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88
‘순식간에 괴물이 되었군. 임독양맥의 타통이 이런 경지라니? 이렇게 되면 모든 스포츠를 다 잘 할 수 있게 되었다. 노래나 악기 연주도 달라진 것을 확연히 느꼈는데 직접 몸을 쓰는 것이니 더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겠지.’ 장인걸은 자신의 몸이 너무나 달라져 이질감을 느낄 정도였다. 전이라면 무게 증가로 허리나 무릎관절이 뻐근한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그런 느낌 자체가 없었다. 더구나 한 시간 넘게 20kg 가까이 무게를 지니고 달렸는데 크게 피로함을 느끼지 않고 있는 상황이 신기했다.
‘이러면 100m를 18초대로 주파하는 것이 가능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우승경쟁을 벌일 기반을 마련한 것 같아. 앞으로 시간 배분만 적절히 하면 세 가지 일을 병행할 수 있을 것 같아.’ 장인걸은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자 일단 그런 내용을 한동안 감추기로 작정했다. 차츰 시간을 두고 향상된 능력을 드러내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온 장인걸은 주변을 살핀 다음에 집안으로 들어갔고 안으로 들어와서 운기조식을 하면서 다시 한 번 자신의 몸을 점검했다.
과부하 상태에서 달린 것으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점검했다. 만일에 문제가 있다면 요상결을 운용하여 바로 상처를 다스려야 후유증이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검사결과는 아주 좋은 편이었다. 몸 전체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오히려 경혈이 자극되어 몸 안의 기운이 활기차게 순환하고 있었다.
19. 포털사이트 – 프리웨이
춘천마라톤이 끝나자 바로 밀린 중간고사를 봐야 했다. 대부분 10월 마지막 주에 중간고사를 봤지만 일부 과목은 따로 시험을 봤다.
“축하한다. 마라톤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면서.”
장유현과 한정수랑 같이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 일종의 축하모임이었다.
“대단해. 이러다 진짜로 국가대표가 되고 메달을 따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병역면제가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지?”
한정수가 약간 흥분한 어조로 물었다. 장인걸이 마라톤을 한다고 할 때만 해도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렇다고 하니 한 번 최선을 다해 봐야죠. 좋은 성적을 내 면제를 받으면 군대에 안 가도 되니 말이죠.”
장인걸은 병역면제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정당한 방법으로 대체복무를 할 수 있다면 굳이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하긴 병역이 아니라 네가 국가대표가 되기만 해도 나중에 연예계 활동을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연예인은 그런 것 하나가 다 자신의 이력이 되고 명성을 높여주니.”
장유현도 같이 맞장구를 쳐주었다.
“일단 앨범 녹음은 언제 할 거야? 문라이트에게 세션 제의를 했다던데.”
“일단 며칠 안에 작업 들어갈까 합니다. 이미 곡 준비는 끝났으니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노래 대부분 편곡이나 코딩도 끝이 났고요.”
장인걸은 그동안 여러 가지 장비를 구입하여 연습실에 간이 녹음실을 꾸민 상황이었다. 연습하는 동안 녹음을 하여 분석하기 위해 각종 장비를 장만했다.
“하긴 그런 장비의 사용이 가능하니 그리 어렵지 않겠지. 세션 녹음은 우리 회사에서 할 거지?”
“장비 자체가 다르니 거기가 더 낫죠. 제가 구입한 장비는 앨범 제작을 하는데 사용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편이니. 그리고 최종 마무리는 아직까지 저보다 사장님이 더 나은 편이고요.”
한정수는 후배들에게 보통 형이라고 부르게 시켰지만 장인걸의 경우 장유현과의 관계 때문에 족보가 꼬인다고 하여 사장님이라고 부르게 했다.
선배라고 부르는 것도 왠지 족보가 꼬인 느낌이니 그러했다.
“한데 시장이 좋지 못해 1집의 성과보다 못할 것 같아.”
“그거야 어쩔 수 없죠. 처음에는 조금 애절한 발라드 계열로 노래로 앨범을 낼까 했는데 사회분위기가 우중충하니 조금 밝으면서 희망을 주는 노래로 바꾸었습니다.”
장인걸은 외환위기가 곧 도래할 것이기에 희망을 담은 노래로 방향을 선회했다. 어려움 속에서도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으로 빠른 템포의 노래를 구성했다. 물론 회귀 전에 나온 노래들이지만 그간 작곡능력이 좋아져 몰라볼 정도로 바뀌었고 가사도 달라져 원곡과 비교하면 조금 멜로디가 비슷한 정도였다.
“하긴 지금 같은 시기에 애절한 발라드는 오히려 독이지. 이미지만 깎이고. 오히려 힘들수록 경쾌하고 밝은 노래가 좋지.”
한정수도 장인걸의 의견에 동조를 했다.
“그런데 너는 앨범 내지 않을 거야?”
장유현이 난데없이 한정수를 보면서 앨범 출시여부를 물었다. 한정수는 최근에 앨범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몰라. 노래가 안 써지는 것을 어떻게 해. 이제 일곱 곡을 모았어.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는지 노래가 안 나와. 만들고 보면 전에 만들었던 노래와 멜로디와 코드 진행이 비슷해.”
한정수의 표정이 시무룩하게 변했다. 뮤지션이 창작이 되지 않을 때 괴롭기 짝이 없었다. 배우인 장유현은 그런 심정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이제 애들이나 기를까 생각 중이야.”
한정수는 뮤지션으로 한계라면서 PD의 길을 이야기했다.
“요즘 아이돌이라는 것이 뜨는데 귀여운 애들 모아서 한 번 그런 것을 해볼까 고민 중이야. 그러다보면 다시 충전도 될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경제가 이 모양이니 그것도 미뤄야지.”
“그보다 내가 이번에 은마기획 인수한 것은 알 거야? 거기 애들이 세 팀 있는데 걔네들 좀 손을 봐주면 어떨까?”
그러자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사업이야기를 거쳐 음반사의 라이브러리를 모으는 것으로 이야기가 넘어갔다. 그러다가 장인걸이 벌린 일에 대한 것까지 이야기가 진행이 되었다.
“음, 인터넷이 발달하면 컴퓨터에서 노래를 듣는다는 말이지? 그렇게 되면 노래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생기고 음반대신 거기서 노래를 다운로드 받고 말이야?”
한정수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설명을 해주지 않은 상황이라 그런 면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지 않았는지 설명을 들을수록 놀란 표정이 되었다.
“그렇게 될 것이라 봅니다. 그 때가 되면 기존에 발표된 노래도 재평가를 받을 것이고 큰돈은 벌지 못해도 소소하게 수익을 창출할 것입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조금씩 모이면 제법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거기다 이제 나올만한 멜로디는 다 나온 상황이라 앞으로는 편곡이 중요해질 것이고 그러면 결국 기존의 저작권이 상당히 중요해질 것입니다.”
장인걸은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미래에 대하여 자세히 이야기를 했다. 전망이라고 할 수 있지만 회귀 전에 경험한 것이기에 확신이 있었다. 이미 그들은 장인걸이 외환위기를 전망했고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통찰력이 뛰어남을 알고 있었기에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장인걸은 청룡도장 실전관에 들러서 조심스럽게 운동을 하면서 자신의 바뀐 능력을 파악하고 있었다. 함부로 힘을 쓰다가는 도장의 시설마저 훼손할 위험이 있기에 조심했다.
전이라면 진각을 밟아도 문제가 없지만 지금은 그렇게 했다가는 바닥이 금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또한 함부로 도약을 하다가 천장에 부딪칠 수도 있고 바닥이 훼손될 수 있었다.
그렇게 조심을 하면서 그동안 할 수 없었지만 이제 가능한 동작을 조심스럽게 훈련했다. 특히 몸을 가볍게 하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움직이는 동작을 했다. 물론 그렇게 하려면 내공을 움직여야 했고 그런 훈련을 통해 달리기를 하면서 운공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겸했다.
한 시간 정도 훈련을 마친 다음에 민지훈과 같이 자리를 했다. 민지훈의 진지한 표정을 보면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최근에 최유림 과장의 소개로 김기정 실장이나 이찬혁 부장을 만났고 어제는 이치성 전무까지 만났습니다.”
앞의 두 사람을 만난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이치성 전무를 만난 것은 다소 의외였다.
“만나보니 꽤나 말이 통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전에 한두 번 인사는 했지만 같이 이야기를 나눈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특별한 이야기가 있었습니까?”
“그렇게 진지한 이야기는 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우선출 이사에 대한 이야기만 조금 나누었습니다. 주로 우선출 이사가 보스가 되었을 때 발생할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채업을 주로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쪽은 문제가 없다고 합니까?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그쪽도 쉽지 않을 것인데요? 빚도 채무자가 갚을 능력이 있어야 받아낼 것인데 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돈을 빌려준 업체가 부도나면서 손실이 커져 문제라고 합니다. 사채도 남의 돈을 빌려서 하는 일인데 원금마저 까먹을지 몰라 걱정이 많았습니다.”
사채업자는 자기 돈만 굴리는 것이 아니라 자기 돈에 전주라고 하는 사람의 돈까지 같이 운용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돈을 떼이는 것이 많아지면 결국 자기자본 외에 전주의 자본까지 잠식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부도를 내고 잠적하니 돈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 벌어져 그것을 수습하는 것으로 정신이 없는데 조직의 일까지 심상치 않으니 걱정이 많아 보였습니다.”
이치성 전무가 조직의 일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연초부터 발생하는 불경기 때문에 일이 계속 터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채의 주 고객층은 사업가인데 그들이 어려워지니 문제였다. 특히 어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도는 예측이 불가능해 채권을 회수할 시간이 없어 묶이고 말았다.
더구나 그 부도가 조직과 연관이 된 경우라 입지가 불안한 면이 있었다. 강하게 처리할 경우 조직의 분란마저 불러올 수가 있기에 주의할 필요도 있었다.
“그나마 경기가 심상치 않아 담보가 없는 경우에 빌려주지 않는 방침을 세웠지만 그 전에 빌려준 것이 적지 않아 고민이라고 합니다. 회수를 위해 온갖 방도를 강구하지만 걸리는 것이 많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채를 빌리는 사업가는 제1, 제2 금융권에서 여신 능력이 없는 자들이었다. 이미 한도까지 융자를 받은 상황에서 추가로 사채업자에게 빌리다보니 담보도 부실했다. 그러니 회수를 하려고 해도 그 쪽에 담보를 잡힌 상황이니 쉽지 않았다.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것도 문제지만 언제 우선출 이사가 공격할지 몰라 걱정이 많았습니다. 차태근 부회장이 처리된 후에 표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채조직은 천광상사 소속입니까? 최유림 과장도 그 부분이 애매하다고 하던데요?”
“원래 이치성 전무는 외곽조직 출신입니다. 사채를 하다가 이런저런 문제로 회장님 밑으로 들어갔습니다. 차태근 부회장도 따지고 보면 외곽조직 출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사채를 하다가 조직에 합류했고 사채라는 특수성 때문에 조직에 들어와서도 독자적인 세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치성 전무가 운영하는 자산은 몇몇 전주의 돈도 있지만 자기자본과 천광상사의 자금, 조직의 간부들이 맡긴 자금이 대부분입니다.”
민지훈의 설명에 대충 이해가 되었다. 외곽 조직이 조직에 통합이 되었지만 사채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독자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독자적인 세력을 유지하지만 한편으로 조직에 융화되지 못하고 있었다.
“한 번 만나볼 생각이 있습니까?”
민지훈이 만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조직의 일원은 아니지만 상당부분 관여한 상황이니 만나자는 제의가 이상한 것은 아니었다.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대충 내가 위기에 처했을 때 도움을 받은 사실과 실력이 좋다는 내용을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가수이고 마라톤을 한 것으로 인해 관심이 많았습니다.”
“만나지 못할 것은 없습니다. 한 번 얼굴이나 보도록 하죠.”
장인걸은 안광현 회장도 만났는데 이치성 전무를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장인걸이 홈페이지 제작을 위한 테스크포스(TF)팀으로 가서 그가 알고 있는 몇 가지 팁을 이용하여 제작 중인 홈페이지 파일을 변형시켰다. 나중에야 해당 프로그램의 사용이 능숙해지면서 알려지는 팁이었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장인걸이 능숙하게 자신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다루자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10년의 세월 동안 공대생이 컴퓨터를 가지고 논 가락이 있기에 그런 작업을 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물론 초기의 프로그램이라 기능도 뒤떨어지고 단순했다. 그래서 다루는 것이 그리 어렵지가 않았다.
나중으로 갈수록 기능은 많아지고 할 수 있는 작업도 많아지지만 그만큼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초기의 제품은 꼭 필요한 기능만 우선적으로 개발을 한 상황이라 직관적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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