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bie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2
1화 – 경력있는 신입.
김재주(金才樦)
호적신고도 안 된 채 고아원 앞에 버려진 그를 거두어서 키워 준 원장님이 붙여주신 이름이다.
재주 있게 인생을 살아가라는 뜻으로 말이다.
그런 기대에 부응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김재주는 나름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고등학교도 무사히 졸업하고 정부지원금으로 구한 단칸방에서 열심히 돌아다니며 돈을 벌러 다녔으니까.
그렇게 알바를 전전하다 자주 다니던 중형마트의 사장님의 눈에 띄어 일자리를 얻게 된 그는 나름 자신의 삶에 만족했다.
우웅-
“어?”
소문으로만 듣던 포탈이 눈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전 세계 곳곳에 솟아난 의문의 탑.
그곳으로 향하는 입구인 포탈이 김재주의 눈앞에 등장했다.
[들어 와.]그렇게 강렬히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들어가야만 할 것 같았고, 들어가지 않는다면 큰일 날 것만 같았다.
그의 몸은 어느새 포탈까지 한 발자국을 남겨 둔 상태였고 그때, 그의 눈앞에 홀로그램창이 떠 올랐다.
[난이도를 선택하십시오.] [상/중/하] [난이도에 따른 보상이 커집니다.]저도 모르게 스르르 손을 뻗다 멈칫한 이유는 별 거 없었다.
그때가 취직 후 첫 출근 길이었고.
이제야 4대 보험이 가입되는 제대로 된 직장에 들어간다는 생각에 들 떠 있었으니까.
그런데 뜬금없이 나타난 포탈로 평탄했던 그의 인생이 끝난다고 생각하자 속이 울렁거리며 심장이 뼈를 때리는 듯 아파왔다.
“아, 안 돼!”
김재주는 안간힘을 다해 손가락을 움츠리고는 뒤로 벌러덩 누워버렸다.
인터넷으로 본 실종 기사를 떠올리자 온몸이 벌벌 떨렸다.
“어떻게 살아 온 인생인데, 이대로 죽기 싫어. 싫다고!”
포탈이 그의 바람을 들어줬던건지 아니면 악을 쓰는 소리가 듣기 싫었던건지, 포탈은 거짓말처럼 눈앞에서 사라졌다.
“하느님. 알라님. 부처님이시여.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종교도 좀 믿어 볼게요.”
포탈에 끌려가기 직전 살아났다고 생각한 김재주가 무릎을 꿇으며 눈물을 흘렸다.
김재주가 그렇게 출근 첫날을 반쯤 넋이 나간 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한 일은 포탈 검색이었다.
“각성자··· 탑···.”
스마트폰으로 포탈사이트에 들어가서 탑에 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전부 카더라 뿐이네.”
신빙성 있는 정보가 없었다. 각성자들은 비밀서약이라도 받은 듯 탑에 관한 정보는 일체 발설하지 않았고 나머지도 추측성 정보들만 난무했다.
혹시나 싶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X튜브에서 관련된 영상을 찾아봤다.
하지만 결과는 꽝.
대부분이 어그로를 끄는 썸네일들만 가득할 뿐 도움이 될만한 정보는 없었다.
쓸데없는 각성자들의 부와 명예에 대한 얘기로 부러움만 커졌을 뿐이다.
“···후우.”
한숨을 쉬며 앱을 종료하려던 찰나.
「라이브러리 : 527개」
평소와는 다른 라이브러리의 갯수에 멈칫했다.
라이브러리는 마음에 드는 동영상을 다운 받아 놓으면 언제 어디서든 볼 수있는 일종의 동영상 보관소였다.
‘뭐지?’
그는 따로 저장을 해둔 영상이 없었다.
자기 전에 보다가 실수로 눌렀다 하기에도 많은 개수.
호기심 가득한 손가락이 저절로 라이브러리로 향했다.
「김재주 탑 1층 돌파.」
「김재주 히든 보상.」
「김재주 ······
수백개의 동영상의 제목이 하나 같이 김재주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었다.
‘동명이인?’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였다.
“분명······ 나야.”
동영상 속 썸네일은 평범한 얼굴의 김재주 본인이었으니까.
저도 모르게 떨리는 손으로 첫번째 동영상을 재생했다.
동영상 속 김재주는 어두컴컴한 동굴 속에서 쓰러져 있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그의 눈앞에 떠 오른 홀로그램 창.
[방송을 시작합니다.] [스트리머 : 김재주] [현재 시청 인원: 0명] [팔로잉 수: 0명] [보유 코인: 0]방송이란 말에 어리둥절해하는 것도 얼마 안 가 한두명씩 시청자가 들어왔다.
「예? 제가 방송이라구요? 저 출근 해야하는데······.」
-응 아니야~
-이제 여기가 출근 장소야ㅋㅋ
동영상 속 그는 탑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지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게 시청자와 투닥거리는 사이 새로운 홀로그램 창이 떠올랐다.
[4891기 1000명 입장 완료.] [1시간 뒤 시련을 시작합니다.] [적을 모두 없애십시오.]그리고는 등장하는 적.
난생 처음보는 괴물이었다.
동영상 속 그는 치열하게 싸웠다. 이내 적들을 모두 물리치고는 기쁜 함성을 토해냈다.
축하 메세지와 코인이란 것을 후원하는 시청자들.
그렇게 동영상은 끝이 났다.
“하······하하.”
김재주가 헛웃음을 뱉었다.
그는 탑에 가지 않았다. 포탈은 사라졌고 그는 여전히 평화로운 일상 속에 남아있다.
‘아니야. 말도 안돼.’
출근 첫날의 피로와 포탈이 그를 납치할뻔한 일 때문에 환각을 본 거라 생각했다.
x튜브앱을 지우고는 스마트폰을 재부팅시켰다. 그리고 다시 앱을 깔고는 확인했다.
「라이브러리 : 527개」
라이브러리의 개수도, 동영상 내용도 그대로였다.
“뭐냐고··· 대체······.”
답을 해줄 사람은 없었다.
그는 멍하니 동영상 목록을 훑어보며 고민했다.
‘조작 영상인가? 하지만 굳이 나한테? 왜?’
그럴 가능성도 없었다.
돈을 쏟아부어 CG를 써서 만든 장난이라고 쳐도 그럴 이유가 없다.
‘아니면 정말 비슷한 사람이라거나, 이름도 같을 수 있지.’
그게 아니라면 말이 되지 않는다.
김재주는 혹시나 싶어 동영상을 몇 개 더 확인했다.
그리고는 확신했다.
“······나 맞네.”
시청자들과 대화를 하는 김재주는 본인이 맞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탑에 오기 전에는 뭘 하면서 지냈는지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았다.
이 세상에 서울 송파구 빅세일마트에서 근무하는 김재주는 그 하나뿐이었으니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아니야.”
정확하게 동영상 속 김재주는 미래의 김재주다.
그가 탑에 들어온 시기가 대리로 진급한 뒤 출근 첫날이다. 대략 지금으로부터 2년 뒤라는 얘기까지 듣자 확신했다.
정말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만 김재주는 상황을 정리했다.
동영상은 미래의 그에게 일어난 일을 보여주는 영상이고, 그 동영상이 과거의 김재주에게 전송 되었다.
‘이걸 어떻게 한다?’
처음엔 동영상을 팔까 생각도 해보았다.
‘돈 좀 될 텐데.’
정부에서 혈안이 된 채 탑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단 걸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듯 했다.
‘보류.’
이 영상이 정말 탑에 관련 된 영상인지 확신할 수도 없는 상황.
정부에서도 이 영상을 보고 그렇구나 하며 순순히 보상금을 줄 것 같지도 않았다.
‘일단 좀 더 동영상을 확인해보자.’
그렇게 동영상을 보면서 김재주가 느낀 감상은.
‘······재밌네.’
특이한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가 있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나라면?
그 누가 몰입하지 않겠는가.
‘이건 탑에 대한 영상이 확실해’
조금 전 X튜브에서 찾아 본 동영상이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세계 정상 각성자 회담 중 영국 출신 크리스의 만행’
동영상 내용은 영국인 출신 각성자 크리스가 술에 만취한 채로 마이크에 대고 헛소리를 하는 장면이 전부였다.
크리스가 단 한마디.
‘포포이!’
라고 외치자 기자들은 그가 술에 취해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는지 웃음을 터트렸다.
특이한 점이라면 옆에 있던 각성자들의 표정이 급격하게 굳어지며 크리스의 입을 틀어막았다는 것.
아까는 몰랐으나 지금은 알 수 있었다.
‘포포이’는 탑에서 등장하는 괴물의 이름이다.
‘그래서 각성자들의 표정이 안 좋아진 거야.’
탑에 대해 말하길 꺼려하는 그들로서는 좋지 않은 상황이 분명했다.
‘이건 탑에 관련된 영상이 확실해.’
그는 어느덧 해가 뜨는 줄도 모르고 동영상에 푹 빠져들었다.
눈부신 햇살 덕에 스마트폰의 화면이 가려져 몰입이 깨지자 짜증이 날 정도였다.
‘뭐? 햇살?’
김재주가 깜짝 놀라며 창밖을 확인했다.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냐.’
동영상을 확인한 시간이 밤 11시쯤이었고 지금이 아침 6시니 거의 7시간을 동영상만 본 셈이다.
몰입이 깨지자 급작스런 피로감이 몰려왔다.
‘출근··· 해야겠지?’
동영상 속 주인공이 미래의 자신이라는 확신이 들자 출근도 내키지 않았다.
‘···아직 먼 일이니까.’
탑으로 소환되는 건 2년 뒤. 그동안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일은 필요했다.
“그래.”
김재주는 속에서 끓어 오르는 오기와, 얕은 자존심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차피 탑으로 끌려갈 운명이라면 제대로 해줘야지.’
그의 악바리 근성이 스멀스멀 피어 올랐다.
출근 둘째 날부터 그는 모아둔 돈으로 헬스장을 등록했다.
‘체력이 부족해.’
동영상 속 김재주는 너무 부실했다. 그렇게 위기가 찾아온 것도 여러 번.
독하게 마음을 먹은 그는 퇴근 시간이 되자마자 헬스장에 짬을 내서 30분이든 1시간이 되든 꾸준히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온 후 동영상을 몰아봤다.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미친듯이 탑에 대해 공부했다.
그러다 힘들고 지칠 때면 끝없이 되뇌었다.
‘탑만 클리어하면 이런 빈곤한 인생도 안녕이다!’
탑을 클리어하면 그에게는 찬란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다고,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고 말이다.
***
그렇게 2년이 흘러 오늘날 2024년.
“하느님. 알라님. 부처님이시여. 부탁합니다. 포탈 좀 뜨게 해주세요.”
김재주는 과거의 기도 따위는 잊어버리고 두 손 모아 간절히 말했다.
그는 저번 달부터 직장을 그만 두었다. 사장님의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
-재주야. 열심히 하는 게 보기 좋다. 니가 머리도 잘 굴리고 눈치도 빨라서 다들 너만 찾더라. 다음 달부터 대리 달고 공산 쪽도 니가 맡을래?
당연히 김재주의 대답은.
-네! 그만 두겠습니다.
퇴사 통보였다.
주위 직원들의 만류와 사장님의 황당한 눈빛을 뒤로하고는 망설임 없이 마트에서 빠져나왔다.
분명 동영상 속 김재주는 대리를 달고 출근 첫날 탑에 입장한다.
그렇다는 말은 한 달 뒤에 포탈이 열린다는 뜻.
‘이제 마트에 볼일은 없지.’
김재주는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면서도 나름 열심히 했다. 결과적으로는 인정을 받고 대리 명함 제의까지 받았으니까.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지난 2년동안 그에게 찾아온 변화는 놀라웠다.
여름에 마트 앞에서 판촉 행사를 하다 땀이 흘러 옷이 딱 달라 붙으면 지나가는 여성들이 힐끔거리며 얼굴을 붉혔다.
남자 동료들은 감탄하면서 독한 놈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 정도면 탑에서 체력이 부족해서 힘든 일은 없을 거야.’
본인도 만족했다.
물론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었다.
점심 시간이라 계산대에 캐셔 분과 교대를 해준다고 김재주가 카운터에 있을 때였다.
“얼마에요?”
“10만 3천600원 나왔습니다. 이말순 고객님. 맞으시죠?”
단골 손님이었다. 이름도 기억하는지라 포인트 번호를 눈치껏 입력했다.
“호호. 남은 돈은 총각 아이스크림 사먹어요.”
민소매에 드러난 그의 꿈틀거리는 팔뚝을 힐끔거리며 아주머니가 11만원을 건넸다.
“어휴, 우리 이말순 형님. 통큰 후원 감사합니다.”
“······?”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졌다.
김재주가 황급히 요즘 유명한 인터넷 방송을 보다가 말투를 따라해본 거라고 둘러대서 수습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왜 이러냐.’
그뿐만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탑에서 얻은 아이템이 어디갔지’ 하며 주머니를 뒤지기도 하고, 동영상 속 김재주가 죽을뻔한 위기를 겪으면 심장이 벌렁거려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히든 보상을 얻거나 큰 후원 금액이 들어오는 영상에서는 바보같이 실실 웃기도 하면서 말이다.
점점 현실 속 자신과 동영상 속 김재주가 구분되고 있지 않았다.
극한의 과몰입 증상이었다.
그래서 대리직을 제안 받았을 때는 기뻤다. 점점 마트 일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니까.
“이제 포탈만 뜨면 완벽한데······.”
예정된 한 달이 흘렀다.
동영상 527개는 모두 질릴 때까지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봤다.
운동도 열심히 했으니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정확한 시간을 모르니까 괜히 불안하네.’
동영상 속 김재주가 정확한 시간까지 언급하진 않았다.
‘혹시 다 내 착각 아니었을까?’
불안한 마음에 좁은 원룸을 빙빙 돌았다.
[오후 3시 00분]습관적으로 만지작거린 스마트폰의 시간이 오후 3시를 가리키는 순간.
“어?”
포탈이 나타났다.
들어 와.
포탈이 또 다시 그를 부르고 있었다.
김재주는 천천히 포탈 앞으로 걸어갔다.
[난이도를 선택하십시오.] [상/중/하] [난이도에 따른 보상이 커집니다.]그가 망설임 없이 난이도 ‘상’을 눌렀다.
“그래. 어디 해보자.”
포탈이 순식간에 그를 집어삼켰다.
그렇게 경력있는 신입. 김재주의 탑 등반기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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