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bula’s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279
279화
제국항공우주국 국장 사이진이 발사준비반으로 통신을 보내왔다.
“…사이진이다. 현재 노출도 16퍼센트. 아직 룸의 지표면에서 무기 또는 건축물은 발견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 동안 너무 조급하다고, 일정이 부족하다고,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틀렸다. 우리가 더 빨랐다.”
대기하고 있던 우주인들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우리가 이기진 않았지.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잘 해냈다. 그럼 그 다음에도 그럴 수 있겠지. 제군, 이제 ‘달맞이 계획’은 ‘격월(擊月) 작전’으로 전환된다. 모두에게 별빛의 인도가 있길 바라며.”
통신이 즉시 종료되고 우주인들은 통제반에서 이어지는 요약 보고를 갈무리했다.
라민 솔로스트 무엘이 자신의 헬멧을 집어들며 말했다.
“자, 달을 때리러 가자고요.”
모두가 숨을 죽인 긴장된 상황임에도 우주인들에게는 여유가 있었다.
로켓에 올라 탈 때마다 목숨을 모두 걸어두었으므로, 이제와서 무언가를 겁낼 이유는 없었다.
달을 향해 나아갔던 수 십 번의 비행에 다시 하나를 더할 뿐이다.
로켓 발사대로 향하는 길, 라민과 우주인들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로켓이 아닌, 건조되고 있었던 새로운 장비가 있었다.
“우주선.”
유선형에 백색 외관을 가진 우아한 모습이다.
우주선은 로켓과 연결되어 추진해서 아바르틴의 중력을 벗어나고, 그 다음 우주정거장을 경유해 추가 연료와 보급을 받은 다음 욘다를 끼고 돌아 룸으로 들어간다.
‘그 다음엔 어떻게 되는 거지?’
그것까진 알 수 없었다.
룸에는 고대의 악이 잠들어 있고, 그에 대한 대비에 대해서는 라민도 듣지 못했다.
만신전은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것처럼 더이상의 설명은 없었는데, 별지기 최고위원회는 그것만으로도 이미 벅차다며 우주인들에게 더이상 질문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생각보다 간단한건가? 그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물론 그 외에 제국과 별지기가 준비해둔 무기가 없지는 않았다.
라민이 보기엔 충분히 무시무시했다.
제 아무리 두 번 째 달이라고해도, 고대에 세상을 한 번 멸망시켰던 존재라고 해도, 그 이명이 종말이라고 하여도, 제국과 상대하는 건 한 번쯤 더 고려해봐야 했었다. 라민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우주선에 올라탄 라민과 우주인들은 긴급 상황인만큼 절차의 절반 이상을 무시하고 그대로 발사 과정을 진행했다.
우주선 밖으로는 사제들이 최대 규모의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거대한 희생 제의 같기도한데.’
라민은 그렇게 생각했다가 말로 내뱉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라민이 말했다.
“다들 저녁은 먹었어요?”
이른바 ‘말대가리’라고 불리곤 하는 야후 종족의 콘 시프네타가 투덜거렸다.
“최후의 만찬을 묻는 겁니까?”
“아니, 나는 그냥 일상적인 대화를 하려고 한건데!”
라민이 당황하자 콘이 웃었다.
“라민 대장도 긴장을 하긴 하는군요.”
장난임을 알자 라민이 웃었다.
하프빈 종족의 차로가 말했다.
“그나저나 저희 중간에 태우는 인원 몇입니까?”
“둘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요?”
라민은 잠깐 인상을 찌푸렸다.
차로가 질문한 것은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서 태워야할 사람들이었다.
비상 인원이므로 정거장에 남아있는 기간 때문에 인원이 늘었다가 줄었다가 했는데, 현재는 두 명이라고 했다.
“저희 아는 사람입니까?”
“아닐걸요.”
로켓 발사대가 별지기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효율이 다소 떨어진다고해도 이미 만들어둔 로켓 발사대들을 활용하지 않는 건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야하는 제국으로서는 미련한 짓이었다.
우주정거장 건조에는 별지기의 로켓 발사대를, 그 외의 보급 물품은 나머지 로켓 발사대를 활용하여 도킹했는데, 라민과 그 동료들이 보지 못한 우주인들도 존재했다.
“방금도 확인했는데 신원미상으로 되어 있네요.”
“…그게 가능합니까?”
“보안 문제겠죠?”
“현직 첩보국 요원보다 더한 사람이 있다고요?”
라민은 어깨를 으쓱했다.
“아무튼 중앙 사원이나 황궁이랑 관련 있을테니까요. 아무튼 저희는 그 두 사람 데리고 가면 되는 겁니다.”
그 말에 팽골리안 루루타가 말했다.
“나는 저번 정거장 때 한 사람은 봤어. 지금까지 체류 기간이 제일 긴 사람일걸.”
“아, 그 사람요?”
“응.”
“…굉장한데요.”
우주인들은 물론이고 별지기의 정비반과 발사준비반 등에서 회자되는 인물이 있었다.
외부 인물인데, 우주정거장에서 상시 체류중인 사람으로 몇 달 동안 그곳에 있었다.
현재 제국항공우주국을 비롯한 여러 연구 단체에서도 무중력 상태에서의 건강 연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지만, 근골격계 등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야기 때문에 장기 체류가 염려된다는 공문을 여러번 보냈었다.
“라민처럼 뱀파이어인가?”
“저라도 그렇게 오래는 못 있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생긴게…”
“생긴 거? 본 사람 있나?”
주로 폐쇄 격벽 뒤에서 접촉했기 때문에 직접 본 사람은 없었다.
라민이 기억을 되살렸다.
“그래도 꼬리가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꼬리.”
“체격은 좀 큰 편인데, 트롤만큼은 아니고.”
“…스무고개 계속하는건가?”
루루타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통제반에서 발사 시각을 알려왔다.
다시 우주선 발사 절차를 우주인들이 빠르게 체크했다.
“관측반 이온입니다.”
통신기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라민이 답했다.
“이온 씨, 무슨 일이죠?”
“아, 절차상 현재 노출도 21퍼센트임을 알려드립니다.”
“보이는 건요?”
“…뭔가 있습니다.”
순간 우주선에 침묵이 흘렀다.
준비가 덜 되긴 했지만, 그래도 아무것도 없이 기동을 시작하진 않았으리란 건 모두 안다.
당연하지만 룸의 최우선 목표는 우주선일 것이다.
“정확히는, 무언가가 ‘직접’ 보이는 건 아닙니다. 그림자에요. 해석조가 판별 중입니다.”
“좋아요. 알겠어요.”
“별 게 아닐 가능성도 높습니다.”
“저희가 룸에 대해 잘 몰라서요?”
“아뇨. 룸 표면에 깔리는 건 무기들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무기를 그냥 쓸 수는 없어요. 에너지 이동 설비도 있고, 룸이 이쪽을 관측할 때 필요로한 장비들도 있습니다. 저희는 룸이 무기를 외곽 보다는 중심부에 놓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러니 무언가가 있어도, 너무 동요하지 말라고 알려드리는 겁니다.”
라민과 우주인들도 사전에 알고 있는 이야기긴 했다.
하지만 책임을 맡은 사람이 알려주면 더 신뢰가 간다.
이온이 말했다.
“저, 뭐냐… 우리는 성공할 겁니다, 라민. 너무 걱정할 건…”
“아뇨.”
라민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 말은 기분 좋은 위안이지만, …실패할 수도 있죠.”
“…네, 네?”
“제가 이온 씨를 응원했던 것 때문에 뭔가 중요한 말을 하고 싶다는 건 알겠지만, 그 마음은 감사히 받을게요.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실패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 가치 있기도 해요. 게다가 중요한 일을 할 때는 가끔 불안감과 두려움도 필요하거든요. 정신을 바짝 차려야죠.”
“아.”
대화가 길어진다고 통제반에서 연락이 왔지만, 라민은 통신을 끊지는 않았다.
60초 카운트가 시작되고, 발사 과정을 준비하면서 라민이 이어 말했다.
“성공할 거라고 확신하진 않겠어요.”
“그럼요?”
“그 대신 모두가 모두를 위해 힘냈던… 조금의 가능성들을 모두 하나씩 포개어 보도록 하죠. 우주선과 로켓 설계 제작반, 정비반, 발사준비반, 관측반 그 외의 제국항공우주국과 바세니올 마탑, 제국군, 황실, 중앙 사원, 뭐, 양질 편의시설을 증설해준 이티모 그룹에 더해서 기타등등이요. 하나하나가 완전한 성공을 보장하진 않겠지만…”
“수렴하겠군요.”
“확신하진 않는다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믿잖아요.”
라민이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
“그런 거 같네요.”
라민이 얼굴을 숨기듯 헬멧을 썼다.
우주인 중 누군가 소리 죽여 웃었다.
카운트 다운이 종료되고, 로켓 발사대에서 굉음과 함께 로켓과 우주선이 치솟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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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 안정화 앞으로 5초, 4초… 1초.”
“통신은?”
“잡고 있어요. 잠시만요…”
첫 번째 달 욘다와 그 뒤의 룸이 보였다.
룸은 이제 꽤 많이 모습을 드러낸 초승달의 모습이다.
“…민! 라민!”
“듣고 있어요.”
급박한 목소리가 통신기에서 들려왔다.
“투사 된 장거리 비행체 접근 중! 마지막 로켓 해체 후 지시하는 방향으로 회피 기동 하라!”
라민이 이를 악물었다.
‘무기였어!’
하지만 여유가 있었다.
우주인들은 빠르게 절차를 조작해서 로켓을 떨구고 우주선 자체 동력으로 비행하기 시작했다.
통제반에서 계속 말해왔다.
“두 번째 투사체 접근 중!”
“폭발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단순 질량 무기입니다. 하지만 속도가 꽤 빠릅니다! 방금 첫 번째 투사체가 우주선을 지나쳤습니다!”
라민은 스크린으로 우주선 후면을 확인했다.
우주선이 떠나고 균형을 잃고 회전하던 로켓 추진체가 느닷없이 폭발했다.
룸에서 발사된 투사체가 폭발하는 것도 보지 못했다.
라민이 말했다.
“정거장 들러야 하는 거 맞습니까? 이대로는…”
“무조건 들러야 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이 맞다면…”
라민은 정면을 바라보았다.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는 보였다.
룸에서 세 번째 투사체가 발사 되었다.
“저 두 번째 달을 조종하는 게 바보가 아닌 이상, 표적을 빗맞추지 않을 최고의 방법을 알고 있을텐데요.”
간단하다.
우주선이 우주정거장에 결합을 시도할 때를 노리면 된다.
통제반의 목소리가 잠시 조용해진다.
‘해결 방법을 찾는 중인가?’
그렇지 않았다.
통제반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 라민!”
라민도 이미 알고 있는 목소리, 대발명가이자 이티모 그룹의 시모였다.
“아까 뭐라고 했죠? 이티모 그룹이 단순 편의 시설만 제공하면서 숟가락만 얹었다고?”
“아니, 그렇게까지 말하진 않았는데요.”
“그리고 덕분에 선생님한테 한소리 들었던 거 안 잊고 있어요.”
“…아직도?”
“두고보세요. 저희가 뭘 해냈는지! …준비해!”
통제반에서 급하게 마이크를 되찾아왔다.
“죄송합니다, 라민.”
“아뇨.”
“그래도, 예상하셨겠지만, 가능할 겁니다.”
“알겠어요. 그럼 계획대로 결속 하겠습니다.”
“예. 통제반에서 계속 회피 유도합니다. 따라와주십시오.”
아슬아슬한 순간이 이어졌다.
룸은 정확도를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과학기술의 총체가 가진 합리적인 기술 능력으로, 어떨 때는 우주인이자 동시에 탈레이의 수제자인 마법사 로뎀의 마법이,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기적이 우주선을 도왔다.
“감속 시작합니다.”
“관측반입니다. 현재 노출도 33퍼센트…”
이온이 뜸을 들이자 라민이 말했다.
“안 좋은 소식인가요?”
“…예.”
이온이 말했다.
“저희가 걱정하던 무기가 드러나는 중입니다. 해석반에 의하면 그것일 확률이… 예. 그냥 그것입니다. ‘빛살’입니다.”
고대 유적 연구에서, 룸이 가졌다고 알려진 무기는 상당히 많지만, 어느 정도는 현대의 과학기술로 충분히 받아치거나 피할 수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몇 가지 무기는 아니었고, 그 중 우주선을 탔을 때 주의해야할 무기는 ‘빛살’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거대한 원통형에 이름 그대로 빛을 분출하는 이 공격형 모듈은, 주위에 상당히 많은 에너지 송신 모듈이 부착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 송신 모듈의 양만큼, 파괴적인 광선을 쏘는 것이다.
‘빛을 피할 수는 없으니까.’
이 일은 예견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대비도 되어 있었다.
아이디어는 이티모 그룹에서 나왔고, 이티모 그룹은 이 돈 낭비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프로젝트에 그룹 전체의 사활을 걸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우스운 일이었다. 전대륙을 호령하는 대기업이 돈을 그저 퍼붓는 일에 뛰어든다니.
‘하지만 세상이 끝나버리면 돈이 무슨 소용이겠어?’
시모의 생각은 단순했다.
적의 무기가 강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강력한 무기를 쓰면 된다는 너무 단순한, 그래서 어쩌면 유치하다고도 할 수 있는 논리였다.
그리고 시모는 그런 무기를 자신의 성공에서 찾았다.
‘전자기 가속을 통한 전자포.’
라민은 꽤나 자주 보았던 그 풍경을 지금도 눈에 그릴 수 있다.
천공성 별지기 구석에, 부족한 전력양을 채우기 위해 수 십 대의 비행선이 떠 있다.
하나하나가 소규모 발전소급 설비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서 이어진 거대한 전선들이 단 하나의 기계 설비, 이른바 ‘전자포’에 이어져있다.
그것은 하늘을 향해 내지르는 한쌍의 뿔처럼 보인다.
두 뿔은 평평한 레일이다.
수 십 미터 길이의 레일에 강력한 전류를 흐르게 만들면 거기서 강력한 전자기력이 생성된다.
그 전자기력은 레일 위에 실리는 탄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로 쓰인다.
말도 안되는 낭비다.
‘하지만 그 낭비 또한… 하나의 가능성.’
통제반에 연결된 통신기에서, 느닷없이 함성 소리가 들렸다.
“뭐야? 뭔데요?”
“아, 저… 기적입니다. 탄자 발사 때, 전기의 마성이 나타났습니다. 탄자가 저희 예측 보다 네 배, 아니, 다섯 배 이상 빠릅니다.”
“하, 그래야 할걸요.”
라민은 이제 눈에 보일만큼 가까운 룸과, 그 아래에서 비행하는 우주정거장을 향해 결속을 시도했다.
“결속 시도 하겠습니다. 정거장, 들려요?”
우주정거장 쪽에서 통신해왔다.
“방향은 잘 맞나?”
“아, 네. 이대로 정지비행하면…”
“아니, 그건 좋지 않다. 13도 정도 틀지.”
“왜요?”
“빛살이 날아온다. 지금.”
라민은 통제반과의 연락을 생각하지도 않고, 우선 그 목소리를 믿었다. 어딘가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였다.
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회전했고 순간 인식도 하지 못한, 점멸하는 빛줄기 하나가 둘을 스치고 지나갔다.
우주선 내부로 빨간불이 요란하게 깜빡였다.
통제반이 외쳤다.
“우주선! 괜찮나?”
라민은 우주인들의 면면을 확인하고 말했다.
“괜찮아요. 손상도… 문제 없고. 하지만 다음 공격이…”
우주정거장 쪽 통신이 말했다.
“시간이 없군. 지금 결속시킨다.”
“다음 공격을 피하지 않고요?”
“그럼 영원히 피해야 할 거다.”
“좋아요. 알겠어요.”
라민은 우주선의 동체 아래와 우주정거장 통로를 붙이기 위해 신경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 각도에선 외부 스크린으로 룸의 모습이 너무 뚜렷하게 보였다.
이제 관측반에서 알려주지 않아도 노출도를 알 수 있었다. 거의 40퍼센트였다.
‘아직 중앙 쪽으로 노출된 건 아니니 다행인가?’
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라민은 정거장 안에 있는 사람이 빗살이 쏘아지기 전에 미리 알아차렸던 걸 기억했다.
이제 라민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룸의 한켠에서, 어떤 원형이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우주정거장에서 말했다.
“빗살은 잊고, 집중해.”
라민은 이를 악물고, 그렇게 했다.
하지만 시야 가장자리에서 황금색 빛줄기가 시야 한켠으로 쏘아지는 것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늦었나?’
라민은 눈을 가볍게 감았다떴다.
우주선은 멀쩡했다.
우주정거장에서 말했다.
“결합 확인. 그쪽으로 옮겨가겠다.”
“…어?”
뒤늦게 통제반이 말했다.
“…전자포의 탄자가 빗살을 쳐냈습니다! 탄자, 계속 이동 중!”
전자포의 힘만으로 빛살의 에너지를 막을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전자포에 실린 탄자, 즉 무엇을 내던지느냐의 문제였다.
다행히 이티모 그룹도, 제국항공우주국도, 제국도 믿음을 걸어볼만한 탄자가 제국에는 존재했다.
‘결국 시모 씨의 과거의 힘을 미래로 잇고자 한 믿음이 통했구나. 과거에 사도 라크락이 악신을 죽인 뒤 남겨놓았다는 황실의 보고.’
라민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라크락의 신창.’
라크락이 만들어낸 황금빛 창이 조금의 속도도 잃지 않으며, 그대로 룸의 빗살을 향해 쏘아졌다.
그것이 라민이 보았던 빛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