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bie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22
21화 – 약속.
김재주의 냉정한 판결에 군중들이 술렁였다.
“으아아아아!”
병사들이 눈치껏 슬론의 입을 틀어 막았다.
슬론의 얼굴이 터질듯 붉어졌다.
“정숙해 주십시오.”
서기관이 다시 종을 울리려는 찰나,
“조용.”
종소리보다도 낮은 레디악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
그러자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입을 다물고는, 허리를 곧게 폈다.
-이게 파블로프의 건조 반사인가?ㅋㅋ
-건ㅡ조
-능ㅡ지
-님들 화가 왤케 많아짐;
-아 드라마 끝나가잔아요ㅡㅡ
“나는 심문인의 판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꼈네만, 자네들은?”
“없습니다!”
“훌륭한 판단입니다.”
케인과 크라우츠 후작이 서로 질세라 대답했다.
-크라우츠 라인 변경on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크라우츠로 태어난다.
-머머리로?
-앗…아아..
-선 넘네 ㅡㅡ
“좋네. 그럼 최종 판결을 내리겠다. 재판이 끝나는 즉시 제 1황자 슬론 드 토프락스를 밧줄로 묶어 말에 달아, 제국 전체의 바닥을 쓸게 하라. 거기에 더해.”
레디악의 차가운 눈빛과 말에는 아들에 대한 애정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 시체의 목을 자른 후, 한 달씩 모든 도시의 성 가장 높은 곳에 걸어 두어라.”
그 누구도 한 아들의 아버지가 아닌, 지엄한 황제라는 생각이 들만큼.
“제국의 법 아래에 모두가 평등함을 알게 하도록. 이상이다.”
그 뒤로는 모든 것이 순조로워 보였다.
울부짖으며 끌려가는 슬론과.
레디악의 명을 받아 안절부절하는 표정을 지은 채 슬론을 끌고 가는 이선재.
그런 슬론을 보며 자신의 목을 쓰다듬는 군중들.
마지막으로.
“황제 폐하. 재판이 끝났으니 심문인이 아닌 2황자 카올리 드 토프락스가 말씀을 올려도 되겠습니까?”
이 순간을 위해 모든 판을 깔아둔 김재주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레디악이 다시 의자에 등을 기댔다.
“재판과 관련된 얘기인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해야 할 얘기이고?”
“그렇습니다.”
-2부 on
-가즈아아아아
“······들어는 주지.”
김재주의 갑작스런 발언에 레디악의 눈치를 살피던 군중들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레디악의 눈빛을 똑바로 쳐다보며 김재주가 호흡을 가다듬었다.
미약하게 뛰는 심장 박동을 느끼며, 그가 입을 열었다.
“먼저.”
김재주는 주위를 둘러보며 예법을 갖춰 고개 숙였다.
“재판과 관련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일부 군중 속에서 불편한 헛기침이 터져 나왔으나, 그 뿐이었다.
맹수의 새끼도 맹수라는 것을 깨달았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렇게 말을 꺼낸 이유는, 이 자리에 제국을 움직이는 여러분 모두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황제폐하께 감히 말씀드립니다. 아스트로드 세계의 모든 신들이 굽어살피어, 아스트로드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제국의 태양이 되기를 청하니, 부디 윤허해 주십시오.”
김재주는 허리를 굽히지 않았다.
그저 당당히 레디악을 쳐다볼 뿐.
·········
·········
·········
황제의 광기를 잘 아는 군중들은 김재주의 오만한 발언에 사고가 정지했다.
마치 자신이 들은 말이 뭔지 제대로 이해를 못 한 것처럼 그의 말을 끝없이 곱씹을 뿐.
“·········.”
어찌보면 오만하게도 보이는 김재주의 눈빛을 잠시 마주보던 레디악은.
“······하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정말로 재밌어.”
멍하니 웃음소리를 듣던 군중들은 뚝 끊어진 황제의 웃음소리에 몸을 떨었다.
“카올리 드 토프락스.”
“예.”
“네 말은 설득력도, 당위성도 없구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살면서 처음으로.”
레디악이 무표정한 얼굴로 상석에서 내려와 김재주의 앞에 섰다.
“내 마음에 드는 발언이었다.”
그가 슬론과의 심문 때 흐트러진 김재주의 옷 매무새를 바로 잡았다.
마지막으로 옷깃을 바로 세워 어깨를 툭툭 턴 레디악이 김재주를 지나쳐 군중의 가까이에 섰다.
“자네들에겐 미안하게 됐어. 이 말을, 이런 볼품 없는 장소에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가나요?
-가나요오?
-가즈아아아아!
“황명을 내리겠네.”
단 그 한마디에.
앉아있던 모두가 옆으로 빠져나와 한쪽 무릎을 꿇었다.
빽빽하게 바닥을 메운 그들을 내려다보며 레디악이 입을 열었다.
“아스트로드 제국의 황제, 레디악 드 토프락스가 마지막으로 명한다. 나 레디악은 지금부터 황제의 자리를 내려놓고.”
레디악이 몸을 돌려 김재주를 바라봤다.
“그 빈자리를 제 2황자 카올리 드 토프락스에게 맡긴다. 불만이 있는자는 얼마든지 말하도록.”
“그저 받들겠습니다!”
김재주가 그 눈빛을 담담히 마주하고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우리 재주 아스트로드 뿌셔ㅠㅠ 탑 뿌셔ㅠㅠ
-킹갓 제네럴 엠페러 충무공 마제스티 울트라 판타스틱 갓재주ㄷㄷ
다시 고개를 든 김재주의 눈에 보인 건.
모든 것이 정지한 화면이었다.
이 모든 것들이 가짜라고 말하는 것처럼.
한낱 유희에 불과하다는 것처럼.
신기루처럼 모든 풍경이 일그러지며,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아.”
멍하니 입을 벌린 김재주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더 이상 미성이 아니었다.
“·········.”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는 순백의 공간밖에 남지 않은 그곳에서 김재주의 입이 열렸다.
“·········관리자?”
[5층의 시련은 재미 있었나?]이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장난스럽게 홀로그램창이 떠올랐다.
“······그것보다는 왜 저한테 수작질이신지 묻고 싶습니다만.”
[약속을 지킬 수 있는지 들으러 왔다.]“답정너시군요. 저도 똑같이 해드리죠. 못 지킬 것 같습니다.”
잠시 홀로그램 창의 메시지가 깜박거리며, 공란을 만들어냈다.
[이유는?]“동영상 속 김재주와 저는 다른 사람이라고 봐야죠.”
[동영상 속의 너는 지금의 네가 아니라는 말인가?]“단언컨데, 아닙니다.”
[10층에서 기다리지.]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탑 50층. 자유 지역.
시련이 틀어져서 동영상이 쓸모가 없어진지도 꽤 지났다.
-[사용자 ‘철분짱짱맨’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여기 뭐에요?
-등반도 안하는데 왜 켰음. 방송?
-안알랴줌ㅋㅋ
-???
-일단 모르면 나가야제.
-방장! 제한 걸어 줘!
“기다리세요.”
-[사용자 ‘철분짱짱맨’님이 퇴장하셨습니다.]
-[지금부터 70층 미만의 사용자들은 입장할 수 없습니다.]
“됐죠?”
-편ㅡ안
-않이; 고작 70따리 제한 걸어서 뭐한다고 ㅡㅡ 80은 걸어야지
-그건 좀;
-90층 따리인 척 오졌고ㅋㅋ
“드립 금지입니다.”
-김재주 드립 하도 많이 들어서 질림 ㅋㅋ
-저래놓고 속으로 좋아하는 당신은…
-나 포포이때부터 보던 개국공신이다ㅋㅋ 2황자 김재주 모르면 쉿.
-뜬금 자랑
-아, 추억이다 진짜 김파고 시절일 때가 그립다 그리워
-여기 아재들 은근 많네; 지들끼리만 아는 얘기함
-,,,나,,20대,,,청년인데,,,동년배들,,포포이,,,안다,,,
-재주야 심심한데 포포이 좀 깨우면 안되냐
“네. 안돼요.”
-어. 아니오임?
-꼬우면 빨리 다음 층 가자ㅋㅋ
“네. 지금부터 한마디라도 하시는 분들은 다 퇴장입니다.”
그 말에 채팅창이 고장난 듯 미동도 없었다.
“만나면 멀쩡하신 분들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김재주가 한숨을 쉬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홀로그램창에 떠오른 메세지 함을 뒤졌다.
[미확인 수신 메시지 : 52191개] [사용자 차단 목록 : 2059개] [미확인 친구 수신 메시지 : 12개]김재주가 나머지 목록을 걷어 버리고는 친구 수신 메시지함만 남긴 채 집 밖을 나섰다.
[친구 수신 메시지 : 13개][NEW] [확인하시겠습니까?] [Y/N]김재주가 포장도로에 깔린 눈을 밞으며 메시지를 확인했다.
[사용자 : 한세아] [내용 : 혹시 지금 오고 계신가요? 만약 주무시다 연락 드린 거라면 정말 죄송해요. 아직 확답을 듣지 못해 불안한 마음에 이렇게 연락을 드렸어요.] [답장 : 네. 가고 있어요.]열 발자국도 걷지 않아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했다.
[내용 : 정말 감사합니다. 저번에 알려 드렸던 카페의 테라스에서 기다리겠습니다.]밖은 어두웠고, 희미한 가로등 불빛만이 도로를 옅게 비추고 있었다.
지구가 떠올려지는 주택가를 지나 번화가로 들어서자, 화려한 네온간판 불빛들이 김재주의 눈을 찔러 들었다.
[아스트로드의 황제 슬론 드 토프락스님이 극찬하신 그 곳!] [당신을 은밀한 밤의 세계에 초대합니다.] [하얀 여우 무도회]분명히 그 간판은 어딘가 이질적이었다.
지구와 아스트로드가 섞인 이곳은, 관리자의 장난이 극에 달한 곳이다.
-아 ㅅㅂ; 도저히 못참겠다. 50층 세계에서 제일 역겨운 게 저 슬론 빨아주는 광고 보는건데 난죽택!
-[사용자 ‘그라우드제로’님이 퇴장하셨습니다.]
“······제가 퇴장 안시켰습니다.”
-ㅋ
-ㅋㅋ
-ㅋㅋㅋ
-ㅇㅇ
-50층 특징인데 어쩌겠누ㅋㅋ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한 분위기의 카페가 보였다.
그곳 테라스에 홀로 앉은 세미 정장의 여성이 이쪽을 보고는 벌떡 일어났다.
검은색의 긴 생머리가 눈에 띄는 청초한 인상이었다.
“정말로 와주셨군요.”
“오라면서요.”
“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이렇게 얼굴을 보고 인사 드리는 건 처음이네요. 한세아입니다.”
“김재주요.”
김재주가 퉁명스레 내뱉고 자리에 앉았다.
그 모습을 보고도 한세아는 간식을 발견한 강아지처럼 눈을 반짝이며 맞은편에 자리해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뭐라도 시킬까요?”
“필요 없습니다. 본론만 빨리 말씀하시죠.”
“······네.”
-ㅋㅋ 쫄?
“잠시만요.”
-[사용자 ‘그래유’님이 퇴장하셨습니다.]
“말씀하세요. 참고로 말 빙빙 돌리면 그냥 갈 겁니다.”
“그, 그게······ 저희 클랜이 많이 부족하다고 느끼실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한 번만 너그러운 아량으로-”
“이상한 접속사도 붙이지 마세요.”
“ㄴ, 네!”
“그래서요?”
“저희 클랜에 오신다면 어디와도 뒤쳐지지 않는 최상의 대우와, 모든 서포팅은 김재주님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약속합니다. 부탁이니 고민이라도 해주시면 안 될까요?”
“별로네요.”
김재주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역시 이런 사탕발림으로는 안되는 건가요?”
“아뇨, 그게 아니라 조건이 별로 안 끌리네요.”
“그러면 어떤······? 저희가 지원 해드릴 수 있는 코인에는 한계-”
“아니. 그게 아니라.”
김재주가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날 듯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리고는 한세아의 눈을 뻔히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만약 관리자랑 싸우라고하면 싸울 수 있으세요?.”
한세아의 입이 멍하니 벌어졌다.
“·········네?”
“하실 수 있겠으면 같이 올라가 드릴게요. 제 도움 받고 밖에 나간 각성자들 많은 거 아시죠?”
김재주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마치 누군가와 닮아 보이는 장난스러운 미소였다.
“무, 물론이죠! 그 명성이야 익히ㅡ”
“아니, 그래서 할 거예요. 안 할 거예요.”
“그, 그건 일단 생각을 해봐야······.”
“탈락.”
“네?”
“탈락이요. 가세요.”
한세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제가 탑 클리어하면 뭐부터 할 것 같으세요?”
“음······.”.
“제일 먼저 저랑 약속 안 지킨 사람들부터 찾아갈 건데, 그 근거도 없는 발언에 확신 할 수 있으세요?”
한세아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죄, 죄송합니다! 제가 실,실례했습니다.”
그녀가 황급히 일어나 자리에서 도망쳤다.
“·········.”
-ㅋ
-ㅋㅋ
-ㅋㅋㅋ
-ㅋㅋㅋㅋㅋㅋ요즘 애들은 근성이 없누?
-어? 나 때는 말이야?
-그만하세요 제발;
“그냥 다 조용하세요.”
-싫은데 싫은데?
-꼬우면…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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