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21
‘이제 어느 정도 교정이 되었지만 내기 자체가 순환을 하지 못하니 이대로 두면 회복 자체가 쉽지 않다. 결국 단전을 회복하여 기운이 순환해야 자체적인 재생이 가능할 것 같아.’ 장인걸은 가슴팍에 손을 대고 몸 안의 기운을 한 번 순환시키면서 단전의 상태를 점검했다. 팔을 치료할 때보다도 더 지독한 냄새가 났다.
‘하여간 몸에 좋다는 것은 얼마나 먹었는지 몸 안에 독이 되어 쌓여 있군. 이런 상태였다면 내가 손을 쓰지 않았더라도 오래지 않아 주화입마에 들었을 것 같군. 독이지만 기운을 정화하면 몸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이 되겠군.’ 단전은 완전히 부서진 것이 아니라 손상을 입어 깨진 상태였다. 내기가 줄줄 새어나간 상황에서 상처가 아문 상황이었다.
‘인대가 뒤틀린 것이나 그리 차이가 없는 상황이군. 그나마 재차 손을 쓰지 않아 아문 것이 다행이군. 내기를 돌려 헤집었다면 단전 자체가 사라졌을 것인데.’ 장인걸은 회복을 시키는 상황이 되니 모질게 다루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대를 회복시키는 것처럼 찢긴 단전을 기운을 돌려서 정상적인 방향으로 회복을 시켰다.
‘기운으로 보호를 하면서 기를 돌려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시간이 지나야 회복이 될 것 같다. 보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한 번 손을 봐야 할 것 같군.’ 장인걸은 단전을 복구했지만 재생이 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혼돈의 기운으로 보호하면서 금강나한공의 소주천의 행로를 따라 기운을 돌려 온전한 개정대법을 진행했다.
‘하여간 냄새가 지독하군. 이거 나가기 전에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 같군. 혹시 몰라 버려도 될 옷을 입고 여벌의 옷을 챙긴 것이 다행이군.’ 소주천을 세 번 정도 돌리자 더 이상 노폐물이 흘러나오지는 않았고 그 정도면 될 것 같았다. 애초에 치료를 하려면 세 시간 정도를 예상했지만 걸린 시간은 고작 한 시간 정도에 불과했다.
‘하긴 몸을 망가뜨리는데 1분도 걸리지 않았는데 회복시키는데 한 시간이 걸리다니. 그것도 앞으로 서너 번은 더 살펴야 문제가 없을 것 같군.’ 재차 치료를 한 후에야 운동을 시작할 수 있고 그렇게 한 후에도 두세 달은 재활훈련을 해야 전의 몸 상태에 가까워질 것 같았다. 그런 상태에서 전에 할머니를 회복시키는 것처럼 기공치료를 해주어야 공력까지 회복할 것 같았다.
‘공력이 폐지되기 전의 상태 정도만 만들어 주면 될 것 같다. 혹시 모르니 마검을 지금보다 한 단계 올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것도 방법이겠지.’ 마검을 몇 번 접하면서 살피니 조폭이지만 그나마 절제하는 면이 있었다. 다 똑같은 양아치라고 하겠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었고 그나마 만난 자들 중에 괜찮은 사람이었다. 물론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지만 말로 제어가 가능했다.
장인걸은 살객에게 필요한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한약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회복이 빠를 것 같았다. 몇 가지는 희귀한 약재라서 구하려면 다소 힘이 들겠지만 그 정도는 마검이 알아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적당한 재활훈련방식도 알려주었다. 몸을 빨리 회복하려면 노력이 필요했다.
장인걸은 AM그룹의 상황에 대한 보고서를 몇 개 받을 수가 있었다. 여러 곳에 상황 파악을 부탁하고 지시한 결과였다.
“이게 내가 수집할 수 있는 자료이다. 채권단에 배포된 보고서와 정부 차원에서 만든 처리방안에 관한 서류이다.”
장태현이 내민 서류를 받으니 성화은행에서 만든 자료와 관계부처에서 만든 서류들이었다. 내용을 대충 살피니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정부 책임자들의 지시내용 몇 가지가 있는데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면이 있었다.
“외부에 유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유출이 되어도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기자들 정도면 다들 그 정도 자료는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자산이 사람과 기술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등한시 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장태현이 무형자산의 유출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특히 기술자와 연구원이 이직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그들이 떠나면 반도체 산업의 기반이 무너져 인수를 해도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 염려했다.
“혹시라도 궁금하면 반도체 부문 사장을 맡고 있는 주형석을 만나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회생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몇 번 만났는데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더라.”
“괜히 기대감만 높이고 싶지 않습니다. 인수여부를 검토 중인데 인수한다고 소문나면 제 입지만 좁아집니다.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한 후에 엄청난 숫자의 종업원들이 몰려와서 데모라도 하면 그 때는 감당이 되지 않습니다.”
장인걸은 내부의 인사를 만나서 자세한 정보를 듣고 싶기도 했지만 따가 아니라는 생각에 자제하고 수집한 자료를 살피고 있었다.
“정부에서 어떻게든 회생시킨다는 약속을 한 상황이고 근로안정기금을 투입하여 밀린 임금을 지급한 상황이라 아직 이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서너 달이면 한도가 찰 것이고 그 때까지 처리가 되지 않으면 심각한 상황에 처할 것 같습니다.”
박시운 대표도 자신이 수집한 자료를 가지고 와서 AM그룹의 상황에 대해 보고를 했다. 특허나 각종 기술개발 자료까지 수집하여 가져왔다. 연구개발부문이라 그런지 그쪽에 관련된 자료가 상당히 많았다.
“인수를 할 것이라면 빨리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부실도 커질 것이고 전문 인력이 유출되면 정상화 과정에서 차질이 발생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보면 무형자산의 가치를 너무나 높게 산정한 상황입니다. 무려 2천억 원을 계상을 해놓아 자산을 3천억 원으로 평가했고 부실을 7천억 원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대로 인수하면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박시운 대표는 장인걸의 냉정한 말에 달리 말을 못하고 있었다. 정부와 채권단의 처리방안을 살피면 1천억 규모로 출자를 하고 2천억 원은 부채로 남겨 3년 후부터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었다. 이 방안대로 하면 회생이 쉽지 않았다.
“그러면 자산의 가치를 1천억 원만 인정하신다는 말씀이군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간 투자하여 이룬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채권단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박시운 대표는 연구결과나 기술, 특허를 하나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자 상당히 거부감을 드러냈다.
“물론 그것이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인수는 비즈니스입니다.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인수해야 회생의 가능성이 그만큼 커집니다. 이대로 인수한다면 부채에 치여 이자를 내다 망할 것입니다.”
2천억 원의 이자는 아무리 낮게 잡아도 매달 20억 원 정도는 되었다. 그렇게 이자를 부담하다가는 시작도 하기 전에 망한다고 봤다.
“결국 가격을 더 낮출 때까지 인수할 수 없겠군요.”
“그렇습니다. 이 가격으로 인수하면 우리 회사마저 넘어갈 것입니다. 그런 위험을 감수할 가치는 없습니다.”
장인걸은 8월에 대원그룹 사태가 터진 이후에야 청산가치로 처분을 할 것이라 판단이 들었다. 2천억 원이 뉘 집 강아지 이름은 아니었다. 몇 달 기다렸다가 그 금액을 덜 내는 것이 나았다. 지금 누구도 그런 돈으로 인수하려 하지 않는 상황이었고 대원그룹이 무너진 후에는 청산가치로 낮춰도 누구하나 거들떠보지 않아 2년 가까이 방치가 되었다.
더구나 AM그룹의 부동산이 많은 것도 아니니 무리할 가치가 없었다. 덩어리가 큰 부동산이라고 해야 안성에 있는 공장부지인데 경기가 회복되어도 가격이 크게 오를 여지는 없었다.
박시운 대표를 만난 후에 조사팀장인 박현욱에게 보고를 받았다. 자료야 장태현에게 받은 것이나 박시운 대표에게 받은 것이나 박현욱에게 받은 자료가 큰 차이가 없었다.
단지 장태현은 정부나 금융권 관련 자료가 충실했고 박시운은 연구개발관련 자료가 충실했다. 반면 박현욱은 두 사람이 모은 자료를 어중간하게 모은 정도였다.
“태양리서치에서 수집한 정보입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하나의 자료를 내밀었다. 현재 임원이나 간부들 중에 비리에 연루된 자들에 대해 조사한 내용이었다. 인수를 한다면 고발조치를 하거나 해고를 해야 할 직원의 명단이었다. 자금경색도 문제지만 내부비리로 인해 큰 손실이 발생한 면도 있었다. 특히 일본에서 설비를 들여오면서 리베이트를 챙긴 자들이 있었다.
“우원식 전무라? 회장의 매제, 창업자의 사위인데 150억 원 이상을 챙겨서 뒤로 빼돌렸다는 말이군요.”
일본에서 도입한 각종 장비 대금이 당시 가격으로 2억 달러, 1600억 원에 달했는데 대략 300억 원 정도는 더 비싸게 사왔다는 말이었다. 일본의 반도체 장비 업체에서 그 차액의 절반 정도를 리베이트로 수령한 상황이었다.
“인수를 한다면 고발을 해서 반드시 회수해야 할 것 같군요. 재산을 뒤로 빼돌렸을 텐데 그것도 조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본인 명의의 재산이 없다면 회수가 불가능하니.”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입금한 자료나 선적서류까지 확보한 상황이었다. 그나마 부실한 장비를 들여오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최근에 장비마저 빼돌리려는 시도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만일 인수를 한다면 현장 조사 시에 장비의 진위여부나 가동의 여부를 제대로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반도체 장비는 채권단이나 관리인 측에서 잘 몰랐다. 그렇기에 직원들이 공모하면 비싼 장비를 빼돌리는 것도 가능했다. 그래도 폴라텍스트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 그들에게 협조를 구한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보였다.
“일단 조사한 자료는 누구에게도 새어나가지 않도록 비밀을 유지하기 바랍니다. 임직원의 뇌물수수나 횡령, 절도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아야 합니다.”
사전에 범죄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에 대한 것을 은닉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방조한 것이라 비난받을 수가 있었다.
장인걸은 AM그룹 인수자금이나 비자금 송금 문제로 한동안 고민을 하다가 큰아버지 장태현에게 만나자는 연락을 했다. 다른 사람을 통하는 것보다 큰아버지가 그나마 나을 것 같았다.
“집으로 오지 굳이 밖에서 보자고 하는 이유가 무엇이야?”
“긴히 할 이야기가 있어서요.”
장인걸은 큰집 식구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적절할 것 같아 은행 근처로 직접 찾아갔다.
“외국에서 외화를 도입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잘 가늠이 되지 않아서요. 절차가 어떻고 승인을 받거나 신고할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장인걸은 굳이 비자금을 전부 미국으로 가져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일부를 국내로 가져오기로 했다. 미국에서 IT버블에 편승하여 한몫 잡는 것도 좋지만 한국에서 기회를 잡는 것도 방법이었다. 임자를 찾지 못해 해체가 되거나 외국으로 팔려나갈 기업을 인수하여 회생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특히 HR화학과 연계가 가능한 AM그룹을 인수하여 정상화를 시킨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도 같았다. 더구나 반도체 장비나 소재부문에 투자를 하려는 상황이니 적당했다.
“그거야 가능하지. 실질주의에 입각하여 심사를 하지만 외환을 들여오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어.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는 아니고. 나갈 때는 어떤 경로로 들어왔고 정당한 절차를 거쳤는지 따지지만. 협약을 하고 외환도입에 관련된 신고절차를 제대로 이행하고 국내로 입금만 확실하게 이루어지면 나가는 것도 문제는 없지. 얼마 전에 그 부분에 대한 법제화도 새롭게 이루어졌고.”
“그러면 제가 운영하는 히어로기획에 외자도입계약을 맺은 다음에 금융당국에 승인을 신청하면 문제가 없나요?”
“무슨 목적으로 들여오느냐가 문제이지만 신규투자를 목적으로 할 거야? 진짜로 AM그룹을 인수할 생각이야?”
“그럴 생각입니다. 대략 1억 달러 정도 도입을 할까 하는데 가능할까요? 승인이 날까요?”
“우리 은행을 통해서 들여온다면 모든 절차를 우리가 밟아줄 수 있지. 네가 신고하면 이것저것 따지는 것도 많겠지만 우리가 대행하면 바로 승인이 날 거야. 서류도 그리 복잡한 것은 아니야. 약정서와 법인관련 설명 자료만 있으면 될 거야. 나머지 신고서류야 우리가 작성하면 되는 일이고. 물론 기본적인 서류는 준비해 주어야 하겠지만. 사업계획서가 필요하지만 적당히 투자목적이라 밝히면 되는데 우량 제조업체 인수 정도로 적으면 되고. 필요하면 나중에 수정하면 되고. 그런데 전주는 누구야? 외자 도입 잘못하면 큰 낭패를 당할 수가 있어.”
장태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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