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bie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5
4화 – 극한의 과몰입.
김재주는 정말로 몰입했다.
그래서 시청자가 42명이나 된 것도.
10코인 후원이 터진 것도.
전자 음성이 허공에서 들려오는 것도 듣지 못했다.
“포포이!”
그는 지금 한마리의 포포이였다.
‘나는 포포이다. 나는 포포이다.’
보는 사람은 미친놈처럼 보이는 광경이지만 김재주에게는 나름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내린 행동이자,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
입에서는 단내가 났다.
열심히 한 운동이 무색하게 다리 근육이 땡겨 오고 있었고.
-벌써 30분째 아니냐?
-이 방송을 계속 보고 있는 내 인생이 레전드다ㅅㅂ
-이쯤 되니까 보는 내가 안쓰럽다;
시청자들도 흥미를 잃어가는 상황.
‘내가 착각했나?’
김재주도 확신을 잃고는 의미 없는 행동을 그만둘까 고민할때쯤.
“포포이!”
그때였다.
포포이들의 행동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빙빙 돌기만 하던 포포이들이 돌을 보며 펄쩍 뛰기 시작한 것이다.
-??
-뭐야 얘네.
시청자들도 처음 보는 포포이들의 행동에 의문을 표했다.
반면 김재주는.
‘그래.’
자신의 생각이 맞다는 확신이 들자 쑤셔오던 근육통마저 날아가는 듯했다.
‘빛나는 돌은 마력석이 확실해.’
포포이들은 주로 돌로 허기를 달랜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게 바로 마력석.
각종 마도공학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돌이자 나중에 등장할 부유도시를 떠받치는 코어의 핵심 동력이다.
‘이렇게 큰 마력석은 본 적이 없어서 긴가민가했지만······.’
동영상 속에서도 탑의 끝인 100층을 가는 동안에도 이렇게 큰 마력석을 본 적이 없었다.
아니, 애초에 1층에서 빛나는 돌을 횃불처럼 생각했지 누가 마력석이라고 짐작이나 했겠는가.
‘포포이들은 진귀한 음식을 발견하면 의식을 치른다.’
특히 마력석이라면 무조건이라고 봐도 좋다.
하지만 경계심이 많은 포포이들은 낯선 이가 근처에 있다면 빙빙 돌며 탐색을 할뿐 의식을 하진 않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모르고 있기도 했고.
‘나는 지금 포포이에게 인정을 받은 거야.’
30분 동안 다른 사람의 눈에 미친 것처럼 보이는 행동이 빛을 보는 순간이다.
포포이들은 지금 김재주를 자기들의 식사에 초대한 것이다.
‘초대를 거절할 수는 없지.’
김재주는 더욱더 열심히 오리걸음을 했다.
“포포이!”
포포이들이 펄쩍 뛰며 소리를 외치면.
“포포이!”
김재주도 따라 외치며 점프했다.
-??
-지금 뭐임? 내가 잘못 들은거임?
-나도 들음ㅋㅋ
-엌ㅋㅋ 김재주가 재주 부리네.
시청자들도 이 기가 막힌 광경에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
-사용자 ‘비슬혀누’님이 입장하셨습니다.
-님들 뭐함? 아직도 있음?
-우리도 모름ㅋ
-ㅇㅈ; 멍하니 보게 되네.
오히려 아직도 생존해 있는 김재주의 방송을 보고 떠난 시청자마저 돌아오기 시작했다.
-사용자 ‘암쏘가릿’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여기 아직 1층이네ㅋㅋ
-ㅇㅇ
-근데 왤케 많이 보고있음?
-보면 암ㅋㅋ
그렇게 시청자들이 불어나자 호기심에 새롭게 들어오는 시청자마저 생겨났다.
-님아
-대답 좀
-우리가 불러도 대답 없더라ㅋㅋ 빡집중인듯
-[‘암쏘가릿’님의 1코인 후원!]
-님아 이걸로 목 좀 축이셈.
코인이 터져도 김재주는 열심히 오리걸음을 할 뿐 대답이 없었다.
-진짜 모르나.
-에이 내 1코인. 이 방에 절대 안 옴.
-사용자 ‘암쏘가릿’님이 퇴장하셨습니다.
잠시 주춤하는가 싶던 시청자 수도.
-사용자 암쏘가릿’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짜잔! 그런데 절대란 건 없군요.
-친구 데리고 옴 ㅋㅋ
-사용자 ‘흑염룡’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잡으라는 포포이는 안 잡고 벌 받는 분 계시다는 얘기 듣고 왔습니다.
소문이 흘러 점점 늘어났다.
그렇게 불어난 시청자가 38명이었다.
시청자가 38명이 되기까지 흐른 시간은 50분.
그동안 김재주는 과몰입을 넘어 몰아일체의 지경에 빠졌다.
‘나는 포포이다. 나는 포포이다.’
어느덧 고통스럽던 다리가 파스를 바른듯 시원했다.
과몰입에 빠진 김재주의 머릿속이 텅 비기 시작했다.
마치 오랜 시간 운동을 하다보면 찾아오는 러너스 하이의 증상이 그에게 찾아왔다.
날아갈 것 같은 가벼움에 거칠어지던 숨도 편안해졌다.
-뭐지; 이쯤 되면 컨셉이 아니라 진심 아니냐?
-아아. 저 녀석은 『진짜』다.
-혼모노데스;
-ㄹㅇ이자너ㅋㅋ
이제는 편안해 보이는 김재주를 시청자들이 응원하기 시작했다.
-이 정도 정성이면 ㅇㅈ이지;
-동의함ㅋㅋ
-[‘dkansk123’님의 3코인 후원!]
-[‘암쏘가릿’님의 2코인 후원!]
-[‘비슬혀누’님의 3코인 후원!]
-·········
코인이라는 형태로 말이다.
시청자가 42명이 될 때쯤엔 정점을 찍었다.
[사용자 ‘THE LOVE’님의 10코인 후원!] [전자 음성 출력.] [이 미친놈 보소.]그러거나 말거나.
김재주의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의 생각이라곤 오직.
‘나는 포포이다. 나는 포포이다.’
포포이라는 자기 암시가 전부였으니까.
극한의 과몰입이었다.
“포포이!”
이제는 포포이가 뛰는 타이밍을 예상하고 같이 뛸 수 있을 정도였다.
-방금 잘 못 본 거 아니지?
-포포이가 뛰는 타이밍에 동시에 뛴 것 같은데.
-진짜 포포이가 되버렸누ㅋㅋ
-근데 저게 어떻게 가능하냐?
-나도 모름.
-씹ㅋㅋ 살다 살다 포포이랑 동화 된 놈은 처음 보네.
이제 김재주는 하나의 포포이가 되었다.
‘왠지 얘들의 기분을 알 것 같아.’
착각일 수도 있다. 미친 걸 수도 있고.
그렇지만 김재주는 확신했다.
지금 포포이가 느끼는 감정은.
지금 그가 느끼는 감정은.
‘기쁨’이었다.
“포포이!”
-어?어?
-아니; 이게 뭐시당가?
-모르겟음. 몬가… 몬가 일어나고 있음
포포이들이 빙빙 원을 그리는 간격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돌에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포포이!”
물론 김재주도 그 행렬에 따라 들었다.
-이젠 소리만 들으면 포포이랑 김재주랑 구분 안됨 ㅋㅋ
-ㅇㅈ
어느새 3마리의 포포이와 1명의 사람은 빛나는 돌에 바싹 붙어서 움직임을 멈추었다.
-?
-?
시청자들도 그 기막힌 광경에 채팅이 올라오는 속도가 줄어 들었다. 마치 채팅을 칠 시간도 아깝다는 것처럼.
“포포이!”
그리고 포포이들이 입을 쩌억 벌렸다. 귀여운 외모에 숨겨져 있던 톱니같은 이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우에에에엑
-제가 알던 포포이가 맞습니다
-아 트라우마 ㅅㅂ;
그 이빨이 향한 곳은 김재주가 아니다.
와그작!
포포이들이 빛나는 돌을 씹어먹기 시작했다.
-갑자기 분위기 먹방ㅋㅋ
-ㄹㅇ 갑분먹 보소 ㅋㅋ
-포포이가 돌 먹는 건 처음 알았네.
-아직 몰랐누? 그래서 포포이 만나면 돌 던지고 도망가잖슴
이제 시청자들의 관심은 김재주에게 쏠렸다.
과연 그는 돌도 먹을 것인가?
“포포이!”
김재주가 포포이를 따라 입을 쩌억 벌렸다.
-아니 씹ㅋㅋ 굳이 입 벌리는 것 까지 따라 해야 하나
-0.5개국어ㄷㄷ
-설마 먹을려고?
-에이 사람이 어떻게 돌을 먹어. 절대 불가능함ㅋ
와그작!
김재주는 빛나는 돌을 망설임 없이 씹었다.
-??
-뭐냐?
-짜잔! 절대란 건 없군요.
-ㅁㅊ
‘시원하다.’
김재주가 마력석을 먹고 처음 느낀 기분은 상쾌함이다. 뜨겁게 달군 그의 몸을 마력석이 차갑게 식혀주고 있었다.
‘그리고 맛있어.’
돌의 경도는 단단하지 않았다. 마치 사탕을 먹는 것처럼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 버릴 정도로.
그리고 맛있었다.
식도를 타고 넘어가는 돌이 녹아내릴 때마다 온몸에 힘이 넘쳐났다.
그는 건강한 보양식을 먹을 때 나는 느낌을 만끽했다.
-돌 어디감?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마력석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누가 불 껐어?
-취침 소등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뭔 상황이여
-불 켜! 얼른!
-와. 절단신공이 이런 거냐. 궁금한데 하나도 안보임ㄷㄷ
시청자들의 채팅창이 폭주했다.
유일한 빛이었던 마력석이 사라지자 동굴이 어둠에 잠겨 하나도 보이지 않는 탓이다.
게다가 듣도 보도 못한 상황이 벌어지자 호기심이 폭발할 수밖에.
-사용자 ‘내가레전드’님이 입장하셨습니다.
-여기 늅 죽었음? 왤케 어둡냐
-ㄴㄴ
-여기 사람 있었냐?
-아니 포포이 4마리 밖에 못 봤는데
-ㅇ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검은 화면으로 변한 썸네일이 이목을 끌었던 걸까.
순식간에 시청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현재 시청 인원: 138명]어느덧 시청인원은 3배가 넘게 불어났다.
-님들아 뭔 상황인지 설명좀
-우리도 모름
-근데 왜봄
-역사적 순간임ㅋㅋ
-??
-인류 진화의 끝은 포포이인가?
-ㄹㅇㅋㅋㅋㅋㅋ
시청자들의 의아함은 잠시였다.
“포포이!”
포포이의 힘찬 소리와 함께 어두운 동굴이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엌ㅋㅋㅋㅋㅋㅋㅋㅋ
빛의 정체는 3마리의 포포이와 김재주 본인이었다.
그 넷의 몸에서 돌과 똑같은 하얀빛이 뿜어져 나왔다.
-이게 자체발광인가 뭔가하는 그거냐
-이게 뭔 상황임ㄷ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현웃터졌네 ㅅㅂ ㅋㅋㅋㅋㅋㅋㅋㅋ
-김재주 이름값 하는거 보소
채팅창은 방금 들어 온 시청자들이 섞여 혼란 그 자체였다.
“포포이!”
이제는 빛이 나는 포포이들이 김재주의 곁을 빙글빙글 돌았다.
-어? 저거 공격행위 아니냐?
-맞음. 저기서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이빨 드러 내자너.
-움직이지마!
-소리도 내지마라 재주야 제발ㅋㅋ
저도 모르게 김재주에게 몰입 된 시청자들이 응원의 메세지를 보냈다.
하지만 김재주는 여전히 극한의 과몰입 상태였다.
“포포이!”
빙빙 도는 포포이들을 보며 김재주가 큰소리로 외쳤다.
-아 ㅅㅂ
-망했어요
김재주의 목소리에 반응한 포포이들이 폴짝 뛰며 김재주에게 달려 들었다.
-으아아아아
-X를 눌러 Joy를 표하십시오
-유감
이제는 김재주가 포포이에게 물어 뜯겨 죽을 거라 생각한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이 채팅창에 그대로 묻어났다.
“포포이!”
시청자들이 생각한 피의 대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포포이들은 김재주의 양 어깨, 그리고 머리에 하나씩 올라타서는 얌전히 있었으니까.
-??
-이게 뭔 상황이여?
채팅창이 쥐죽은 듯 고요해졌다.
[시련을 클리어하셨습니다.] [2층으로 진입하는 통로가 열립니다.]“사······살았다.”
클리어 메세지를 보자 김재주의 과몰입이 드디어 깨졌다.
몰려오는 것은 살았다는 안도감과 극한의 피로감.
김재주의 눈이 서서히 감기며 바닥에 쓰러졌다.
***
얼마나 지났을까.
정신을 차린 김재주가 슬그머니 눈을 떴다.
“으으······.”
그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건 빛나는 포포이였다.
“포포······포포이.”
포포이들은 김재주와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 힘없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 하하하.”
김재주가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내가 미쳤지.’
과몰입이 깨진 그에게 뒤늦은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그래도 미쳐서 살아남았어.’
“포포이!”
상체를 일으킨 그의 곁으로 포포이들이 몰려들었다.
“············.”
김재주는 더 이상 놀라지 않았다.
한 번 포포이가 된 경험 때문일까. 포포이들의 감정이 전해지는 기분이다.
“걱정해 준거야?”
그가 조심스런 손길로 포포이들을 쓰다듬었다.
“포포이!”
포포이들은 아무런 저항 없이 그 손길을 받아들였다. 오히려 기분 좋은 듯 소리를 낼 정도로 말이다.
-NG! NG! 컷!
-이쉑ㅋㅋ 포포이랑 드라마를 찍누
-괜찮아요? 많.이.놀.랐.죠?
-일어나자마자 채팅 안치고 숨죽인 보람이 있네ㅋ
-ㅋㅋㅋㅋㅋㅋ나쁜놈들아
그리고 김재주와 포포이의 감동적인 우정을 지켜보는 무리들도 있었다.
“어?”
뒤늦게 반짝이는 채팅창을 보며 김재주의 사고가 정지했다.
-어?
-어?어?
-어어어?
“하하······안녕하세요?”
민망함에 김재주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살아 있었네ㅋ
-클리어 메세지 뜬 거 봤잔슴
-안녕하세요 ㅇㅈㄹㅋㅋㅋ
-첫마디로 포포이라고 안한게 어디냐ㅋㅋ
-1층 통과 ㅊㅋㅊㅋ
-와 이걸 사네.
김재주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채팅창이 읽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몇명이길래···.’
김재주가 서둘러 설정 창에 방송현황 칸을 눌렀다.
[현재 시청 인원: 127명] [팔로잉 수: 58명] [보유 코인: 258]그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12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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