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bula’s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61
061화
생각해 보면 엘다르는 스스로도 자신이 왜 성운과 동맹을 유지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앞으로 승리할 확신을 가진 사람이라서?’
엘다르는 자신의 마음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하지만 성운과 함께 하는 것이 최악은 아니었고, 앞으로 더 고민할 시간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장 생각하는 문제는 다른 것이었다.
“그런데…”
“왜? 뭐가 문제야?”
“저어… 네뷸라 님이 말하라고 한 ‘선제공격’이라는 정보만으로는 전황이 크게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엘다르는 성운이 쏘아붙일 때마다 주눅이 들었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것 같기도 했다.
사실, 이제 와선 기분이 나쁜 것 같지도 않았다.
엘다르는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흠흠. 제 좁은 시야로 말씀드리자면… 상대는 선제공격 받을 거란 걸 알고 있으니 병력을 뒤로 조금 물리겠지요. 하지만 네뷸라 님의 계획은 사티로스가 아닌 르나르 부대를 치는 것 아닙니까?”
“그렇지.”
“하지만 그 경우, 르나르 부대가 후퇴를 하고 그 사이 사티로스들은 서둘러 달려가 비어 있는 자동성을 공격하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그때 르나르 부대가 뒤돌아서서 리자드맨 부대를 공격하면 결국 두 개의 전선에서 싸우게 되는 셈인데…”
성운은 한숨을 쉬었다.
그 모습에 엘다르가 당황했다.
“네뷸라 님, 이 정도면 이론적으로는 맞지 않습니까?”
“틀렸어.”
“…죄송하지만 어떤 부분이 틀린 겁니까?”
성운이 말했다.
“사티로스들은 며칠 뒤로 물러났고, 나는 며칠 빨리 르나르의 부대를 치겠지. 그리고 승리할 거야.”
“…승리하는 겁니까.”
“너도 도와주잖아.”
“제가요?”
엘다르는 의아해서 되물었다.
크람푸스와 룬다를 속인 것이 아니라 엘프들은 정말로 군대가 없다.
오히려 눈속임을 위해서 얼마 있지도 않은 자원을 쪼개어 르나르의 군대에 보급을 해 준다고까지 했다.
‘그것도 전략에 들어가는 건가?’
성운이 계속 말했다.
“뭐, 안 도와줘도 이길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지만. 아무튼 예정되어 있던 전선을 새로 그려 보면, 너도 알겠지.”
성운이 지도를 띄워서 부대의 위치를 그렸다.
그 모습에 엘다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하.”
─┼
털이 부슬부슬 나 있고 귀 끝과 꼬리 끝이 검은, 옅은 갈색의 생물들이 황야를 걷고 있었다.
르나르였다.
르나르 기병들은 큰족제비에 올라타고, 그 뒤에는 보병이, 후미에는 큰족제비들이 끌고 있는 수레가 따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곧 기병들 사이에 있던 르나르의 왕 하티가 화를 냈고, 대열이 멈춰 섰다.
하티는 큰족제비에서 내려서 되물었다.
“병사들이 배탈이 났다고?”
“예…”
보고를 올린 르나르 백인장이 고개를 숙였다.
“필시 음식이 상한 것이군. 보급은 자네가 담당했을 텐데?”
“…맞습니다.”
“그럼 이 보고를 올릴 때 그에 대한 처벌을 받을 것도 알았겠군.”
하티는 칼을 빼 들었다.
그때 천인장 유베이가 하티를 말렸다.
“하티 님,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무슨 일인가?”
유베이는 르나르 사이에서 가장 유능하고 용맹한 전사였다.
덕분에 그 누구보다 빨리 백인장이 되었고, 왕인 하티를 이어 전군을 지휘할 수 있는 천인장의 지위에 올랐다.
하티는 유베이를 신임하고 있었다.
유베이가 말했다.
“식품들은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렇지 않은가?”
“예. 틀림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우리가 가져오지 않은 음식을 먹었지.”
“예.”
하티는 뭐가 문제인지 알아차렸다.
“엘프! 엘프에게서 받은 보급품에 문제가 있단 말인가?”
유베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은가, 보급 담당?”
“예. 맞습니다. 적어도 오늘 배탈이 났다고 보고한 병사들 모두 엘프 보급품을 요리해서 먹고 탈이 났습니다.”
하티는 믿기 어렵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어제 내가 직접 보급품을 확인했었다. 그때는 아무 문제도 없었는데? 자네도 함께 확인하지 않았나. 상한 음식은 없었어.”
“예. 그 말인 즉…”
유베이가 말했다.
“엘프들이 일부러 문제가 있는 보급품을 줬다는 말입니다. 겉보기로는 상하지도 않고 신선한 식품들 같지만, 독 같은 걸 탔겠죠.”
하티가 배탈이 난 병사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확인하자, 유베이의 말대로였다.
그것은 성운이 벌레의 소영역을 이용한 것이었다.
바로 벌레를 통한 질병 전파.
성운은 물과 음식을 통해 전파할 수 있으면서, 모양이나 냄새 등 외관상의 문제가 되지 않는 질병을 찾아냈다.
다만 외견상의 문제를 알아차릴 수 없을 만큼의 약한 박테리아이므로 어느 정도 섭취를 해도 며칠 정도의 배탈이나 설사 밖에 유발하지 못했다.
하지만 성운은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애초에 너무 강한 질병은 통제가 되지 않으므로 성운은 사용하길 꺼렸다.
하티는 배신을 당한 것을 알고 분노로 세모난 귀와 길게 난 수염을 씰룩거렸다.
“이런 제길, 엘프가 우리를 속였다는 이야기는…”
“…엘프가 준 정보 또한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급품을 전달한 엘프들은 리자드맨들이 자동성에서 사티로스의 영토를 공격할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그러니 정찰을 한다는 이유로 기병들을 너무 지치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하티는 그것을 믿고 정찰대를 절반으로 줄였다.
하티는 엘프의 배신을 믿고 싶지 않은지, 중얼거렸다.
“하지만 엘프들이 준 정보는 더 없는 결실의 신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유베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의 개체라면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엘프들이 배신을 했다는 결론보단, 엘프들이 준 보급품에 엘프들 스스로도 알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낼 것이다.
하지만 유베이는, 독특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불신’이었다.
플레이어 사이에선 일반적으로는 디메리트라고 불리는 능력치지만, 룬다는 이 능력치를 가진 유베이를 르나르 종족의 정상 가까이 올려놓았다.
이유가 있었다.
“…만약 신께서 틀렸다면요?”
“불경한 소리!”
“하티 님, 제 말을 그렇게 넘겨듣지 마십시오. 명백한 증거가 있습니다. 엘프들은 배신을 한 것이 맞고, 본래 리자드맨들과 협력하는 엘프들인 만큼 저희를 함정에 빠트리려고 했을 겁니다. 정찰대의 숫자와 횟수를 두 배는 늘려야 합니다.”
하티의 고민은 길지 않았다.
유베이는 신실하진 못하나 충신이었다.
그리고 하티의 생각에도 유베이의 말이 타당해 보였다.
“좋다. 천인장, 그 말대로 행하라.”
유베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정찰 담당에게 가려 했다.
그러나 돌아온 정찰대가 알려 온 정보 때문에, 유베이는 다시 하티에게 갔다.
“리자드맨 군대를 발견했답니다.”
“…숫자는?”
“1천하고 5백쯤 되어 보인답니다.”
거리는 걸어서 겨우 반의 반나절.
적의 기병들만이라면 언제든 공격을 해 올 수 있는 거리였다.
하티는 흑린의 전투력을 여러 차례 보고받은 적 있었다.
자세한 전투 내용에는 어느 정도 허황된 구석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강하다는 사실만큼은 틀림없었다.
‘저 숫자로 황야에서 회전을 벌인다면 필시 패배한다.’
르나르는 체격 때문에 동수라도 리자드맨과 불리하다.
그런데도 불리한 숫자.
하티가 흑린에 공격하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사티로스들과 동시에 싸울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으며, 신의 계시를 받은 뒤로는 리자드맨의 주력 부대와 마주칠 일이 없기 때문이었다.
‘신께서 우리를 도와주신다고 하더라도 적의 본대와 싸울 수는 없다.’
게다가 배탈이 난 병사가 2백 명.
‘제대로 싸울 수 있는 병사는 9백 명인가.’
큰족제비 기병 중에 배탈이 난 병사가 없다는 건 다행이지만, 이대로 맞서 싸우면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배신당했다는 걸 사티로스들은 아직 모르고 있을 터였다.
하티가 끝내 말했다.
“이대로 돌아간다.”
천인장 유베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선택입니다.”
“사티로스의 왕 파브에게 심부름꾼을 보내라. 리자드맨 본대와 마주쳤고, 우리는 후퇴한다고.”
“알겠습니다.”
“우리는 사티로스들이 자동성을 공격하는 동안 최대한 뒤로 물러난다.”
다행히 르나르의 군대는 황야로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다시 하루를 꼬박 가면 르나르의 작은 체구를 이용해 유격전을 벌일 수 있는 산과 숲이 펼쳐진다.
소문난 리자드맨의 각궁만큼은 아니지만 르나르의 활도 튼튼하고 멀리 날아가기로 유명했으며, 활잡이 숫자만큼은 어느 나라보다도 많았다.
‘거기서부턴 승산이 생긴다. 시간을 끌기 시작하면 사티로스의 공격으로 자동성이 무너질 테고, 파브가 더 깊숙이 공격해 들어가면 보급을 받을 수 없는 리자드맨들은 공격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그때 반격할 기회가 생겨난다.
하티는 그렇게 생각했다.
르나르 군대가 돌아선 순간, 거대한 사마귀의 그림자가 나타나지만 않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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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나르의 신, 더 없는 결실의 신 룬다는 비명을 질렀다.
“저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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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미터의 거체가, 야트막한 언덕 뒤에서 몸을 일으켰다.
푸른 외피와 두터운 다리들이 바닥을 지탱하고 있었고, 거대한 앞발, 그 뒤로 그로테스크하게 붙은 두 팔이 두 어깨를 맞잡고 있었다.
성운의 창조물, 스라티스였다.
성운이 생각했다.
‘세 시간 차이? 창조물로 시간 끌면 순식간에 좁혀지는 거리지.’
스라티스는 성큼성큼 걸어가며 르나르 군대에 접근했다.
스라티스가 말했다.
-신실한 자의 영토에 함부로 발을 들이다니…
르나르의 왕 하티가 말했다.
“모든 병사는 전속력으로 도망쳐라! 수레는 버려라!”
-그 죄, 죽음으로 갚음이 응당하다…
스라티스가 멀리서 지면을 내리쳤다.
머리통만 한 돌 파편들이 르나르들을 덮쳤다.
한 번의 공격으로 열댓 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유베이가 병사들에게 산개를 명령한 뒤 말했다.
“하티 님! 수레를 버리면 다음 전투가 버겁습니다! 저 괴물을 상대해야만 합니다.”
“유베이, 그대는 유능하지만 신에 대한 믿음이 약한 게 문제야.”
“예?”
“저건 그냥 괴물이 아니다. 틀림없이 사악한 리자드맨들의 수호자!”
“…아.”
하티가 말했다.
“우리에게도 수호자가 있다!”
그 말을 마침과 동시에 17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시궁쥐가 스라티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
르나르들은 자신들의 수호자가 등장하자 환호하면서도, 그 싸움을 피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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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다는 이를 악물었다.
룬다를 믿는 르나르들의 믿음에 미치지 못해서 아쉽지만, 룬다의 창조물, 시궁쥐의 형태를 한 ‘네지’는 스라티스의 능력치에 턱없이 못 미쳤다.
‘능력치 뭐야? 흉물과 흉신을 죽이고 얻은 정수를 몰빵한 건가? 특성으로 괴력이 붙었어? 미친 거 아냐?’
룬다는 일이 잘 풀려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함께 동맹을 맺기로 한 크람푸스는 괜찮은 플레이어였다.
실력이 나쁘지 않았다.
‘우승할 수 있는 실력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래도 적어도 제3 대륙 내에서는 끝까지 갈 수 있는 플레이어라고 생각했다.
그때쯤 룬다는 자신을 우승까지 데려다 줄 더 뛰어난 실력을 가진 플레이어와 동맹을 맺을 생각이었지만, 적어도 그 전까지는 나쁠 거라고 생각했다.
‘음침한 그 콤비나 괴팍한 위즈덤 같은 놈보단 성격이 멀쩡하니까.’
게다가 룬다의 판단으로도 크람푸스의 플레이는 정석적이었다.
모든 게 잘 풀릴 예정이었다.
그 다음 상대해야 하는 게 괴물 같은 네뷸라만 아니었다면.
‘잠깐, 이대로 도망쳐도 저 창조물이 네지를 죽인 다음 다시 나타나면 헛수고야.’
게다가 네지를 이대로 잃는 것도 룬다에겐 너무 속상한 일이었다.
스라티스만큼 투자를 한 건 아니지만, 네지도 정수를 투자한 창조물인지라 죽게 되면 레벨 다운을 각오해야만 했다.
‘그래. 반대로 생각하자. 여기서 강신 스킬을 사용해서 네지가 스라티스를 죽이면 네뷸라에게 타격을 줄 수 있어.’
적 전체가 다가오려면 세 시간은 걸린다.
적 기병들만 온다고 하더라도 30분.
‘유베이에 강신을 하고 싸우면 30분 만에 스라티스를 물리칠 수 있을 거야.’
스라티스의 레벨은 11이지만, 디바인 레벨은 4.
네지의 레벨은 7, 디바인 레벨은 3.
하지만 룬다의 신성 레벨은 9.
‘4대 12, 스라티스의 기본 능력치를 계산에 넣어도 압도적인 차이’
그전까지 스라티스만 죽이면 그만이었다.
룬다는 유베이에게 강신 스킬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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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나르의 왕 하티는, 유베이의 눈이 녹색 빛으로 물드는 것을 보았다.
“더 없는 결실의 신이여!”
“나는 저 괴물과 싸우겠다. 군대를 후퇴시켜라.”
“그대 뜻대로 하겠나이다!”
하티는 고개를 숙인 뒤, 군대를 이끌었다.
룬다=유베이는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펄쩍 뛰어 스라티스에게 달려들었다.
네지가 말했다.
-신 님! 도와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닥쳐라! 널 잃을 수는 없다!”
-신 님!
네지는 거대한 눈망울로 잠깐 룬다=유베이를 바라보았다가 다시 스라티스에게 달려들었다.
스라티스는 네지의 등에 칼날을 박아 넣으려다, 룬다=유베이가 달려드는 것을 보고 훌쩍 물러났다.
-……
“말수가 적은 창조물이군. 네놈의 신은 널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나 봐.”
-…그래도 상관없다.
“오호.”
-…주어진 임무를 다할 뿐.
룬다=유베이는 스라티스의 담담한 모습에 놀랐다.
원래 창조물을 만들 때는 개인의 취향이 들어가는 법인데, 네뷸라는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까지 전략적 이득을 취하려고 한 것이다.
‘성격 한 번 알 만하군.’
아무래도 좋을 부분이긴 했다.
적의 본대, 적어도 기병들만이라도 오려면 30분의 시간이 있었다.
‘그전에 끝내면 그만이야.’
룬다=유베이는 스라티스가 네지와 힘 싸움을 하는 동안 다리로 달려들었다.
스라티스는 룬다=유베이를 밟기 위해 내려찍었지만, 그야말로 신의 힘 앞에선 무력했다.
룬다=유베이는 자신을 밟은 스라티스의 다리를 머리 위로 쥐고는 그대로 당겼다.
-…이런!
스라티스의 다리가 벌어지더니, 룬다=유베이가 달려 나가 당기자 퍼석 소리와 함께 다리가 끊어졌다.
스라티스는 고통에도 아랑곳 않고 손으로 네지의 턱을 올려쳤다.
-이 망할 벌레가!
-미물, 신을 위한 고통은… 축복이라 생각해야지 않겠는가?
“미쳤군.”
룬다=유베이는 스라티스를 혐오하면서도 칼을 뽑았다.
저 혐오스러운 사마귀의 눈을 도려내 버릴 생각이었다.
룬다의 생각에, 30분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짧은 시간으로 충분할 것 같았다.
그러나 룬다가 계산에 넣지 않은 것이 있었다.
기병 전체가 아니라, 라크락이 혼자 온다면.
그것도 자신의 탈것인 코카트리스 아낙세를 타지 않고 뛰어온다면.
그 라크락의 몸에 성운이 강신을 했다면.
“먼저 가 있겠다.”
단독 신성 레벨 12, 성운이 강신한 라크락은 아낙세에서 내려 달리기 시작했다.
단 한 발자국에 수십 미터를 뛰어오르는 압도적인 각력.
그리고 그 다음 발자국에 낮은 언덕을 넘고, 그 다음 발자국에 수십 미터를 솟아올랐다.
‘보인다.’
성운=라크락의 눈에 거대 시궁쥐와 르나르에게 밀리고 있는 스라티스가 보였다.
지면에 떨어진 성운=라크락은 두 발을 모으고 그대로 지면을 걷어찼다.
-쾅!
땅이 움푹 패이며 성운=라크락을 하늘로 솟구쳐 보냈다. 삼단뛰기였다.
스라티스가 네지와 유베이의 공격에 한 발 물러서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신이시여…!
창을 꼬나 쥔 성운=라크락이 들이닥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