투자는 별로 진행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석현 박사가 조사하여 보고한 미로연구소와 유닉스생체과학에 투자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이석현 박사는 로한나 기술연구소와 맺은 협약에 따라 일종의 조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었다. 유망한 벤처기업에 대한 리뷰를 토대로 하여 투자를 위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렇지 않아도 두 개의 연구소에서 투자를 요청했지만 미로연구소는 소프웨어가 아닌 하드웨어, 그것도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관한 부분이고 유닉스생체과학은 인플루엔자 계통이라 그리 시장성이 없어 보입니다.”
“둘 다 100만 달러 정도면 20% 정도의 지분 획득이 가능하고 현재 추진 중인 연구도 마무리할 수 있다고 하니 협상에 나서도록 하죠.”
장인걸은 반도체에 진출할 생각이고 미로연구소가 나중에 퀄컴 수준의 팹리스 업체로 성장하는 것을 알기에 투자를 권했다. 스마트폰이 나오는 시기가 되면 스마트기기와 AI가 나오면서 상당히 유망한 업체로 떠올랐다. 그가 회귀할 무렵에는 AI관련 OS가 구동하는 CPU의 설계로 각광을 받았다.
반면 유닉스생체과학은 이후에 발생하는 각종 인플루엔자의 성행 시에 안티플루젠이라는 항생제를 투입하여 성과를 내면서 차세대 바이오 기업으로 떠올랐다. 이후 슈퍼바이러스 퇴치용 항생제 연구에도 성과를 거두었다.
끝ⓒ (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