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bie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04
103화 – 신의 도움은 없지만.
김재주가 다급히 외쳤다.
“숲의 생명력을 빨아먹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로의 판단은 신속했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수십 개의 창을 만들어내어서는, 팔을 앞으로 뻗었다.
파-앗!
허공에 둥둥 떠 있던 마력의 창들이, 거친 파공음을 울리며 검은 덩어리에게 쏘아졌다.
수십 개의 창이 꿈틀거리는 촉수를 찢어냈고.
키에엑!
입을 우물거리며 파수꾼을 씹어 삼키던 덩어리의 입에서 괴성이 터져나왔다.
“결계를 펼쳐라!”
천둥 같은 그의 한마디에 파수꾼들이 창을 바닥에 꽂기 시작했고, 창들이 날을 빛내며 높다란 벽을 세웠다.
우-웅.
이내 짧은 공명음이 울리며 창이 빛나고, 푸른 막이 솟아올라 순식간에 검은 덩어리를 에워쌌다.
“수호장들은 앞으로!”
라울, 페이론, 그리고 코드란까지.
세 수호장이 삼각형을 그리며 자리를 잡고는, 바닥에 창을 꽂아 눈을 감았다.
“자애의 여신, 폴라하시여.”
코드란이 먼저 입을 열며 신의 가호를 외쳤고, 그의 뿔에서 하얀빛이 뿜어져 창으로 흘러들었다.
“용맹의 신, 라스코딘이시여!”
라울의 뿔에선 붉은빛이.
“지혜의 신, 타베린이시여.”
마지막으로 페이론의 뿔에선 푸른빛이 흘러나와 창으로 스며들었다.
우-웅!
결계의 공명음이 더욱 짙어졌고.
키에엑!
검은 덩어리가 불안감에 포효하며 촉수를 사방으로 뻗었다.
꿈틀거리며 수호장들의 목을 휘감을 것 같던 촉수들은.
“어림도 없다!”
장로가 던져대는 마력의 창에 잘려나갔다.
키에엑!
잘려나간 촉수들이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났다.
결계는 그 와중에도 천천히 완성되고 있었다.
세 수호장 사이로 하얀 실선들이 생겨나, 서로를 향해 내달리며 삼각형을 그렸다.
“인간. 물러나라.”
김재주를 내려다보는 장로의 눈이 별을 박아넣은 듯 반짝이고 있었다.
지혜의 가호가 발휘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본체를 공격할 수는 없습니까?”
김재주가 방해되지 않기 위해 천천히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불가능하다. 지혜의 여신께서, 내 마력도 집어 삼켜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
김재주의 불안한 눈빛이 검은 덩어리로 향했다.
바닥에 박힌 촉수는, 끊임없이 꿀렁이고 있었다.
‘대체 뭘 빨아들이고 있는 거지?’
장로가 성난 표정으로 앞발을 크게 굴렀다.
“포포이!”
바닥에 느껴지는 진동에 깜짝 놀란 포포이들이 김재주의 어깨로 뛰어올랐다.
“인간. 네 걱정이 뭔지는 안다. 여기는 이제 우리에게 맡겨라.”
“···알겠습니다.”
김재주는 결계를 치고 있는 파수꾼들의 뒤로 물러났다.
지금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저들은 자신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자들이었고, 김재주는 이방인에 불과했기에.
-브란브란한데ㄷㄷ
-대체 저딴 이상한 거는 왜 만드는 거냐?
-ㅁㄹ; 관리자 미X놈 생각을 누가 알겠음
김재주는 조금씩 차오르는 태양의 마력을 느끼며 몸을 정비했다.
혹시라도 모를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말이다.
‘혈류석은···.’
기계 장갑의 스위치를 누르자, 엄지 부근에서 구멍이 열리고는 혈류석이 떨어졌다.
‘지금은 못 쓰겠네.’
마력을 다시 삼키고는 있었지만, 아직은 희미한 빛을 띠며 검게 죽어있었다.
“혹시 저 괴물 본 적 있으십니까?”
김주재가 배낭에서 마력석을 꺼내 갈아 끼우며 시청자들에게 물었다.
-않이요;
-일단 종의 심장은 맞지?
-ㅇㅇ 레피아가 갖고 온거자너
-흠..터레스팅
아쉽게도 만족할만한 답변은 나오지 않았다.
‘일단 지켜봐야 하나.’
김재주가 한숨을 쉬고는 뒤에 있는 나무 중, 제일 키가 큰 곳을 타고 올라갔다.
‘결계는···.’
넓게 내려다보이는 시야가 김재주를 반겼고, 결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어딜!”
검은 덩어리가 뻗어낸 촉수를 향해, 쉴 새 없이 마력의 창을 쏘아대는 장로가 보였고.
수호장들의 결계는 이제 거의 완성되어 가고 있었다.
“사악한 존재는 결코 숲을 범람할 수 없음이니!”
장로의 기세등등한 외침대로, 조금씩 결계의 효과가 눈으로 보이고 있었다.
사아아아아-!
코앞에 있던 세계수가 조금씩 조금씩, 그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오?
-결계가 저런 거였냐? 이건 처음 알았누ㅋㅋ
-내가 결계는 잘 알지. 저건 공간 격리 결계 같은데, 저러면 덩어리가 흡수 못하겠지.
시청자들은 순조로워 보이는 전투에, 흥미진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근데 김재주는 표정 왜 이렇게 심각하냐?ㅋㅋ
-님아 표정 푸셈ㅡㅡ 다 끝나가는고만
“·········.”
그와는 반대로, 김재주는 불안한 기시감에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이상해.’
반쯤은 본능적인 직감이었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방금 결계 전문가라고 하셨죠? ‘클라우드’ 님.”
-ㅇㅇ 왜?
“수호장들이 결계를 치고 있는 건, 저 괴물인데.”
-아
“왜 세계수가 모습을 감추고 있죠?”
-ㅅㅂ;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ㅈ문가 머쓱잼
-뭐임? 뭔 소리임?
김재주는 말하면서 그 불안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요정왕이 안 보여.’
분명 오염도는 내려가고 있으니 여유가 생겼을 거고, 파수꾼들을 돕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야 할 요정왕이 보이지 않았다.
‘설마···.’
김재주의 손이 다급히 축소되어있는 시스템 창으로 향했다.
[현재 오염 진행도 : 98%]“!”
-시방?
-??뭐시여 왜 올라가고 있는데
-ㅈ문가질 해서 미안한데; 저 괴물 새끼가 빨아먹던 게 세계수인 것 같음
-이런 스바ㅋㅋ
시청자의 말대로였다.
보이지 않는 요정왕, 결계가 완성되어 감에 따라 모습을 감추는 세계수.
그 말은 즉.
‘결계가 완성되면 위험해.’
-이건 좀 ㅈ된 것 같은데. 저거 흡수 끝내면 뭔가 터질 것 같고, 안 끝내면 오염도가 올라가니까;
-아니 그럼 어쩌란 건데?
-나도 모르지ㅡㅡ
-진정하셈 님들아;
*
전투는 막바지에 치달았다.
덩어리는 이제 촉수를 미친듯이 뽑아내며 파수꾼들이 펼쳐낸 푸른 막을 두드리고 있었다.
“결계를 강화해라!”
장로의 지시에 따라 파수꾼들의 뿔이 형형색색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다 안색이 새파랗게 질린 파수꾼들이 나오면, 요정들이 날개 가루를 뿌려 기운을 복돋았고.
장로는 끊임없이 마력의 창을 던져대며 촉수들을 잘라냈다.
키에에엑!
결국 검은 덩어리는 그 파상공세에 지쳤다는 듯 꾸물거리며 모든 촉수들을 거두었다.
“끝이 보이는구나.”
장로가 숨을 몰아쉬며 수호장들을 살폈다.
그들이 그려낸 하얀 선은, 이제 선명하게 빛나며 삼각형을 완성시켜가고 있었다.
“다친 이는 없는가!”
“예!”
파수꾼들의 힘찬 대답에 장로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잠깐의 여유를 만끽했다.
이제 결계가 완성되면, 저 괴물이 무엇을 빨아들이든 헛짓거리가 될 것이다.
“음?”
그때였다.
요정왕의 신호가 장로의 머릿속에 울린 것은.
“요정왕 님? 그게 대체 무슨-”
키에에에엑!
장로가 되물을 틈도 없이, 덩어리가 괴성을 내질렀다.
바닥에 꽂아 넣어 꿀렁이던 촉수들은 어느새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마치 목적지를 잃은 것처럼 말이다.
짜증을 내듯 몰아치는 촉수들이 수호장들을 향해 휘둘러졌으나, 투명한 벽에 가로막힌 것처럼 짓이겨져서 튕겨 나왔다.
“장로님! 결계가 완성되었습니다.”
“·········.”
기뻐하며 다가오는 세 수호장들의 말에도, 장로의 굳은 표정은 펴지지 않았다.
요정왕의 다급한 신호가 그의 생각을 헝클어놓았기에.
‘무슨 생각이신가.’
이제 결계는 완성되었고, 괴물은 안에서 조금씩 말라 죽어갈 것이다.
아무것도 걱정할 게 없었거늘, 왜 요정왕께선 그런 신호를 보내셨는가.
추가적인 신호를 기다렸지만 더 이상 머릿속으로 들려오는 말은 없었다.
“장로님, 혹시 뭔가 잘못되었습니까?”
“···아니다. 여기는 내가 남을 테니, 다들 자신의 파수꾼들을 데리고 수호목으로-”
키에에에에엑!
그때였다.
모든 걸 포기하듯 잠잠하던 검은 덩어리가 포효한 것은.
불길한 느낌에 장로가 다급히 외쳤다.
“다들 물러나라!”
그 불안감이 전해졌는지, 누구 하나 의문을 가질 틈도 없이 검은 덩어리와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파수꾼들은 푸른 결계를 거두고 요정과 같이 훌쩍 뒤로 빠졌고.
수호장들은 긴장된 기색으로 덩어리를 주시했다.
‘대체···.’
장로의 눈이 깊게 가라앉았다가 별처럼 반짝였고, 꿰뚫을 듯 결계의 중심을 노려봤다.
케륵.
죽어버린 것처럼 축 늘어진 촉수들 사이에서, 검은 덩어리가 맥동을 시작했다.
“장로 님.”
장로와 똑같이 반짝이는 눈을 하던 페이론의 목소리가, 잘게 떨려 나왔다.
“페이론. 너도 느꼈는가.”
케륵. 케륵.
마치 엄마의 뱃속에 있는 아기가 발길질을 하는 것처럼, 검은 덩어리의 표면이 불규칙적으로 꿈틀거렸다.
“예.”
“죽어가고 있는 게 아니구나.”
“무언가, 무언가가···.”
케륵. 케륵.
“그래.”
장로가 침음을 흘리며 마력의 창을 뽑아냈다.
하나, 둘, 셋. 그렇게 늘어나던 창이 수백 개에 달해 허공을 빽빽하게 채웠다.
“무언가가 태어나고 있다.”
찌-직.
검은 덩어리가 찢어지는 소리가 울리고,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답답한 안을 벗어나 공기를 마시고 싶어 하는 머리가 보였다.
“끔찍하도다, 끔찍해!”
검은 눈동자를 반들거리고, 긴 혓바닥을 낼름거리는 모습에 장로의 미간이 구겨졌고.
파-앗!
허공을 수놓은 수백 개의 창들이 단숨에 괴물에게 쏘아졌다.
창들은 수호장의 결계를 저항 없이 통과했고.
콰아앙!
거친 폭음을 울리며 끊임없이 박혀 들었다.
뿌연 연기가 생길 때까지 몰아치던 창들이 마침내 모두 사라졌고.
“허억, 허억.”
장로가 탈진감을 느끼며 숨을 몰아쉬었다.
“장로님!”
페이론이 다급히 그에게 다가왔다.
“느껴지는가.”
“예?”
“아무래도, 내 힘으로도 막을 수가 없을 것 같구나.”
“그게 무슨···.”
당황한 페이론이 되물었으나 장로의 시선은 뿌연 연기속에 고정되어 있었다.
반짝이는 눈을 한 페이론의 고개가, 저도 모르게 장로를 따라 연기 속으로 향했고.
이내 천천히 걷혀진 연기 속에서는.
“······아.”
케륵.
아무렇지 않은 모습의 괴물이 보였다.
어느새 제 모습을 드러낸 괴물의 크기는, 3미터를 넘어가는 파수꾼들마저도 한참을 올려다 봐야 할 정도였다.
양각에 솟아난 뿔과, 인간의 피부를 벗겨놓은 듯한 외형은.
결코 아스트로드 세계에 있어서 안 될 존재인 것만 같았다.
케륵?
괴물은 앞으로 나아가려다, 투명한 벽에 발이 막히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가볍게 발을 휘둘렀고.
콰아앙!
바닥에서 환한 빛을 뿜어내던 결계가 단숨에 빛을 잃었다.
장로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모두, 모두 후퇴해라!”
단 하나뿐이었으면 결코 그런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어떻게든 싸워서, 숲을 지켜야 한다고 사기를 올렸어야 했으나.
케륵. 케륵.
찢겨진 검은 덩어리에서 계속해서 기어 나오는 괴물들을 보자.
도저히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아아, 저희를 굽어 살피는 신이시여.”
장로가 절망적인 소리를 뱉으며 뒷걸음질 쳤다.
빛을 잃은 결계에서, 셋으로 불어난 괴물들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부디 저희를 도우시옵소서.”
케륵?
중얼거리는 장로의 말에 괴물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가 침을 흘렸다.
너무나도 맛있어 보이는 냄새를 풍기는 존재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기에.
“아아, 모든 게 끝이구나.”
장로의 바람과는 달리, 신의 도움은 없었다.
괴물의 신형이 순간 흐릿해져서는, 순식간에 장로의 앞에 도착했고.
커다란 주먹이 장로의 머리를 짓이길 듯 높게 들어올려졌다.
장로의 멍한 시선이 그 주먹을 따라 하늘로 향했고.
“······아?”
이내 무언가를 발견하고는 멍한 소리를 내뱉었다.
괴물의 위로 무언가가 낙하하고 있었다.
어둠을 몰아내는 하얀 빛을 내뿜으며, 모든 걸 불살라버릴 듯 타오르는 그 존재는.
“인간?”
김재주였다.
그의 몸이 순식간에 괴물의 머리로 향했고.
쾅!
김재주가 내려친 주먹에 괴물의 머리가 통째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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