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bie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34
뉴비가 너무 강함 134화
새로운 변화
요정왕은 기쁜 표정으로 풀밭에 살포시 착지했다.
김재주는 그저 이 모든 상황이 갑작스러워 다가오는 요정왕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고.
“환영해요.”
천천히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요정왕의 손길을 거부하지 못했다.
“신의 장난으로 반복되는 삶을 사는 장소이지만, 당신에게는 휴식처가 되기를.”
요정왕이 미소 지으며 물러났고.
“포포이!”
어깨에 앉은 포포이들이 뺨을 핥자 김재주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아.”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다.
어느새 눈앞에는 페이론뿐만 아니라 라울도 김재주를 보며 뿔을 파랗게 빛내고 있었고, 심지어 코드란까지 숨을 몰아쉬며 공터에 도착해 김재주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오메;
-이게 뭐시당가?
-요정왕이 김재주 기억했고, 그 기억을 전해준 거 같은데.
-그럴싸한데?
[사용자 ‘랜다이트’ 님의 1,000코인 후원!]
[김재주 대체 정체가 뭐냐?]
[사용자 ‘굴러쉬’ 님의 1,000코인 후원!]
[와 설마설마했는데 10층 20층 변한 거 진짜 얘 때문인가 보네?]
[사용자……]
채팅창도 혼란으로 가득했다.
기존에 있던 시청자들은 어느 정도 내성이 생겨 비교적 침착한 반응을 보였지만, 새로 들어온 이들은 충격과 의문의 연속이었으니까.
사-아아아.
숲의 나무들이 부드럽게 울었고.
휑한 공터는 이제 발 디딜 틈 하나 없이 가득 찼다.
“거봐! 내 말 맞지! 맞지!”
“라울은 바보야!”
요정들이 은하수처럼 줄지어 날아다녔고.
“내 살아서 이런 광경을 볼 줄이야.”
장로 프레콘을 필두로 파수꾼들은 말없이 김재주를 쳐다봤다.
뿔을 파랗게 빛낸 채로 말이다.
-김재주 숨 막혀 하는 거 보소ㅋㅋ
-나였으면 지금 부담스러워서 도망갔다.
-ㄹㅇㅋㅋ
시청자들의 말마따나, 김재주는 쏟아지는 시선에 눈 둘 곳이 없었다.
애써 시선을 하늘로 돌리면 웃음을 터뜨리는 요정들이 보였고, 땅에서는 파수꾼들이 김재주를 내려다보고 있었으니까.
“……음.”
김재주가 할 말을 고르며 침음을 흘리던 순간.
“숲의 존재들이시여!”
우렁찬 목소리가 시끌벅적한 공터를 비집고 터져 나왔다.
“쉿. 인간이야!”
순식간에 요정들은 조용해졌고.
“인간의 목소리군.”
“저기는 인간들이 거주하는 방향이 아닐 텐데?”
파수꾼들의 고개가 소리가 난 곳으로 돌아갔다.
“길을 터주세요.”
순식간에 적막이 깔린 공터에서 요정왕의 지시가 떨어지자, 파수꾼들이 물러나 길이 생겼다.
-저기 아까 쏠라빔 날아간 곳 아니냐?
-쏠라빔은 뭔데;
-피…… 피카…… 읍…… 읍…….
‘……이 목소리는.’
김재주는 어디선가 들어본 남자의 목소리가,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드디어…… 만나게 됐군요. 요정왕님.”
하지만, 눈앞에 보인 남자의 얼굴은.
“오랜 시간이었습니다.”
로톤토였다.
-아니……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이건 진짜 띠용이네ㅋㅋ
-ㄹㅇ; 대체 어디서 온 건데?
“역시, 그대였군요.”
요정왕이 로톤토에게 다가가 부르르 떨리는 손을 잡아주었다.
“……오랜 시간이었어요. 인간들의 침략 전쟁 이후로, 당신은 죽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로톤토는 무언가를 참으려는 듯 이를 악물다가, 간신히 입술을 뗐다.
“이제야 감사 인사를 드리는군요. 정말…… 정말 감사했습니다.”
요정들은 조용히 나무에 붙어 날개를 빛냈고, 파수꾼들은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인간들에겐 학살자라 불리었을지언정, 숲의 존재들인 자신들에게는.
“영웅이 돌아왔군.”
“좋은 일은 겹친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어.”
파수꾼들이 웃음을 터뜨리며 로톤토를 환영했다.
로톤토는 그제야 민망했는지 붉어진 눈가를 훔치고는 파수꾼들을 따라 웃었다.
“기쁜 날이네요. 숲에 저희를 위해준 인간이 둘이나 있다니.”
요정왕이 싱긋 웃고는 몸을 돌리자, 로톤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말고도 또 인간이 있습니까?”
“로톤토 당신과는 왠지 어울릴 것 같아요.”
김재주는 요정왕과 눈을 마주쳤고.
“음?”
이내 로톤토와도 시선을 교환했다.
로톤토는 목을 쭉 빼서 김재주를 빤히 쳐다보다가, 눈동자가 동그랗게 커졌다.
-아ㅋㅋ
-설마 로톤토 아재……
-기억하는 겨?
“자네!”
김재주는 마치 자신을 알아보는 것 같은 로톤토의 반응에, 머쓱하게 웃었다.
“저를 아십니까?”
로톤토가 성큼성큼 다가와서는, 씨익 웃으며 김재주를 껴안았다.
“하하하! 어떻게 여기서…… 이제 두통은 가셨는가?”
“숨 막힙니다.”
“쑥스러워하기는!”
“……신발은 어디다 버려두고 오셨습니까?”
“그게 뭔 대수라고!”
* * *
김재주는 결국 하루 종일 숲에 붙잡혀 있어야 했다.
“숲에 다른 인간들도 있지 않습니까? 여기 다 몰려 계시면…….”
김재주가 은근슬쩍 물러나려 화제를 돌리려 하자, 코드란이 콧김을 내뿜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늘은 모두 쫓아냈다.”
“……그러면 이제 인간은 안 받으시는 겁니까?”
그에 요정왕이 끼어들었다.
“인간과의 교류는 계속할 생각이랍니다. 무조건 밀어내는 게 정답은 아니라는 걸 예전에 배웠으니까요.”
김재주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요정왕이 후후 웃으며 말을 이었다.
“걱정 마세요. 당신이 원한다면 숲의 모든 것들을 우선적으로 드릴 수 있으니까.”
“아뇨. 굳이 그러실 필요까지야…….”
김재주가 당황해 손사래를 치자 코드란이 무슨 소리냐는 듯 얼굴을 들이밀었다.
“우리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김재주, 네 덕분이다. 요정왕님의 명령은 타당하니 거절하지 말도록.”
“……하하.”
“지금 우리와 먼저 접촉한 인간들에게 우선권을 주어 시험을 치르고 있지만, 네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김재주는 그 적극적인 태도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30층에서 자신을 압박해 오는 사용자들이 있다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었으니까.
“제가 볼일이 있어서…….”
김재주가 물러날 낌새가 보이자 로톤토가 재빨리 김재주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나랑 술 한잔하는 게 싫은 모양이야?”
로톤토가 그러며 은근슬쩍 요정왕을 쳐다봤고.
“정말 이대로 가실 생각은 아니겠죠?”
요정왕의 아쉬움 가득한 목소리에 김재주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네요.”
그렇게 밤이 되자 축제가 벌어졌다.
달콤한 벌꿀주와 과일들은 물론이고, 로톤토가 ‘정든 친구와의 이별’이라는 고상한 이름을 붙인 멧돼지 구이까지 나왔다.
김재주는 덕분에 배가 터지게 먹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쉬고 싶다면 언제든 숲으로 찾아오세요.”
요정왕의 인사를 끝으로 김재주는 숲의 초입을 벗어나, 드넓은 풀밭으로 나올 수 있었다.
“포포이!”
김재주의 머리에서 폴짝 뛰어내린 포포이들이 차가운 바람을 즐기며 뽈뽈뽈 뛰어다녔다.
“자네는 계속 여행을 떠날 건가?”
옆에 따라붙은 로톤토가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는 김재주가 상점에서 구입해 준 새로운 장화로, 달빛이 비치는 풀밭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숨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채 김재주에게 돌아왔다.
“그래야죠.”
“여기도 나름 살 만한 곳일세.”
김재주는 이전과 똑같은 장화가 허공에서 뚝 떨어지는 걸 보고도, 로톤토가 아무렇지 않게 신었던 걸 떠올렸다.
“……신의 장난이 저희를 괴롭히는 곳이라고 해도 말입니까?”
김재주의 고요한 눈빛에 로톤토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그게 뭐가 중요한가. 결국 이렇게 살아 있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중요하지.”
“저는 누가 위에서 이래라저래라 간섭하는 걸 싫어해서요.”
“자네 생각이 그렇다면야.”
저 멀리 접수대로 이용했던 책상과 휘황찬란한 불빛이 가득한 건물이 보이자, 로톤토가 발걸음을 뚝 멈추었다.
“정말 즐거웠다네.”
김재주도 그에 따라 발걸음을 멈추고는 몸을 돌려 로톤토와 눈을 마주쳤다.
“로톤토님은 어쩌실 겁니까?”
“근처에 오두막이라도 짓고 살아야지. 아내와 아이들도 보이지 않으니…… 분명 신께서 아직 내게 남은 일이 있다고 말해주는 게 분명하네.”
“……그렇군요.”
“필요한 일이 있다면 숲 근처로 찾아오게. 내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돕지.”
로톤토가 호탕하게 웃자, 김재주도 따라 피식 웃었다.
“네. 알겠습니다.”
잠시 멀어져가는 로톤토를 바라보던 김재주는, 이내 다시 몸을 돌렸다.
‘지금은 들키면 곤란하겠지.’
후드를 뒤집어쓰고는, 뒤에서 몸을 부딪치며 장난을 치는 포포이들을 불렀다.
“라하, 코딘, 베린.”
“포포이!”
김재주가 배낭 덮개를 열어주자, 포포이들은 알아들었다는 듯 쏙쏙 배낭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렇게 김재주는 어둠이 무색하게 밝은 사용자 거리로 향했고, 거리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도 있고, 20층과는 달리 현대적인 건물이 가득해 즐거워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다.
“오늘 시험 일찍 종료했다며?”
“어.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뭔 일이래?”
“몰라. 코드란이 다짜고짜 숲으로 뛰어가고는, 명원 클랜에서 오늘 접수 마감이라더라.”
“혹시…….”
그 이후로 수군대는 두 남자의 목소리가 작아졌고, 길이 엇갈려 더 들을 수도 없었다.
-ㅋ
-ㅋㅋ
-아 김재주가 이제 30층 대빵인 겨?
-명원 클랜도 나름 괜찮긴 한데…….
-걔네는 눈에 불 켜고 지금 김재주 찾고 있겠지. 구멍가게도 아니니까.
‘어떻게 할까…….’
숲의 존재들은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었다.
거의 무조건 신뢰한다고 해도 좋을 만큼.
감사한 일이었고, 놀라운 일이다.
‘좀 더 분위기를 살펴야겠네.’
아직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든든한 아군이 생긴 건 분명했다.
로톤토라는 뜻밖의 인연도 있었고.
‘관리자가 그랬을 리는 없을 거고…… 설마 그 꽃이 변화를 일으킨 건가.’
보라색 빛이 날아간 방향과, 28층에서 로톤토가 있었던 장소를 짐작하자면 가능성이 있는 얘기였다.
28층은 로톤토가 숲의 존재들을 위해 맞서 싸웠던 최후의 장소이자, 정령의 숲 인근이었으니까.
-와 근데 진짜 김재주가 30층 먹을 수 있는 가능성 있겠는데?
-뭐 작정하면 안 될 것도 없지.
-숲 입장 할 때 코인만 받아도 떼부자 가능.
-야 이거 어떠냐. 입장 제한 시간 두고 삭발하고 입장 시 서비스 시간, 백 덤블링 5회 서비스, 비키니 입고 오면 서비스, 80세 이상 서비스 주는 거임ㅋㅋ
-미친놈이세요?;
-와 그럼 삭발하고 80세 이상인 사람이 비키니 입고 백 덤블링 5회 하면서 입장하면 개꿀이네?
-그대로 숨넘어가겠다;
-아ㅋㅋ 진짜 미친놈은 따로 있었네
“……그럴 생각 없어요.”
김재주는 어느새 레이놀드가 있는 숙소로 도착했고, 2층으로 올라가 레이놀드가 있는 방의 문을 두드렸다.
“김재주 씨?”
“네.”
문이 열리자 어딘가 흥분한 기색이 잔뜩인 레이놀드의 얼굴이 보였다.
“일은 잘 마무리하고 오셨나요?”
“네.”
레이놀드는 김재주의 침착한 표정에 그제야 진정했는지, 고개를 뒤로 돌려 창밖을 보고는 한숨을 쉬었다.
“오, 이런. 벌써 밤이군요. 시간 가는 줄도 몰랐네요.”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아, 그게 아니라…… 일단 들어오시죠. 여기 방 키부터 받으시고요. 바로 옆 방입니다.”
레이놀드에게 키를 건네받고는 현대식으로 지어진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뭘 하셨길래 시간 가는 줄도 모르셨습니까?”
“하하…… 그게, 자유 경매장에 올라온 재료들을 보고 있는데…… 정말 놀라운 것들의 연속이군요. 20층이랑은 비교할 수도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