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bie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11
뉴비가 너무 강함 111화
크리스 레이놀드
“오셨습니까.”
신세준은 김재주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고개가 홱 돌아가서는, 길 잃고 헤매다 부모를 만난 아이처럼 환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로브를 펄럭이며 한달음에 다가오던 신세준이 발걸음을 늦추고는 머쓱한지 머리를 긁었다.
“아, 아뇨. 그게 지금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원래 어수선했잖아요.”
“그것도 그런데 이걸 참, 뭐라고 해야 할지…….”
말하길 꺼리는 그 태도에 김재주가 눈매를 좁혔다.
“뭔데요. 얘기해 보세요.”
한성민이 보낸 메시지와 관련된 얘기일 가능성이 있었다.
“음…… 히포크리트 클랜원들이 모습을 감췄습니다. 전부요.”
짐작은 정답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신세준은 생각을 정리하는 듯 말이 없다가, 이내 한숨을 쉬고는 빠르게 입을 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클랜장 이산후가 성문 앞 깃대에 목이 꿰여 매달려 죽어 있는 게 발견됐습니다. 바로 밑에는 그가 정예처럼 데리고 다니던 클랜원 9명의 시체가 산처럼 쌓여 있었고요.”
김재주는 그게 누구의 소행인지 바로 깨달았다.
‘백진하.’
-오메;
-누군지 감 오는데?
-와 진짜 미친놈이었네ㅋㅋ
시청자들도 백진하가 히포크리트 클랜원들을 끌고 가는 걸 봤기에 범인을 바로 눈치챘다.
“범인은 찾았나요?”
“아뇨. 교묘한 게 경비 교대시간에 그런 일이 생겼다더군요.”
“짧은 틈이었을 텐데요.”
“그게 또 이상하다는 말이죠. 누가 초능력이라도 쓴 것처럼, 얼굴을 보기는커녕 발자국도 없었습니다.”
김재주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신했다.
‘먼저 죽이고 마력으로 시체를 조종했구나.’
범인은 백진하였다는 것을 말이다.
섬세한 마력 조종 능력에 감탄하는 것은 덤이었다.
“이상한 점은 그게 끝이 아닙니다. 죽기 전 이산후와 클랜원들이 타르하 밖으로 나가 쫓겨난 사용자들이 있는 임시 거주지로 가서 난동을 부렸다고 합니다.”
이제는 황당할 지경이었다.
신세준은 어느새 그때 상황에 몰입됐는지 팔을 들고는 격렬하게 양쪽으로 흔들었다.
“우리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네?”
김재주의 되물음에 신세준이 헛기침을 하고는 팔을 내렸다.
“이렇게 끝없이 외치면서요. 그러다 히포크리트 클랜원 수백 명이 다 볼 때까지 그 짓을 하다 사라졌답니다.”
-광역 어그로 ㅅㅌㅊ;
-나는 빡빡이다 급인데ㅋㅋ
-ㄹㅇ;
“그러고 나서 죽었다고요?”
“네. 마치 누가 경고라도 하듯이요. 시체가 걸린 방향이 사용자 임시 거주지 방향이었거든요. 덕분에 히포크리트 클랜원들이 클랜 휘장을 불태우거나 찢어버리고는 흩어져 숨기도 하고, 포탈로 도망가기도 하고…… 뭐, 난리도 아니었죠…….”
김재주는 그제야 상황을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수선할 만하네요.”
“도시 안에서도 전사들이 나머지 시체 한 구를 찾느라 혈안입니다.”
“나머지요?”
“네.”
김재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처음에 이산후 포함 총 10명이라고 하지 않았어요?”
“그랬죠.”
“근데 나머지 한 구라뇨?”
뭔가 어긋나는 대화의 맥락에 신세준이 고개를 털었다.
“포탈에서 나온 클랜원은 총 11명이었습니다.”
“아.”
-클랜원인 척ㅋㅋ
-대체 뭐 하는 애냐;
백진하는 애초에 숨지 않았다.
“혹시 로브를 쓰고 있던가요?”
“네. 그래서 구분이 조금 어려웠죠. 어둡기도 했고요. 사족이지만 히포크리트 클랜원들이 다시 나와서 쫓느라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근데 다들 무슨 마법이라도 배웠는지 순식간에 날아가 버려 잡지 못했지만요. 옆에서……”
이젠 긴장이 완전히 풀렸는지 신세준은 한밤의 추격전에 대해 신나게 떠들었다.
“알겠습니다.”
김재주의 한마디에 입을 딱 다물기는 했지만.
‘물어볼까.’
김재주는 신세준의 지금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그를 믿고 정보를 얻어도 될지 아직 확신이 안 섰기에.
“혹시 누군지 짐작 가세요?”
“네?”
끝날 줄 알았던 대화 주제가 이어지자 신세준의 눈동자가 커졌다.
“범인이요.”
“정보가 부족해서 뭐라 말씀드리기가…….”
“그냥 개인적인 의견을 묻는 거예요. 부담가지지 말고 대답해 주세요.”
신세준이 김재주의 눈치를 보다가, 입을 굳게 다물고는 고개를 숙였다.
팔짱을 끼고는 엄지손톱을 질근질근 깨물었는데 그가 깊게 생각할 때 나오는 버릇이다.
“그냥 반쯤은 헛소리라고 생각하세요.”
신세준의 입이 마침내 열렸다.
“네. 편하게 말하세요.”
“사실 범인은 김재주 씨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
-뭔 개소리여ㅋㅋ
“어째서요?”
김재주가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신세준은 김재주가 당황하지 않자 오히려 안색이 하얗게 질려가고 있었지만.
“아, 아닙니다! 그냥 헛소리였어요.”
“빨리 얘기하세요. 말하다 말면 사람 짜증 나게 하는 거, 아시죠?”
신세준은 눈빛이 흔들리며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ㅇㅈ;
-진짜 사람 짜증 나게 하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음.
-뭔데?
-하나는 말을 하다가 도중에 ‘아, 아니다.’ 하고 입 다무는 거고 두 번째는.
-두 번째는?
-뭔데?
-뭐냐고!
-어그로 아님?ㅋㅋ
-방장! 저 새끼 쳐내!!
뭔가 오해가 가득한 신세준의 반응에 김재주가 한숨을 쉬었다.
“제가 진짜 안 그랬어요. 그러니까 걱정 말고 얘기하세요.”
“정, 정말입니까?”
“네.”
김재주가 심드렁하게 쳐다보자 그제야 신세준이 입을 열었다.
“첫 번째로, 이산후와 클랜원들이 포탈에 나왔을 때, 뭔가에 쫓기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사들이 그러더군요.”
“아하, 그게 저 때문이다?”
“심증이었죠. 가능성만 생긴 단계였으니 의심할 것도 없습니다. 문제는 다음입니다.”
신세준의 눈빛은 어느새 날카로워져 있었다.
“그들이 29층까지 클리어하고 여유롭게 여기서 군림했던 건 유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쫓아오는 전사들을 뚫고 포탈로 들어갈 때만 해도, ‘아. 다시는 안 돌아오겠구나’라고 생각했죠.”
“그런데요?”
“다시 20층으로 왔다는 게 문제죠. 바로 30층으로 가지 않고, 다른 곳을 들렀다는 얘기니까요. 진작 ‘1코인’이 됐을 텐데 보상을 얻으러 간 것도 아닐 테고, 제 짐작으로는 누군가를 찾으러 갔다고 생각합니다.”
김재주는 감탄하며 추임새를 넣었다.
“그게 누구라고 생각하시는 데요?”
“그 전에 한가지 물을게요.”
“네.”
“혹시 신고 계신 신발이 로톤토의 장화입니까?”
김재주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신세준은 확신에 찬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여기 다시 오시기 전에, 히포크리트 클랜원들과 충돌을 일으킨 적 있으시죠?”
“네?”
“타르하 주민들이 죽은 일이라 전사들이 눈에 살기를 담고는 주변을 수색했거든요.”
“그게 왜요?”
신세준의 고개가 김재주의 발로 향했다.
“거기서 건물 벽에 찍힌 신발 자국을 봤어요.”
김재주는 발을 까딱거렸다.
“그게 저다?”
“세트 효과로 신발을 바꾸셨겠죠. 하지만, 보통 밑창까지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거든요. 그에 따라서 밑창은 특이한 비늘 자국으로 되어 있죠.”
김재주는 그랬나 싶어 제국의 양식으로 변한 신발을 들어 밑창을 확인했고.
“그러네요.”
신세준의 말대로 밑창은 뱀의 비늘 모양으로 홈이 파져 있었다.
“따라서, 김재주 씨가 히포크리트 클랜원들과 좋은 관계가 아니라는 게 증명되고, 이산후가 지금 누군가를 찾는다면…….”
신세준이 한숨을 토해내듯이 말을 이었다.
“그건 당신입니다.”
-어케 알았누;
-관찰력 쩌네ㅋㅋ
-명탐정 신세준ㄷㄷ
-재주야 마취총 하나 만들어줘라!
김재주는 속으로 감탄하면서도 일부러 표정을 굳혔다.
“그러니까, 제가 범인이란 얘기네요?”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김재주 씨가 범인이 아니라면, 김재주 씨에게 상당히 호의적인 인물일 가능성도 있고요.”
김재주는 이젠 주눅 들지 않는 신세준의 모습에 확신했다.
‘타고난 건가.’
그의 정보는 믿을 수 있다고 말이다.
“어디까지나 가능성이니까…… 그리고 헛소리일 가능성도, 어…….”
“거기까지만 하죠. 일단 제가 범인은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시면 될 거 같아요.”
김재주는 뒤늦게 아차 하며 횡설수설하는 신세준의 말을 막고 고개를 저었다.
‘신경 끄자.’
백진하의 기행에 대해 생각해 봤자 머리만 아플 것 같은 예감에 김재주는 바로 본론을 꺼냈다.
“그래서, 찾으셨어요?”
얌전히 눈치를 보던 신세준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 * *
미국 52채널.
타르하의 마도 공방, 그 건물 안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며 마력 용접기를 붙들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용접 마스크 밖으로 튀어나온 곱슬곱슬한 금발 머리가 인상적인 남자.
크리스 레이놀드였다.
그의 눈빛은 고요했으며, 세상에 오직 그와 눈앞에 만드는 물건만이 존재한다는 듯 움직임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이봐.”
그런 집중력도 잠시였다.
험악한 인상의 흑인이 옆으로 다가와서는 싸늘한 눈빛으로 말을 걸어왔고.
“네, 네?”
그에 레이놀드가 허둥지둥하며 급하게 용접기를 내려놓느라 마력 용접물이 이리저리 흘러내렸다.
자기 앞으로 튀는 뜨거운 용접물을 보며 흑인이 화들짝 놀라 질색하는 표정을 지으며 뒤로 물러났다.
“이런 젠장!”
“죄, 죄송합니다.”
레이놀드가 마스크를 벗고는 쩔쩔매는 표정을 지었다.
“술도 안 마시는 놈이 손은 왜 떠는 거야?”
“……죄송합니다.”
그 모습에 흑인이 한숨을 쉬고는 짜증 가득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봐, 레이놀드.”
“예.”
“이제 우리도 한계야.”
“네?”
“공방 대여비, 재료비, 기타 숙식비까지 더하면 코인이 남아나지 않을 지경이라고. 언제까지 그 장난감이나 만드는 일에 어울려야 하는 거지?”
레이놀드가 당황하며 말을 더듬더듬 내뱉었다.
“시간을 조금만 더 주시면 안 될까요.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끝인데…….”
“어제도 그 소리였지 않나! 젠장!”
흑인이 홧김에 바닥을 쿵 찍었다가, 늙은 공방장의 날카로운 눈초리에 숨을 가다듬었다.
“잘 들어. 레이놀드.”
흑인이 한숨을 쉬며 레이놀드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네.”
“29층에서 너의 그 잘난 기계가 우.연.히 잘 맞아 들어서 우리를 구해준 건 정말 고맙게 여기고 있어. 덕분에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신, 신경 써주셨으니…….”
레이놀드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어깨에 압박감과 통증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근데 말이야. 이젠 정말로 한계야. 코인이 없으면 30층에서 우린 뭘 먹고 사나? 숲에서 풀이나 뜯어 먹다가 파수꾼들한테 쫓겨 다니고 결국 죽고 말 거라고!”
“죄, 죄송-”
“죄송하면 이번엔 정말로 끝내주는 게 나올 거라면서, 말만 번지르르하게 늘어놓지 말고.”
흑인이 이제 어깨를 쥐어뜯을 듯 힘을 주자, 레이놀드는 식은땀을 흘리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빨리 결과를 보이란 말이야!”
결국 화를 주체 못 한 흑인이 어깨에 손을 떼고는 주먹을 부르르 떨다, 레이놀드에게 휘둘렀다.
레이놀드는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으며 이를 악물었고, 잠시 후 느껴질 고통에 대한 공포감에 몸이 굳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얼얼해졌어야 할 뺨은 아무런 신호도 보내지 않았고.
“……어?”
흑인의 당황스러운 목소리만이 귀에 들려왔다.
의아함에 눈을 살며시 뜬 레이놀드는, 코앞에서 부르르 떨리는 그 주먹이 누군가에게 잡혀 있다는 걸 깨달았다.
“너, 너 뭐야?”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는 흑인의 고개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는 젊은 동양인이 있었다.
“사람인데요.”
어딘가 짜증이 가득해 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퉁명스레 말하는 동양인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