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ural Order RAW novel - Chapter 96
장인걸은 고작 세 명만 남은 것을 알자 그대로 몽둥이를 크게 휘둘렀다. 맨 앞에 가격을 당한 자가 다른 둘에게 밀려갔고 장인걸은 그대로 앞으로 향하면서 빠르게 내려치기를 했다.
앞으로 나서면서 세 번의 내려치기를 하자 모두 다 어깨를 맞고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머리를 가격하려다가 힘 조절에 실패할 경우에 머리가 깨져 죽을 수도 있기에 어깨를 가격했다. 어깨의 경우에는 골절의 위험이 있지만 죽을 염려는 적었다.
습격한 자들을 모조리 쓰러뜨리자 룸에서 몇 사람이 밖으로 나왔다. 이미 복도에 여러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쓰러진 사람들은 상체 곳곳에서 피까지 흐르고 있었다. 칼에 찔려 심각한 상황으로 보였다.
장인걸은 최유림이나 안광현 회장이 보이자 아는 체를 하지 않고 돌아섰고 뒤로 돌아서 카페 밖으로 나갔다. 괜히 있다가 신분이 드러날 수도 있었다. 자신이 할 일은 다 했으니 이제 적당히 정리하고 사라져야 했다.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경우 귀찮은 사건에 연루가 될 것 같았다.
장인걸은 계단으로 갔다. 그러자 입구에서 서너 명이 들어왔는데 습격한 자들 특유의 마스크 복장을 하고 있었다. 장인걸은 그들도 몽둥이를 휘둘러서 쓰러뜨리고 재차 가격하여 확실히 혼절을 시킨 후에 밖으로 나갔다.
건물 밖으로 나가는 순간 누군가 빠르게 달려들었고 이미 누군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대비한 상황이라 바로 반격했다. 장인걸은 어둠 속에서도 누군지 파악을 했다.
‘꺽쇠인가?’ 민지훈이 보여준 꺽쇠의 사진을 본 적이 있었다. 꺽쇠를 잡기 위해 여러 장의 사진을 구해서 조직원들에게 배포하였다. 장인걸도 몇 번 본 적이 있기에 꺾쇠를 알고 있었다. 마스크를 했어도 체형이나 분위기가 그자로 보였다.
장인걸은 꺽쇠의 공격을 들고 있는 몽둥이를 휘둘러 저지하고 왼손으로 몸통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다른 자들과 달리 꺽쇠의 공격은 기민하기 짝이 없었고 특유의 잡기공격을 감행했다.
다른 사람이라면 붙잡혀서 당했을 상황이지만 장인걸은 공력을 운용하는 상황이었기에 꺽쇠의 돌진은 바로 저지가 되었고 몸통을 가격당하는 순간 뒤로 튕겨져 바닥으로 나뒹굴게 되었다. 충격을 받았는지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그저 다시 한 번 가볍게 가격하여 확실히 혼절을 시켰다.
장인걸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복면을 한 자들이 양쪽으로 10여 명씩 나뉘어서 진입하려는 자들을 막고 있었다. 아마도 안에 들어간 자들이 안광현 회장을 처리할 때까지 지원군이 오는 것을 막으려는 것으로 보였다.
주변을 보다가 한쪽에서 싸우고 있는 민지훈 일행을 발견했다. 역시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그 특유의 움직임으로 민지훈을 알아볼 수 있었다. 반대편, 장인걸이 왔었던 쪽에서는 마태욱이 있는 것 같았다. 민지훈의 왕돌이파 조직원 30여 명 정도 몰려온 것 같았다.
장인걸이 대략 30여 명을 정리했고 안에 들어간 자들 15명 정도를 정리한 상황이라 수적으로 거의 비슷한 것 같았다. 그들은 깨어나지 못하고 바닥에 혼절한 채 널브러져 있었다. 누구도 혼절한 것을 깨울 실력이 없는 것 같았다.
내기를 운용하여 혼절을 시킨 상황이라 찬물을 끼얹지 않으면 깨어나기 어려웠다. 시간이 흘러 내기가 저절로 흩어질 때까지는 혼혈의 일종인 기호혈을 봉쇄했다.
‘우선출 이사는 배신을 한 것인가? 아니면 저지를 당한 것인가? 내가 온지 10분정도 지났는데 오지 않았군. 최소 20분 정도가 지났는데 경찰도 오지 않는 것을 보니 누군가 확실하게 농간을 부리는 것 같군.’ 장인걸은 자신의 집으로 가는 방향이 아닌 민지훈이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장인걸이 달려가자 자신의 편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지 복면인들이 대적하려고 했지만 장인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너 명이 정리되자 수적으로 열세에 처한 자들은 빠르게 정리가 되었다.
장인걸은 마태욱 쪽까지 정리가 되자 바닥에 몽둥이를 버렸다. 장인걸이 들었던 몽둥이와 비슷한 몽둥이가 곳곳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아마도 습격해온 자들이 한꺼번에 몽둥이를 준비하여 참가자들에게 나누어준 것 같았다.
장인걸은 더 이상 이곳에 있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아 차가 있는 방향이 아니라 반대 방향으로 가서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런 다음에 장갑을 벗어 점퍼 주머니에 넣고 마스크와 선글라스를 벗고 모자를 벗어 위장을 해제했다.
복장을 정리하고 조금 우회하여 처음 차를 세워둔 곳으로 갔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저녁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인적이 거의 없었다. 차에 오르기 전에 자신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인지 점퍼는 한두 군데 긁힌 것 외에 특별히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다시 맨손으로 만지면서 확인해도 핏물은 묻지 않은 것 같았다.
차에 올라서 시동을 걸고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조금 우회하여 주변을 15분 정도 달린 후에 집으로 갔다. 혹시라도 연락이 올지 몰라 휴대전화를 살폈지만 다들 장인걸이 개입시키지 않으려는지 연락이 없었다.
장인걸은 전날 살벌한 일을 겪었지만 평상시와 다름없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기획사 사무실로 갔다. 저녁 무렵에 행사 하나가 있어 노래를 부르고 다시 사무실로 왔다.
“괜찮게 나왔군요.”
장인걸은 임시로 올린 프리웨이의 게시판을 살펴보았다. 아직 론칭하지 않은 상황으로 관리자들만 볼 수 있었다. 각 동창회의 게시판 개설권한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단 프리웨이의 회원이라면 누구라도 동창회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회원이 아니더라도 공개적인 게시판은 열람이 가능하도록 하면 됩니다.”
사실 ‘학교가 좋아’라는 사이트가 엄청난 속도로 커지다가 정체되고 사라진 이유가 게시판 관리자의 활동부진 때문이었다. 게시판을 개설한 사람이 1년 정도 지나자 흥미를 잃고 활동을 하지 않아 휴면 상태에 드는 게시판이 속출했다.
‘학교가 좋아’ 사이트를 개설한 직후에야 열정을 가지고 활동했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니 아무런 득도 없이 열정과 돈이 드는 일을 계속할 여력이 사라지니 차츰 소극적으로 변했다.
주축이 되어 모임을 이끌던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결국 그 모임은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그런 모임의 총합인 ‘학교가 좋아’도 결국 유명무실한 사이트로 쇠락하고 말았다.
거기에 회원의 개인정보 관리에 실패하면서 부작용이 엄청나게 발생했다. 그런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모든 정보를 다 공개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불륜 사이트, 스토커 사이트라는 오명까지 얻게 되었다.
“일단 각급 학교별로 기본적인 데이터를 업로드 합니다. 그런 다음 동창회 모임을 개설하게 만듭니다. 총동창회의 경우에는 공식적인 총동창회의 요청이 있을 경우 관리권한을 총동창회에 넘겨주지만 나머지 기별동창회나 소모임은 개설자가 최종관리자가 되도록 합니다.”
장인걸은 총동창회라는 항목을 별도로 만들어서 총동창회가 별도의 홈페이지를 만들지 않고 프리웨이 동창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총동창회가 나서지 않을 경우에는 임의적으로 처음 가입한 사람에게 권한을 부여했다.
“아울러 고등학교 모임의 경우에는 기별모임과 대학모임을 활성화 시키도록 합니다. 사실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임일 것입니다. 대학교의 경우에는 학번 기준으로 동기모임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일 것입니다. 물론 동아리도 소모임에 넣어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면 됩니다. 또한 대학교 내에 직장의 대학모임까지 만들어야 합니다. 이런 모임 자체는 열린 커뮤너티와 닫힌 커뮤너티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일반, 준회원, 정회원이 열람할 수 있는 게시판이 다르게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동창회 소개 정도만 모두가 볼 수 있도록 했고 준회원은 가입신청게시판이나 회원명부 중에 이름만 볼 수 있도록 했다. 나머지 인적사항은 정회원이 볼 수 있도록 했고 주소나 연락처는 기본적으로 공개가 되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개인정보는 어떠한 경우라도 프리웨이 차원에서 노출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회원이 자발적으로 다른 회원에게 공개하는 것을 막을 필요는 없지만요.”
장인걸은 재차 개인정보보호에 대하여 언급했고 관리자일지라도 열람을 할 경우에는 내부승인을 받고 열람한 결과에 대하여 기록을 남기도록 했다.
사실 프리웨이는 장인걸이 설계하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장인걸의 감수를 걸쳐 오픈했다. 인터넷사업부의 모든 인원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보다 장인걸이 원하는 것을 맞추는 것도 버거운 실정이었다.
“동일한 모임이 두 개 생길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어떻게 합니까?”
“그런 경우 그냥 두면 됩니다. 문제가 생긴다면 먼저 생긴 것을 인정하면 됩니다. 물론 가입자가 두 배 이상 차이나면 그쪽 손을 들어 주면 됩니다. 이것도 운영지침으로 넣어놓으면 됩니다. 아울러 각종 모임 가입자의 과반이 찬성할 경우에 게시판 관리자의 교체도 가능합니다. 관리자가 행동거지에 문제가 있거나 활동하지 않고 1개월 이상 게시판을 방치하는 경우에요. 그런 조건도 넣었으면 좋겠군요. 이 경우에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투표하게 하는 것도 좋겠군요.”
‘학교가 좋아’가 사라지게 된 이유에 대해 분석한 내용을 보았기에 그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했다. 물론 이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 각종 SNS의 문제점을 염두에 두고 보완을 했다.
‘결국 너무 사이트가 방대해져 내부 검색 자체가 어려워질 수가 있기에 일정 규모로 성장을 하면 별도의 사이트를 만들어 게시판을 독립시켜야 할 거야. 지금부터 그런 준비가 필요해.’ 장인걸은 선점의 효과를 누릴 때에 최대한 많은 회원을 확보하여 자리를 잡을 계획이었다. 몇 달 안에 새로운 포털이 생길 것이고 경쟁체제에 돌입할 것이니 그 사이에 최대한 많은 회원을 확보해야 했다.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은 우선출은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보고가 이어질수록 점점 더 표정이 굳어갔다.
“우리가 완전 농락을 당했군.”
민지훈과 미지의 인물이 나타나서 습격해온 자들을 정리하지 않았다면 안광현 회장이 죽었을 상황이었다. 사실 죽었어야 되었는데 멀쩡하게 살아있어 일이 틀어지고 말았다.
“그렇습니다. 외곽에서 트러블을 일으킨 자들은 그저 미끼에 불과했습니다. 동네 건달들인데 그저 업소에 들어가 소란을 피우면 백만 원 정도를 준다고 하니 나선 자들입니다.”
하윤태의 보고에 우선출은 행동대장들을 둘러보았다. 이들 중에 대부분 이번에 무슨 의도로 습격을 외면했는지 알고 있지만 일부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기에 공식적인 보고 자리에서는 자신들의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다. 배신을 알면 등 돌릴 자들이 많기에 여전히 자신들의 음모를 감추고 있었다.
“일단 문제가 없도록 정리해.”
그렇게 말하고 사람을 내보낸 다음에 하윤태와 같이 자리를 옮겼다. 앞으로 나눌 이야기는 다른 사람이 들어서는 안 될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누구지? 알아봤어?”
“다들 누군지 잘 모른다고 합니다. 당한 자들에게 물어보니 얼굴을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민지훈네 조직에 있는 자들도 누군지 모른다고 합니다. 물론 심복이 아니라서 모를 수도 있지만 워낙 기세가 살벌하여 말을 붙이지 못했다고 합니다.”
우선출은 중간에 나타나서 일을 망친 복면인에 대해 조사를 하도록 했는데 알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물론 내심으로 짐작이 되고 있었지만 선뜻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웠다.
“꺽쇠를 비롯한 중요 인물은 민지훈이 데려갔다고?”
“그렇습니다. 어디로 데려갔는지 모른다고 합니다. 전에 꺽쇠 부하를 가두었던 곳에 둔 것 같은데 장소를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배후가 누구인지, 어떻게 작업했는지 파악할 것 같습니다. 밝힌다고 해도 우리와 연관이 없으니 문제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를 믿지 못한다는 말이군. 곤란하게 되었어. 저쪽의 움직임은 알려진 것이 없나?”
“조민국 이사가 현역에 복귀할 수도 있다는 말이 돌고 있습니다. 그 휘하에 20여 명의 주먹이 있으니 만만치 않습니다.”
광현이파의 공식적인 무력조직은 행동대이지만 중간보스들은 직계의 조직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 중에 행동대장 출신의 중간보스가 거느린 직계 조직은 행동대원들에 비해서도 약하지가 않았다. 특히 5년 전에 행동대 총대장을 했던 조민국은 자기가 운영하는 업소의 직원 대부분을 주먹들로 채워놓고 있었다.
끝ⓒ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