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20
마검은 조폭 사이에 의리는 없다면서 언제라도 배신이 있을 수 있기에 적당한 폭행 정도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는 말이었다. 그 이상 일을 하면 부하들이 배신하여 고발을 했다. 어디선가 비밀이 새어나가 문제가 발생했다.
“그런 일을 저지른다면 바로 경찰에 입건이 되고 수배를 받아 쫓기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적당히 국내 조직과의 분쟁이라면 무마가 가능하지만 외자유치에 혈안이 된 상황에서 외국 자본에 테러라고 몰아붙이는 순간 누구도 감당이 불가능합니다.”
회귀 전에도 일본대부업자들이 TV 광고까지 하면서 설칠 때에 누구도 제동을 걸지 못했다. 자신들의 영역을 파고드는 상황인데 조직들이 방관만 했다. 결국 그들을 건들어서 감당이 어렵기에 누구도 나서지 않은 것 같았다.
‘나처럼 혼자 조용히 처리를 한다면 몰라도 조직이 움직일 수는 없어 보이는군. 그렇다고 내가 움직일 상황도 아니고. 움직인다고 해도 혼자서는 한계가 있고.’ 장인걸은 한두 번이야 가능하지만 관련자만 수백 명일 텐데 그들을 다 처리할 수도 없었다. 그러니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다면 저번처럼 적당히 사채업자를 터는 것이 전부였다.
그나마 그 사건 이후에 사채업자들의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진 것은 다행이었다. 돈만이 전부라고 행동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 집값부터 빌딩 등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여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언제 올라갈지 걱정입니다.”
마검은 부동산 폭락을 걱정했다. 여전히 부동산 가격이 낮아 매물은 많은데 거래는 되지 않고 있었다. 담보로 잡은 부동산 중에 대출금보다도 더 낮은 가격의 부동산이 여전히 많았다.
“경제가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니 IMF외환위기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활기가 도는 것도 같고요. 물론 전처럼 불야성을 이루고 흥청망청 쓰는 시대는 다시 올 것 같지 않지만요.”
장인걸은 올해 정도면 외환위기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진행되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전망했다. 물론 8월경에 커다란 충격파가 다시 강타할 것이지만 그것을 언급할 수는 없었다.
“그보다 명륜당 쪽이 시끄러운 것 같은데 문제가 없습니까?”
살객을 정리한 원죄가 있기에 걱정스럽게 물었다. 명륜당의 혼란은 장인걸이 초래한 면이 있었다. 장인걸이 살객을 정리했다고 인정하지 않았지만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박갑술 회장이 고삐를 죄야 하는데 방관을 하니 2인자급에 해당되는 자들이 자기 영역을 확보하려고 하니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살객이 사라지니 통제능력을 상실한 실정입니다.”
마검의 얼굴에 곤혹스럽다는 표정이 어렸다. 살객을 놔두었다면 발생하지 않을 일이라는 의미였다. 사실 그 문제 때문에 마검을 만나자고 한 면도 있었다.
“살객이 물러나면서 명륜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강북에서 혼란이 심해지고 그것이 서울 전역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살객이 복귀를 하면 혼란이 잦아들 수 있습니까? 제가 의술도 조금 공부했고 어지간한 내상이나 주화입마도 고칠 수가 있습니다. 한 번 살펴 볼 수 있습니다. 치료할 수 있으면 치료해 보도록 하지요.”
마검 혼자서 현재의 상황을 수습할 수가 없다면 살객을 복귀시키는 것도 방법이었다. 병 주고 약 주는 행위이고 후환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지만 필요하면 다시 손을 쓰면 되었다.
혹시라도 복귀를 시켜야 할지 몰라 아예 불구를 만들기보다 회복의 여지를 두었는데 복귀를 시도할 필요도 있었다. 불구가 되어 한동안 고생을 한 상황이니 조심할 것도 같았다.
장인걸은 회사 일을 하면서 앨범에 들어갈 노래의 녹음을 했다. 혼자 하는 것보다 누군가 모니터를 해주는 것이 좋기에 한정수에게 프로듀싱을 맡겼다.
전에는 회귀 전 히트곡을 편곡하여 부른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거의 대부분의 노래가 자신의 창작곡이었다. 기존 히트곡의 멜로디 일부와 모티브를 차용하기도 했지만 더 좋게 고치다보니 약간 흔적을 남긴 정도였다.
“진짜 노래 실력이 대단하다. 그런데 아무리 녹음을 해도 기계에 전부가 담기지 않아 감동이 떨어진다. 이제 명실상부한 대가의 반열에 드는 것 같아.”
“아직 그 정도는 아니죠. 영어 발음이나 가사가 전과 달라졌죠? 조금 매끄럽게 들리지 않아요?”
장인걸은 3집 앨범과 1집 영어 번안곡의 녹음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발표는 국내와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할 계획이었다. 물론 국내 활동을 하다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본격적인 캠페인을 벌일 계획을 잡고 있었다.
“괜찮은 것 같아. 진짜 원어민 같기도 하고 가사도 더 나아진 것 같고. 그보다 3집 활동은 어떻게 할 거야? 이제 행사를 다니면서 홍보할 상황은 아니잖아?”
몸값이라고 하는 행사비가 한정수를 추월한 상황이었다. 500만 원도 낮고 보통 1000만 원을 호가하는 상황이었다. 특급 중에서도 특급으로 분류가 되고 있었다. 연말 방송3사의 가요대상을 석권한 것과 사업가이면서 유명 마라토너로서 유명인사가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서 짧게 방송을 하고 다시 한 번 순회콘서트를 할까 합니다. 대도시와 지방의 중소도시를 번갈아가면서 할까 합니다. 촉박하게 일정을 잡지 않고 자주 공연을 하려고요.”
그렇게 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공연프로그램을 만들고 그것을 반복하는 것이기에 그리 어려울 것은 없었다. 행사무대가 없으니 스스로 무대를 만들어서 팬을 찾아가야 했다. 물론 콘서트가 제대로 준비만 하면 수익성은 더 높았다. 이를 위해 공연기획능력을 보강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미국은 여름에 갈까 합니다. 6월 말에 건너가서 한두 달 정도 미국에서 활동을 하다가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 마라톤에 출전하고 국내로 돌아올까 합니다.”
“그러면 앨범은 이번 달 안에 낼 거야?”
녹음에 시간이 그리 많이 소요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미 한정수가 알아서 녹음 준비를 해놓은 상황이라 노래만 부르면 되었다. 그러니 1주일 정도만 녹음하면 앨범 제작은 바로였다.
“로테르담 마라톤 대회 이전에 발매를 해야 이벤트 앨범이라는 말을 듣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회가 끝난 후에 내면 그런 평가가 나올 것 같아요.”
“로테르담 대회가 신기록을 작성하기 좋다던데 거기서 기록을 세울 생각이군. 신기록을 내면 관심을 받을 것도 같고.”
“그럴까 합니다. 샌프란시스코 대회나 아시안게임은 너무 날씨가 더워서 기록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거기는 코스도 좋고 날씨도 좋으니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한정수는 장인걸이 좋은 기록으로 우승한 것은 알고 있지만 세계기록을 세우지 못한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세계 기록에 근접한 상황이라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올해는 서울마라톤이나 보스턴마라톤은 나가지 않을 생각이야? 이제 어디든 다 나갈 수 있다던데.”
“작년에 우승을 했는데 올해 굳이 나갈 이유는 없죠. 서울마라톤에 나간다면 고작 한 달 사이로 로테르담에 나가야 하는데 작년에 그렇게 하니 엄청나게 힘들더군요. 이제는 선수로 입지도 굳혔는데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한 달 사이로 완주를 하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무리일 것 같군. 그러면 올해는 그 두 대회만 나갈 거야?”
“11월에 있는 뉴욕 마라톤에 나가려고요. 그러면 내년 봄에 런던 마라톤에 나가면 4대 마라톤은 다 참석하는 것이 되죠. 물론 다 우승해야 석권하는 것이 되겠지만요. 그 후에 올림픽에 나가고요. 나야 아시안게임 기록이 있으니 올림픽 기준기록은 통과했고 그 정도 기록이라면 출전이 가능할 것이라 봅니다.”
이미 올림픽 출전을 위한 기준기록은 달성한 상태였다. 아시안게임에서 세운 기록이 2년 안에 세운 기록이니 당연히 해당이 되었고 그 정도 기록을 한국에서 세 명 이상이 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마라톤 강국 케냐일지라도 쉽지 않았다.
“하여간 너는 사업을 하면서도 할 건 다 하는 것 같아. 나는 슬럼프가 와서 노래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데.”
“그러면 제가 부르기에 조금 어울리지 않아 보류한 것이 있는데 한 번 살펴보겠어요? 아직 제 나이가 어려 안 어울려서.”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발표될 노래이기에 발라드 계열의 노래가 아쉬운 면도 있었다. 물론 원곡과 다를 것이지만 유사성은 존재할 것이니 빨리 발표할 필요가 있었다.
“네가 작곡했다면 곡이야 좋겠지. 나도 꼭 내 노래만 고집할 생각은 없으니 괜찮을 것 같다. 한 번 노래를 들려 줘.”
“그러면 적당히 선별하여 다음 주 중에 검토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죠. 한 푼이라도 벌 수 있을 때 벌어야죠.”
장인걸은 괜히 생색을 내는 것 같아 그런 말로 눙쳤다. 한정수가 앨범을 내면 기본은 할 것이고 저작권 수입이 들어올 수 있었다.
“이거 연말대상에 둘이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는데 문제 아니냐? 이래도 가창력은 죽지 않았다.”
“그것도 좋죠. 경제위기가 온다고 다들 앨범을 내지 않아 음악계가 위축이 되었는데. 이제 경기도 회복되는 상황이니 앨범을 내도 상황이 괜찮을 겁니다. 저만 하면 재미가 없죠.”
전체적인 음악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한정수 같은 중견 가수가 앨범을 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마검 최용섭이 연락을 해오자 일종의 안가를 방문했다. 살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보안을 유지해야 했다. 그 사실이 알려지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몸 상태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장인걸은 살객과 처음 보는 사람처럼 인사를 하고 진맥을 했다. 내기를 이용하여 몸을 망가뜨렸지만 회복을 시키려고 검토를 하니 만만치가 않아 보였다. 살객은 내심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끝까지 장인걸이 시치미를 떼자 말을 못했다.
장인걸이 한 것이지만 한 번도 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대면한 것은 공식적으로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따지고 들어서 득이 없었다.
“회복이 가능한 것이요?”
살객은 그 사이 몸이 완전히 망가져 나이가 들어 보였다. 장인걸을 보자 감정을 추스르기 어려운지 살기마저 감돌았다. 그렇지만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다. 장인걸이 기분이 상해 마음을 바꾸면 자기만 손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치료를 하고 몇 달 고생을 하면 전과 비슷한 수준은 될 것 같습니다. 단전이 깨져 내공을 회복하려면 약물치료도 병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장인걸은 자신이 망가뜨리고 다시 회복을 시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살객을 복귀시켜 혼란을 수습하는 것이 여러 사람이 피를 보는 것보다 나을 것 같았다.
“치료를 하려면 한 세 시간 정도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그 동안 아무도 들어오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장인걸은 마검을 내보내고 혹시라도 방해를 받을지 몰라 일단 문단속부터 했다. 치료도중이라도 약간의 시간이 있다면 방비를 할 수 있으니 그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였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사람의 일이란 모르는 것이고 위험한 상황은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았다. 괜히 허술하게 방비하다가 위험한 상황을 불러올 수도 있었다.
장인걸은 일단 살객의 경혈을 제압하여 잠을 재웠다. 함부로 움직이게 되면 살객도 위험하고 장인걸도 위험할 수가 있었다.
물론 치료를 하기 전에 살객의 몸에 있는 옷가지를 전부 다 제거했다. 치료를 하기 위해 몸을 깨끗이 씻은 덕분에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런 다음에 자리에 앉아서 혼돈지기를 불러왔다.
장인걸은 내기를 움직이고 외기를 모아 천천히 기운을 인도하여 살객의 몸에 투입했다. 그런 다음에 뒤틀려 그대로 굳은 인대를 바로잡기 시작했다. 경혈마저 일부 막힌 상황이라 타통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몸 안에 노폐물이 쌓여 이대로 시간이 더 흘렀다면 팔이 괴사할 수도 있었겠군.’ 기운을 돌리기 시작하자 냄새가 워낙 지독하게 났고 손으로 부채질을 하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인대가 뒤틀린 상태로 굳은 상황이라 바로잡는 작업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혼돈의 기운으로 몸을 계속 씻어내자 차츰 정상적인 모습이 되어갔다.
처음 인대를 비틀었을 때보다 나아진 모습이지만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하고 굳었기에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양손을 모두 회복시켜야 하기에 계속 번갈아 가면서 기운을 돌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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