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36
“천명그룹 미래전략실의 직원은 입사 10년차 이상의 과장급, 차장급, 부장급이 팀원이고 이사급이 부팀장을 맡으며 전무나 부사장, 심지어 사장급이 팀장을 맡고 있는 조직으로 천명그룹 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폐해가 많아 해체된 종합기획실의 후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천명그룹의 미래전략실에 대하여 부연설명을 하여 장간지 전무의 지시로 범행이 이루어졌지만 윗선에 보고한 내용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말았다. 이는 기자들이나 편집자들이 제시한 각종 녹음에서 드러났다. 수억 원에 달하는 경비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그 용도를 보고해야 가능했다.
더구나 경비집행과정에서 비자금의 흔적마저 드러나고 말았다. 기자들에게 자금을 뿌린 것이 드러났고 그 자금을 추적하니 음성적으로 조성된 자금으로 밝혀졌다. 그런 일에 공금을 사용할 수는 없었다.
음해한 당사자가 천명그룹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장인걸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지만 장인걸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전국 순회 콘서트를 하는데 만전을 다했다. 오히려 팬들이 나서서 천명그룹을 지탄하면서 응원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각 회사의 경영도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했다. 각 회사는 전문경영인체제가 확립이 된 상태이기에 장인걸이 외부에 나가 있어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USB 포트를 이용한 새로운 메모리 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국내의 경우에는 없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비슷한 특허가 출원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방식이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나중에 산업표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지적재산권을 관리하는 프리웨이 개발지원팀장이 보고를 했다. 급하게 고가의 낸드플래쉬 메모리칩을 구입하여 샘플을 만들고 USB포트를 이용하여 저장하는 프로그램까지 제작했다. 그것을 토대로 하여 특허를 출원했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유사한 특허가 접수된 상황이었다.
“일단 이 기술에 대한 것은 조금 더 연구하여 추가적인 특허를 제출하면 됩니다. 우회기술을 차단하기 위해서 유사한 방식의 모든 시스템 관련 기술을 선점해야 합니다. 샘플이 나온 상황이니 계속 성능을 개선하면서 특허를 보완하십시오.”
장인걸은 USB 포트를 이용한 컴퓨터 주변기기를 운용하는 각종 프로그램마저 특허를 내도록 했다. 키보드나 마우스를 USB포트에 연결하여 운용하는 프로그램까지 개발했다. 물론 마이크, 스피커, 각종 모니터까지 운용할 수 있도록 방식을 개선했다.
“앞으로 이 기술 하나로 수십억 달러를 벌 수도 있습니다. 폴라텍스트와 협력하여 상용화를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용량 메모리의 사용은 서버에서 더 필요합니다.”
이런 일은 프리웨이 기술개발연구소와 폴라텍스트가 협력하여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프리웨이는 하드웨어를 연구하는 능력은 다소 부족했다. 만일에 제대로 상용화를 한다면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도 있었다.
USB 메모리 장치 관련하여 보고를 받고 나자 안정만 전무가 사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콘서트를 하기 위해 수시로 자리를 비우는 상황이라 임직원들은 장인걸이 회사에 돌아오면 경쟁적으로 방문하여 업무보고를 했다.
“천명전자에서 이수학 사장이 만나기를 원합니다. 아마도 이번 사태를 어떻게든 수습하기 위해 담판을 지으려는 것 같습니다. 이만손이 전면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 다른 사람을 내세웠습니다.”
“굳이 만날 필요가 있습니까? 이미 형사 고발을 한 상황이고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나중에 수사결과가 나오면 그것을 토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 깨끗한데 구질구질하게 만나서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습니다.”
“이대로 방치하면 배상은 배상대로 하고 언론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기에 협상을 통해 언론사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 같습니다. 장간지 전무가 음해공작을 주도한 것이 드러난 상황이니 천명그룹, 장간지 전무의 소속사인 천명전자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천명전자가 사건 당사자라는 말이군요. 직접적인 가해자이고요? 그거야 나중에 판단하여 결정할 문제입니다. 미래전략실은 해당 사항이 없는 것 같습니다.”
“천명그룹 미래전략실은 법적으로는 아무런 실체가 없는 조직입니다. 어떻게 보면 임의적으로 법인에 영향을 미치는 불법적인 조직입니다. 직원의 50%가 천명전자 소속입니다. 나머지 절반도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상태이고요.”
장인걸은 천명그룹이 음해작업에 나선 것이 밝혀진 이후에도 진상을 명확히 밝히기만 촉구했지 달리 어떤 요구를 하지 않았다. 형사 고발만 취했지 민사인 손해배상소송을 내지 않았다. 자칫 손해배상소송을 냈다가 역풍에 휘말릴 수도 있었다.
“그보다 다국적 스포츠 웨어 회사인 릴케와 합의하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배상금액도 문제지만 기업의 이미지마저 손상될까 염려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사전에 합의를 하려는 것 같습니다.”
한국의 법은 손해배상소송에서 피해 산정을 할 때 실질주의에 입각하여 실제 입은 손해보다 작게 산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은 징벌적 배상주의를 채택하기에 손해 산정 방식에서 피해의 가능성만 있다면 넓게 인정을 하는 면이 있었다.
또한 한국의 경우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위자료 산정이 박한 반면에 미국은 상당히 후했다. 같은 피해를 입더라도 미국의 판결이 한국보다 10배 가까이 높게 나온다는 연구결과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1억 원 정도의 배상판결을 받으면 엄청나게 큰 배상이지만 미국은 수백만 달러나 수천만 달러의 배상금도 드물지 않았다. 특히 한국은 과실 치사나 과실 치상으로 형사 처벌이 가볍지만 미국은 폭넓게 미필적 고의를 적용하여 2급 살인죄, 2급 살인미수죄 등을 적용하여 엄격하게 처벌하기도 했다.
“당장 급할 것은 없으니 수사결과가 나오면 그 때 만나서 협의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내가 그들을 만나는 자체로 면죄부를 주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곧 합의하여 소를 취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수사를 막을 수도 있고요.”
장인걸은 합의를 하면 수사결과마저 축소, 은폐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기에 결과가 나온 이후에 논의하기로 했다. 그 전에 만나면 합의에 이르지 않더라도 이용당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천명그룹에서 제 이미지를 훼손한 후에 프리웨이나 제가 운영하는 회사에 위해를 가하려고 했다는 진술이 나온 상황입니다. 그런 것도 명확하게 파헤쳐서 단죄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또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장인걸은 굳이 조기에 수습할 생각이 없었다. 매일 언론에서 수사진행상황이 언급되면서 장인걸의 인지도가 높아졌다. 얼마나 언론에서 언급하는지 이제는 장인걸을 모르는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가 되었다.
살객 임치형과 마검 최용섭은 안가에서 자주 만나 명륜당에 살객이 복귀할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고 있었다. 장인걸의 치료와 꾸준히 재활훈련을 하여 살객의 몸 상태는 은퇴하기 전보다 오히려 나아진 면도 있었다.
“일단 기존에 있던 집으로 들어갈 생각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여 처분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전에 따라다니던 애들을 모으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믿을만한 애들로 몇을 만나보게. 그렇게 하다보면 소문이 날 것이고 적아가 갈리겠지. 대신 누구도 믿지 말게. 몇 달 사이지만 사람 일을 모르는 것이니. 언제 뒤에서 칼을 꽂을지 몰라. 수행원 중에도 변절한 자가 분명 있을 걸세. 그런 자를 색출하지 못하면 또 다시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어. 이번에는 은퇴가 아니라 향냄새를 맡는 상황에 직면하겠지.”
“하긴 그럴 가능성이 높겠군요. 내가 건재할 때나 나를 따르지 은퇴한 마당이니 자기 살 길을 찾았을 것이고 나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될 수가 있으니 그 화살을 나에게 돌릴 수도 있고요.”
“다행이라면 세상이 워낙 뒤숭숭해서 자네의 복귀에 촉각을 곤두세울 자들이 조직들뿐이라는 것일세. 천명그룹의 이철식 회장이나 그 밑의 둘까지 쓰러져 난리가 났다고 하네.”
마검의 말에 살객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어떻게 된 것인지 미루어 짐작이 가능했다.
“그간 바뀐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신문을 꼼꼼히 살피고 있습니다. 결국 일을 이상하게 만들더니 응징을 당하는 것 같습니다. 분명 그간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물은 거겠죠?”
장인걸을 공격하다가 그런 일을 당했으니 당연히 장인걸의 응징이라고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살객의 경우에는 이미 한 번 당한 경험이 있기에 더욱 실감나게 다가왔다.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할 걸세.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셋이나 하룻밤 사이에 쓰러지는 것은 우연히 겹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고 뭔가 인위적인 일이지.”
“천명그룹의 경호체계는 청와대에 버금갈 것인데 그걸 뚫을 수가 있을까요? 전에 애들에게 듣기에 각종 전자 장비마저 덕지덕지 설치하여 감시망을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아무리 조사해도 조작한 증거도 없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보니 기운으로 다른 사람의 몸을 씻어내는 것을 개정대법이라 말하더군. 환골탈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치료법이라는 말도 있어. 그게 가능하려면 어검술이 가능해야 하지. 허공섭물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한 단계 위의 기술이라고 하더군. 멀리 떨어져 있어도 기를 움직일 수 있다더군.”
마검 최용섭의 말에 살객 임치형은 놀란 표정이 되었다. 장인걸의 무공 수준이 높은 것은 알지만 그 정도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마음만 먹으면 자네나 나도 멀리서 그냥 처리가 가능할 것일세. 그러니 자네도 다시 치료해주는 것이고. 그들이 한 짓을 보면 자네보다 훨씬 더 심했고 그러니 목숨만 겨우 연명시켜 놓은 것일세. 하는 짓을 본다면 그냥 깨끗이 치워버릴 것인데 괜히 찜찜한 기분을 갖지 않으려고 숨은 붙여 놓은 것 같아. 결과야 죽은 것이나 똑같지만. 오히려 더 괴로울 거야.”
천명그룹 이철식 회장이 쓰러진 소식을 듣자 장인걸이 손을 쓴 것을 바로 알았다. 그렇지 않다면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 증거가 점박이 김창섭일세. 일이 터지기 며칠 전에 이상한 병에 걸렸다고 하더군. 병원에 가서 아무리 검사해도 이상이 없는데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하더군. 밑의 애들도 마찬가지이고. 중천사거리를 내주고 애들을 모았는데 그게 거슬린 거야. 벌써 죽을병이 걸렸다는 소문이 돌면서 애들이 술렁대고 있어.”
“들었습니다. 약수동 청설모랑 같이 어울리면서 독립을 하려고 설치다가 한 방에 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민지훈이나 마태욱이란 애들이 장 회장 직계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것도 같지만 직계라기보다 서로 협력하는 관계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군. 안광현 회장도 마찬가지이고. 나나 자네도 수하라기보다는 협력자로 생각하는 것 같아. 적당히 존중을 해준다면 문제가 없을 걸세. 박광천 회장만 조금 괴롭지만 그런대로 알아서 처신하는 것 같더군.”
마검이나 살객이나 이번 일을 보면서 더욱 몸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눈에 거슬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그냥 자다가 한순간에 비명횡사할 수도 있었다.
장인걸이 세 사람을 정리한 후에 검·경의 수사도 속도를 냈다. 그들이 쓰러진 상황이니 거치적거리는 것이 사라져 관련자들이 사실대로 다 진술하고 말았다. 차태영이 양심선언을 하자 봉인이 풀려 다 밝혀지고 말았다.
초기에 홍보팀에서 개입하여 정리를 했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지만 이미 시기를 놓치고 말았다. 나중에 이만손과 한정만이 개입하여 홍보팀을 움직였지만 속수무책이었고 사건에 관계된 직원들도 입건되고 말았다.
실제로 언론인들을 움직인 것은 홍보팀의 직원들이었다. 그렇기에 언론인들이 진술을 하면 사주한 자를 밝혀야 했고 그러니 10여 명의 홍보팀 직원 중에 절반가량이 입건이 되어 소환이 되어 조사를 받게 되었다.
“장인걸을 치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회장님 성정에 거슬리는 존재를 두고 볼 분이 아니니 말입니다.”
한정만 전무가 왜 이번 일이 벌어졌는지 이야기를 했다. 그들이 있을 때에 시도하다 한 번 실패한 일이었다. 그것을 다시 시도하다가 세 사람이 쓰러지면서 터지고 말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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