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74
“끝나고 마사지를 하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충분히 수분과 음식을 챙기면서 어제 하루 종일 노력했고 아침에도 노력한 덕분에 그나마 이 정도이지. 아직은 젊기에 회복이 빠른 거야. 지금도 걸으려면 온 몸이 쑤신다.”
장인걸은 겉만 멀쩡한 상태라고 엄살을 부렸다. 그냥 힘들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고 퍼져 있었다면 학교에 나오지도 못했을 상황이었다. 이틀간 회복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다.
“너무나 힘들어 아침에 학교에 올 때 회사 차를 불러서 타고 왔어. 걸어서 왔다면 점심때나 학교에 도착했을 거야.”
몸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지만 힘든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기에 김기현 대리를 불러서 차를 타고 온 상황이었다.
“어쨌든 대단하다. 네가 최고다.”
최미선은 그렇게 말하고 따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곧 여러 학생들이 들어왔고 장인걸에게 와서 마라톤 출전에 대해 물었다. 적당히 대꾸를 해주었다.
일부 학생은 인기를 얻기 위해 마라톤을 이용한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장인걸은 그런 반응을 보여도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 일정부분 그런 의도로 참여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 쇼맨십에 대해 욕을 하지만 그런 것이 연예인의 본질이기도 했다.
17. 추석에 있었던 일
장인걸은 몸이 불편했지만 당장 잡힌 스케줄을 소화했다. 격렬하게 움직일 수는 없지만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연주하는 것은 가능했다.
사람들은 마라톤 대회에 출전한 것에 대해 관심을 보였고 그것이 인기에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후에는 영양이 많은 음식을 먹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자 며칠이 지나지 않아 정상을 회복했다.
‘몸이 전보다 더 강해졌다. 아울러 경혈도 전에 비해 넓어져 운용할 수 있는 기의 양이 많아졌다.’ 장인걸의 경우에 기의 양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 몸과 경혈의 내구성이 떨어져 상당한 양의 기운을 몸 안 깊숙한 곳에 봉인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체력과 경혈이 강해지자 그만큼 많은 양의 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임독양맥도 생사현관이라는 마지막 경혈만 남기고 모조리 다 타통을 했다. 하지만 그곳을 타통하려면 얼마나 경혈과 몸이 강해져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장인걸은 기회가 되자 임독양맥을 여는데 집중하여 마지막 두 맥의 중간에 있는 최후의 관문만 남기게 되었다. 몸이나 경혈이 강해지자 그 정도까지 진행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 시도하다가는 기가 역류하여 경혈에 파괴되거나 그 경혈이 진탕되어 몸이 무너질 수도 있다.’ 장인걸은 기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경혈이나 몸이 약해 타통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것은 금강나한공의 주해에서 나오지 않기에 달리 해결할 방도가 없었다. 외공을 익히고 운공을 하여 몸과 경혈을 단련할 수밖에 없었다.
‘한계까지 몸을 몰아붙이는 것 외에 방도가 없어 보이는데 그렇게 하려면 얼마나 힘들게 수련해야 할지 걱정이군. 물론 그 과정에 마라톤을 익히는 것이니 일거양득일 수도 있고.’ 그렇게 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 후유증으로 며칠씩 고생해야 하기에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 마라톤을 하는 정도로 체력이 모조리 다 소진해야 효과가 날 것 같았다.
‘방법은 빨리 달려 최대한 빨리 체력을 소진 시키고 회복시키는 것을 반복하면 체력이 강해지고 경혈도 단련이 되겠지?’ 그렇게 하다가 장인걸은 자신이 그렇게 체력과 기운을 소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려면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어두운 밤에 한강에 나가 운동을 하는 것이 최선일 것 같군. 차를 타고 밤에 나가서 운동해야겠군.’ 물론 마라톤을 하는 것보다 조금 강도는 낮추어야 하겠지만 빨리 달리거나 부하를 주면 가능할 것도 같았다. 무게가 나가는 배낭을 메고 달리면 속도를 높이지 않아도 가능할 것 같았다.
‘배낭을 메고 운동하는 사람도 많으니 배낭에 쇳덩이를 집어넣고 운동하면 되겠군. 찾아보면 적당한 무게가 있을 것이니.’ 장인걸은 그런 방식이라면 사람의 눈에 띄지 않을 것 같아 그런 방식으로 체력을 단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겠지. 처음에는 무게를 1~2kg부터 시작하여 차츰 무게를 늘려나가는 방식이 좋겠지. 처음부터 무게를 높이는 것은 위험할 것이다.’ 방법까지 강구하자 준비를 해 나가기 시작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체육사에서 아령 같은 운동기구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장인걸은 삼광식품의 광고를 찍었다. 광고모델 제의가 들어왔지만 단가가 너무 낮아서 대부분 거절한 상황이었다. 너무 낮은 가격으로 응하면 다른 광고도 그런 가격으로 응해야 하기에 첫 광고는 중요했다.
6개월에 2천만 원이라면 장인걸의 인기나 지명도에 비해 다소 저렴한 면이 있지만 어느 정도 인기를 반영한 것이기에 응하기로 했다.
광고가 TV에 나오는 것 자체가 장인걸의 인지도를 올려주는 면이 있기에 득이었다. 아직 장인걸은 신인이라 기성 연예인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졌다.
물론 광고 아이템이 ‘활력수’라는 건강음료이기에 그걸 음료수의 병으로 산정하면 무려 5만 병이나 되는 상황이지만 어쨌든 계약이 이루어지고 촬영을 하게 되었다.
가수이기에 힘들게 공연을 하고 음료를 마시고 마라톤을 하고 다시 음료를 마시는 장면을 촬영했다. 그런 다음에 마지막에 ‘목마르고 힘들 때는 활력수’라고 외치는 장면을 촬영했다.
조금 유치하지만 장인걸의 이미지를 차용한 광고였다. 광고 촬영한지 3일만에 심의마저 통과하여 방송이 되었다.
“이번에 음료수 광고를 찍었어.”
장인걸은 전화가 되지 않는다는 원성이 자자하기에 광고가 나오기 전에 100여 명의 지인들과 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전했다. 가수데뷔를 하고 난 이후에 제대로 통화를 한 사람이 없는 실정이라 다들 불만이 많았다.
“미안하다. 전화를 받다보면 잠 잘 시간도 없어 결국 전화번호를 바꾸었어. 앞으로 필요하면 일단 기획사에 전화를 걸어서 용건을 남겨.”
자신의 사무실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러면서 경리에게 전화를 받으면 용건까지 메모해 놓도록 부탁했다. 이런 작업을 통하여 장인걸은 자신에 대한 주변의 인식을 바꿔 놓았다.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조금 사라졌다.
“회장님, 그간 너무 바빠 연락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마라톤까지 했다고 들었습니다. 이거 마라톤도 잘해서 국가대표가 되고 메달을 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요즘은 연예인도 이것저것 취미 활동 같은 것을 해야 영역을 확보하는 것 같아 출전을 했습니다. 이렇게 이슈를 만드니 마라톤을 좋아하는 쪽에서 움직였는지 다시 앨범 판매가 많아지고 방송국에서도 꼭 나오라고 합니다.”
한 주를 쉬었는데 다시 1위 후보가 되었다고 나오라고 성화를 부리니 결국 나가기로 했다. 물론 수업이 있기에 사전에 녹화를 하고 생방송을 할 때에 잠시 나가서 인터뷰에 임하기로 했다.
3일간 행사를 나가지 않아 대략 2천만 원의 행사비가 줄었지만 광고모델을 하고 CD와 카세트가 평소보다 더 많이 팔리면서 열 배 이상의 득을 보게 되었다.
“제수씨나 애는 건강해?”
“뭐, 걱정 없어. 하지만 공부해라, 술 먹지 마라, 일찍 오라, 시어머니가 따로 없다. 아주 독종이야. 옆에서 같이 공부한다고 하니 괴기지도 못하고.”
“네가 제대로 임자 만났네. 내가 저녁 살 테니 내가 공연하는 달맞이꽃이라는 카페에 같이 와라. 공연 잡히면 연락 줄게.”
“네가 오라면 가야지. 알았다. 성희 데리고 갈게. 그리고 작은아버지가 할인한 가격으로 계약했다고 하더라.”
“100만 원에 했는데 빈손으로 갈 수 없어 손해야. 찬조금을 내야 할 텐데. 대신에 그날 사인회라도 하면서 앨범 장사라도 제대로 해야 본전인데.”
오르기 전의 가격을 적용하여 계약을 했다. 중간에 행사비를 조정했지만 협의 중인 건은 그대로 적용했다. 행사비를 올리려고 하니 결국은 단가 조정을 하려다가 포기했다.
장인걸은 추석이 가까워지자 추석 특별 프로그램의 사전 녹화에 참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학교 수업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어떤 경우라도 섭외에 응하지 않았다. 그런 원칙을 철저히 고수했다.
음악방송의 경우에도 사전 녹화를 최대한 활용했고 생방송 시간에는 인터뷰만 응했다. 그렇기에 장인걸이 수업을 핑계로 거부를 하고 저녁에 녹화를 하는 경우에만 출연했다.
“이러다가 방송국에 찍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민수길이 혼잣말을 하듯이 걱정을 했다. 장인걸이 학교 수업을 핑계대고 대부분의 예능에 나가지 않았다.
“섭외를 하는 프로그램마다 녹화시간을 이유로 고사를 하니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입니다. 학교에 부탁해서 수업을 빼면 되지 않느냐는 말을 합니다.”
“그들이야 나를 출연시키면 끝이니 그럴 것입니다. 굳이 나가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없는데. 수업에 결석하면서 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한 번 원칙이 무너지면 돌이킬 수도 없습니다. 대신 밤늦은 시간이라도 시간이 나면 촬영에 임할 것입니다.”
장인걸은 주로 저녁에 촬영을 하는 프로그램만 섭외에 응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 아예 논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PD들의 입장에서는 학교수업을 이유로 섭외에 응하지 않는 것이 건방지다는 반응입니다. 학교에 편의를 조금 제공해주면서 거래를 하면 되는데 그게 싫어 버티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합니다.”
연예계에 장인걸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었다. 이런 사람들은 원칙이 뚜렷하여 방송국에서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활동하는 연예인들은 PD들에게 있어 골치 아픈 부류 중에 하나였다.
“싫어하더라도 어쩔 수 없습니다. ‘진기명기’나 ‘온가족이 함께 부르는 노래’는 다들 스케줄이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저녁 9시에 촬영이 시작되지 않습니까?”
“그 시간에 촬영하면 나이든 사람들은 당이 떨어진다고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안 된다고 하니 그것도 문제이죠. 몇 명의 출연자 스케줄을 옮기는 것도 어렵고요.”
“낮에 촬영하는 프로그램에 나올 사람은 낮에 촬영하는 프로그램에 나가면 되고 나처럼 시간이 안 되는 사람은 저녁에 촬영하는 프로그램에 나가면 됩니다.”
사실 예능 프로그램은 촬영시간이 보통 정해져 있었다. 그러니 장인걸은 절대 나갈 수 없는 프로그램이 몇 개 있는데 보통 그런 프로그램에서 특별히 나오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오라고 하면 무조건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PD부터 진행자까지 상당히 끗발이 좋았다. 그런 상황에서 학교수업 핑계를 대고 나오지 않으니 짜증을 내면서 무조건 나오라고 협박을 하고 있었다.
“툭 터놓고 말해서 TV 출연료 사실 푼돈이지 않습니까? 오히려 의상이니 뭐니 준비하다보면 오히려 적자인데 거기에 나간다고 하여 어떤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물론 음악방송은 그나마 낫지만 다른 방송은 굳이 출연해야 할지 의문입니다. 일단 출연 요청을 하니 최대한 시간을 내서 응하지만요. 이제 와서 홍보가 앨범 판매나 행사비 상승에 기여하지도 않고요.”
민수길은 장인걸의 이런 태도가 좋으면서도 막상 실무에서 문제가 되면 답답하기도 했다. 학교에서도 그런 태도를 보여 조금만 양보하면 이득일 것 같은데 버티고 있었다.
“참, 신입생 모집요강에 들어갈 광고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대학에서는 우리가 제시한 모델료는 너무 금액이 커서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지면광고 표준단가 수준의 모델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학교에 양보하면 계속 종 부리듯이 부릴 것입니다.”
장인걸은 본인이 결정하면 되는 문제지만 양보하지 않도록 했다. 현재 사업자를 냈지만 대표의 자격문제로 인해 연예기획사로 등록이 되지 않아 명목상 한정수의 월광기획에서 에이전트를 대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이 너무나 과도한 금액을 요청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면 다른 학생을 쓰라고 하십시오. 학생이 무슨 봉입니까? 생각 자체가 잘못되었습니다. 단가는 일반 학생 단가를, 효과는 유명연예인의 것을 바라는데 그건 도둑놈 심보입니다.”
장인걸의 말에 민수길은 고개를 저었다. 장인걸이 특별히 모난 것은 아닌데 몇 가지 경우에 고집을 부렸다. 그로 인해 손해를 보면서도 타협하지 않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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