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44
혼돈의 기운은 일반인이 느끼지 못하지만 암중에 영향을 받는 것 같았다. 혼돈의 기에 노출이 되면 감정의 변화가 심해졌다. 장인걸이 공연할 때 기운을 사용하면 반응이 컸다. 그것이 싫어서 혼돈의 기운을 움직이지 않은 면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홍보를 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접하고 다양한 음악을 들으면서 미국인이 좋아하는 리듬이나 멜로디가 한국과 조금 다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에는 음악의 내면에 존재하는 그 흐름을 감지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느낄 수가 있었다. 그 결과 한국의 대중가요와 미국의 대중가요의 차이점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대중가요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노래와 다르다. 궁극에 이르면 같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 수준에서는 불가능하다. 흔히 팝송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다가가야 그들을 만족시킬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저들이 더 능숙한 분야이고 그것은 애초에 계획한 방향이 아니다.’ 장인걸은 홍보활동에서 느낀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법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그것을 시간이 날 때마다 고민했다. 그 결과 팝송과 한국 대중가요를 아우를 궁극적인 음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기간에 해결이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매일 훈련을 하면서도 시간이 날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보냈다. 그러면서 일종의 조화에 대하여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러면서 리듬이나 멜로디 같은 일종의 흐름에 대한 화두에 매달렸다.
그렇게 하자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지만 당장 성과를 낸 것은 바로 금강나한공이었다.
조화와 흐름에 대한 깨달음으로 혼돈의 기운에 대한 통제가 훨씬 용이해지면서 자신의 몸과 주변의 기운을 자유자재로 조종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기감의 범위가 넓어지고 세밀해졌다.
‘마음만 먹으면 더 넓게 기감을 확대할 수가 있다. 세상이 둥근 것을 그냥 알 정도로 넓게 기감을 확대할 수도 있다. 아울러 원한다면 확대된 범위 안의 일정 구역을 밥알 정도까지 세밀하게 살필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 하면 다른 영역을 살피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장인걸은 감지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자 자신의 능력이 그만큼 더 상승한 것을 실감했다. 마음만 먹는다면 기감이 미치는 곳에서 물리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일종의 어검술이나 염동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장인걸은 혼돈의 기운을 몸 안에 한껏 받아들였다. 기운은 무한정이라고 할 정도로 풍부했다. 기운을 받아들일수록 점점 자신의 능력이 커지는 것에 미소를 지었다. 마음만 먹으면 기운을 이용하지 않아도 능력의 사용이 가능했다.
민수길이나 안정만은 장인걸이 지시한 일을 추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CM기획을 인수한 이후에 정상화를 시키면서 신규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면서 프리웨이와 자회사에 대한 상장 준비마저 잘 되고 있는지 살펴야 했다.
그런 상황에서 대원그룹의 부도사태가 나면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AM그룹 인수가 마침내 진전을 보이기 시작했다. 장인걸이 상황을 사전에 예측하면서 지시할 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현실로 나타나자 신기할 따름이었다.
전에는 절대 자산재평가를 할 수 없다고 버티던 채권단이 먼저 연락을 하면서 사실상 태도를 바꿔 매달리고 있었다. 이미 준비를 한 상태이기에 자산 재평가를 공동으로 실시했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자산 재평가를 하자 AM그룹의 가치가 절반 이하로 하락하고 말았다.
“이렇게 저들을 몰아붙여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장인걸 회장이 정말 대단합니다. 대원그룹 사태를 언급하면서 기회가 올 것이라고 했는데 진짜로 이런 상황이 왔군요. 사실 이대로 시간만 가고 나중에 인수하더라도 완전 망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황치현 변호사가 지금의 상황에 대해 그렇게 평가했다. 고문 변호사로 있지만 법적인 일만 담당하다보니 경제문제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었다.
“장인걸 회장이 미래에 대한 예측이 뛰어나죠. AM그룹을 인수한다고 해서 무모한 도전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오래 전부터 준비한 것이더군요. 백제화학을 인수한 것이 그런 목적이기도 하고요. 실사를 나가면서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실사작업을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를 토대로 하여 마지막으로 HR홀딩스가 채권단에 제시할 자산 가치를 결정해야 했다. 자산 가치의 결정이 인수가의 결정이었다.
“일단 원래 제시했던 가격에서 조금만 조정하죠. 영업권이나 지적재산권을 조금 더 인정하는 수준에서요.”
유덕환 상무가 너무 후려치는 것도 문제가 있다면서 대략 100억 원 정도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것이 저들이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생색을 낼 것입니다. 대략 회장님 입장은 1억 달러 이내로 정했으면 하니 말입니다.”
민수길도 동의를 했고 현장실사를 하여 정한 자산의 가치를 조정했다. 감정평가사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정책적으로 결정을 해나갔고 목표한 액수에 맞춰나갔다.
“그러면 1250억 원으로 하고 문제는 퇴직금 충당금인데 어떻게 결정합니까? 직원의 경우에 대략 750억 원 정도인데. 문제는 임원 퇴직금을 산정하는 방식입니다.”
“그건 우리가 정하지 말고 채권단에서 정하도록 합시다. 임원의 경우에는 말 그대로 임시 직원이라고 하니. 부도가 난 상황인데 경영책임을 물어야 하니.”
안정만 전무가 악역을 채권단에 떠넘기자고 제안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임원의 유임이 결정될 수가 있었다. 물론 퇴직금도 충당금을 인정하면 지급하면 되었고 인정하지 않으면 그냥 사표만 받으면 그만이었다.
“임원 급여 및 퇴직금을 규정한 조항이 있기는 합니다. 그 조건에 의하면 대략 80억 원 정도 됩니다.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한 임원은 산정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임석현 팀장이 서류를 하나 꺼내어서 제시했다. 각 임원 별로 퇴직금을 적어놓고 있었다.
“연구소에 박사급 연구원 중에 임원이 네 명이나 있군요. 생산직과 연구직은 무조건 유임을 시키라고 했으니 이들은 기존 조건으로 잔류를 시키도록 합시다.”
민수길이 장인걸에게 받은 지침을 보면서 그런 의견을 제시했다. 장인걸은 채권단으로부터 받은 기본 서류 곳곳에 해야 할 내용을 기입했고 그것을 반영한 협상안을 새롭게 만들었다.
장인걸은 마침내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 마라톤 종목에 출전했다. 후원사인 릴케는 장인걸을 이용한 세계적인 이벤트를 기획하고 대대적으로 광고를 내보냈다. 장인걸은 노래와 달리기라는 주제로 릴케의 신발과 스포츠웨어를 광고했다.
그런 가운데 마침내 장인걸이 출전한 마라톤 대회가 50여 개국의 주요 방송에서 중계하는 가운데 시작이 되었다. 우승 후보라고 일컬어지는 선수가 출전한 국가, 마라톤의 인기가 많은 주요 선진국 등이 중계했다.
이렇게 되기까지 대회조직위와 릴케의 마케팅이 큰 영향을 미쳤다. 릴케는 중계를 결정한 모든 방송국에 광고를 하기로 했다. 중계는 방송국이 하지만 비용은 사실상 릴케가 지불했다. 이는 마라톤에 출전하는 장인걸의 선전을 확신하고 마케팅에서 성공할 것이라 믿기에 이루어졌다.
장인걸은 더운 날씨지만 평상시처럼 선두에 나서서 질주를 했다. 그동안 마라톤 중계를 하면 초반에는 보통 선두그룹을 지어 수십 명이 달리다가 차츰 사람이 줄어 30km 지점에서 많아야 10여명, 35km 이후 막판에 두세 명이 달리다가 결판이 났다.
하지만 이번 중계는 달랐다. 초반부터 한 선수가, 그것도 키가 크고 수려한 외모를 가진 선수가 선두에 나서서 거침없이 달렸다. 실로 보기만 해도 시원한 질주였다.
장인걸은 다른 선수와 거리를 죽죽 벌렸다. 로테르담마라톤 대회와 동일한 작전으로 레이스를 운영했다. 다른 선수가 거리를 좁히려고 했지만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 같이 레이스를 펼치는 것도 어느 정도 실력이 비슷해야 가능했다. 체력적으로 확실한 열세가 드러나면 따라가는 것도 불가능했다.
그동안 장인걸이 세계최고기록을 달성하고 선두에서 독주를 했지만 그 사실은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렇게 중계를 하자 그 경기를 보는 10억 가까운 인구가 알게 되었다.
홀로 모두를 오시하는 질주를 하자 지켜본 모두는 장인걸의 팬이 되었고 중계방송에서 가수이라는 것마저 소개하자 그런 사실을 모두가 뇌리에 기억하게 되었다.
중계를 시작하는 방송국에서는 그저 기본적인 시청률만 나오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계가 시작되고 점점 시청률이 올라가자 놀라면서 뭔가 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일 내용을 찾았고 그것이 장인걸의 특이한 이력이었다.
마라톤 선수는 다른 종목과 달리 보통 25세 이후에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장인걸은 나이 21살에 불과했고 혜성처럼 나타나 최근에 출전하는 모든 대회를 석권하고 있었다. 현재 4대 마라톤 대회 중에 보스턴마라톤대회와 로테르담마라톤대회에서 우승했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내용도 소개가 되었다.
더구나 장인걸이 가수로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고 요즘 각광을 받기 시작한 IT산업에서 프리웨이라는 포털까지 운영하는 것도 소개했다. 이런 내력이 알려지면서 한국에 연락을 하여 장인걸에 대한 내용을 전화로 받기도 했다.
다른 경기라면 그런 정보를 수집하는 사이에 보통 경기가 끝나지만 마라톤은 2시간 이상 장시간 중계를 해야 했고 전화통화로 받은 내용을 소개할 시간은 충분했다.
더구나 대회 직전까지 미국에서 앨범홍보활동을 했던 내용도 알려지게 되었다. 이는 이원희 코치나 김기현 과장, 황지현이 나서서 기자들에게 알린 덕분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최고기록을 경신하지 않을 것입니다. 목표는 2시간 4분 30초 정도로 레이스를 마치는 것입니다. 그 정도라면 로테르담대회의 기록이 우연히 세운 기록이 아님을 증명할 것이고 더운 여름 날씨를 달리는 상황이기에 적절한 속도라 봅니다.”
장인걸은 출전 전에 레이스 운영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원희에게 자신의 목표를 밝혔다. 충분히 기록을 단축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앞으로 다른 대회를 통해 1분 정도 더 단축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 이상은 다른 선수에게 미루기로 했다.
“사실 2시간 5분 30초 이내로만 들어오면 우승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 봅니다. 단지 로테르담대회의 기록을 돌파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말이 나오겠지만 지금 세비야의 날씨가 무척 무덥기에 레이스에 신중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원희는 장인걸의 진정한 실력을 모르기에 충분히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걱정을 했다. 그러면서 일단 초반에 레이스를 하다가 더위로 인해 지치는 것이 느껴지면 기록에 연연하지 말고 속도를 늦추라고 당부했다.
장인걸은 초반 5km를 14분 20초에 달렸고 그 이후에는 14분 50초의 기록으로 달렸다. 더위를 피해 아침 7시에 출발을 했지만 끝날 무렵이 되자 기온이 26℃에 달했다. 그렇기에 로테르담보다 조금 속도를 늦추었고 마침내 2시간 4분 47초에 완주를 했다. 세계최고기록은 수립하는데 실패했지만 대회최고기록을 수립했다.
2위와는 무려 1200m 가까이 차이가 났고 3분 33초나 기록에서 앞섰다. 날씨가 더운 탓에 2시간 8분 20초 기록이었지만 그 정도 날씨라면 지극히 정상적인 기록이었다.
“일단 이번 대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게 되어 만족스럽습니다. 더운 날씨를 고려하여 레이스 계획을 세웠는데 원하는 대로 레이스를 전개한 것 같습니다.”
장인걸은 레이스를 마치고 대회 공식 중계팀과 간단히 인터뷰를 했다.
“이후에 뉴욕 마라톤대회, 런던 마라톤대회, 올림픽에 출전할 것입니다. 다른 대회는 현재 출전할 계획이 없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장인걸은 상당히 불쾌한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혈액검사를 포함한 도핑테스트를 받아야 했다. 더구나 요구하는 샘플의 양이 규정보다 많아 현장에 왔던 주민석 의원을 통하여 주최 측에 항의 했고 주최 측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행위가 진행되고 있었다.
“정말로 혈액을 빼돌릴 계획이었던 것 같습니다.”
장인걸은 제약회사나 의학 관련 연구소에서 장인걸의 상태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더구나 천명그룹의 의혹보도로 인해 금지약물 투여에 대한 의심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라 그것을 이용한 혈액샘플 확보를 노릴 것 같아 방지대책을 강구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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