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bie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2
11화 – 망나니.
5층의 시작은 순백의 공간이었다.
천장도 바닥도 끝이 보이지 않는 공간.
[5층 시련을 시작합니다.] [지금부터 시청자들의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아스트로드 세계의 시간으로 일주일이 주어집니다.] [현재의 시간은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아 유체화 애반데;
-이 느낌은 볼때마다 적응이 안되네ㅋㅋ
-그래도 참아야지 어쩌겠누 5층이 꿀잼인데
-그건 ㅇㅈ
5층에 진입하게 되면 현실과 시간이 단절된다.
즉, 4층에서 6층으로 가는 시간이 1분도 안 걸린다는 얘기.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청자들도 방송을 떠나는 게 불가능해지며 스트리머와 일주일을 함께하게 된다.
‘여기서 팔로잉 수가 시청자 수의 90%를 넘게 찍히지.’
일주일 동안 얼굴을 보고 있으니 미운 정이든 고운 정이든 들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탈하는 시청자는 적어진다.
거기에 스트리머의 전투 능력도 크게 향상되니 기회의 장소인 셈.
‘역시 보는 거랑 직접 겪는 거랑 다르네.’
김재주는 동영상을 보며 막연히 상상했던 부유감을 직접 겪자 속이 울렁거렸다.
그의 몸은 붕 떠다니고 있었다. 마치 유령처럼 말이다.
「당신은 멸망한 세계 ‘아스트로드’의 인물 중 한 명에게 빙의 됩니다.」
「당신 외에도 같은 기수 사용자 한 명이 이 세계에 존재합니다.」
「5층을 통과하는 방법은 두 가지.」
「정해진 결말에 도달하거나, 다른 사용자를 죽이십시오.」
「다른 사용자가 먼저 결말에 도달 시, 이 세계의 멸망을 온몸으로 겪어 보실 수 있습니다.」
-설명충ㄷㄷ
-걍 뒤진다고 하면 되지 베베 꼬아놓은거 보소ㅋㅋ
-저것도 틀린 말은 아니잖아
-오, 고마워! 네가 아니였다면 난 정말 그것을, 모를 뻔 했어.
-뭔 소리야 ㅅㅂ;
-오! 친구. 이것도 나의 생각으로 봤을때. 아니라고 할 수 있지. 틀린 말은.
-이거 진짜 또라이네. 야 너 닉 말고 실명 까봐. 몇 층 따리냐?
-내 이름 힘세고! 강한 아침! 왈도! 너의 마음속에 꼭대기층!
“그만 싸우세요. 채팅 밴하겠습니다.”
채팅창이 혼란스러워지자 김재주가 결국 입을 열었다.
-오 우리 재주. 밴 기능 벌써 찾았누?ㅋㅋ
-눈썰미가 참 좋아?
잠깐의 소란이 지난 후 홀로그램창이 새롭게 떠올랐다.
[당신이 원하는 힘을 말씀해주세요.]‘여기서 인물이 정해진다.’
난이도 상이라면 제국의 주요인물 중 하나로 바뀐다.
마법 능력은 제국 수석 마법사로.
마도공학은 제국 플래티넘 엔지니어로.
육체적 힘은 제국 기사단장 중 하나로.
그 외에도 상인 같은 비전투직이나 은밀한 암살자 계열을 선택하는 스트리머도 있었지만 능력치 상승 폭이 떨어져 선호되진 않았다.
-당연히 나이트지. 재주야 육체적 힘이라고 외쳐라ㄱㄱ
-ㄴㄴ 얘 마력축복 받았잖슴. 그럼 마법사가 낫지
-싸우는거 보면 암살자도 나쁘지 않은데?
-홍머병ㄷㄷ 암살자는 진짜 별로다
-마도 공학 추천 1도 없는거 실화냐ㅋㅋ
시청자들의 의견이 크게 갈렸다. 그중에서도 마도 공학은 대부분의 외면을 받았다.
‘당연히 마도공학이지.’
김재주의 생각은 변함 없었다. 지금은 마도공학이 무시 받지만 시간이 흘러 레이놀드라는 천재의 등장으로 인식은 크게 바뀐다.
김재주가 망설임 없이 입을 열었다.
“마―.”
[선택하신 힘이 마수와 관련된 것이 확실합니까? Y/N]-띠용?
-뭔소리여ㅋㅋ
-마수도 있었냐?
-여기 나오는 괴물들 아스트로드에서는 마수라고 부르더라
김재주가 다급히 다시 입을 열었다.
“마―.”
[마수와 관련 된 인물로 빙의합니다.]-시스템 고장 났냐?
-씹ㅋㅋ 답정너
-뭔 상황임ㄷㄷ
“아니, 저는 마도 공학······.”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유하던 몸이 순식간에 점이 되어 바닥에 빨려 들어갔다.
***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화려한 장식이 달린 캐노피였다.
김재주가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
‘말도 안돼’
-이제 정신 차렸네ㅋㅋ
-안 그래도 물어볼라는 타이밍에 잘됨
방 안은 화려했다.
보석이 안박힌 곳이 없을 정도였고, 너무 과해서 미관을 해칠 정도로.
그가 어색한 몸놀림으로 침대에서 내려왔다.
‘첫날은 적응기간이지. 분명.’
일주일 중 첫날은 빙의 된 몸에 적응하는 시간이다.
육체적 능력은 그대로 따라오나 겉모습이 바뀌니 어색할 수 밖에 없는 탓.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도 그가 얻었던 아공간 배낭은 구석에 곱게 놓여 있었다.
‘그게 문제가 아니야.’
상황을 정리 할 필요가 있었다.
“혹시 제가 마수라고 했습니까?”
평소와는 다른 미성이 그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목소리 적응 안되게 훅 들어오는거 보소ㅋㅋ
-마까지는 들었던 것 같은데?
-ㄴㄴ 마지막에 분명 마도공학이라고 함
-마도 공학도 별로긴 한데 마수는 진짜ㅋㅋ
-난 마수 관련 된 능력이 있는 줄도 몰랐다;
-지금 갇혀서 관리자 항의 글도 못 넣지 않냐?
-ㅇㅇ
-골 때리네ㅋㅋ
시청자들도 갑작스런 상황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일단 몸에 먼저 적응해야 돼.’
상황이 꼬였든 말든 시련이 시작됐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 말은 현 상황에 넋 놓고 있다가는 딱 죽기 좋다는 말.
김재주가 팔다리를 놀리며 스트레칭을 했다.
-이 와중에 느긋하게 스트레칭 무엇?
-몸 어색하니까 적응 할려고 그러는 거 같은데
-ㅋㅋㅋㅋㅋ 진짜 칼같은 판단 존경한다
-아니. 로봇이 무슨 스트레칭을 해
-기름 샌데 없는지 확인하는거잖슴
-그러고 보니까 포포이 어디갔냐?
-엥? 진짜네?
“아.”
그제서야 그가 포포이의 부재를 눈치챘다.
5층에 진입하자 감쪽같이 포포이들이 사라져 있었다.
-아 ㅇㅈㄹ ㅋㅋ
-극한의 감정절제on
-본체 어디갔냐고! 집사 일 안하냐?
-뭐야 내 포포이 돌려줘요
-김재주보다 보는 애들이 더 난리네ㅋㅋ
‘일단은 정보가 필요해.’
포포이가 안 보인다고 찾으러 뛰쳐나가는 건 자살 행위다.
느닷없이 인물이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해서 소문이 났다가는 다른 사용자에게 들켜 버릴테니.
[사용자 ‘THE LOVE’님의 20코인 후원!] [탁자에 일기장.]5층 시련의 특성 탓에 전자음성대신 새로운 홀로그램창만 떠올랐다.
-아 이걸 여기서 훈수를 두시네;
-김재주 당황하는 모습 좀 보고 싶었는데ㅋㅋ
-ㄲㅂ
“아, 후원 감사합니다. 일기장이요?”
김재주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이내 탁자에 놓인 두꺼운 책을 찾았다.
‘나도 확실히 정신이 없나보네.’
뒤늦게 그가 기억을 되짚었다.
스트리머들에게는 모두 공통적으로 일기장이 하나씩 주어진다.
인물들에 대한 정보나 심리적 상태를 알 수 있도록 말이다.
-눈치 까겠는데?
-아 노잼
멍하니 책상에 앉아 일기장의 첫 장을 열었다.
「제국력 944년 2월 20일
내 나이가 올해로 10살이 됐다.
생일 선물로 아버님께 마수를 달라고 하였으나 뺨을 맞았다.
형의 경멸 어린 시선이 내 가슴에 파고 들었다.
무엇이 그리 잘못 된 걸까.」
-첫 내용부터 가슴 찢어지누;
-마수 관련이라길래 누군가 했더니ㅋㅋ
이어서 두번째 장.
「제국력 944년 2월 22일
아버님 몰래 방 밑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도움을 준 포드릭에게 금화를 주었으나 받지 않았다.
그가 앞으로 마수를 조달해주기로 했다.
오늘은 왠지 푹 잘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김재주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두꺼운 일기장을 차근차근 읽어 나갔다.
‘그랬군. 누군지 알겠어.’
일기장의 주인공은 김재주도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다만 존재감이 희미하고 크게 드러나지 않아 신경을 쓰지 못했을 뿐.
기억하는 점이라면 결국 주인공은 숨겨 둔 마수를 아버지에게 들켜 마수들을 제 손으로 태워 죽였다는 것.
결국 슬픔과 화를 주체하지 못한 주인공은 술을 마신 채 길가에서 난동을 부리다 망나니라는 모멸 어린 소문을 업게 된다.
탁.
제국력 958년이 마지막으로 적힌 일기장을 덮은 김재주가 벽에 놓인 전신 거울로 다가갔다.
금발인 아버지와 형과 다른 화려한 적발.
고운 얼굴을 가리는 음울한 눈빛.
‘카올리.’
일기장의 주인공은 제국의 2황자였다.
‘망나니 카올리.’
멸망을 앞두고 있는 아스트로드의 2황자.
김재주는 일주일간 제국의 망나니 2황자로 지내야 한다.
그것도 목숨을 담보로 내놓은 채 말이다.
-왤케 담담하냐?
-난 거울 보고 깜짝 놀랄 줄 알았는데ㅋㅋ
-짜잔! 그 정체는 황자였습니다.
-얘는 근데 결말이 뭐냐?
-선택한 사람이 없어서 아는 사람도 없을듯
-재주야 시련 알람창 ㄱㄱ
김재주가 설정 창에 새롭게 놓인 시련 알람창을 눌렀다.
[5층 시련 알람] [정해진 결말에 도달 하십시오.] [빙의 된 인물 : 카올리 드 토프락스] [결말 : 황제가 되십시오. 단, 무력 행위로 이루어지는 황좌 찬탈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남은 시간 : 6일 16시간]-키야 난이도 상 스케일 보소.
-아. 바로 힘 길러서 뚝딱 해버리는거 생각했는데;
-이걸 원천 봉쇄 해버리네ㅋㅋ
-ㅋㅋㅋㅋ 난이도 역겹누
-얘 망나니 아니였냐?
-ㅇㅇ 반대로 1황자는 이미지 메이킹 잘해놓음
-???:엌ㅋㅋ 본인 방금 황제 되는 상상함
-어림도 없죠?
‘이건 예상 못했는데······.’
어느 정도 난이도가 어려울거라 생각했지만 시작부터 휘저어 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
예상대로 마도공학자를 선택했다면 결말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빙의 된 마도공학자들은 저마다 만들고 싶은 기계들이 있다.
보통은 빠르게 능력치를 키워 그 기계를 만드는 것이 정해진 결말.
‘그렇다고 마도공학을 못 배우는 건 아니지만.’
마수 관련 된 인물로 빙의 됐다고 해서 마도 공학을 배우지 못하는 건 아니다.
-재주야 황자면 오히려 좋을 수도 있음
-ㅇㅇ걍 권력으로 마법사나 기사단장 붙잡고 능력치 올리자
-만코인 있자너 스킬북 구입하면 금방임 ㄱㄱ
“생각해 볼게요.”
시청자들의 말대로 원하는 힘을 가진 사람을 찾아가 배우는 방법도 있다. 연관된 장소에서 스킬 북도 구입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인 셈.
‘그것도 그렇게 쉽지는 않아.’
다만 패널티가 존재한다.
시작할 때 선택했던 힘 외에 다른 능력을 배우려면 스킬북 가격이 두배로 뛴다는 것.
제일 싼 게 500코인 정도니 이제 막 시작한 스트리머들에게는 적잖이 부담되는 가격이다.
‘게다가 시간도 여유롭지 않지.’
기사단장이라면 하루종일 검술 훈련이나 연무장에 틀어박혀 있어도 이상하게 여기진 않을테지만 평소에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있던 2황자가 그런다면?
‘다른 스트리머가 분명 날 눈치챌 거야.’
언제 목이 날아갈지 모르는 상황.
“밖에 누구 없느냐?”
김재주가 목을 한번 가다듬고는 문 밖을 향해 말했다.
-?
-왤케 자연스럽냐?
-ㅋㅋㅋㅋ연기력 무엇
-순간 진짜 황자인줄 알았네;
김재주의 부름에 밖에서 대기하던 시종이 조심스런 발길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포드릭을 불러와라.”
“예.”
-설마 일기장 잠깐 보고 컨셉 잡은 건가?
-소름;
‘지금은 마수 능력이 정확히 뭔지 파악부터 해야 해.’
얼마 지나지 않아 중년의 사내가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황자님”
“포드릭.”
“혹시 오늘 새로 들어온 마수 때문이십니까?”
‘새로 들어왔다고?’
-김재주 어리둥절ㅋㅋ
-그의 메소드 연기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걍 막질러 ㅋㅋ 황자잖슴
“그래.”
“안 그래도 찾으실까 봐 준비해놨습니다.”
포드릭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방을 나간 후 하얀 천에 쌓인 네모난 물체를 들고 왔다.
“이번 마수는 북부에서 건너왔습니다. 흉폭한 성질로 유명한데 유난히 얌전하더군요. 덕분에 잡는 수고를 덜었습니다.”
포드릭이 자신의 고생을 알아달라는 듯 말을 늫어 놓으며 하얀 천을 치웠다.
드러난 것은 철제 상자.
철제 상자는 옆구리에 쇠창살을 달아 작은 감옥을 연상 시켰다.
-형이 왜 거기서 나와?
-ㅋㅋㅋㅋ어디 갔나 했더니
“포······포포이.”
그 안에 든 마수는 포포이였다.
정확히 3마리였으며 하나 같이 기운 없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아픈 소리 내는 거 보니까 김재주랑 같이 있던 애들 맞는 것 같은데?
“기운이 없어 보이는군.”
김재주의 말에 난감한 표정을 지은 포드릭이 다가왔다.
“마수 사냥꾼들에게 물어도 도통 연유를 모르겠다더군요. 제가 진찰해보니 마력석을 과다하게 섭취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예?
-그게 마력석이었다고?
-대박ㅋㅋㅋㅋㅋㅋ
-않이; 쪼매난 것도 몇천 코인 하는 게 왜 1층에서 나와?
그제서야 1층에서 빛나는 돌이 마력석이란 걸 깨달은 시청자들의 채팅이 끝없이 올라왔다.
“문제는 없는 건가?”
“일단 시간을······.”
가까이 다가오던 포드릭이 말을 끝맺지 못하고는 철제 상자를 떨어트렸다.
김재주가 황급히 철제 상자를 잡았다.
“황, 황자님.”
포드릭의 손 끝이 잘게 떨렸다.
‘왜 그러지? 내 행동에는 문제가 없을텐데.’
동영상에서 봤던 황자의 말투를 그대로 따라 했으니 문제 될 건 없었다.
김재주가 최대한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
“혹, 혹시 황제께서 황자님의 몸에도 손을 댄 것입니까?”
“무슨 소리인가?”
“어째서··· 어째서 몸에서 마력석의 기운이 느껴진단 말입니까!”
#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