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bie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56
뉴비가 너무 강함 156화
하지 마세요
“……수호장의 전언이라고요?”
김재주의 질문에 한성민이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를 낸 탓에 까끌거리는 목을 쓰다듬으며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정확히는 코드란의 전언이었죠. 인간에게 말하길 좋아하는 파수꾼은 그밖에 없으니까요.”
“그러면 시련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말 그대로 휴게소처럼 돼버렸습니다. 얻을 게 있는 사람들은 좀 더 머물고, 아니면 바로 떠나버리죠.”
-25층도 바뀌었다고?ㄷㄷ
-관리자…… 당신은 도대체…….
김재주가 눈치를 보며 거목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피해 뒤로 물러났다.
“……그렇게 되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사람들이 한둘이 아닐 텐데요.”
“사람들보다 숲의 존재들이 더 걱정되는 겁니까?”
바짝 붙은 한성민이 묘한 눈빛으로 김재주를 쳐다봤다.
“비싼 재료들이 많으니까요…… 별다른 이유는 아니에요.”
김재주가 변명하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누가 봐도 걱정하는 것 같은데?
-김재주 사실 거짓말 못 하는 타입 아니냐?
-찔리면 거짓말 못 하는 타입인 듯ㅋㅋ
-괜.찮.아.요? 많.이.놀.랬.죠?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숲의 존재들은 무력 수준이 30층 정도로 바뀌었습니다. 괜히 까불다 얻어맞고 나가떨어진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김재주가 옅은 한숨을 흘렸다.
흘려보낸 한숨에 걱정이 섞여 있었지만 한성민은 모른 척하기로 했다.
여기서 더 장난을 쳤다간 정말로 한 대 맞을 것 같았으니까.
“이젠 어쩔 겁니까?”
김재주가 코딘을 쓰다듬던 손을 멈추고는 머리에 올리며 말했다.
둘의 시선은 문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여기 대장놀이 하시는 분께 인사 먼저 해야겠죠. 저희가 본부로 쓰던 채널도 날아갔으니 명당 좀 알아봐 달라고 해야 하니까요.”
졸지에 검문을 받듯 김재주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게 된 사람들이 범죄자처럼 고개를 숙이며 지나갔다.
“포포이!”
그러다 저도 모르게 홀린 듯 포포이들을 쳐다보다, 김재주와 눈이 마주치고는 발걸음이 빨라졌다.
“그러는 김재주 씨는 어떻게 하실 겁니까? 듣자 하니 벌써 30층을 접수했다는 소문이 자자하던데요.”
“……헛소문입니다.”
“정말요?”
확신하듯 되묻는 한성민의 말에 김재주는 쓰게 웃을 수밖에 없었다.
누구보다 정보를 잘 다루는 한성민한테 헛소문이란 단어는 잘못된 선택이다.
김재주는 잠시 말이 없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바로 올라갈 겁니다.”
만나야 될 누군가가 있었다.
* * *
김재주는 부서진 문의 수리비를 지불하기 위해 숙소로 향했다.
-재주야 아직도 지구로 갈 생각 만빵인 건 아니제?
-탑도 살 만하다니까?
“글쎄요.”
애매한 대답에 시청자들의 채팅창이 빠른 속도로 올라왔다.
-진짜 탑도 사람 사는 곳인데;
-맞음ㅋㅋ 나 이번에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까지 생각 중이다.
-띠용.
-야 축하한다.
-어 고마버ㅎㅎ 지금 임신까지 했는데 아직 이름을 못 정했다. 혹시 추천받을 수 있을까?
-우리한테……?
-아니…… 그런 분이 왜 도당체 김재주 방송을…….
-위험한 선택일 텐데?
-괜찮아ㅎㅎ 성은 서씨니까 괜찮은 이름 있으면 말해줘. 왠지 탑에 있는 애들한테 추천받으면 기운 받고 더 잘 자랄 것 같아.
-그건 내가 전문이지.
-오 부담 없이 말해줘ㅎㅎ
-애가 배움에 치중하라는 의미로 ‘서울사이버대학을다니고나의성공시대시작되었다’ 어떰?
-?
-진짜 부담 없이 노빠꾸로 말하네;
-ㅎㅎ…….
-그 ㅎㅎ가 혹시 흑흑이냐?
그렇게 시청자들이 떠드는 사이 어느새 김재주는 숙소에 도착했다.
“괜찮습니다.”
수리비 얘기를 꺼내자 로비의 안내원이 웃으며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파손은 제 책임이니 코인을 드려야……”
“이미 지불하셨습니다.”
“저랑 같이 온 사람이 말입니까?”
“아뇨. 명원 클랜장님께서 이미 다 지불하셨습니다.”
-서비스 보소ㅋㅋ
-???: 네, 네가 좋아서 그런 건 아니니까 흥!
-ㄴㄷ^^
완강한 태도의 안내인을 보자 김재주는 차마 억지로 코인을 들이밀 순 없어 얌전히 올라가야 했다.
‘문은 아직 안 고쳤나 보네.’
레이놀드의 방은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레이놀드…….”
문을 활짝 열자마자 보이는 풍경에 김재주의 말끝이 흐려졌다.
방은 무슨 싸움이라도 난 듯 벽 한쪽이 부서져 있었고 물건들이 이리저리 흩어져 깨져 있었다.
[사용자 : 김재주2]
[내용: 지금 어딥니까?]
김재주가 다급히 메시지를 작성해 보내고는 밖으로 나왔다.
[사용자 : 크리스 레이놀드]
[내용: 공방입니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
태평한 답장에 김재주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무슨 일은 님이 생긴 게 아니고요?
-ㅋㅋㅋ뭔데.
레이놀드의 말은 사실이었다.
신축 건물 2층, 공방으로 들어서자 이쪽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용접 기계를 조작하고 있는 레이놀드가 보였다.
“……레이놀드 씨?”
김재주가 딱딱한 테이블을 크게 두드리며 그를 불렀다.
레이놀드가 움찔하며 고개를 번쩍 들고는 용접 마스크를 올리고는 씨익 웃었다.
“아. 오셨습니까?”
-해맑누ㅋㅋ
-마! 재주 정색하고 있는 거 안 보이나!
“별일 없었습니까?”
김재주가 속으로 한숨을 삼키고는 팔짱을 끼었다.
그의 머리와 어깨에 매달려 있던 포포이들도 테이블에 내려앉아서는 레이놀드를 빤히 쳐다봤다.
“별일이라면 있죠 당연히! 마침 잘 오셨습니다. 지금 반중력 기계를 사람이 장착 가능하게 변경했는데 조금만 더 변형을…….”
흥분해서 말을 쏟아내던 레이놀드는, 싸늘한 김재주의 표정에 말꼬리를 흐렸다.
“숙소가 난장판이던데요?”
“아…….”
레이놀드가 그제야 눈치를 채고 머리를 긁적였다.
이어지는 설명에 김재주는 팔짱을 풀고 의자에 앉았다.
“그래서, 진기선 씨가 해결하러 갔다는 겁니까?”
“네.”
“다친 곳은 없으시죠?”
“새로 만든 녀석이 말을 잘 들어서요. 하하…….”
레이놀드가 어색하게 웃으며 방금 개조한 반중력 가동 장치를 툭툭 건드렸다.
김재주의 말 없이 빤한 시선에 결국 레이놀드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김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포포이!”
포포이들도 레이놀드를 향해 소리쳤다.
“……미안해.”
레이놀드가 포포이들에게 사과했다.
-포포이한텐 왜 사과하는데ㅋㅋ
-근ㅡ본
-그냥 김재주 따라 하는 거 아님?ㅋㅋ
* * *
장난감이 가득한 방이었다.
옆 테이블에 놓인 모형 탑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바닥에 한 꼬마가 죽은 듯 널브러져 멍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좀 진정했나?”
카프닐이 플라스틱으로 만든 작은 의자에 엉덩이를 걸치고 관리자를 내려다봤다.
“그래. 카프닐.”
“이제 그만 운명을 받아들이게.”
관리자는 헛웃음을 터뜨리다가, 몸을 튕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 깨달았어.”
“……허.”
마치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듯 해맑게 웃는 관리자를 보자 카프닐의 미간이 좁혀졌다.
“이제 자네의 영향력은 바닥을 향해가고 있어. 탑의 수리에 대부분을 썼으니, 이제 그만 쉴 때가 됐네.”
카프닐이 엉뚱한 짓 하지 말라는 듯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아니, 그게 아니야.”
관리자가 테이블을 빙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탑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김재주는 이미 모든 시련을 한 번씩 겪었던 존재야. 그래서 통하지 않았던 걸지도.”
“하하…… 못 말리겠군. 당연한 얘기를 왜-”
“그러니까!”
관리자가 발걸음을 멈추고는 테이블 끝을 부서져라 움켜잡았다.
“내가 만든 시스템이 허용하는 선에서, 그 규칙들을 바꿔 버리면 되겠지.”
“또 이상한 짓을 꾸미는 건가?”
“카프닐. 이건 자네가 간섭할 수 없을 거야. 탑은 자네가 만들기도 했지만, 결국 내가 완성시킨 곳이니까.”
* * *
커다란 직사각형의 공간이다.
별다른 장식 하나 없이 텅 빈 공간은 대련을 위한 연무장처럼 보이기도 했으며, 칙칙한 벽들은 감옥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그 중앙에서, 파란 포탈이 열리며 사람들이 쏟아져나왔다.
“요즘 힙찔이들 아예 안 보이더라?”
“우리야 노난 거지.”
“맨날 소규모 클랜 무시하고 다니던 애들인데 좋아하는 사람들이 우리뿐이겠어?”
나온 인원은 9명, 모두 남자였다.
하나같이 빼입은 갑옷은 잘 손질되어 있었다.
[4,852기, 4,854기. 4,855기. 4,891기. 난이도 상 총 10명 입장완료.]
[조건 인원이 충족되었습니다.]
[34층 시련을 시작합니다.]
[마탑의 수호병. 골렘들을 격파하십시오.]
[시작까지 남은 시간 : 10분.]
쿵. 쿵. 쿵.
시련의 시작을 알리는 메시지와 동시에 허공에서 골렘들이 떨어졌다.
하얀 천 옷을 입은 사람처럼 보였으나, 얼굴은 마네킹처럼 무표정했다.
마탑의 자랑거리 중 하나인, 골렘들이었다.
쿵. 쿵.
이윽고 허공에서 10기의 골렘들이 일렬로 나란히 떨어졌다.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듯 하나씩 떨어질 때마다 바닥에 진동이 울릴 정도로 무게감이 느껴졌다.
시선을 빼앗는 등장에 다들 침을 꿀꺽 삼켰다.
“마력핵부터 찾는 게 우선이다. 다들 어리바리 까지 마.”
“했던 얘기 또 하면 잔소리인 거 모릅니까?”
“까먹으니까 그렇지 새끼들아. 내가 하나 해치우고 합류할 동안 시간만 버텨. 괜히 객기 부리다 어디 하나 잘리지 말고.”
“네. 네.”
“다들 자리 잡아!”
선두에 선 남자가 갑옷을 탕탕 두드리며 위축된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9명의 남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골렘의 앞에 서서는, 골렘의 전신을 샅샅이 훑었다.
약점인 핵을 찾기 위해 눈을 깜박이지조차 않았다.
“아니, 근데 34층은 10명이 정원 아니야?”
그제야 사람들이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골렘 하나만이 외롭게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으니까.
“누가 벌써 와 있다고?”
괜히 바보가 된 느낌에 누군가가 머쓱한 웃음을 터뜨렸다.
“안 기다려도 되면 땡큐지.”
사람들이 고개를 두리번거리다, 구석에 앉아 있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제국의 양식이 가득한 코트를 입고 있는 모습에 다들 눈을 크게 떴다.
“……어?”
그리고 벽에 걸린 횃불에 언뜻 비추는 하얀 솜뭉치 셋에 입이 떠억 벌어졌고.
“저거, 맞지?”
누군가의 중얼거림은 곧, 커다란 파장으로 이어졌다.
“맞네. 그 사람이야.”
“와. 나 실물로 보는 거 처음인데.”
“필라이스 조졌다는 그 사람?”
“이름이…….”
구석에 있던 남자의 정체는 김재주였다.
그 소란에 구석에 있던 김재주가 포포이를 머리와 어깨에 올리고 중앙으로 걸어왔다.
“반갑습니다.”
무덤덤한 표정과 침착한 말투에, 다들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고는 이내 서로 눈빛을 교환하다가, 빠르게 허리를 숙였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그러고는 재빨리 무릎을 굽혔다.
“포-”
“하지 마세요.”
김재주가 다급히 그들의 말을 끊었다.
“네?”
“하지 말라고요.”
“하지만 이렇게 안 하면…….”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아ㅋㅋ
-한성민 스노우볼 오지게 굴러가네ㅋㅋ
-이게 정보의 위력인가?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