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247
장인걸이 간또머니와 산요머니를 손댄 후에 마검과 살객, 그리고 몇몇 암흑가의 거물들이 움직여서 그동안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활개를 치던 악질 사채업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명륜당의 분열은 살객의 복귀로 정리가 된 상황이니 불안하던 서울 지역의 역학관계가 살객이 은퇴하기 이전의 상황으로 복원이 되었고 일본 야쿠자 자본으로 의심받던 두 회사가 초토화가 되면서 사채업자에 대한 공적인 지원을 해줄 수가 없었다.
신고를 해야 하지만 그저 절도죄 수준으로 밖에 피해자 조사에서 진술했다. 거기다 국내 조직을 옹호하는 자들이 움직이면서 산요머니아 간또머니의 배후를 봐주던 자들도 한계가 있었다.
그런 상황이니 무력을 사용하는 조직들을 사채업자들이 막을 수가 없었다. 둘 다 공권력의 사각지대에 있는 존재들이라 공식적으로 공권력을 이용할 수가 없었다. 암중에서 비호를 받는 상황이라면 조직도 마찬가지였고 그러니 사채업자들은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 서류를 장 회장님이 전해드리라고 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장인걸의 지시를 받은 강동철이 은밀하게 움직여서 사채업자들이 일본계 자금에 건넨 채권서류를 건넸다. 물론 장인걸이 은밀하게 연락을 하여 누군가 방문하여 중요한 서류를 전달할 것이라고 언질을 주었다.
민지훈부터 시작하여 안광현, 마검, 살객, 박광천에게 한 뭉텅이의 서류가 건네졌다. 그 서류는 사채업자가 보유한 부동산에 대한 담보서류였다. 누구건 채권서류에 이름만 기명하면 해당 금액을 추심할 수 있는 서류였다.
그 서류를 건넨 의도는 명확했다. 사채업자들에게 돈을 받아서 보관하라는 의미였다. 조직이 나설 경우 차명을 이용할 것이니 조직이 표면에 노출되지 않을 것 같았다.
“우리 쪽에 건넨 물건이 대략 다섯 장은 되는 것 같습니다. 이거 내부에 두기가 애매해서 일단 몇몇 회사로 분산을 시켰지만 나중에 정리하는 것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민지훈을 만나자 걱정스러운 어조로 사채업자에게 회수한 자금을 처리하는 문제를 언급했다.
“다행히 경제위기가 오면서 자금출처를 깐깐히 따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대주주 가수금 처리를 하거나 현물출자 형식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300억 엔이 넘는 자금이 몰래 들어와서 뿌려진 것 같습니다. 일 년 동안 그 수익이 대략 150억 엔에 육박합니다.”
장인걸은 사채업자들에게 뿌려진 자금을 역산하여 두 회사가 음성적으로 도입한 자금을 산정했다.
“힘으로 찍어 누르면 되지만 채권서류마저 있으니 꼼짝없이 협조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을 탈탈 털어서 챙기려고 합니다.”
“산요머니와 간또머니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습니까?”
“난리를 치다가 일본 놈들은 대부분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우리가 나서서 사채업자들을 정리하니 신변에 위협을 느낀 것 같습니다. 자금 회수를 하려고 했지만 공증을 받아놓지 않았으니 채권서류를 분실한 이상 갚는 자들이 없습니다. 책임자는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할복을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채무자가 사채업자인데 채권서류 없이 회수는 불가능했다. 잃은 줄을 몰라도 채권서류 회수는 기본인데 소문마저 났으니 어떤 자도 상환하지 않았다. 안면마저 바꾸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자들도 있었다.
AM그룹을 인수하여 정비하는 작업을 하던 장인걸은 10월 말이 되자 마침내 미국으로 갔다. SCM을 통해 시카고, 밀워키, 콜럼버스, 세인트루이스, 인디애나폴리스, 신시내티를 도는 미국 중부지구 홍보 계획을 수립했다.
“디트로이트에는 가지 않겠다니 악명을 들은 것 같습니다.”
닉 플로이언이 중요한 대도시인 디트로이트를 제외하자 그런 이야기를 했다. 유독 그곳만 직접 제외한 것이니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굳이 꼭 거기를 제외할 이유는 없어 보이지만 조금 외진 면도 있고 날씨도 엄청 추운 것 같고요.”
장인걸은 악명 때문에 정이 가지 않았지만 내색을 하지 않았다. 더구나 미국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수용도 조사에서 상당히 보수적이고 이질적이라는 평이 많아 효과가 별로 없어 보였다.
“그동안 앨범 판매량이 증가했습니다. 누적 판매량이 50만 장을 넘어섰습니다. 아울러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 마라톤 중계로 인한 지명도 상승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케이블TV에서 뮤직비디오의 방영이 늘어나면서 제법 성과를 거둔 것 같습니다.”
닉 플로이언이 그동안의 변화에 대해 설명을 했다. 라디오방송출연, TV출연, 공연 등에 관한 일정표를 보여주었다. 꽤나 바쁘게 움직여야 했다. 여름에 왔을 때보다 더 빡빡한 일정이었다. 그만큼 지명도가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LA에서 시카고로 이동했고 각 도시마다 하루나 이틀 정도씩 홍보활동을 했다. 간간이 언론사를 상대로 인터뷰도 잡혀 있었고 뉴욕마라톤대회에 참가하는 것에 대하여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지역의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미니콘서트를 하기도 했다. 대략 10여 곡을 불렀다. 여름에 왔을 때보다 노래를 부를 경우 관객들의 반응이 훨씬 좋아졌다. 그만큼 장인걸이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상승했기 때문이었다.
장인걸은 매일 강행군을 하면서도 아침, 저녁으로 시간을 내서 훈련을 계속했다. 그렇게 하여 체력이 저하되는 것을 예방했다. 그리고 10여 일간의 중부 지역 홍보활동을 마칠 즈음에 장인걸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점점 커지게 되었다.
“아쉽네요. 조금 더 활동을 하여 남부나 동부의 주요 도시까지 순회를 한다면 그 열기가 확산이 될 것인데.”
“마라톤대회에 참가하여 성과를 내면 더 나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마라톤이 끝난 후에 이틀간 뉴욕에서 홍보활동을 하기로 했으니 나아질 것이라 봅니다. 이번 앨범 활동은 이 정도에서 마무리 하고 내년에 새로운 앨범으로 활동을 하죠.”
장인걸은 아직 콘서트를 할 정도의 영어 노래가 없는 상황이니 다음 앨범을 내고 난 다음에 본격적인 활동을 기약했다.
대회 3일 전에 뉴욕에 당도하여 컨디션을 조절하였고 체력을 최대한 보충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만 언론이나 다른 사람이 볼 때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었다.
장인걸에 대한 뉴욕 언론은 관심은 상당해서 인터뷰 요청이 끊이지를 않았고 정해진 시간의 훈련을 마친 후에 최대한 많은 언론을 상대해 주었다.
종종 라디오 방송이나 텔레비전 방송과 인터뷰를 할 때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렇게 하여 자신이 가수이기도 함을 어필했다. 인기 가수이자 마라톤의 챔피언인 장인걸이 뉴욕에 왔다는 언론의 보도가 이어졌다.
이미 여름에 와서 홍보활동을 한 덕분에 노래가 꽤나 알려진 상황이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이틀 사이에 앨범 판매량이 상당히 증가하기도 했다.
뉴욕마라톤대회에서도 장인걸은 다른 대회나 달라진 것이 없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대부분의 선수가 참가한 탓에 아는 선수가 많았다. 아는 척을 하는 선수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도 했다. 장인걸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자 기분이 좋아 보였다.
전에는 대회 직전 기자들의 질문에 컨디션 유지를 이유로 상대를 하지 않았지만 적당히 대꾸를 하기도 했다. 영어에 더 능숙해진 면도 있어 가볍게 농담을 섞어서 대답을 하기도 했다.
“세렝 부가티 선수가 가장 익숙합니다. 이번에도 제 페이스대로 달릴 것입니다. 누군가 따라오면 따라오는 대로 달려야지요.”
그렇게 말하고 장인걸은 차례로 대답을 한 후에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몇 마디 말이지만 그런 대꾸를 해주는 것도 하나의 팬서비스일 수가 있었다.
장인걸은 출발신호와 함께 뛰어나갔다. 그렇게 하자 많은 선수가 장인걸을 쫓아왔다. 하지만 그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뒤로 처지기 시작했다. 결사적일 정도로 쫓아오는 선수들이 많았다.
“장인걸 선수를 쫓아가는 선수가 20여 명이나 됩니다. 하지만 저 정도라면 100m를 15초에 달리는 속도인데 얼마나 달릴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역시 300m가 지나면서 거리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1km를 달린 지금 다섯 명의 선수가 장인걸 선수를 바짝 따라가고 있습니다. 2분30초, 너무나 빠르게 달리고 있습니다. 장인걸 선수도 저렇게 달려 완주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다른 선수들은 더 걱정입니다. 장인걸 선수의 경우에는 저 정도를 감당할 수 있기에 달리지만 오기로 그냥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장인걸은 5000m 종목을 달리는 것처럼 쫓아오는 선수들 때문에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끝까지 달릴 수는 없는 일이라 조금 속도를 줄였고 17초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보스턴마라톤대회, 샌프란시스코마라톤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얼마 전에 치러진 세계 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딴 장인걸 선수입니다. 지금은 고작 세 명의 선수가 쫓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달리면 로테르담마라톤대회에서 5km 구간기록인 14분 01초의 기록도 갈아치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대로 달리면 13분55초 정도에 5km 지점을 통과할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1만m 중간기록과 비슷한 기록입니다. 이렇게 달려 완주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지만 장인걸 선수는 세계기록을 보유한 선수이기에 그리 걱정은 되지 않습니다.”
장인걸은 5km 지점을 통과한 후에 같이 달리는 세 선수를 살폈다. 그들은 모두 언제 기권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지쳐 있었다. 장거리 트랙을 하다가 마라톤을 시작한 선수들로 보였다. 그렇기에 억지로 따라는 왔지만 페이스 조절에는 실패한 것이 역력했다.
‘굳이 무리할 필요는 없지. 17초대로 달려도 충분하다. 저들이 10km까지 쫓아온다면 잘 달리는 것이겠지.’ 장인걸은 속도를 올리지 않고 달려갔다. 그렇게 달리는 동안 다시 하나둘 낙오를 하여 10km 지점에서는 단독으로 달리게 되었다. 낙오한 선수는 곧 100m 이상 처져 나중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게 되었다.
뒤따라오는 선수는 무려 300m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었다. 1분 가까이 시간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10km 지점을 통과했습니다. 이렇게 가면 또 다시 세계최고기록을 수립할 것 같습니다. 28분 45초로 로테르담마라톤대회보다 5초나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코스가 다소 경사가 많은데도 오히려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장인걸 선수는 빨리 달려 무리하는 것 같지만 달리는 모습을 보면 무리한 레이스를 펼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 무리할 정도로 달린다면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마라톤 선수도 수명이 있고 무리한 레이스를 할 경우 부상의 위험이 높아지기에 가급적이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레이스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서 마라톤 선수들 사이에는 기록에 연연하지 말고 이기는 레이스를 하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달리다가 막판에 비축해둔 체력을 쏟아내서 이기는 레이스를 펼치는 것입니다.”
“장인걸 선수의 레이스와 다른 방식이군요.”
“하지만 오히려 장인걸 선수의 레이스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레이스입니다. 로테르담에서 보면 자신이 말한 레이스 계획을 그대로 준수했습니다. 중간에 5km 기록을 보면 무려 여섯 개의 구간 동안 14분 50초의 기록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그건 완전히 동일한 페이스를 기계적으로 달린 것이고 감당만 할 수 있다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레이스 방법입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페이스로 레이스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참,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이번 세계 육상선수권대회에서 도핑테스트 관련 하여 스캔들이 났지 않습니까?”
캐스터가 도핑테스트 스캔들을 언급했다.
“그렇습니다. 장인걸 선수의 혈액을 과다하게 채취하려는 시도를 하다가 촉발된 사건인데 세계적인 다국적 제약회사 로씨가 연관이 되어 현재 그 연구를 승인한 암 로사리오 회장마저 기소가 되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의 발단이 암 로사리오 회장이 장인걸 선수가 잘 달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라고 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합니다. 다들 장인걸 선수가 저렇게 잘 달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가수로도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일단 체력이나 폐활량을 타고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앨범을 발매하고 마라톤 대회 전 10여 일 동안 시카고를 비롯한 중부에서 앨범홍보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라톤대회 중계는 선두로 달리는 선수들에 대한 각종 정보를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혼자 독주하는 상황이니 장인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다시 한 번 모르는 사람을 위해 리뷰를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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