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31
“사내에 배정된 10%를 배정할 수밖에 없겠군요. 그 정도를 가지고 융통성 있게 대응해 나가도록 하십시오.”
점차 그 부분마저 공정성이 부각되지만 융통성이라는 미명하에 불공정한 행위가 판을 치고 있었다. 여기서 혼자만 깨끗한 척을 하다가는 모두를 적으로 돌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적절한 수준에서 조절할 필요가 있었다.
“사실 양진에서의 공연은 워밍업이고 목요일부터 진행되는 연속 4회의 서울 공연이 진짜인데 크게 문제는 없죠?”
“그렇습니다. 비만 오지 않는다면 운동장이나 야외 공연이 좋은데 체육관에서 하느라 적은 인원만 입장시킬 수 있어 아쉽습니다. 모든 준비가 끝났고 티켓도 완판이 되었습니다.”
“총 34회의 공연이니 저번보다 훨씬 규모가 커졌군요.”
“학교를 다니지 않으니 주 4회의 공연이 가능해서 많이 잡았죠. 예상 관객이 무려 30만 명에 매출액은 16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티켓 가격이 90억, 광고, 협찬 및 기타 물품 판매가 70억 원입니다.”
“프리튜브나 프리뮤직의 매출은 넣지 않은 것이죠?”
“그렇습니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흥아 엔터의 가수들을 2명씩 공연하도록 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낼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백댄서나 코러스의 일부를 연습생으로 충원한 것도 좋은 방법 같습니다.”
“학생이 아닌 경우라면 그렇게 해서 생활비를 보조해주고 무대경험을 쌓게 해주는 것도 좋죠. 연말이면 데뷔인데.”
흥아 엔터에서는 남녀 아이돌그룹을 연말에 데뷔시킬 계획으로 준비 중에 있었다. 이번 콘서트를 그들을 훈련하는 기회로 활용하기로 했다.
장인걸은 모처럼 양진 시내에서 최유림을 만났다. 이번에 천광경비용역을 이끌고 경비를 위해 내려온 상황이었다. 최유림은 얼마 전부터 천광경비로 자리를 옮겨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영석이 형, 인걸이 알지?”
장인걸은 룸으로 한 사람이 들어오자 고향의 선배이기에 일단 자리에서 일어났고 최유림은 인사를 시켜 주었다.
“이번 행사에 영석이 형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 시골 동네라 큰일이야 없겠지만 한 손이라도 도우면 좋으니.”
최유림의 소개에 장인걸은 일단 인사를 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거 양진에서 큰 인물이 난 것에 모두가 기뻐하고 있습니다. 나야 이 동네서 양아치로 구르지만 멀리서나마 응원을 하고 있습니다.”
주먹을 쓰는 자들을 다 같은 양아치라고 하지만 최영석은 그나마 선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평이 좋아 지역에서는 유지로 대접을 받는 편이었다.
“영석이 형은 나랑 같은 최씨라서 인사는 하고 지내고 있어.”
최유림이 다시 한 번 일가라는 것을 강조했다. 그들은 인사가 끝나자 자리에 앉았고 테이블에 있는 맥주를 서로의 잔에 채워주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형님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양진이 조용한 것은 형님이 나서기 때문이라고 해서요.”
“이 좁은 양진바닥에서 한 다리만 건너면 다 아는 사람인데 싸우고 패고 할 것이 없으니 잘 지내자는 것이지 별거 없습니다. 몇몇 생각 없는 놈들을 정리했지만 뒤에서 나대는 놈은 어쩔 수가 없고요. 내가 경찰도 아니고, 얼마 전에 이승찬이란 놈과 몇 놈들이 분탕질을 쳤다고 들었습니다. 다행이도 학교에 가 있는데 나오면 이 동네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할 생각입니다.”
이승찬이나 다른 친구들이 석방되더라도 양진에 돌아오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최영석이 그런 지시를 했다면 그렇게 되었다.
“인걸이가 우리 회장님이나 전에 말한 최 사장님까지 팬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건 소문으로 들었습니다. 공연장 경비를 위해 한강경비용역도 같이 움직인다고.”
최영석은 장인걸의 실력을 알아볼 눈은 없는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장인걸의 수준이 그만큼 높아져서 기운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괜히 분란을 일으켜서 좋을 것이 없습니다. 우리 장인걸씨 정도면 나라에서 보호해야 할 인물인데 당연하지요.”
최영석은 처음 만나서 그런지 장인걸이 윗사람으로 대접을 해주어도 말을 편하게 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애들 몇이 광산 쪽에서 일을 합니다. 백수로 놀다가 그런 일거리라도 생겨 다행입니다. 다른 애들에게도 절대 분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양진에 몇 가지 투자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남부 데이터센터를 만들고 몇 가지 문화사업도 하고요.”
“지역에서 많이 도와줄 것이니 자주 놀러 오십시오. 양진에 산도 많고 관광할 거리도 있으니 말입니다.”
장인걸이 인기를 얻으면서 양진에 놀러오는 사람이 조금 늘었다면서 앞으로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자 장인걸도 고택을 단장하여 체험관으로 개장하는 사실을 말했다.
최영석과 굳이 만날 필요는 없지만 지역의 유지들과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기도 했기에 개의치 않았다. 지역에서 평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고 친해지면 도움을 받을 것이 많았다.
장인걸은 일요일 오전에 양진문화회관 개관 기념식에 참석했다. 양진군에서는 대지와 진입로 공사비만 부담했고 나머지 비용은 양진광산개발과 장인걸이 부담하여 기부하는 상황이니 사실상 장인걸이 행사의 주인공이었다.
“터전이 마련되었지만 그 안에 내용물을 채우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양진문화재단을 설립한 후에 몇 가지 문화예술행사를 지원할 것입니다.”
장인걸은 기념사를 하게 되자 자신이 세운 계획에 대해 발표를 했다. 시골에 문화회관에 들어섰다고 해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예산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양진문화회관의 운영은 양진문화재단에서 맡기로 했다.
“첫째 청소년의 문화예술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양진청소년문화예술제를 매년 개최하겠습니다. 양진군에 소재한 초중고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음악, 미술, 문학, 연극 등의 재능을 꽃피울 자리를 마련할 것입니다. 제대로 활성화가 되면 참가자격을 확대하여 전국의 모든 청소년도 참가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둘째로 특별한 공연 일정이 없다면 토요일 오후에 문화재단이 주최하는 토요콘서트를 진행할 것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나 공연을 선보이도록 할 것이며 무료, 또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입장하도록 할 것입니다.”
“셋째 양진 관내의 여러 학교와 협력하여 축제나 문화제를 이곳에서 개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지원규모는 학생수나 행사의 내용을 고려하여 결정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주민과 다른 지역 사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예술행사를 유치하도록 할 것입니다. 그에 대하여는 문화재단을 출범시킨 후에 점차 기획해 나갈 것입니다.”
장인걸은 양진문화재단을 설립하기 위해 장인걸이 5억 원을 내고 양진광산개발도 5억 원을 낸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런 고향에 대한 투자를 하는 것이 낭비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양진광산개발을 생각하면 필요한 일이었다.
철저하게 오염방지대책을 수립하여 시행 중이지만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은 심각한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었다.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지만 벌어진다면 지역의 지지가 필요했다. 평소 투자를 하여 인심을 얻어야 가능했다.
장인걸은 개관 행사에 참석한 인물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1년 전에 지방의원선거가 치러졌고 국회의원 선거도 1년 이상 남아 있어 정치적인 면에서 다소나마 자유롭다는 점이었다.
지역에서 뭔가 한다고 하는 인사들은 대부분 참석한 상황이었다. 대강당에서 행사를 한 후에 옆에 있는 국제회의실이라는 세미나 장소에 마련된 리셉션까지 참석했다.
물론 그 자리에서 많은 사람이 기대를 하기에 간단히 축가 두 곡까지 불러야 했다. 광대가 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자신을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한 시간 정도 리셉션에 참가한 장인걸은 대강당에서 다시 한 번 준비상황을 점검한 후에 휴식을 취했고 마침내 저녁 6시가 되자 개관기념 콘서트를 시작했다.
장인걸은 3집 앨범에 실린 곡들과 1,2집, 싱글앨범에 실린 노래를 섞어서 대략 20곡을 불렀다. 물론 중간에 한정수와 다른 초대가수가 나오기도 했다. 1부와 2부로 나눠 대략 3시간에 걸친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처음 공연을 하는 것이라 세션의 연주가 조금 미흡한 면도 있었지만 연주자가 많아 큰 실수 없이 마무리가 되었다.
양진에서 이틀간 콘서트를 하는 동안 장인걸과 콘서트 준비단은 안골에 있는 고택에서 머물렀다. 그러면서 프리튜브에 올릴 콘서트 후기 영상의 일부를 촬영하기도 했다.
고택을 구입했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수리를 하여 5월부터 고택체험이라는 명칭으로 일종의 민박을 유치할 예정이었다. 100칸이 넘는 궁전규모의 저택이라는 것을 일종의 마케팅 포인트로 관광객을 유치할 예정이었다.
내시경까지 사용하여 상량문을 촬영했다. 그것을 해석하여 정확한 건축연도까지 파악한 후에 곳곳에 안내문까지 비치를 했다. 더구나 오래된 본채의 경우에는 고미술에 밝은 학예사까지 초빙하여 감정을 받기도 했다.
어쨌든 양진에서의 콘서트 후기가 프리튜브에 공개가 되면서 고택도 마침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총 객실 60여 개의 숙박시설이 탄생하게 되었다.
단순히 잠만 자는 것이 아니라 고택, 한옥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민박 이상의 것을 제공할 계획이었다.
장인걸은 화요일과 수요일에 양진의 공연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하면서 한편으로 회사의 일도 처리했다.
“이게 일단 채권단에서 건네받은 자료란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인수가액이 2,650억 원으로 기존 3,200억 원에서 550억 원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면허나 영업권, 지적재산권 등의 무형자산 가치를 1,200억 원이나 계상하고 있고 재고나 설비 등의 불완전 자산도 650억 원이나 산정한 상태입니다. 청산 시에 가장 확실한 가치를 보장하는 부동산은 800억 원 정도인데 그것도 가격하락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을 제대로 평가한다면 영업권이나 지적재산권 같은 무형자산 300억 원, 비품, 재고, 설비 등 300억 원, 부동산 550억 원으로 1,150억 원 정도가 적정한 가치라고 판단이 됩니다.”
회계사인 유덕환 상무가 채권단이 제출한 서류를 근거로 자산 가치를 다시 산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자산의 재평가는 감정평가사에 의뢰하여 평가의 신뢰도를 높이기도 했다.
“그 정도 가치라면 너무나 갭이 큰데 그쪽은 뭐라고 합니까? 설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조업률은 고작 12%에 불과한 실정이군요. 직원들은 놀면서 급여만 받고 있고요.”
“부채는 초기에 7천 억 정도인데 지금은 무려 9천2백억 원에 달합니다. 1년 사이에 2천억 원 이상 증가를 했습니다. 적자가 그만큼 커졌고 일본에서 들여온 자재대금 80억 엔의 미결재 금액이 밝혀졌습니다.”
“설마?”
“그렇습니다. 잠적한 총수가 부도 직전에 모든 자금을 인출하여 비자금 계좌로 빼돌리고 장부에는 일본에 자재대금을 송금한 것으로 처리했습니다. 자재대금을 송금하느라 부도가 났다고 했지만 실제는 회사 상황이 어려워지자 자금을 빼돌린 것입니다.”
“소송으로 찾기는 불가능합니까?”
“인출이 되었고 은닉작업이 진행된 상황이라 해외로 도피한 총수와 담당 임원을 잡기 전에는 불가능합니다. 당장 그들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뭔가 이상하군요. 김장현 회장의 평가는 상당히 좋았는데 그런 짓을 하다니.”
“언론에는 그렇게 알려졌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고 합니다. 직원들 중에 맞은 사람이 많았고 심지어 운전기사는 맞아서 이빨이 부러졌다는 말도 있고요.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다른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 형제들도 다 도주를 했다가 국내에 있어 붙잡힌 것으로 압니다.”
“하여간 문제가 많군요. 그러면 일본의 채권은 어떻게 한다고 합니까? 보증도 있을 것인데.”
“보증을 선 은행, LC를 발급해준 성화은행에서 다 물어주고 구상권을 행사했는데 그 때문에 채권단에서도 말이 많다고 합니다. 다른 채권과 달리 전부를 다 지불해 달라고 주장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특별취급은 불가하다고 해서 일반 채권과 동일하게 묶인 것으로 압니다.”
AM그룹의 상황을 들으면서 언론에서 말하는 내용과 실상이 다른 것에 어이가 없었지만 자신도 어두운 부분을 감추고 있으니 남을 욕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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