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34
천명그룹 장간지 전무는 모든 손해를 보전해 주는 조건으로 중도일보와 문화신문을 움직여 장인걸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는 기사를 게재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서 계열사 광고마저 더 많이 밀어주기로 약속했다.
“일단 결정을 유보하도록 언론중재위원회를 움직여야 하는데 일이 쉽지 않습니다. 언론사나 기자에 대한 징계가 이루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청와대 박민수 실장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일이 갑자기 커지자 한준우 미래전략실 실장에게 보고를 했다. 저지르고 보자는 생각에 일을 추진했지만 일만 커지고 다른 신문의 호응이 별로 없었다. 엉터리 기사라고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하여 원하는 만큼 장인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더구나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고소를 한 상황이고 외국과 문제가 발생하여 국제적인 분쟁으로 비화한 상황입니다. 적당한 수준에서 멈췄어야 하는데 과욕을 부린 것 같습니다.”
장간지 전무의 보고에 한준우 실장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무리한 것 같지만 그 정도 기사에 기민하게 대응한 것이 심상치가 않았다. 국내만이 아니라 외국의 마라톤대회 주최 측이 나서서 성명을 발표하고 명예를 실추했다고 형사 고발을 예고한 상황이니 간단히 해결할 문제가 아니었다.
또한 태국의 로열 프린스 호텔의 경우에 자체 조사결과 그런 일이 없고 호텔의 객실담당자 중에 인터뷰를 한 사람이 없었다. 그 사실을 공표한 이후에 대사관을 통해 역시 항의를 해왔다.
또한 장인걸을 후원하는 세계적인 스포츠 회사인 릴케에서 이미지 실추 문제를 조사하는 상황이 전개되었고 허위사실일 경우에 감당하기 어려운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이 예상되었다.
“법무실과 협의를 했어야 하는 일이 아닙니까?”
“문제의 소지가 있기에 통보하지 않고 진행한 일입니다. 법무실이 준법경영지원실로 이름이 바뀐 후부터 몇몇 직원이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상황입니다. 이 정도 문제가 발생할 줄을 몰랐습니다. 프리웨이에서 나서서 반박을 하는 상황이라 우리의 뜻대로 여론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단 두 신문의 편집장과 기자가 책임지는 것으로 합시다. 문제가 되면 손해는 보전을 하고 말입니다. 편집장은 홍보실로 영입할 수도 있고요.”
“정리를 하겠지만 쉽지 않습니다. 그룹의 이름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실정이라 완전히 덮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수사가 그룹으로 번지면 제 선에서 막도록 하겠습니다.”
장간지는 자신의 책임 하에 진행된 일이라고 진술하여 윗선으로 수사가 번지지 않도록 할 예정이었다. “회장님도 이번 일을 보고받고 일을 너무나 허술하게 했다고 역정을 냈습니다. 아예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니 적당히 마무리를 지으면서 의구심이라도 키우도록 하고 안티들의 결집을 유도하도록 합시다. 열에 하나라도 사실로, 아니 사실이라고 믿고 싶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후에는 어떻게 할 계획이요?”
“부동산투기의혹, 조폭연루설, 여자 친구 문제 등을 거론할 예정입니다. 계속 부정적인 뉴스가 지면을 장식하면 사실 여부를 떠나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자들이 생길 것입니다. 그런 다음에 주목받기 좋아하는 시민단체가 나서도록 하겠습니다.”
자금이 풍부한 장인걸을 상대로 프리웨이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장인걸의 이미지 실추가 선행되어야 했다. 그래야 그가 운영하는 사업을 방해할 여지가 있었다. 여론의 지지가 사라지면 천명그룹의 힘을 이용하여 다양한 공격을 감행할 예정이었다.
자금력이 아무리 풍부해도 은행과 공권력을 이용하여 계좌동결조치까지 취한다면 그냥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더 큰 자본과 권력이 나서면 버틸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려면 장인걸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가능했다.
장인걸은 밤늦은 시간 자신의 집에서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자기 집을 도둑처럼 출입하는 것이 이상했지만 최근에 부쩍 감시하는 눈길이 많아져 행동에 제약이 많았다.
장인걸은 근처에 위치한 강동철이 머무는 집으로 갔다. 혼자 있던 강동철은 장인걸이 나타나자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그리 놀란 표정을 짓지도 않았다.
장인걸은 강동철의 보고에 눈살을 찌푸렸다. 점박이 김창섭이 강동철을 발견한 후에 시비를 걸었다는 내용이었다. 다행히 경비회사 직원들이 같이 있어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았지만 조직원을 시켜 강동철의 주변을 염탐한다고 했다.
“이거 손을 봐야겠는데. 살객이 며칠 후에 복귀를 하니 알아서 하라고 그냥 두었더니 겁을 상실했군.”
장인걸은 전에 자신이 손을 봤는데도 여전히 기세등등하게 세력을 확장하는 행위가 맘에 들지 않았다. 그냥 놔둘 경우에 자신을 아는 외부의 인사, 박광천이나 마검 최용섭, 살객에게 얕보일 수 있기에 적당히 손을 쓰기로 했다.
“원한다면 이번 기회에 제가 나설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간 꾸준히 단련했기에 다섯 전부가 덤벼도 처리가 가능합니다. 시비를 걸어도 가만히 둔 것은 보는 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동철은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기회라 생각하는지 직접 나서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좋지 못했다. 강동철이 조직의 세계에 입문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었다.
“괜히 외부에 드러나 알려지면 좋지 못합니다. 그냥 하던 대로 사업에 집중하고 경호원들의 실력을 높이는데 집중하기 바랍니다. 나중에 힘쓸 기회가 있습니다. 그냥 콘서트의 현장 경비나 차질 없이 준비하면 됩니다.”
장인걸은 굳이 강동철을 내세우다가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 되어 김창섭에 대한 조사 자료만 달라고 하여 내용을 숙지했다.
그렇지 않아도 거사를 앞두고 있기에 실험할 대상이 필요했다. 막상 실행을 하려는데 효과가 없으면 문제였다. 그러니 실전에 앞서 예행연습이 필요했다.
“자금은 더 필요하지 않죠?”
“문제없습니다. 추가로 5억을 지원해준 금액은 그대로 있습니다. 그런대로 적자는 보지 않고 있습니다.”
장인걸은 전에 사채업자들에게 가져온 현금을 함부로 쓸 수 없기에 감춰두고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오직 강동철의 사업을 지원하는데 쓰고 있었다.
“다행이군요. 경제가 어렵기에 일거리를 찾기도 어려울 것인데 말입니다.”
“그렇기에 인건비도 줄이고 경비도 줄여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실업자들이 많은 상황이라 현재의 임금으로 일하려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도 다른 업체에 비해 10만 원 정도는 월급이 많습니다.”
장인걸은 강동철을 만나고 난 후에 보고서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그동안 어떤 사람을 정리하려면 직접 가격을 해야 했지만 살객을 치료하다보니 접촉을 하지 않아도 영향을 미칠 수가 있었다. 어검술을 전개하는 것처럼 인체도 조종이 가능했다.
장인걸은 중천사거리를 지나서 점박이 김창섭의 집이라 알려진 곳으로 이동했다. 장인걸은 몸을 감춘 상태에서 어두운 곳으로 최대한 남의 눈을 피해서 이동했다. 물론 위장을 했기에 장인걸이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겠지만 커다란 덩치만은 감추기 쉽지 않았다.
겁이 많은 점박이가 보통 부하들인 4천왕이라는 자들과 같이 머물고 있어 따로 그들을 찾아다니지 않아도 되니 편리했다. 장인걸은 집 근처의 으슥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굳이 그 집 안으로 침투하지 않아도 되었다.
기감을 끌어올린 다음 기운의 양으로 대략 정체를 파악한 후에 우선 마혈이자 수혈인 뇌호혈을 제압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의식의 없어야 몸 안의 기운을 마음대로 조종이 가능했다.
의식이 있는 경우에 기를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살객의 몸을 치료하면서 마혈을 제압했을 때, 수혈까지 제압했을 때의 상황이 달랐다. 마혈을 제압해도 의식이 있으면 체내의 기운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일단 기력을 관장하는 혈도를 점하여 몸을 약화를 시키는 것이 좋겠지. 거기에 식욕을 감퇴시키는 것도 필요하고. 물론 적당히 소화불량을 일으키면 되겠군. 두세 달 고생을 하다가 저절로 풀리면 몸이 회복되겠지만 그 동안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장인걸은 외상이 드러나면 의구심을 가질 수가 있기에 몸을 약화시키면서 음식마저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심혈관이나 뇌마저 손대고 싶지만 수명마저 극도로 단축하는 것이니 꺼림칙하군. 이런 정도만 해도 결국은 오래 가지 못하고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폭력을 사용하는 조직원이 약해지면 오래지 않아 밀려날 것이고 밀려나는 순간 은퇴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 과정에서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운명이었다.
‘살객 임치형이 복귀하면 제일 먼저 정리를 당할 것이다. 외곽조직이 조직의 내분에 관여하려고 했으니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것이다. 다 자업자득이겠지.’ 장인걸은 어두운 곳에 웅크리고 앉아서 집안에 있는 자들을 상대로 하여 한동안 작업을 했다. 기운을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아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그 과정에서 몇 개의 경혈을 잘못 건드리는 약간의 실수가 있기도 했지만 반신불수가 되는 곳은 아니기에 큰 문제라 생각하지 않았다.
장인걸은 금지약물 투입과 호텔 마사지 걸 문제에 이어서 부동산투기의혹, 조폭연루설, 여자 친구 양다리 문제가 거론되자 어이가 없었다. 아무런 증거도 없이 무조건 그런 소문이 있더라 하는 내용을 나열하고 있었다.
걸면 걸리지만 그럼에도 상당히 교묘하게 문구를 조정하여 나중에 문제가 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의견 부분에서 교묘한 언동으로 장인걸을 공격하면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선동했다.
조폭연루설은 아무런 증거도 대지 않고 무조건 조폭과 연루가 되었다는 이야기만 했다. 조폭들이 연예계에 침투해 있는데 장인걸의 사업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 그 증거라는 논리였다.
연예기획사나 연예인들은 조폭에게 피해를 입고 문제가 생기는데 유독 장인걸이나 그가 운영하는 기획사는 문제가 생기지 않았고, 그것은 장인걸이 조폭들과 결탁했기에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존 몇몇 유명 연예인이 조직원들에게 테러를 당하거나 콘서트 현장이나 공연현장에서 폭력이 발생하여 문제가 된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장인걸 정도면 당연히 그런 일이 생겨야 되는데 없으니 이상하다는 논리였다.
물론 부동산투기의혹의 경우에 장인걸이 구입한 부동산을 거론했지만 그 구입경위나 자금출처에 대하여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그저 부동산을 구입한 것이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고 그렇기에 부동산투기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장인걸이 알고 지내는 많은 여자들을 섭렵했을 것이라는 의혹이었다. 그 의혹은 대학 동창인 두 K양과 매니저나 코치로 일하는 H양과 L양까지 당사자로 지목하고 있었다. 그저 인기가수이자 남자인 장인걸이 가깝게 지내고 있는 여자들을 가만히 두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전부였다.
물론 그들과 상당히 친밀하게 지내고 오랜 시간 동안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남녀 사이의 미묘한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더구나 혈기 왕성한 장인걸이 스님처럼 보낼 리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그냥 의혹을 나열한 것에 불과했고 이미지를 깎아내릴 목적으로 쓴 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기사였다.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치졸한 행위가 아닐 수가 없었다.
계속 이런 엉터리 기사를 내보내는 이유는 일반인에게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있다는 의구심을 갖도록 만들기 위한 행위였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고 조금씩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었다.
아니라고 부인을 해도 장인걸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자들은 그것이 사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실인 양 떠들면서 장인걸을 비난했고 새로운 증거라고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곁들였다.
장인걸은 지방에서 콘서트를 하다가 서울에 올라온 날 마침내 결심을 하고 한밤중에 한남동 일대를 해매고 다니기로 결심했다. 목숨을 거두지는 않지만 그에 준하는 정도의 징벌을 내리기로 했다. 그대로 두면 어떤 짓을 할지 몰랐고 굳이 그런 자들을 놔두어 번거로운 일을 계속 당하고 싶지 않았다.
당장은 이미지를 훼손하는 정도이지만 언제 물리적인 공격을 가할지 몰랐다. 자신만이 아니라 가족, 심지어 사업체까지 노릴 수도 있었다. 살인에 방화까지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냥 방치하다가 나중에 큰 피해를 입고 후회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더 상황이 나빠지기 전에 손을 써야 했다. 흉악범을 동원하여 자폭하는 수법을 사용하면 당할 수도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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