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ly Hunter with no level limit RAW novel - Chapter 10
4화 변종(1)
*
그가 귀환을 하자마자 시작한 일은 바로 스테이터스를 정리하는 일이었다.
[극기 Lv.1]-피해를 받았을 때, 일정한 확률로 90%의 피해를 절감한다.(발동 확률 10%)
‘그래서 그랬구만.’
어쩐지 안 아프다 했다.
물론 맞았어도, 별다른 타격이 없었을 턴데 극기까지 발동되면서 피해는 거의 없다시피.
액티브 스킬이라 자동적용은 아닌 것 같은데, 어째서 사용이 되었던 걸까?
그가 고민하고 있는데, 메시지가 새로이 떴다.
[액티브 스킬 : 극기가 자동사용으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적용을 해제하시겠습니까?]‘아니.’
극기는 자동사용으로 둬도 괜찮을 것 같다.
것보다, 왜 메시지는 미리 안 알려주고,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고서야 알려주는 건가?
역시 마음에 들지 않는 시스템이다.
레벨도 추가로 1이 오르면서 32였던 레벨이 33이 되었다.
30이 되기 전까지는 E급 던전에서 폭업이 가능했는데, 31부터는 많은 경험치가 들어오지는 않는지 빠른 업이 불가능했다.
‘이제 D급으로 넘어가라는 소리 같은데.’
일반 각성자들과는 조금 다른 레벨 시스템.
그들은 어디가 되었든 간에 레벨이 오르는 양이 거의 일정했고, 한계도 명확하게 존재했다.
그러나 태현은 그들과 다르게 끝없이 성장하는데다가 경험치량도 일정치 않았다.
일단은 넘어가기로 하고, 다음은 칭호 시스템이다.
[6대 킹 아모스.]-군주 스킬 레벨이 부족하여 오픈이 제한됩니다.(효과 역시 적용되지 않습니다.)
[튜토리얼 마스터.]-적을 상대할 시, 데미지가 10%가 추가로 들어간다.(영구적)
-적으로 판단되는 기준은 킹에게 위협을 가하는 모든 것들에 한한다.
1개는 그렇다 치고, 튜토리얼 마스터는 아주 좋은 옵션을 가지고 있었다.
10%면 엄청난 효과.
등급이 높든, 낮든 몬스터는 뭐가 되었든 간에 10%가 추가로 들어간다는데, 안 좋을 리가 없다.
그리고 드디어 퀘스트를 완료하면서 받은 보상을 사용할 차례다.
먼저는 소환권.
그가 주머니에서 보상으로 받은 보석 하나를 꺼냈다.
[랜덤 소환권(3성 이상 확정)을 사용하시겠습니까?]끄덕.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보석이 부숴지면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런데 평소처럼 회색의 연기가 아닌, 약간 푸르른 빛을 머금은 연기가 올라오는 것이 아닌가?
태현은 평소와 다른 광경에 기대감이 서린 눈으로 그것을 지켜보았다.
이내 한 명의 인영이 연기를 비집고 나아왔다.
“주군을 뵙습니다.”
아.
기대했는데, 3성이 떠버렸다.
3성도 아주 좋은 결과였지만, 최소 3성 확정이라는 소환권에서 떠버리니 그닥 기쁘지가 않았다.
끄덕.
아쉬웠지만, 떠나간 배를 붙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3성 기사라도, 분명 던전 내에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니까.
[‘3성 기사’가 1사단에 배속되었습니다.] [희박한 확률로 3성 기사에게 고유 스킬이 부여됩니다.]‘뭐?’
갑작스레 들려오는 메시지에 아쉬움이 싹 달아났다.
희박한 확률로 고유 스킬이 생겼다고?
태현은 곧장 3성 기사의 정보를 살폈다.
[투지]-자신보다 약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아줍니다.(병사들 능력치 10% 상승)
오.
굉장한데?
태현이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인원을 점검했다.
이제 3성 기사가 1명.
2성은 3.
1성은 6.
튜토리얼 덕분에 수하의 수가 부쩍 늘었다.
태현은 퀘스트로 얻은 왕의 초급 무구 소환권을 꺼냈다.
마찬가지로 조그마한 은빛의 보석.
[‘왕의 초급 무구 랜덤 소환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끄덕.
*
띠리링.
‘전화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태현은 잠에서 깬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발신인에 익숙한 이름이 표기되어있었다.
그는 살짝 망설이고는 전화를 받았다.
-네. 한태현입니다.
-진도윤입니다. 이거··· 이른 아침에 전화 드려서 죄송합니다.
발신인은 진도윤.
신고센터의 부장이 자신에게 왜 전화를 한 것일까?
-전화는 왜 하셨는지요?
-하하, 다름이 아니고요. 전에 말씀드렸던 각성자 등록증에 대해서입니다.
-그거라면 거절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암, 거절하셨던 거 알고 있습니다.
-기억해주시니 이만 끊겠습니다.
-잠시만요! 이유라도 알 수 있습니까? 거절하신 이유를 모르겠어서요.
이유라···
태현은 조금 고민했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관리국 헌터들의 수발을 드는 일은 질색이기 때문이다.
비각성자인 수거 팀도 그렇게나 자신을 싫어했는데, 각성자인 그들은 오죽할까?
물론 지금은 무시 받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이빨을 감춰야 할 때다.
‘아쉽긴 한데.’
현재 가지고 있는 금화의 개수가 11개.
E급 거대 마정석도 3개나 가지고 있다.
등록증이 있다면, 익명으로 처리를 부탁해서 금화만이라도 판매를 하고 싶었다.
태현은 살짝 도박을 시도해보자는 마음을 먹었다.
-제가 등록증을 받게 되면, 관리국으로 들어가야 되는 것 아닌가요?
-E급이니··· 그렇게 되겠지요.
-전 그게 싫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위에 선배랍시고, 부려먹는 꼴은 못 봐서요. 당하고 있기도 싫고.
그의 도박은 솔직함으로 대응하자는 것이었다.
이상하게도 진도윤은 계속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른 사람들이 등을 돌려도, 그는 수거 팀에 넣어주는 모습을, 등록증을 발급해주겠다고 직접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분명 각성자라고, 도박을 감행하고 싶은 거겠지.’
불분명 각성자.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갓 급의 능력자들의 뒤를 잇는 불분명 각성자로 판정이 났었으니 어련할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등록증을 발급받으시겠습니까?
역시나 그의 생각이 정답인 모양이다.
태현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저는 어디에도 귀속되고 싶지 않습니다.
-그건···.
-제가 관리국도 길드도 들어가지 않는 조건이라면 발급받겠습니다.
-···음. 알겠습니다.
대답은 빠르게 들려왔다.
태현의 눈이 살짝 커졌다.
자신을 관리국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게 아니었나?
-정말이십니까?
-네. 제가 직급은 낮지만, 관리국 내에서는 힘이 조금 있는 편이라서요. 그 정도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정말 괜찮으신가요?
-네. 한 입으로 두 말하지 않습니다.
도대체 무얼 믿고 저렇게 당당하게 나오는 걸까?
-저한테 관심을 가지시는 이유가 도대체 뭡니까?
-이유요? 글쎄요. 그냥 촉이랄까요? 하하.
휴대폰 너머 진도윤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그 목소리를 들으니 태현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진도윤이 괜히 인정을 받는 게 아니다.
바로 저 촉.
저거 하나로 수많은 인재들을 관리국으로 끌어들이는 공을 세운 사람이 바로 진도윤이다.
젊은 나이에 중요한 기관을 맡기고, 부장까지 달아줄 정도니 말 다 한 셈이다.
-그럼 받을게요.
태현은 이렇게까지 해준다는데 받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무소속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관리국의 의뢰를 수행할 필요도 없고, 길드로 가서 서열이 낮다는 이유로 무시 받을 일도 없어졌다.
‘이제 금화도 처리할 수 있겠고, 국가에서 매달 돈도 나오고. 흐흐.’
E급이니 국가에서 매달 50만원 지원.
추가로 던전에서 얻은 재화도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오늘 관리국으로 오실 수 있으세요? 정보과랑 관리과는 제가 미리 언질을 놓을 테니 오시기만 하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로써 그도 정식으로 각성자가 되었다.
비록 E급이지만, 뭐 어떤가?
그 속에는 E급을 뛰어넘는 힘이 잠들어 있는데.
태현은 외출준비를 위해 몸을 움직였다.
*
태현이 관리국에 도착하자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 하나가 다가왔다.
왼쪽 가슴에는 박성호라는 이름이 적힌 명찰이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한태현님.”
“네. 오랜만에 뵙네요.”
관리과 박성호 과장.
그는 태현에게 따라오라며 앞장섰다.
‘아휴··· 껄끄러워.’
관리국에 드나들기 시작한 이후, 가장 껄끄러운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박성호다.
눈빛부터 행동 하나하나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꼭 티를 냈다.
어지간히 눈치가 좋지 않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모를 수가 없을 정도.
“앉으세요.”
그가 데려간 곳은 관리과 사무실.
그 중에서도 책임 과장이랍시고, 개인 사무실로 배정받은 곳이었다.
관리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은 드디어 인재가 들어왔나? 싶은 기대감 서린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태현인 것을 눈치 채고는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
태현은 그들에게 시선도 주지 않고, 편하다고 생각하는 자리에 앉았다.
“센터장님께 이야기 들었습니다.”
“네. 빨리 진행해주세요.”
“네. 그래야죠. 그럼 이것부터 작성을 해주시죠.”
그가 내미는 건, 하나의 서류였다.
태현이 서류를 들어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각서인가.’
계약서도 아닌, 각서.
무소속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힌 만큼, 그에 따른 각서를 쓰라는 것이다.
대충 내용을 종합하면 이렇다.
각성자로 정식 등록된 이후부터 던전, 몬스터에 따른 피해에 대해 관리국은 일절 책임지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물론 관리국은 태현이 무슨 일을 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겠다는 내용까지 있었다.
‘완전 자기들 유리하게 작성했구만. 아주?’
이 정도는 예상을 했다.
그런데 그 예상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니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현재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세상.
그로 인해 각성자든, 비각성자든 위험한 상황에 놓이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할 만한 조항.
그럼에도 태현은 망설일 것 없이 각서에 싸인을 했다.
‘멍청한 놈.’
그의 속내를 모르는 박성호가 속으로 혀를 찼다.
끽해야 D~E급 각성자 등록증을 쥐어줄 예정이다.
그럼에도 관리국에는 소속되지 않겠다니.
심지어 그의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관리국에는 등을 돌릴 수 있는 명분까지 만들어 주었다.
‘도윤 선배, 나는 이 녀석이 갓 급의 능력자가 아니라는 데, 모든 걸 걸 수 있다고.’
그도 처음에는 불분명 각성자라고 해서 희망을 품었다.
분면 태현도 각성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지금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지만, 훗날에는 국가를 대표하는 각성자가 될 것이라고.
그러나 미국 헌터관리국에서 발표한 결과를 들었을 때, 희망은 한순간에 사라졌다.
[갓 급의 헌터로 각성했다는 증거는 불분명 각성자가 맞다. 하지만, 그건 측정기로 측정할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제로 깔려 있어야 한다.]S급까지 정확하게 측정이 가능한 측정기.
측정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한다면, 그때서야 등장하는 것이 불분명 각성자라고.
한태현은 일반인과 비슷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렇다면, 한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한태현은 E등급보다 낮은 능력으로 불명이 떴다.]말이 된다.
일반인인 비각성자는 각성 측정 시, 비각성자로 판별이 나는데, 한태현은 각성자로 판별된다.
그렇지만, 능력치로 봤을 때, E급조차 되지 않을 수준.
이 정도라면, 각성을 하고 레벨을 30까지 올린다고 하더라도, 극히 미미한 수준일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레벨이 오른다는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킬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니까.
신체가 강화될 일은 없다.
즉, 한태현은 긁어봤자 꽝이 분명한 로또라는 것이다.
‘이걸로 한태현이 무슨 일을 당해도, 우리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
‘이걸로 관리국에 물건을 팔아치울 수 있겠어. 나쁘지 않는 거래야.’
태현과 박성호.
서로가 만족하는 등록이 완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