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24
“몸에 기를 돌려 노폐물을 제거할까 합니다. 물론 경락과 혈도도 보강을 하고요. 일종의 청소를 해준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자 마검도 이해를 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민지훈 사장과 마태욱 실장의 실력은 최근 많이 상승을 했습니다. 저랑 꾸준히 훈련을 했기에 우선출 이사 수준을 넘어 최 사장님 수준에 근접한 상황입니다.”
“그러면 임 사장이 딴 맘을 먹으면 나나 민지훈 사장이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이요?”
“그래서 청소를 하여 최 사장님의 상태를 조금 좋아지게 만들까 합니다. 무공이 비슷하더라도 몸이 더 건강하니 유리할 것입니다. 임 사장님이 5분 정도 최선을 다한다면 최 사장님은 10분 이상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말하고 마검의 상태를 파악하고 조치를 취했다. 한 번 개정대법을 하자 역시나 몸에서 악취가 났고 3주천을 하고 나자 마침내 소주천이 원활하게 진행이 되었다.
마검이 금강나한공을 모르기에 소주천을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몸 상태는 훨씬 좋아졌다. 살객이 완전히 회복해도 충분히 압도할 것 같았다. 원래도 마검이 조금 실력이 높았는데 조치를 취했으니 다시 더 높아진 것 같았다.
살객의 표정은 진지하기 짝이 없었다. 마검이 경고를 겸하여 앞으로 벌어질 일을 설명하고 있었다.
“기분이 나쁠지 모르지만 자네의 복귀를 도모하는 것은 명륜당의 혼란을 수습하여 조직들 사이에 큰 분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사채업자들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야. 그런 취지에 반하여 자네가 허튼 짓을 한다면 다시 제재가 가해질 수밖에 없어. 그건 짐작할 거야.”
마검 최용섭은 재차 장인걸이 치료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약간의 경고까지 곁들였다.
“진짜 내공까지 제대로 다루는 것 같고 인간의 수준을 벗어난 수준인데 그런 사람이 왜 조직들 일에 관심을 보이는 것입니까?”
“귀찮게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그것 때문일세. 돈 있고 틈이 보이면 무조건 엉겨 붙으려고 하는 작자들이 대부분일세. 응징을 해도 그런 자들이 계속 나타나는 상황이 벌어지지. 양아치들은 없애도 없어지지 않아. 그렇다고 주먹이 강하다고 소문낼 수도 없고. 결국 우리 같은 사람을 내세우는 것이 최선일세.”
마검의 말에 살객은 말이 없었다. 죽였다가 살려내는 꼴이니 싫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진짜 그렇게 말할 처지는 아니었다. 몇 달에 불과하지만 죽는 것보다 더 힘든 시간이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사채업자들의 배후에 일본 조직의 자금이 있는데 어떻게 대응할 것입니까?”
“언젠가 손을 쓸 거야. 한 번 정도 뒤집어야지. 지금 상황에서는 그렇게 해도 의미가 없으니 가만히 있지만 자네가 복귀하여 명륜당을 정비하면 수를 낼 거야. 간또머니와 산와머니와 연결된 자들을 쳐내야지. 그런 다음에 나머지 잔당은 조직이 정리하고.”
사채업자들은 대부분 채권자의 이름을 공란으로 두거나 채권양도가 용이한 방식으로 사채를 운용하기에 채권서류를 탈취하여 제거하면 그걸로 끝인 경우가 많았다.
“몇 달 사이에 사채시장에 1천억 엔 이상이 뿌려졌어. 우리나라 돈으로 1조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야. 그들이 20%의 이자만 챙겨도 1년에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그들에게 넘어가. 하지만 그놈들이 그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야. 보통 두 배는 뜯어가지.”
그러면서 종합상사를 이용한 자금 세탁에 대하여 언급했다. 국내 수출입대행사를 내세워서 환치기 수법으로 돈을 들여오고 있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 일본 현지에서도 수출입대행사를 운용했다.
“검은 돈이라도 어떻게든 벌어 가면 일본에 이득이라는 심보로 그놈들이 나서고 있어. 정상적인 거래로 위장을 하고 있기에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어. 그렇기에 금융당국도 개입하지 못하고. 그러니 자네까지 복귀시키기로 한 거야.”
“알겠습니다. 그런데 인천 쪽은 어떻습니까?”
“거기도 조금 문제지만 홍콩이나 대만도 그리 상황이 좋지 않아 큰 자본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야. 지금은 왜놈들이 문제이지. 일단 왜놈들 꼬리를 잡아 조사 중이니 윤곽이 나오면 방법이 있을 거야. 중요한 것은 아예 돈을 회수하지 못하게 만들어야지.”
“채권서류만 없애버리면 들어온 돈이 우리 것이 될 것이니 그것도 방법이겠군요. 중간 고리를 잘라버리면요.”
“채권서류 잃고 길길이 날뛰겠지만 해결 못하면 문책을 당할 것이고 쫓겨 갈 수밖에 없지. 나중에 시간 흘러 우리가 회수해도 되는 일이고. 그러면 목줄 잡고 사채시장까지 조종이 가능해.”
“하기야 제놈들 돈이라고 하려면 모든 경위를 다 밝혀야 하는데 그건 불가능하죠. 더구나 범죄를 은닉하려고 중간 중간 점프를 시켰을 것인데.”
조직들 간에 폭력을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피해자가 법에 호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 다 범죄를 저지른 상황이고 가해자를 처벌하려면 피해자 먼저 자신의 범죄를 밝혀야 가해자를 처벌할 수가 있었다. 자신이 먼저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죄를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조직에서 채권서류를 강탈하더라도 그 채권서류가 자신들의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해결할 방법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인데 그것이야말로 조직들이 원하는 바였다. 이런 방식은 사채업자들을 제거하면서 돈까지 챙기는 일거 양득의 방법이었다.
장태현이 보낸 외환관리 담당 대리인 나중권이 히어로기획으로 찾아왔다. 장인걸은 그 자리에 민수길 본부장과 재무팀장인 임식현 차장, 공인회계사인 유덕환 상무도 참석을 시켰다. 실질적인 준비는 그들이 해야 했다.
“외국에서, 바하마에 있는 자금을 대여하여 국내로 도입한다는 말씀이시죠.”
나중권 대리가 상황을 점검했다. 정확히 고객의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니 자세히 물었다. 대략 알릴 수 있는 내용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자금도입의 목적은 M&A를 하기 위해서이고요. 규모는 1억 달러, 이자율은 연리 5%, 대여기간은 5년이고요. 방식은 법인간 직접 대여방식이고요.”
“맞습니다. 현재 한국에 들어오는 방법이 명확하지 않아 계약서를 작성한 것은 아닙니다. 합의한 조건만 충족이 되면 이쪽에서 원하는 방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혹시 담보는 없습니까? 국제계약이니 보증을 제시했을 것인데 말입니다. 보증이 너무 가혹하면 승인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위약금 형태로 나중에 외환을 도피시킬 수가 있으니까요.”
외화도피 방법은 워낙 다양했다. 그 중에 하나가 어떤 계약을 맺고 사실상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위약금 청구소송을 통해 합법적으로 외국으로 빼돌리는 경우도 많았다.
“사실 돈을 빌려주는 채권자가 제 개인적인 팬이라고 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 서로 신뢰하는 관계이기에 호의로 자금을 대여해 주기로 했습니다. 제가 대여하여 한국에서 운용할 경우 다른 나라에서 운용하는 것보다 큰 수익을 얻을 것 같아 빌려주기로 했습니다. 말로는 일단 차용증을 쓰고 빌려주지만 투자에 실패하면 갚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요. 투자에 성공하면 나중에 원금과 연리 5%의 이자만 부담하여, 그것도 단리로 2천5백만 달러를 더해 1억2천5백만 달러만 상환하는 조건입니다.”
“그러면 장인걸씨의 개인채무가 되는 것입니까?”
“개인채무보다는 히어로기획 법인 명의로 차입을 하려고 합니다. 개인보다 법인의 담보능력이 높다고 봅니다.”
“신용으로 대여를 하더라도 외자도입의 경우에는 담보능력을 심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히어로기획의 자산을 본다면 1억 달러 이상은 되기에 금융당국의 심사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대여를 해주는 자도 법인이겠군요?”
“개인명의도 가능하지만 법인으로 하기를 원합니다.”
조사를 하면서 장인걸은 자신에게도 상당한 자산이 있는 사실을 깨달았다. 구체적인 담보를 제공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담보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중권 대리는 필요한 서류에 대해서 언급했다. 외자도입을 승인받기 위해서 필요한 서류가 상당히 많았다. 금융당국은 외국의 금융기관이 아닐지라도 외환위기로 인해 외국의 여신관리에 신중한 입장이라는 사실을 전했다.
“계약서나 협정서는 특별한 양식이 없지만 필요한 내용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에 관한 것은 매뉴얼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재무제표도 있어야 하니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재무제표는 연결재무제표까지 작성해야 했다. 그 외에도 여러 서류가 있지만 임식현 차장이나 유덕환 회계사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는 것만큼 서류가 많았다.
에반스 산티아고와 페럴 해런드가 한국을 방문했다. 외자도입을 위한 약정서를 작성하기 위해서였다. 우편으로 일을 진행해도 되지만 앞으로도 자주 만날 수가 있기에 아예 오도록 했다.
나중에라도 일을 하다보면 자주 방문할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한국으로 불러 익숙해지도록 했다.
“한국의 외환제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어 두 분을 오시라고 했습니다.”
약정서는 그들이 없어도 작성이 가능하기도 했지만 나중에 그들이 대행할 필요도 있고 바하마 현지 은행에 제출할 서류도 필요하기에 직접 방문하도록 했다.
“여기는 히어로기획의 고문변호사인 황치현입니다.”
사업을 하면 법적인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그렇기에 자문을 받기 위한 변호사를 선임해 놓은 상황이었다. 황치현은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변호사로 재직하다가 미국의 명문 대학 로스쿨에 유학을 한 후에 미국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경력 때문에 장인걸이 자문변호사로 선임했다.
황치현은 상황을 설명하고 계약서를 작성해 달라고 요청받자 은행에 직접 가서 외환도입절차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기도 했다. 너무 성실하여 구린 일에 대한 자문은 피하고 있었다.
“일단 1억 달러를 의뢰인에게 대여해 주신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습니다. 바하마의 캐트투자법인에서 대여해 줄 예정입니다. 여기 에반스 산티아고 변호사가 CEO를 겸하고 있습니다.”
캐트투자법인은 미국 HR투자법인이 세운 바하마 현지법인의 손자회사로 안드로스투자법인과 일루서라투자법인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장인걸이 100%소유한 HR투자법인의 증손자회사이니 장인걸이 소유한 회사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물론 계속 조사를 하면 드러날 것이지만 그 정도로 조사하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했고 그런 내용을 조사할 권한도 없었다. 한국의 세무당국이나 금융당국은 그 사실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여기 한국의 금융당국에서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투자약정서입니다. 검토해 보시고 혹시 추가할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황치현은 그 자금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장인걸이라는 것을 모르기에 담보를 설정하지 않았지만 장인걸에게 불리한 조항이 들어가지 않도록 많은 장치를 했다. 분쟁 시에 재판관할도 한국의 법원으로 했고 소송을 제기하거나 자산가압류를 하기 전에 사전 협의를 하도록 하여 불의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했다.
“계약기간 만료 3개월 전까지 상환여부를 통보하고 만기연장을 원할 경우에 자동으로 연장이 되도록 했습니다. 대신 채권자의 요구 시 만기시점까지 발생한 이자는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만기 연장 조건은 괜찮지만 조기상환 시에 위약금이나 만기 전 상환요청도 들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에반스 산티아고도 장단을 맞춰 그 부분을 지적했다. 조기 상환이 언급되어 있지만 그에 대한 일종의 페널티가 없었다.
“그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100만 달러 단위로 상환이 가능하며 상환 시에는 3개월 이자에 해당하는 위약금을 내며 만기 3개월 이내에는 위약금이 없게 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아울려 채권자가 조기 상환 요구를 하여 상환에 응할 경우에는 3개월 이자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액하면 어떨까 합니다.”
아무리 자신의 돈을 빌리는 것이지만 계약서에 허점이 존재할 경우 나중에 문제가 되기에 철저하게 검토했다. 변호사들답게 법리에 관해 잘 알기에 단 두 번의 협의를 통해 계약서 작성이 완료되었다.
계약서 작성이 완료되자 공증절차를 진행한 후에 은행을 방문하여 외자도입절차를 진행했다. 장인걸은 외화 송금을 받기 위한 계좌를 개설했고 이후에 은행의 담당자인 나중권 대리와 같이 금융당국에 신고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물론 변호사들과 경리팀장인 임식현 차장도 동행하여 착오가 없도록 점검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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