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40
MJT에서 전지운을 유임한 이유가 뭔지 살펴보자 바로 알 수가 있었다. 당시의 가치로 7억 원이라면 인기 가수나 스포츠 스타의 계약금에 버금가는 금액이었다. PD의 몸값이 그 정도라면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제작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이 아니라 작품 선정능력을 높게 평가했다. 망한다고 하는 작품 중에 뜬 작품이 거의 없고 뜬 다고 한 작품 중에 망한 작품도 드물었다. 촬영 중간에 예기치 않은 사건이 발생해서 망한 경우도 있지만 작품 때문에 망한 작품은 없었다. 그것을 천명그룹에서 알고 데려간 것이다. 천명그룹이 일 하나는 아주 잘 하는데 사주의 가치관이나 기업의 문화, 일하는 방식이 문제이지.’ 장인걸은 AM그룹을 인수하기로 한 상태에서 CM기획까지 인수하는 것은 무리한 확장이 아닌지 걱정이 되었지만 이번 콘서트로 꽤나 많은 돈을 번 상황이니 무리하게 확장만 하지 않으면 1~2년 정도 버틸 자금은 될 것 같았다.
‘사실 프리웨이나 프리튜브가 있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운영만 한다면 망하는 것이 이상하다. 인수 받은 후에 정상화를 시킨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장인걸은 경영개선을 하고 투자를 하며 새로운 작품을 제작하고 외국의 좋은 작품을 수입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추후 성공할 작품을 선점한다면 해외 영화 배급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이 들었다.
장인걸은 며칠간 바쁘게 움직여서 히어로기획의 사명변경을 추진했고 CM기획을 인수하여 정상화를 시키기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물론 현 경영진을 그대로 유임시킨 상황이니 크게 할 일은 없었지만 천명그룹에서 파견된 일부 인원을 원대로 복귀시키고 HR홀딩스의 통제를 받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CM기획은 천명그룹의 미래전략실의 통제를 받고 있었는데 장간지 전무의 홍보팀이 마케팅 부문을 관장하고 있었고 재무팀에서 자금이나 투자를 관리했다. 그것을 차단시키고 히어로기획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이거 참, 한마디로 CM기획이 장간지 전무의 비자금 조달창구라니. 결국 그런 자금을 빼돌린 덕분에 그동안 돈돈을 유지한 것인가? 장간지 전무가 사용한 비자금을 감추기 위해 이렇게 처분한 것이겠지. 장부상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리베이트 장부만 회수하여 처리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니.”
거래처에서 리베이트를 받아 비자금으로 사용했지만 CM기획에는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았다. 단지 겉으로 드러난 것만 보면 CM기획이 호구가 따로 없었다. 거래한 내역을 보면 거래 조건이 천명그룹의 계열사답지 않게 엄청나게 불리했다. 불리한 만큼 리베이트로 미래전략실에 건네진 것 같았다.
“결국 이것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이 가장 먼저 시급히 해야 할 일이군요. 지금의 경영진은 이걸 알고나 있었는지, 참.”
눈에 뻔히 드러난 것이지만 증명하기에는 참 애매모호한 면이 있었다. 그렇기에 시정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알고는 있지만 어떻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라도 고쳐나갈 수밖에요. 그동안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제작하거나 투자할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원래 스카우트 할 때 그런 조건이었고요.”
전지운 대표도 장님은 아닌지 그 내막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계약에 관한 부분은 천명그룹에서 파견한 자들이 관리하는 상황이라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자들이 축출되거나 남아 있어도 끈이 끊어진 상황이니 이제는 직접 챙길 수가 있게 되었다.
“관리 부문에 대한 조직정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필요하다면 해고를 하고 검찰에 횡령이나 여러 가지 혐의로 고발을 해도 됩니다. 천명그룹과 연관이 된 것은 모조리 다 정리하기 바랍니다. 천명그룹에서도 장간지 전무와 연관이 된 것은 모두 정리하려는 것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만일 거래처에서 조건을 정상으로 되돌리지 않는다면 거래를 끊어도 됩니다. 그 부분은 천명그룹에서도 협조를 하기로 했고 원만하게 해결될 것입니다.”
장인걸은 당장 미국으로 가야하기에 더 이상 관여를 하지 못했지만 전지운이나 민수길에게 충분히 지시를 내렸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자리를 비운 덕분에 욕을 먹지 않을 수가 있었다. 직접 손을 쓰는 것보다 전지운이나 민수길이 나서는 것이 나았다.
47. 미국 앨범홍보활동
장인걸은 페럴 해런드의 연락을 받고 미국 대사관을 방문하여 영주권 발급절차를 진행했다. 연초에 미국에 거액을 투자하고 마라토너로 성과를 거둔 것 때문에 조기에 승인이 되었다.
그 덕분에 공연을 하는데 별도의 비자를 받지 않아도 되었다. 영주권은 정치적인 활동을 제외하고는 시민권과 크게 차이가 없었다. 나중에 기한이 지나면 시민권을 획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국세청에 세무신고를 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영주권이 나왔다고 마냥 좋은 것은 아닙니다. 자칫 그런 것을 소홀히 하다가 범죄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그냥 취업비자를 발급받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페럴 해런드가 세금문제에 대하여 경고를 했다. 장인걸은 그런 문제에 대하여 알고 있지만 그리 걱정하지 않았다. 미국에 HR투자법인이 있기에 사업을 청산하기 전에는 신고의무가 있었다. 영주권이 없더라도 해야 할 일이었다. 영주권을 획득하기 이전에 투자를 했고 이후에는 양성화된 자금 외에 별도의 자금을 움직일 생각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가 지정한 닷컴 기업에 투자는 어느 정도 되고 있습니까? 그 사이에 많은 회사가 상장을 했는데요?”
장인걸은 닷컴 기업 중에 실적이 양호했던 몇 개의 기업을 선정하여 알려주었다. 물론 10배, 20배 정도 올랐다가 닷컴버블이 꺼질 때에 대부분 몰락하지만 그것도 버블의 절정기인 2000년 초반에 정리하면 크게 문제가 없었다.
장인걸은 회귀 전에 닷컴버블에 대해 관심을 가졌기에 유망한, 버블 시기에 폭등하는 IT기업을 알고 있었다. 한 때 부러운 눈으로, 실상은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 PC방에 들렀다가 미국의 닷컴회사들이 상장하고 주가가 폭등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기도 했었다. 그런 경험이 좋은 투자처를 알려주고 있었다.
나중에 주가가 폭락하고 IT산업은 실체가 없다는 이야기마저 나오겠지만 지금은 한창 자금이 몰려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 그 전에 적당히 챙기고 털고 나오면 되었다. 그 후에 살아남을 회사의 주식을 저가에 매수하면 되었다.
“리스트에 있는 업체 위주로 일단 1억5천만 달러 정도의 주식을 매집했고 그 사이에 주가가 올라 3억 달러 정도로 주가 총액이 불어났습니다. 이렇게 가면 곧 5억 달러 정도까지 불어날 것 같습니다. 아직 3천만 달러 정도 투자한 회사가 상장을 하지 않은 상태이고 그것까지 상장을 하고 주가가 계속 오르면 연말이면 10억 달러도 돌파할 것 같습니다.”
페럴 해런드도 수익의 1% 정도를 보너스로 받을 예정이기에 투자가 성공하니 크게 기대하고 있었다. 아직 미실현이익이니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고 있지만 당장 정산을 해도 150만 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었다.
“두고 봐야죠. 너무 낙관은 금물입니다. 일시적인 상승일 수도 있습니다. 언제 폭락할지 모릅니다.”
장인걸은 한동안 IT관련 주식이 호조를 보일 것을 알고 있지만 표정관리를 했다. 알고 있더라도 괜히 확신을 가진 것처럼 말하여 이상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보다 구글에서 몇 가지 특허에 대해서 추가적인 도입여부를 문의했는데 어떻게 합니까?”
회귀 전에 구글은 IT버블이 꺼진 다음에 상장을 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 기존 구글보다 훨씬 빠른 시기에 사세를 키우고 야후의 대항마로 부각하고 있었다. 이번에 요청한 기술은 프리튜브에 관련된 기술로 기존에는 유튜브를 인수 합병할 아이템을 자체적으로 론칭하려는 것 같았다.
나중에 스마트폰 운영체계나 GPS관련 사업을 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았다. 프리웨이가 먼저 계속 선점하여 수익을 내지 못하면 그런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이니 걱정이 되기도 했다.
“허용을 하도록 하죠. 그 문제는 칼 막스턴 변리사님과 논의를 하여 결정하면 됩니다. 며칠 후에 미국으로 건너갈 것이니 그 전에 조율을 하고 약정을 하면 될 것입니다. 추가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그 부분도 논의를 하면 됩니다.”
“아, 며칠 후에 미국에 건너오기로 했었죠. 굳이 앨범을 내서 고생을 할 필요가 있습니까? 아무리 많이 팔아도 수입이 몇 백만 달러 수준일 것인데 말입니다. 마라톤도 힘만 들고요. 그 시간에 사업에 주력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사업도 중요하지만 음악이나 마라톤도 제겐 중요합니다. 더구나 지금이 아니라면 마라톤이나 음악은 할 수도 없으니 최대한 노력할까 합니다.”
“하긴 음악이나 스포츠는 지명도를 높이는데 유리한 면도 있으니 사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면 샌프란시스코에 바로 올 것입니까?”
“일주일 정도 LA에서 활동을 하다가 건너갈 것입니다.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니 정확한 일정이 나오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SCM에서 세부 일정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장인걸의 주변에도 돈이 되지 않는데 굳이 미국에 가서 고생을 해야 하는지 반대하는 사람이 꽤나 되었다. 그 시간에 한국에서 콘서트를 한다면 몇 십 배를 벌 수도 있었다.
장인걸은 국내의 일을 대략 정리한 후에 미국으로 이동했다. 나중으로 미룰 수도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 시간내기가 어려워지는 것을 알기에 그냥 강행했다. 국내에서의 가수 활동도 2~3년 정도 하면 더 이상 힘들 것 같았다.
더구나 AM그룹의 인수를 서둘 이유가 없기에 자리를 비울 필요도 있었다. 장인걸이 한국에 없는 상황에서 인수를 독촉할 수는 없으니 좋은 핑계거리였다. 대원그룹의 사태가 터질 때까지 미뤄야 원하는 가격에 인수받을 수 있어 보였다.
장인걸은 우선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에서 앨범 홍보활동에 주력하기로 했다. 앨범을 발매한 SCM 레이블의 유통망이나 마케팅 활동이 주로 남부캘리포니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일단 본진부터 공략하기로 했다.
더구나 미국의 음반시장은 동부의 뉴욕, 서부의 LA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고 서부의 중심에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이 앨범에 수록된 노래는 2년 전에 발매한 앨범에 들어있던 노래를 미국 현지의 감각에 맞도록 영어로 가사를 쓰고 편곡한 것들입니다. 앨범 발매는 3월 하순에 이루어졌고 이제야 미국에서 홍보에 나서는 것은 그간 로테르담마라톤대회에 참석하고 한국에서 계획된 순회 콘서트를 진행하느라 시간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6월 말에 한국에서의 활동이 마무리 되자 한 달 반의 일정으로 건너온 것입니다.”
“마라톤 세계최고기록을 경신한 것을 기념하여 앨범을 낸 것이 아닙니까? 마라토너의 명성을 이용하기 위해서요?”
“마라톤선수 장인걸의 이벤트 앨범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세계최고기록을 수립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 앨범은 아닙니다. 이미 로테르담마라톤대회에 참석하기 이전에 발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에서 마라톤을 하기 전에 이미 가수로 상당한 성과를 거둔 상황이고 지금도 마라토너보다 가수로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이벤트 앨범이라는 언급에 상당히 거부감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음악 외적인 요소보다 음악적인 가치를 평가받고 싶다는 말씀 같습니다. 그러면 그간 성과가 있었습니까?”
“지난 세 달 동안 앨범을 기획한 SCM에서 서부를 중심으로 홍보를 해준 덕분에 무려 7만 장의 앨범이 판매가 되었습니다. 가수인 제가 홍보활동에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그 정도의 성과를 거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합니다. 제가 직접 나선 상황이니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장인걸은 노래할 자리가 있다면 소규모 자리일지라도 거절하지 않고 찾아갔다. 한국에서 한 번 행사를 뛰면 1만 달러 이상을 받았지만 미국에서는 500불을 받기도 쉽지 않았다.
주로 라디오에 출연을 했는데 그 때 받는 출연료가 한 시간에 많아야 100불 정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그런 자리에 나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이것도 다 SCM이라는 배경이 있기에 가능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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