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bie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172
뉴비가 너무 강함 172화
끝입니다
김재주는 여유롭고도, 당당한 발걸음으로 단상이 놓인 회의장 상석에 올랐다.
쿵.
그러고는 어깨에 들쳐멘 모리스를 짐짝처럼 바닥에 내던졌고.
“모리스 님!”
그제서야 모리스의 얼굴을 확인한 마탑주의 제자들이 식겁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항상 깔끔하게 유지되었던 모리스의 로브는 너덜너덜해졌으며, 얼굴에 가득한 흉터들은 막 생긴 듯했으니 누가 봐도 정상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세상에.”
“습격인가?”
“이게 무슨…….”
학파장들의 눈빛이 날카로워졌고, 회의장은 마법사들의 수군거림으로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잠시 제 말을……”
김재주의 목소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금방 묻혔다.
그에 김재주가 한숨을 쉬고는, 단상으로 걸어가 단상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우-웅.
“잠시.”
증폭된 목소리가 모두의 입을 다물게 만들었다.
학파장은 물론이고, 제국의 사절단에 수백의 마법사들의 시선이 한데 집중됨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주눅 들지 않은 목소리 덕에 말이다.
그 시선들을 일일이 받아낸 김재주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궁금한 게 많으시겠지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애간장을 태우듯 단상 끝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던 김재주가 단호하게 말했다.
“범인을 찾았습니다.”
웅성거림이 다시 커졌고, 마탑주에게 소속되어 있던 마법사들이 소리쳤다.
“그게 누군가!”
“범인이 모리스 님에게 마저 손을 뻗었단 얘기인가!”
“당장 말해라!”
김재주는 말없이 그들을 쳐다봤고. 의문이 머리 끝까지 차오른 군중들도 이내 조용히 김재주를 바라봤다.
“범인은 모리스입니다.”
쿵.
모리스의 수행 마법사가 깜짝 놀라 발을 헛디뎌 계단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지만 그런 추태에 아무도 신경 쓰지 못했다.
“방금…… 뭐라고?”
누군가의 질문에, 김재주는 똑같이 대답했다.
“범인은 모리스입니다.”
“말도 안 되는!”
“네놈!”
마탑주의 제자들이 흔들리는 눈빛으로 경악성을 터뜨렸고, 학파장들은 팔짱을 낀 채 침음을 흘렸다.
특히 쇼라키는 올 게 왔구나 싶었는지 굳은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조용.”
마력을 담은 중후한 음성이 군중의 입을 다물게 했다.
내내 흥미로운 표정을 짓고 있던 클라프였다.
“그렇게 말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겠지?”
“네. 물론.”
“마법사의 말엔 실수가 있음이 안되는 법이다.”
김재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계속하도록.”
클라프의 재촉에 누구도 반발하지 못했다.
만약 부탑주가 진짜 범인이라면, 이제 마탑의 주인은 클라프가 될 가능성이 농후했으니.
김재주는 능청스레 헛기침을 했다.
“목이 말라서 그런데, 혹시 누가 물 좀 가져다주실 수 있겠습니까?”
곳곳에서 불만스러운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 상황에 물이라니?
“내, 내가 갔다 오지! 잠시만 기다리게!”
그러나, 불만은커녕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치는 이가 있었다.
로덴이었다.
“어허…….”
“학파장의 체면은 어디에다 두고……”
“노예가 돼달라는 요구라도 받았단 말인가?”
로덴은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무시한 채 회의장을 도망치듯 벗어났다.
“계속하겠습니다.”
그런 시선도 잠시, 김재주의 말에 다시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제 말을 믿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였어도 쉽게 믿기 힘든 얘기입니다.”
“증거라도 있다는 말인가!”
“없었으면 얘기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마탑주의 제자들이 끙끙 앓는 소리를 냈으나, 증거가 있다는 확신에 찬 목소리에 차마 반박하진 못했다.
“말보단 증거를 보여드리는 게 빠를 거라 생각합니다.”
김재주가 단상에 손을 떼고는, 뒤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리로.”
김재주의 목소리에 반응하듯, 상석 뒤편에 숨어 있던 한 인영이 걸어나왔다.
그림자의 경계에 가리워진 얼굴이 드러나자, 모두의 얼굴에 경악이 어렸다.
“허허…….”
“이건 설마…….”
군중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고개를 돌려 단상에 있는 김재주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러고도 믿기 힘들어 다시 걸어 나오는 인영의 얼굴을 바라봤다.
누가 봐도 둘의 얼굴은 똑같았으니까.
무심한 눈빛, 냉철한 표정, 머리카락 한 올까지.
49명의 사용자들은 아예 말도 못한 채 입을 떡 벌렸다.
“저게 말이 돼?”
“뭐야?”
“분신?”
반대로 마법사들 중 일부는 혀를 찼으며.
“로덴이군.”
“대체…….”
“장사치라는 말을 그렇게 싫어하더니…….”
“신념이 아니라 욕망이었군.”
학파장들은 묵묵히 상황을 지켜봤다.
뒤늦게 물이 담긴 컵을 가져온 로덴은, 단상의 골렘과 군중들의 따가운 시선에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고는 단상에 물컵만 놓고는 제자리로 돌아가 입을 꾹 다물었다.
“아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직접 골렘을 받아 사용하는 분들도 계실 테니.”
김재주는 어수선한 분위기에도 개의치 않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저장된 기록을 보여줘.”
“네…… 주…… 인…… 님.”
얇고 가늘게 흘러나오는 목소리에 사용자들이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혼란스러운 머릿속에서, 김재주와 골렘을 유일하게 구분하는 지표가 목소리였으니까.
지-잉.
김재주의 명령을 받은 골렘의 두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몸을 뒤로 돌려 빛을 쏟아냈고, 스크린처럼 커다란 화면이 모두에게 띄워졌다.
[하? 그 잘난 제국에게? 내가 스승을 죽였다고 누가 믿어주겠는가? 일개 마법사의 말을 말이야! 하하하!]
모리스의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가, 그 어떤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명확하게 들렸다.
마탑주 소속 제자들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가며, 턱이 벌벌 떨렸다.
[……멍청한 에리세드. 고작 재능을 보인다고 새로운 제자를 들여? 내가 그를 위해, 엄청난 마법서를 가지고 왔는데! 내 정성 따윈 개나 줘버린 거겠지.]
입체미로의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모리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학파장들의 입에서 참지 못한 침음성이 흘러나왔다.
쇼라키는 그럴줄 알았다는 듯 혀를 찼으며, 에르키오스는 욕설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클라프는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거짓말…… 거짓말이다.”
모리스의 수행마법사들이 넋이 나간 표정으로 부정했으나.
[마탑주의 제자라는 건, 고작 네까짓 놈이 넘볼 자리가 아니다.]
골렘이 비추는 화면 속, 입체미로의 문이 열리며 드러나는 모리스의 모습에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했다.
* * *
모리스는 자신이 악몽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쉽게 떠지지 않는 눈에, 전신이 쓰라린 고통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믿을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결코 일어나서도 안 되며,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안간힘을 써도 눈은 떠지지 않고, 귀는 먹먹했다.
타오르는 갈증이 그의 전신을 지배했다.
“무…… 물. 목이…… 마르다.”
평소의 습관대로, 물을 찾았다.
이런 악몽을 꿀 때면 수행 마법사들을 불렀고, 그들은 자신을 깨우며 물을 대령했으니까.
얼마 지나지 않았다.
입술에 유리의 차가운 감촉이 느껴졌다.
예상대로 그의 입가에 누군가 물을 흘려주었다.
‘그래…… 꿈이었어.’
아주 지독한 꿈이었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모리스가 천근같은 눈꺼플을 안간힘을 써서 들어 올렸다.
그런 그의 눈앞에 보인 건 수행 마법사가 아닌.
“정신이 듭니까?”
김재주였다.
자신에게 물을 주었던 사람의 정체였다.
“쿠, 쿨럭!”
뒤늦게 사레가 들려 캑캑댔으나, 이미 물을 삼킨 후였다.
멍한 정신을, 등에서 느껴지는 쓰라린 고통이 일깨웠다.
“네, 네놈…….”
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바람 빠진 목소리가 나왔다.
김재주가 한숨을 쉬며 무릎을 펴 뒤로 물러났고.
그제야 주위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모, 모리스 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자신의 수행 마법사들과 마탑주 소속 제자들.
“허, 거참…….”
학파장들의 싸늘한 시선.
쇼라키의 한심하다는 눈빛.
에르키오스의 살기가 담긴 기운.
이 모든 게 장난 같다는 듯 흥미로운 표정의 클라프까지.
“꿈이…… 아니라고?”
이곳은 회의장이었다.
자신이 폴리온을 없애 버리고, 그 제자를 쫓아내기 위해 열변을 토했던, 바로 그곳이다.
“예. 꿈이 아닙니다. 정신이 들었으면 일어나십시오.”
김재주의 단호한 목소리에 끌려 그에게 고개가 돌아갔다.
“보는 눈들이 많습니다.”
가식적인 말에 모리스의 입이 악다물어졌다.
안간힘을 써 무릎을 짚고 끙끙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덜너덜해진 로브에 수치심을 느낄 틈도 없었다.
김재주의 왼편으로, 평소와 달리 환하게 빛나는 무언가가 보였으니까.
“!”
자신이었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으리라 믿고, 죄책감을 털기 위해 하소연을 하듯 말을 하는 자신 말이다.
“끝났습니다.”
“…….”
모리스는 멍한 표정으로, 주변을 훑었다.
분노가 가득한 표정의 폴리온과 잠시 시선을 마주쳤고.
싸늘한 군중들의 시선이 전신을 두드렸다.
자신의 편은 없었다.
“하, 하하하…….”
기운 빠진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거, 거짓말이다.”
발악과도 같은 그 말에, 김재주가 눈매를 좁혔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거짓말이라고! 저딴 골렘의 기록을 조작하는 것 따위! 얼마든지 가능하다! 내가 로덴에게 직-”
순간 해선 안 될 말을 할 뻔했다는 사실에 모리스가 입을 틀어막았다.
자신이 로덴에게 부탁해 골렘에 손을 썼다는 건, 누구도 알아선 안 될 사실이다.
“거짓말이라는 말입니까?”
“그, 그래! 그건, 조작이다!”
김재주가 한숨을 쉬고는 팔짱을 꼈다.
그러고는 팔짱을 낀 손을 천천히 두드렸다.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처럼.
어색한 침묵과 적막이 감도는 회의장에서, 김재주의 입이 다시 열렸다.
“정말로 지금 제 골렘이 보여주는 기록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까?”
모리스는 당연히 그렇다고 말할 생각이었다.
“아니! 사실이다!”
그러나 입은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멋대로 말이 튀어나왔다.
“사실이라고요?”
“그래! 사실 내가 에리세드를 죽였다! 멍청한 에리세드! 내 능력과 정성도 몰라보고! 제자를 들인다고? 용납할 수 없다! 죽어야 마땅했다! 멍청한 네놈들을 속이는 것보다 쉬웠어! 하하하하하하!”
모리스는 주체할 수 없었다.
사실을 얘기하지 않으면, 정말로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감정이 뇌를 지배했으니까.
“……그렇군요.”
그 자백과도 같은 발언에, 김재주가 한숨을 쉬며 군중을 돌아봤다.
“제 얘기는 끝입니다.”
모리스의 자백에 모두가 얼이 빠져 있을 때, 로덴만이 죽을상을 하고 있었다.
그만이 지금 모리스의 증상을 이해하고 있었으니까.
그가 불안한 표정으로 품에 손을 넣어 작고 투명한 유리병을 만지작거렸다.
「모리스는 분명 물을 달라고 할 겁니다. 아니어도 제가 깨우는 척 먹이면 그만이고요. 제가 물을 달라고 하면, 이걸 섞어서 제게 주십시오.」
김재주의 지시였다.
그는 모리스가 빼도 박도 못하게 확실하게 범죄를 인정하게 만들 방법이 있다고 하며, 자신에게 유리병을 건넸다.
[로크랑의 눈물]
[등급: 희귀]
[사랑하는 여인에게 진심을 듣고 싶어 개발한 마탑의 개발자, 로크랑이 만든 포션. 상대방에게 진실을 들을 수 있다. 단, 정신력이 강한 상태라면 통하지 않는다.]
그는 이제 폴리온의 제자가 진심으로 두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