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bula’s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71
071화
“뭐라고?”
샤이븐은 보고를 받으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파발꾼이 말했다.
“주엔르 장군이 죽고, 4백 명가량이 전사했습니다.”
1천 명 중 4백이 죽었다는 건 철저히 분전을 했단 말이므로 샤이븐은 더 화를 낼 수도 없었다.
단지 적이 강했을 뿐.
“적은 흑린이었다고?”
“예.”
“도대체 얼마의 군사를 데려왔기에…”
“3백이었습니다.”
“3백!”
“모두 코카투 전사였습니다. 게다가 주엔르 장군의 부대는 주둔 중에 기습을 받았고 마을은 방어하기 좋은 거점이 아니었던 데다…”
“닥쳐라!”
샤이븐이 책상을 내리쳤다.
코카투는 말만큼 크지만 좌우 이동이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 마을의 좁은 길목에서라도 싸우기는 용이하다.
게다가 3백 정도의 숫자라면 각 부대를 나누어 재빠르게 침입해 올 수 있을 법했다.
기습을 사전에 저지하지 못한 건 이미 죽은 주엔르의 잘못이었으니 더는 탓할 수 없다.
그렇다면 죄는 샤이븐 자신에게 있는 셈이다.
기습이 일어날 가능성을 사전에 알아차렸어야 했다.
‘기병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주엔르의 부대를 치기 위해선 군량을 줄여야 했을 것이다. 현지에서 조달할 수밖에 없겠지. 흑린과 단염… 아니, 나머지 나라들도 동맹을 맺은 것인가?’
물론 샤이븐은 흑린과 놀의 나라 절리도 공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건 자신과 소수의 장군들뿐이니, 계획이 사전에 알려졌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애초에 흑린과 나머지 다섯 나라는 적대하고 있었으니 샤이븐의 계산으로는 흑린이 이들 나라를 도울 이유가 딱히 없었다.
‘흑린의 왕은 큰 나라가 생기는 게 두려웠던 건가?’
샤이븐은 나머지 세 장군에게 흑린의 기병들이 나타났음을 알리고 방비를 철저히 하라고 알렸다.
다만 각 부대의 위치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흑린의 기병들과 마주칠 일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문제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자 샤이븐이 있는 곳으로 주엔르 휘하에 있던 병사 중 1백 명 가량은 이탈하고, 5백여 명의 병사들이 생환했다.
이 병사들에게서 들어오는 보고는 황당한 것이었다.
흑린의 코카투 전사들이 적의 부대를 쫓기보다, 이미 백아가 지배하고 있는 땅을 조금씩 집어삼키고 있었다.
얼핏 봐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큰 부대를 움직이는 건 국가적으로도 부담이 되기 때문에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야 했다.
하물며 땅을 수복하더라도 흑린의 땅이 아닌 그저 사티로스의 나라 단염의 땅으로 돌아갈 뿐인 것이다.
샤이븐은 정찰대를 더 보낸 다음에야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었다.
‘저 리자드맨들은 사티로스들에게서 무한정에 가까운 보급을 받고 있구나. 흑린의 리자드맨들이 싸움을 즐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다른 나라를 위해서도 저렇게 싸울 수 있을 줄이야.’
심지어 겨우 3백에 불과한 숫자지만 영토를 수복하는 속도는 결코 무시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뱀파이어 병사는 다른 나라의 젊은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결국 그 숫자가 한정되어 있다.
그러니 이미 점령해서 소수의 주둔 병사만 남은 마을의 경우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흑린에게 넘어가 버리는 것이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 사이 다른 세 장군이 지속해서 진군을 해 나가기라도 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마저도 지지부진했다.
이제 샤이븐으로서는 선택을 해야 했다.
‘패잔병 4백을 재정비해서 리자드맨 3백과 부닥치느냐, 아니면 나머지 병사 3천을 다시 데려와 3천 4백으로 흑린을 공격하느냐군.’
하지만 전자의 경우 유리한 점이 보이지 않았다.
‘피와 썩은 고기의 신께서는 분명 날 도와줄 것이다. 적이 정예병이라고 해도 분명 이길 수 있다. 하지만 적은 모두 기병. 싸움을 할 것인지 아닌지는 적에게 달렸다.’
후자도 매력적인 선택지라고 할 수는 없었다.
‘분명 3천 4백의 숫자라면 흑린을 공격하는데 충분한 숫자다. 게다가 흑린을 공격하면 새롭게 병사들을 보충할 수 있을 터. 하지만 다섯 나라의 기세를 꺾어 놓은 이때 마무리를 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길지도 모른다.’
샤이븐의 고민에 결정을 내려 준 것은 역시나 피와 썩은 고기의 신이었다.
샤이븐은 꿈속에서 동쪽으로 향하라는 계시를 받았다.
해가 지기 시작할 때 잠에서 깬 샤이븐은 자신의 부관을 불렀다.
“모든 장군과 병사를 불러 모아라. 이제 흑린을 칠 것이다.”
─┼
위즈덤이 말했다.
“적들을 하나로 모으면 모두가 협공을 하는 건가?”
성운은 가로저었다.
“…그럼 좋겠지만, 그럴 병사들이나 있나?”
성운의 반문에 다들 당황했다.
닉스의 신인 에이알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주력 부대는 물론이고 수도까지 완전 점령당해 그야말로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해도 좋을 정도.
어떻게든 숨기고 있지만 르나르의 신 룬다도 성운에게 받은 타격에 더해 뱀파이어까지 상대하느라 상태가 좋지 않았다.
사티로스의 신 크람푸스와 트롤의 신 위즈덤 정도가 군대다운 병력을 낼 수 있지만, 그 숫자는 각각이 5백과 3백 정도.
그나마 거의 타격을 받지 않은 건 코볼트의 신 장완 정도였다.
장완이 말했다.
“우리 부대는 전투에 참여할 수 있다.”
“안 돼. 너무 멀어.”
흑린을 기준으로 대륙 정반대 쪽에 있는 건 절리지만, 만굴 또한 바로 그 다음이었다.
“어차피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할 거야. …협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실질적으로 위즈덤이랑 크람푸스 정도겠군.”
그 말에 위즈덤은 담담하게 “알겠다.”고 말했고 크람푸스는 마지못해 하겠다는 듯 찌푸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뱀파이어들은 당연히 황야가 아니라 자동성 쪽 산성들을 공략해 올 거야.”
황야를 통하면 한낮의 내리쬐는 햇빛을 피하기 까다롭다는 점, 무엇보다 살아 있는 사람의 피 보급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렇다면 햇빛을 피할 그늘이 지면서 자연스럽게 마을이 드문드문 이어져 있는 산맥을 통해 공격해 올 거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내 기병 3백과 위즈덤과 크람푸스 둘 다 거리를 두고 뱀파이어 군대를 쫓는 게 좋겠지. 협공을 눈치채면 생각이 있는 이상 자신의 꽁무니에 붙은 놈들부터 떼어 내려고 할 테니까.”
위즈덤이 질문했다.
“하지만 너무 멀리 떨어지면 협공의 이득을 보기 힘들어질 텐데? 백아의 후위 정찰대는 길게는 이틀 가까이 늘어지기도 한다. 그 거리라면 첫 공격은 흑린 혼자서 받아 내야 할 거다.”
“못 막을 것 같나?”
성운은 믿는 구석이 있었으므로,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였다.
위즈덤이 어깨를 으쓱했다.
“자신 있다면 상관없지.”
“그리고 협공은 평지에서 이루어져도 상관없어. 어느 정도 병력을 소진했을 시점이니까.”
성운이 말했다.
“나머지는 자기 세력 내에서 뱀파이어를 내쫓는데 주력해야 할 거야. 장완 너도 그 병력을 에이알의 지역을 수복하는데 써야 할 거고.”
뱀파이어 숫자를 줄이는 건 단순한 영토의 문제가 아니었다.
뱀파이어들은 대부분 피와 썩은 고기의 신을 믿고 있을 테니 계속해서 신앙이 생성되고 있을 터였다.
전선 밖에서 뱀파이어 숫자를 줄여 주는 것만으로 도움이 될 터였다.
어느 정도 이야기가 일단락이 된 가운데, 성운이 다른 플레이어에게 말하지 않은 고민이 있었다.
일명 절우비, ‘癤우삤瑜쇰씪’는 분명 플레이어다.
하지만 플레이어라면 응당 사용해야 할 신앙을 거의 사용하지 않은 것이다.
‘이유가 있긴 해.’
절우비는 시종일관 게임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승리하고 있는데 구태여 아깝게 신앙 자원을 소비할 필요가 없긴 할 테니, 꼭 이상하다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한 번은 사용했었다.
바로 닉스의 수도를 공략할 때 주엔르에 강신했던 것인데, 강신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으므로 성운은 신앙 자원이 많이 소비되진 않았을 것으로 추측했다.
‘하지만… 현재 백아의 영토는 제3 대륙에서 가장 크다. 게다가 병사들이 유난히 눈에 띌 뿐, 뱀파이어 종족 자체도 상당히 많이 늘었다. 이 뱀파이어들은 피와 썩은 고기의 신을 믿고 있지. 그 말은 절우비의 신성 레벨이 꽤 높을 수도 있단 말이야.’
성운의 생각에 절우비가 뱀파이어라는 꽤 강력하면서 기존에 없는 종족을 가져오긴 했지만, 플레이어로서의 능력도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뱀파이어가 단순히 ‘사기 종족’이라고 퉁치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계산기를 두들겨 보면 놈의 레벨은 최고 17인가.’
성운은 16레벨에 얻게 되는 신성 스킬을 생각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절우비가 끝까지 합리적인 플레이를 하고 레벨이 정말로 16 이상이라면 조금 곤란할 수 있었다.
‘뭐… 그렇더라도 방법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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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븐은 라크락이 지은 산성에 대해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본 산성은 더 끔찍했다.
산성 주변 수백 미터의 나무는 모두 벌목되어 있어 몰래 접근하기란 불가능하며, 산성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지그재그의 형태로 수레 한 대가 겨우 올라갈 수 있는 정도였다.
하물며 성벽은 더 심각했다.
성벽은 성문 옆으로 대략 60도에 가까운 비탈을 타고 올라야 했고, 그 옆으로는 90도에 가까운 낭떠러지였다.
그 비탈을 타고 올라가도 7미터가 넘는 성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샤이븐은 자신의 장군에게 말했다.
“…어떨 것 같나?”
“탈것 중엔 큰족제비 밖에 못 오를 것 같습니다.”
“르나르와 트롤 출신을 중심으로 성벽을 공략하게 해라.”
“성문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문을 부술 큰 망치를 나누어서 성문 앞까지 지고 간다.”
“병력의 손실이 클 겁니다.”
“시체를 밟고 가면 성문을 향해 올라가는 길이 완만해지겠지. 아니 잠깐…”
“좋은 생각이라도 나셨습니까?”
샤이븐이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계단을 만드는데 굳이 우리 뱀파이어를 소모해야 되나?”
“예?”
샤이븐의 시선이 부대 뒤쪽으로 향했다.
뱀파이어는 식량으로 산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이것은 뱀파이어 부대를 효율적으로 꾸릴 수 있게 만들었다.
전투를 치르는 군대라면 그만큼 짐을 나르고 따라다닐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전투 물자가 줄어들어 일손이 비는 일꾼은 자연히 식량이 된다.
샤이븐의 부대 또한 마찬가지였다.
샤이븐이 말했다.
“우리 부대는 그저께 사티로스 마을에서 보급을 마쳤지. 전투가 너무 길어지지 않는 이상 노예는 불필요하다.”
“아하,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노예들을 우선 화살받이로 쓰잔 말씀이시군요. 그럼 놈들의 전투 물자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샤이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잖아도 노예들 사이에 소문이 돈다더군.”
“어떤 소문 말입니까?”
“다섯 신들이 모두 자신들을 포기했지만, 단 하나 포기하지 않은 신이 있다고.”
“예? 피와 썩은 고기의 신 말입니까?”
“아니.”
샤이븐이 가로저었다.
“푸른 벌레신.”
“네? 푸른 벌레신이라면…”
“저기 저 리자드맨들의 신 말이다. 그러면서 흑린의 리자드맨들이 자신을 구해 줄 거라고 생각하더군. 놈들을 줄 세워서 저 산성으로 뛰어가게 해라. 반항하는 놈들이 있겠지만 그런 놈들은 그 자리에서 피를 빨아 죽이고, 리자드맨들이 정말 구원을 준다면 성문을 열어 줄 거라고 속여라.”
“예, 알겠습니다.”
인사를 한 뒤 샤이븐의 천막을 나서던 장군은, 뭔가 생각난 듯 돌아섰다.
“그런데 샤이븐 님.”
“뭐지?”
“만약에… 놈들이 정말로 성문을 열고 노예들을 받아 주면 어떻게 합니까?”
샤이븐이 “흥”하고 코웃음 쳤다.
“놈들이 문을 열고 구원자 흉내를 낸다고? 그럼 잘됐군. 그때가 우리가 총공격을 나서는 때다.”
샤이븐은 이 땅의 구원자는 피와 썩은 고기 신뿐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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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야.”
“그래.”
뱀파이어 군대의 노예로 끌려온 하프빈 종족의 아이잔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 노예로 새로 만난 코볼트 친구는 겁이 꽤 많은 듯했다.
둘은 키가 비슷한 계기로 친해졌는데, 그 우정도 그리 오래가진 못할 듯싶었다.
“다음은 우리고.”
“나도 알아.”
아이잔은 고개를 끄덕였다.
코볼트 친구가 말한 세 번째는, 뱀파이어들이 끌고 간 노예가 세 번째라는 말이었다.
코볼트 친구와 아이잔, 그리고 아직 대화를 해 보지 않은 여러 종족의 사람들이 그 네 번째였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이잔을 비롯한 손이 묶인 노예들도 짐작하고 있었다.
이미 뱀파이어 병사가 몇 번이나 설명하기도 했다.
저 앞에는 산성이 있고, 그 산성은 흑린 리자드맨의 것이다.
뱀파이어들은 적의 전투 물자를 줄이고 산성에 오르는 길을 완만하게 만든다는 핑계로, 그리고 적을 피로하게 만들기 위해서 자신들을 이용하고 있었다.
노예들 또한 그 구원 밖에 믿을 것이 없으니 미끼로 쓰이는 건 당연했다.
코볼트가 눈을 질끈 감았다.
“왔다. 우리 차례야.”
아이잔은 대답하지 않았다.
뱀파이어가 말했다.
“이야기는 생략하지. 너희의 목표는 간단하다. 리자드맨의 성문으로 달려가는 것. 너희들의 생각대로 리자드맨이 정말 구원자라면, 문을 열어 주겠지. 안 그래?”
어설프게 항변하는 이는 없었다.
그랬다가 목이 잘린 이가 이미 노예들 발치에 누워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잔은 생각했다.
‘지금 무리를 이탈해서 달리는 것과, 산성을 향해 달리는 것 중 뭐가 더 살 확률이 높을까.’
아이잔은 갈등하며 아무런 행동을 못했지만, 산성 앞에 서자 전자가 높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산성 아래에는 한밤중임에도 정확한 사격 솜씨로 화살에 꿰인 노예들이 즐비했다.
‘성문까지 길이 세 번 꺾이는군. 그런데 두 번째까지 간 사람도 없나…’
아이잔은 속으로 웃으며 흑린의 리자드맨이 구원자인지는 알 수 없으나 소문대로 명사수인 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뱀파이어 병사가 말했다.
“등 뒤에 우리가 화살을 겨누고 있다. 다섯을 세지. 산성을 향해서 달려라. 하나, 둘, 셋…”
셋을 셀 때까지 모두가 주저했다.
아이잔은 자신이 서 있는 자리 바로 옆에 시체를 바라보았다.
‘이미 본보기로 누군가를 죽였었구나. 지금 달려야 한다!’
아이잔이 달려 나갔다.
그때 아이잔 뒤에 서 있던 뱀파이어 병사가 주저하던 코볼트 친구의 목을 내리쳤다.
“…다섯! 달려!”
아이잔은 마을에서 별명으로 통했던 빠른 발이 여전히 먹히길 기도했다.
누구를 위한 기도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제발!’
어처구니없게도 샤이븐의 생각처럼 이미 누운 시체가 첫 몇 걸음의 경사를 다소 완만하게 만들었다. 얼마가 죽든 산성까지 닿기에는 크게 부족하겠지만.
아이잔의 발이 엇갈려 헛디뎠을 때 화살 한 대가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발을 헛디딘 우연이 아니었다면 죽었을 것이다.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아이잔이 산성에 오르는 두 번째 길을 꺾었을 때, 산성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뭐지?’
아이잔은 고개를 들었다.
산성에서 무언가가 날아올랐다.
푸르게 빛나는 나비였다.
‘…나비?’
하지만 느닷없이 나타난 나비보다 더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성문이 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