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87
적당히 몸을 씻고 난 다음에 장인걸은 어둑해진 창밖을 보면서 옷을 찾아 입고 냉장고를 열어 반찬을 챙기고 공기를 찾아서 보온밥통에 있는 밥을 한가득 펐다.
장인걸은 워낙 배가 고파서 무려 세 공기나 밥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야 허기 진 느낌이 가셨다. 춘천에서 출발하기 전에 간단히 밥을 먹었지만 워낙 속이 좋지 않아 먹는 둥 마는 둥 했기에 이때서야 제대로 밥은 먹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정도의 밥을 먹었지만 곧 배가 고파졌고 장인걸은 냉동실을 열고 삼겹살을 꺼내었다. 밥만 먹어서는 도저히 허기가 가시지 않을 것 같았다. 고기를 두 근이나 구워 상추쌈을 해 먹은 이후에야 포만감이 들었고 그것도 다시 운기조식을 한 번 하고나니 완전히 소화가 되고 말았다.
물론 적당히 소화를 시켰으니 적당히 배출을 시키고 샤워를 했다. 결국 적당히 다시 한 번 밥을 한 공기 먹고 난 후에야 허기진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 때에야 운기조식을 한 후에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아울러 다시 노폐물이 배출 되었는지 몸에서 악취가 지독하게 났고 다시 한 번 씻고, 운기조식을 한 이후에 다시 한 번 더 씻고 밤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장인걸이 춘천마라톤 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장인걸이 단순히 유명인의 유희라고 치부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기도 했다. 이제는 명실 공히 마라톤 유망주로 가능성을 보였다.
뉴스에서도 마라톤 소식을 전하면서 장인걸이 소개되었고 스포츠 뉴스에서는 아예 독립된 뉴스로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인걸은 전화기를 끄고 잠을 자고 있었기에 그런 사실을 다음날 사무실에 가서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장인걸은 학교에 등교하여 수업을 받고 밀린 일을 처리해야 했다. 각종 일정도 체크해야 했고 사무실에 벌려놓은 일도 처리해야 했다. 결국 월요일과 화요일을 정신없이 보내었다.
“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이원희는 장인걸의 신체검사 결과를 살피더니 놀라는 기색이 역력했다. 일 때문에 미루다가 학교 수업이 없는 수요일에 병원에 가서 정밀검진을 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는 상황이니 굳이 검진을 서둘 필요는 없었는데 이원희가 워낙 채근하여 갔다.
“잘 먹고 잘 쉬고 잘 잤죠.”
장인걸은 188cm, 78kg의 신체치수를 보였다. 검사는 가장 기본적인 체측부터 했다.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는 않았지만 마라톤을 하기 전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체중을 회복했다.
또한 각종 피로도 수치는 마라톤대회 이틀 전에 검사한 수치보다 더 좋아졌다. 그것은 이틀 사이에 회복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신체가 더 좋아졌다는 의미였다.
“완전히 회복을 했군요. 그런데 체중은 1kg이 부족한데 겉으로 보기에는 오히려 더 근육이 좋아 보여요.”
장인걸의 모습은 전보다 더 근육이 오밀조밀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렇기에 몸무게는 줄었지만 더 강인해 보였다. 며칠 사이에 근육이 더 발달해 잔근육이 많아졌다.
이는 임독양맥을 타통하면서 일어난 변화였다. 환골탈태는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신체의 변화가 일어났다. 전과 겉모습은 같지만 본질은 확실하게 달라졌다.
“마라톤 선수는 우락부락한 체형이 아니라 슬림한 체형을 갖춰야 하는데 지금의 모습이 아주 적당한 것 같아요.”
이원희는 감탄을 하면서도 어떻게 그런 모습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계속 표명했다. 장인걸은 무공을 익혔고 임독양맥을 타통하니 그런 결과가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기에 저절로 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훈련은 열흘 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 전에는 간단히 스트레칭만 하면서 몸을 풀어두는 것이 좋아요.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니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나중을 위해서도 좋습니다.”
이원희는 이후의 훈련일정에 대하여 설명을 했다. 겨울에 많은 훈련을 하여 체력을 기르고 그렇게 하여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자격을 획득하자고 말을 했다. 이번 대회보다 3분 정도 기록을 단축하면 가능할 것이라 말을 했다.
하지만 그 사이에 다른 선수의 기록이 단축될 수가 있기에 2시간 10분의 벽까지 돌파하여 아예 1위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말도 했다. 그 정도까지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목표는 그렇게 잡자고 은근히 채근했다.
“이왕에 이번에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도록 해요.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다시 2년 후에 올림픽에 출전하여 동메달을 따면 좋을 거예요.”
이원희는 국제대회에서 입상해 병역면제라도 받자고 장인걸을 꾀었다. 장인걸도 마라톤을 할 바에는 목표가 있어야 동기부여가 되기에 우승을 목표로 할 생각이었다. 물론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기도 했다.
“일단 협회에는 개인코치로 제가 등록이 되어 있어요. 그렇기에 대부분의 일은 제가 처리할 수 있습니다. 협회나 출전에 관련된 문제는 제가 처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보다 내년 3월에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를 참가하고 4월에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장인걸은 두 대회를 한 달 간격으로 참가하자고 하니 의아한 표정이 되어 바라보았다.
“장인걸씨의 신체능력이라면 한 달이면 완벽히 회복이 될 것이라 봅니다. 그 두 대회에서 승부를 봐야 아시안게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사전에 신청해야 참가할 수 있을 것이니 신청을 해놓기 바랍니다. 그 부분은 항상 신경을 써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장인걸이 이번에 세운 기록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록이고 어느 대회라도 신청만 하면 참가가 가능한 수준의 기록이었다. 더구나 육상연맹에 선수로 등록이 된 상황이고 세계육상연맹에까지 기록이 보고되었기에 언제라도 기록조회가 가능했다.
“일단 행사는 평일에 하나 정도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앨범을 제작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주법 훈련을 하도록 하고 몸의 밸런스를 유지를 하는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방학을 하면 중점적으로 체력훈련을 하도록 하죠. 기록단축을 하려면 지금보다 체력을 키워야 하니까요.”
“그렇게 알고 일정을 짜도록 하겠습니다.”
이원희는 장인걸의 말이 타당했기에 수긍을 했다.
최유림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민지훈 사장이 보기에 차태근 부회장님이 외부에서 사람을 모으고 있다는 말입니까?”
“내가 꺽쇠에게 당할 뻔한 사실은 알 것입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내 손으로 응징하기 위해 계속 꺽쇠 일당을 추적중인데 미아리 쪽에 그놈들이 몰려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에 붙잡은 꺽쇠 일당은 죽일 수는 없기에 결국 닦달을 하다가 반병신이 되었는데 외딴 곳에 버렸다. 가둬두었던 곳이나 닦달을 했던 사람을 특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풀려났다고 해도 신고할 수는 없었다. 설사 신고해도 그들이 붙잡혀 감금되어 있었던 것을 먼저 증명해야 하는데 그것도 쉽지 않았다.
“거기서 꺽쇠를 발견했는데 그가 만나는 인물이 낯익어서 파악하니 누군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핵망치란 자도 있고 덴뿌라란 자도 있고요. 다들 떠돌이 양아치로 이름을 날리는 자들입니다.”
그들은 용태성 부장이 끌어들여 지원을 해주던 자들이었다. 그들의 정체에 대해서 밝히고 우선출 이사가 외곽 조직에 수배해 달라고 협조를 구한 상황이라 민지훈도 알고 있었다.
“그러면 그들이 여전히 뭉쳐 있다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언제까지 뭉쳐있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우선출 이사님이 다른 조직들까지 그들에 대해 알린 것으로 압니다. 정체가 드러날 수밖에 없으니 조만간 행동할 것입니다.”
서울의 조직들은 서로 경쟁을 하면서도 공조를 하는 면이 있는데 지방이나 다른 조직이 서울에 끼워들지 못하게 막는 경우가 그런 경우였다.
“우선출 이사님도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알 것이라 봅니다. 내가 통보하지 않았지만 3일 전에 마태욱 실장을 시켜서 한종국 부장에게 연락하게 했습니다.”
민지훈이 발견하고 감추었다가 그 사실이 발각되면 골치 아프기에 광현이파에 보고를 했다. 쓸데없는 것을 숨기다가 괜히 덤터기를 쓸 필요는 없었다.
민지훈이나 광현이파 행동대 부장은 동일한 레벨이었다. 하지만 왕돌이파가 외곽조직이고 민지훈의 나이가 적어 서로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이라 직접 연락하기보다 그 아래급인 마태욱을 시켜서 부장들과 연락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비서실에서 그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알았다면 우리에게 말했을 것인데 회장님도 모르고 있다고 봅니다. 뭔가 조짐이 불안합니다.”
“우선출 이사님 선에서 정리하려고 했을 수도 있으니 섣부른 단정은 금물입니다. 일단 주의를 기울이면서 연락체계를 유지하도록 합시다. 물론 경찰에 협조도 구하고 말입니다.”
“우리 비서실에서도 통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 쪽에 협조를 구할까 합니다.”
“여기 경찰서보다는, 통할 수만 있다면, 시경 특수대 쪽과 연락을 해놓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여기 경찰서는 언제 돌아설지 모릅니다.”
민지훈은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기에 그런 식으로 조언을 했다. 우선출 이사와 친분이 있지만 그리 잘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객관적으로 상황을 파악했고 뭔가 석연치 않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이 되었다.
“그보다 회장님이 이치성 전무님을 미는 이유가 뭡니까?”
민지훈은 실세라고 할 수 있는 우선출 이사를 후계자에서 배제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아 최유림에게 질문을 던졌다.
“흠, 사실 이거 말하기가 곤란한 면이 있는데 성격이 너무나 소심합니다. 또, 시키는 것은 잘 하는데 혼자 하라고 하면 일을 개판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싸우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조직을 물려받는다면 오래지 않아 말아먹을 것입니다. 그나마 조직 내부에서는 이치성 전무가 업무에 대해 알면서 주먹도 쓰는 편입니다.”
“싸울 줄 밖에 모른다는 말입니까?”
“처음 보면 잘 모르는데 그렇습니다. 겉으로는 남자답고 멋져 보이지만 조금만 알면 다 뻥이라는 것을 알 것입니다. 이 바닥에 있는 사람이 다 그런 면이 강하지만 그 정도가 심합니다.”
양아치 중에서도 정도가 심한 양아치였다. 누군가 뒤에서 틀어쥐고 시키는 것이 최선이었다.
“우선출 이사님 밑에는 박정길이라고 비서가 있습니다. 회장님이 오래 전에 붙여둔 사람입니다. 그동안 그가 항상 모든 것을 조율하고 있어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박정길을 따돌리고 제멋대로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최유림의 말에 민지훈은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조짐을 보면 우선출이 결국 배신하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장인걸은 밤늦은 시간에 중무장을 하고 집밖으로 나왔다. 장인걸은 자신의 바뀐 신체능력을 확인하기 위해 5kg의 납 조끼를 입고 양쪽 다리에 각각 2kg 무게의 각반까지 착용을 했다. 아울러 10kg 무게의 아령까지 앞뒤로 나눠서 두 개의 가방에 매고 있었다.
장인걸은 한강 둔치에 있는 조깅 코스에 접어들자 자신의 몸 상태를 살피면서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다. 거의 20kg에 달하는 무게를 증량하여 몸무게가 100kg에 달했다.
장인걸은 가장 먼저 몸 상태를 살폈다. 무게 증가에 따른 내구도를 점검했다. 기운을 돌려 하체나 허리,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는지 살폈고 부상의 위험이 없는지 점검했다.
그러면서 천천히 속도를 올리면서 기운을 몸에 돌렸다. 조금씩 속도를 높여 마라톤을 달릴 때의 속도까지 높이면서 운기를 했다. 전에는 1~2분만 운기를 하면 기운이 소진되어 운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끊임없이 몸 안의 기운이 순환하면서 외부에서 기운을 빨아들였다.
마라톤을 달리는 것처럼 속도를 높여도 운기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고 1km 달렸다. 다시 30여 분을 달려 10km 이상을 달려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몸무게를 그만큼 증량한 상황인데도 땀만 나지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다.
10km 이상을 달린 것 같아 장인걸은 뒤돌아서서 처음 왔던 곳까지 달려갔고 한 시간 10여 분 정도에 20km 달릴 수가 있었다. 제자리에 돌아와서 혹시라도 문제가 없는지 다시 한 번 점검을 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끝ⓒ
(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