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ld healer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58
60화〉
10년의 세월조차
민시준의 집.
시준은 식탁 의자에 앉아 남은 업무를 보고 있었다.
“다음 주 B급 게이트 돌입엔 이 셋을 새로 넣어 보고. 음ㅡ 일본 [시모바시라 길드]가 제의한 자매 결연은 이번 간부 회의 때 의논해야겠네.”
시준은 중얼거리며 노트북에 자료를 정리했다.
형이 돌아온 뒤로 조금 게을리했던 부분이 많아 요즘은 밥 먹듯이 야근을 하는 중이었다.
“하··· 오늘은 이만할까.”
몇 시간을 내리 집중한 그는 뻐근해진 목을 주무르며 거실 쪽을 바라봤다.
그곳엔 신지수가 마력 컨트롤을 훈련하고 있었다.
시준은 머리도 식힐 겸 거실 소파에 가서 앉아 그녀의 훈련을 관찰했다.
단전에서 흘러나온 마력이 그녀의 몸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정한 빠르기로 순환하는 게 느껴졌다.
마력 컨트롤만 놓고 보면 초짜 헌터라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
그때 신지수가 얼굴을 획 돌렸다.
“길드장님, 우리 스승님 어디 가셨어요? 너무 늦는데.”
그녀는 가부좌를 튼 상태로 질문을 던졌다.
민시준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한 뒤 어깨를 으쓱였다.
“형 오늘 늦는다고 하긴 했어요. 폐병동 답사한다고 파트너랑 같이 간다네.”
“헤헤헤. 남자 둘이서 병동 다니면서 무섭다고 서로 손잡는 거 아니에요? 막 서로 껴안고? 하하 넘나 웃겨.”
“글쎄.”
“? 왜 글쎄예요?”
민시준은 어떻게 말할까 생각했다.
느낌상 신지수가 형한테 호감이 조금 있는 것 같은데···.
‘아니면 그냥 내 착각이려나?’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떠볼까.
“이번 파트너는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던데요.”
“···네?”
“황 팀장님 다른 곳으로 보내고 형이 직접 파트너 정했대요. 여자 헌터랑 ‘단둘’이서 간 거죠.”
“두, 둘이요···?”
민시준이 강조한 ‘단둘’이라는 단어에 신지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왜? 신경 쓰여요?”
“아, 아니요! 제가 신경이 왜 쓰여요! 그냥 그 여자 헌터가 부, 불쌍해서 그런 거지. 스승님이랑 갔으니까 엄청 힘들겠네요··· 하하··· 하.”
신지수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더니 다시 가부좌를 틀었다.
그러나 시준이 관찰한 그녀의 마력 흐름은 조금 전이랑은 다르게 들쭉날쭉했다.
누가 보아도 집중이 전혀 안 되는 모습···이었지만, 그녀는 꿋꿋하게 훈련하는 척 눈을 감았다.
발가락을 꼼지락대고 입술을 삐죽이며 신경 쓰인다는 티를 팍팍 내며 말이다.
시준은 입가에 호선을 그렸다.
“저기, 그런데···.”
“네?”
“스승님한테 저랑 추하민 헌터님 외에 다른 제자는 없나요?”
“있지, 왜 없겠어요.”
“오ㅡ 제가 알 만한 사람도 있어요?”
“지수 씨 눈앞에 있잖아.”
시준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
“헐ㅡ! 진짜 스승님과 그··· 스승과 제자 사이였어요? 형, 동생이라 예의상 하는 표현이 아니라?”
“당연하죠. 형한테 내가 제자였다는 소리는 못 들었나 보네.”
“그럼 다른 제자는 또 누가 있어요?”
“지수 씨도 아마 잘 아는 사람일걸.”
시준은 입안에 돋은 가시처럼 약간은 껄끄러운 그 이름을 불렀다.
“강여화··· 헌터.”
“네?? 어!! 설마 [청화 길드]의 그 강여화요?! 엄청나게 이쁘시고 도도하신 그분?!”
시준은 슬쩍 웃었다.
“대박ㅡ. 스승님 제자들 장난 아니구나. S급 헌터가 둘이나···. 그럼 스승님하고 강여화 헌터님 하고도 무지 친하겠네요?”
“막역한 사이였죠. 강 헌터가 형을 졸졸 따라다녔으니까.”
“지금은 아닌가요?”
신지수의 질문에 시준은 대답하기를 망설였다.
자신이 말하는 순간, 그것이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될까 봐.
‘하지만 형이 돌아온 걸 안다면. 달라지지 않을까. 아니, 최대수가 말을 안 해 줬을 리 없지. 이건 강여화의 대답이나 마찬가지다.’
시준은 조금은 차갑고, 조금은 쓸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10년은 길어요.”
***
강여화는 입술 사이로 흘러내리는 피를 닦았다.
놈들의 연계가 생각보다 너무 잘 맞는다.
사격술을 쓰기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근접 격투만 하기엔 적들의 방해가 너무 심하다.
“우와ㅡ 누나 터프하네! 정말 내 펫으로 삼고 싶은데!!”
4호가 불도저처럼 달려들더니 마력이 가득 실린 주먹으로 강여화를 후려쳤다.
파ㅡㅡㅡ앙!!
채찍을 휘두르는 소리와 함께 엄청난 파열음이 사방에 진동했다.
강여화는 가드를 올려 공격을 막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충격까지 다 막지는 못했다.
“크으윽!”
마력을 둘러 쉴드를 쳤음에도 팔뼈가 아작 나는 기분이다.
저릿저릿한 기운이 채 사라지기도 전,
구속복을 푼 2호가 광기 서린 눈빛으로 코앞에 섰다.
암살자처럼 양손에 잘 벼린 수갑구를 찬 그녀의 모습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콰과과가가가!
그러나 그보다 더 무서운 건 짐승처럼 짓쳐 들어오는 그녀의 예측 못 할 강격.
“크르으으응ㅡ!!”
“이 미친년이!”
재갈마저 푼 2호는 입에서 침을 질질 흘리며 늑대처럼 기묘하게 울부짖었다.
강여화는 공격을 피하다 깊게 베인 옆구리를 감싸 쥐었다.
뜨거운 핏물이 손 틈 사이로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약삭빠르시네요.”
그때 짙고 거대한 그림자가 강여화의 주변을 물들였다.
“이 미친!”
그녀는 황급히 그 어둠으로부터 빠져나가려 했다.
새하얀 가면을 쓴 1호의 손바닥에서 마력이 솟구치더니 칙칙하고 뿌연 마법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자 강여화를 둘러쌌던 그림자에서 일정한 형체도 없는 괴물이 솟구쳐 올라왔다.
“뜯어먹으세요.”
1호의 명령이 떨어지자 괴물은 하나의 거대한 눈알이 되었고, 그 눈알은 반으로 쪼개지며 벌려진 사이로 수백 개의 이빨을 드러냈다.
“정신병자 새끼!!”
강여화는 그 끔찍하고 기괴한 모습에 정신이 아찔했다.
[크레이지 드로잉]머릿속 이미지를 그림자로 그려내는 [이능계] 스킬.
쾨ㅡㅡㅡ드득
눈알은 강여화가 있던 자리를 순식간에 한 움큼 베어 물었다.
깊숙이 땅이 파이며 그녀가 있던 자리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1호는 물끄러미 파인 공간을 응시했다.
“드디어 죽으셨나요.”
잠깐의 침묵이 이어지고 그가 돌아서려는 찰나,
“설마 이 새끼야!!”
욕설과 함께 질풍 같은 마력이 수백 개의 도형과 문자를 구축했다.
웅장한 마법진으로 비롯된 선명한 빛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나왔다.
그녀가 가진 광역기 중 가장 강대한 공격.
[풍화랑 : 활의 노래]수십 발의 화살이 대기를 찌르듯이 각각의 목표물을 향해 직격했다.
우선 거대한 타겟인 눈알 괴물에 십여 발의 화살이 창처럼 쇄도했고, 놈에게 박힌 화살은 마력을 사방으로 내갈기며 폭탄처럼 그림자를 찢어발겼다.
콰과과과과과···!!!
형체가 삽시간에 곤죽이 되며 마나 입자로 되돌아갔고, 곧이어 다른 화살들 또한 다른 귀살단을 향해 내리꽂혔다.
콰아아앙! 쾅 쾅! 콰과과!!
연이어진 굉음과 공간을 뒤흔드는 마력의 연쇄 폭발.
강여화는 그들이 최대한 비슷한 각도에 있는 순간을 노려 마지막이란 각오로 스킬을 날린 것이었다.
“하아ㅡ 하아ㅡ 뒈지겠네.”
그녀는 고갈된 단전과 바닥난 체력으로 숨을 헐떡였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끝이 덜덜 떨렸다.
지금까지의 전투로 몸은 이미 만신창이였다.
찢어지고 베인 수두룩한 상처와 그곳에서 여전히 흘러나오는 피까지.
이만큼 철저하게 궁지에 몰린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강여화는 시우에게 배운 지식으로 간단하게 지혈부터 했다.
생각보다 피를 많이 쏟았는지 시야가 빙글거렸다.
그녀는 이를 꽉 깨물었다.
이 자리에서 죽지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을 오롯이 기다린 시간이 자그마치 10년이다.
최대수조차 이게 마지막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조금만 더 참으면,
조금만 더 견디면,
스승님이, 시우가, 돌아올 것이다.
그때까지는 죽어도 죽을 수 없다.
강여화는 눈을 부릅떴다.
그나마 시우에게 대인 격투를 배웠으니 망정이지, 몬스터 전투에만 익숙한 다른 S급이었다면 진작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놈들은 기형적으로 강했다.
“다들 눈밭에서 얼어 뒈져라.”
강여화는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러나 곧바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위험했군요.”
어마어마한 강격의 파도가 멈춘 자리, 휘날린 눈발이 그친 그곳에 암살자들이 아주 멀쩡한 모습으로서 있었다.
“와ㅡ 괜히 s급이 아니네.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보였어!”
“내가 조심하라 안 캤나! 저것들은 사람이 아니데이!”
“크르르르르ㅡ!!”
“진정하그라, 가시나야!”
1 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그녀를 향했다.
강여화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차마 말을 이을 수 없었다.
“당황하셨네요.”
“······.”
“힘드신가 봐요.”
“···너희들.”
강여화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어지간한 A급 보스 몬스터도 갈가리 찢어 죽일 수 있는 스킬이었다.
이렇게 별다른 부상도 없이 있다는 건 그녀의 상식으로 말이 되질 않았다.
“마지막 공격 대단하셨어요. 칭찬할게요.”
“칭찬은 지랄···!”
“우리한테는 좋은 눈이 있거든요.”
1호는 멀리 떨어져 있는 3호를 가리켰다.
“안대 쓴 노인이잖아···. 보이는데 일부러 가린 거야?”
“아뇨. 그는 맹인이에요.”
“그럼 눈이 좋다는 게 무슨 말이야?”
1호는 기분 좋은 듯 머리를 좌우로 천천히 흔들었다.
“눈을 잃은 대신 다른 걸 잘 봐요. 예를 들면 궁수가 마력을 가득 모아 광역공격하려는 걸 미리 알아채 동료들에게 전달한다든지, 하는 것들요.”
강여화는 마력을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 점검했다.
마나는 단전 밑바닥에 간신히 고여 있었다.
네 명은커녕··· 하나라도 이길 수 있을까.
쓸데없는 대화로 장단을 맞춰 시간을 벌긴 했는데ㅡ
“이제 서로 간은 그만 보죠. 제대로 해 볼까요.”
역시 네 명을 상대론 얼마를 쉬어도 부족하다.
강여화는 격을 한껏 개방한 뒤 전투 태세를 갖췄다.
‘저 자식 웃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웃었다.
강여화는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단전에 있는 모든 마력을 긁어모아 근육 곳곳에 뿌리 박았다.
‘빈틈을 노려 게이트 밖으로 무작정 빠져나간다.’
예측하건대 속도만큼은 그녀를 따라올 사람이 없을 것이다.
가장 빨랐던 2호 복부에 니킥을 때려 박고 몸을 날리자.
“시간은 다 끄셨나요? 우리도 제대로 할게요.”
넷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입을 벌리더니 웬 알약을 하나씩 꿀떡 삼켰다.
뜻 모를 불길함에 강여화는 본능적으로 뒤로 몸을 뺐다.
약을 먹는 순간 그들에게서 엄청난 기운과 격이 느껴진 탓이었다.
그녀는 절망과도 같은 현실에 무릎이 휘청였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그녀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았다.
이런 규격 외의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스승님 말고는···.
“내ㅡ 펫!!”
그때 불도저 같은 4호의 공격이 재차 가해졌다.
그러나 이번엔 전과는 다른 어마어마한 격과 중압감이 함께였다.
빠ㅡㅡㅡㅡ아악!
바닥에 놓인 빈 캔을 발로 걷어차기라도 한 것처럼, 강여화의 몸이 수십 그루의 나무를 부수고 바닥에 떨어졌다.
퍼거억! 쿠당탕탕탕!
“커허억!!”
입에서 핏물이 울컥, 솟구쳤다.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발차기 한 번에 갈비뼈 네 대와 장기 몇 군데가 파열됐다.
“크으읍ㅡ 커억!!”
다시 한번 피가 토해졌다.
검붉고 뜨거운 핏물이 그녀의 앞가슴을 적셨다.
“이제 내 펫으로 데려가도 되지?”
성큼성큼 다가오는 육중한 거체.
강여화는 도망가려 했다.
다리가 사시나무처럼 떨려 일어날 수가 없었다.
“따라와. 아니면 얼굴도 그렇게 만들어 줄까?”
강여화는 저도 모르게 움찔하며 턱을 딱딱 부딪쳤다.
생각났다.
예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내가 어떻게 했었지?
분명 울고불고ㅡ 죽여 버리겠다고 덤빈 것 같았는데.
그러나 지금 그녀에게 남은 건 고장 난 육신과 텅 비어 버린 단전, 그리고 전의가 상실된 마음뿐.
오롯이 혼자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저런 새끼한테 장난감처럼 유린당하다 죽는 건가.
4호는 강여화에게 다가가 그녀의 목을 움켜쥐고 천천히 들어 올렸다.
“반가워. 오늘부터 내가 네 주인이야. 앞으로는 ‘멍멍’이라고만 말하면 돼. 규칙 어기면 음ㅡ 팔 다리를 토막 낼 거야.”
“커헉! 크읍! 컥!!”
강여화는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숨이 쉬어지질 않았다.
그 어떤 저항도 무의미한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울음을 참는 것이었다.
“독기가 있네, 누나. 우선 울 때까지 좀 맞아 볼까?”
“크으으읍!!”
4호의 주먹과 어깨가 뒤로 젖혀진다.
여화는 눈을 질끈 감았다.
정신이 아득해지는 와중에 그녀가 그토록 원하던,
일평생 지독히 간절했던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렸다.
이 못난 제자가
스승께 불초하여,
사랑하면 안 될 사람을 사랑하고 말았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스승님.
빠ㅡㅡㅡㅡㅡㅡㅡㅡ앙!!
20톤 트럭의 타이어가 모두 터져 버린 것 같은 충격음이 산속을 뒤흔들었다.
그 무차별적인 굉음에 귓속에 이명이 울렸다.
삐ㅡ
4호는 얼굴에 튄 피를 히죽거리며 닦아 냈다.
그리고 자신의 몸뚱이를 내려다봤다.
가슴팍과 배가 있어야 할 자리로 피 묻은 눈밭이 보였다.
커다랗게 뚫린 구멍.
그때 웬 낯선 남자가 4호 옆으로 성큼 다가왔다.
4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식은땀만 줄줄 흘린 채 멀거니 바라만 봤다.
남자는 품에서 단도를 꺼냈다.
그리곤 4호의 팔을 번개처럼 잘라 내어 떨어지는 강여화를 품으로 받아 냈다.
4호는 잘려 나간 팔과 솟구치는 피를 보더니 눈처럼 새하얘진 안색으로 바닥에 쓰러졌다.
강여화는 죽음을 예상했었다.
죽진 않더라도 그와 비슷한 상태가 될 거라 생각했다.
극도의 긴장과 불안 탓에 온몸은 땀으로 축축해진 지 오래.
진이 다 빠져 버렸다는 게 이런 말일까.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다.
원한다면 그냥 잠들고 싶다.
이 혹독한 냉기 속에서 마냥 눈을 감고 싶다.
너무 힘들어.
그러나,
이 따뜻한 품은 뭐지.
이 포근한 손길은 뭐지.
그녀는 떠지지 않는 눈꺼풀을 간신히 들어 올렸다.
눈바람이 흩날리는 소리가 멈춘다.
모든 것들이 고요에 잠겨 침묵한다.
오직 심장 소리만이 그녀의 귓가에 아른하다.
꿈이려나.
이것 또한 달콤한 꿈이려나.
정녕 이것 또한 눈물을 핥아먹는 지독한 달콤함이려나.
“아.”
그녀의 눈물이
시우의 따뜻한 손길에 닿아
꽃잎처럼 부서진다.
“오랜만이다. 깡화.”
째깍.
10년 동안 멈췄던 시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