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nly Hunter with no level limit RAW novel - Chapter 122
28화 8성 승급(1)
*게이트의 폭등은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고(高)등급의 게이트가 폭등한 것은 아니었고, 최고 B~C등급의 게이트.
그렇지만 비상사태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동원령 선포.”
헌터들로 이루어진 군인들까지.
동원령이 선포되어 게이트 클리어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보통 군인들은 헌터라고 할지라도, 게이트를 클리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헌터가 되었지만, 군대에서 말뚝을 박는 인원도 허다하다.
목숨이 위험한 상황을 피하려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런 것들이 무색할 정도로 전 세계에서는 헌터들의 힘을 필요로 했다.
“이제 보스만 남았다!”
차출된 헌터들이 열심히 게이트를 클리어하고 있다.
“조금 쉬었다가 가면 안 되겠습니까?”
“약한 소리 하지마라! 안 그래도 시간이 부족하단 말이야!”
“···그래도 인원들에게 휴식을 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체력이 현저히 떨어진 게 안 느껴지십니까?”
군대의 지휘관으로 보이는 둘.
한 명은 대위였고, 다른 이는 중위였다.
중대장과 소대장으로 보면 된다.
“후우··· 국민들을 지키는 게 우리 임무다. 위에서 뭐라고 지시가 내려왔는지 알잖아? 게이트 클리어에 목숨을 걸라는 거야. 그나마 지금 휴식도 내 권한으로 부여하고 있는 거고.”
“중대장님···.”
“뭐하고 있어? 빨리 보스 잡으러 안 들어가?”
“···알겠습니다.”
상급자의 지시다.
더군다나 전시상황에서 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소대장은 경례를 취하고는 곧장 인원들을 통솔하기 위해 움직였다.
물론 장병들은 그런 지시에 불만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하··· 소대장님. 저희가 아무리 그래도 진짜 개는 아니지 않습니까?”
“···미안하다. 위의 지시야. 빨리 보스를 잡으러 들어가야 돼.”
“지금 보스 B급입니다. B급. A~B급 장병들로 인원을 꾸렸으면, 그에 대한 대우를 해줘야지 말입니다. 저희가 군대에 있다고 너무 부리시는 거 아닙니까?”
A급 헌터 장병 하나가 말했다.
그 역시 20살에 각성하고, 21살에 입대한 케이스다.
“나도 알아. 인마”
소대장은 장병으로 전역하고, 장교로 재입대한 케이스다.
그러니 장병의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쉴 틈 좀 주십쇼. 저희들 목숨이 장난감은 아니지 않습니까?”
“너희들이 여기서 버틴다고 하더라도, 위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는 없어. 차라리 빨리 클리어하고 쉬는 게 나아.”
“하··· 알겠습니다.”
“저 망할 중대장 새끼.”
장병들은 죽겠다는 얼굴로 어기적거리며 보스방으로 향했다.
소대장은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중대장은 C급 헌터기에 여기서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장병 생각은 전혀 하지도 않고 위의 지시랍시고, 무작정 내리고만 보는 인물.
만약 군대만 아니었다면, 자신의 손에 죽었을 것이다.
“소대장님! 들어오셔야겠습니다!”
때마침 보스 방의 입구에 있던 장병 하나가 소리쳤다.
“뭐? 들어간 지 3분도 안 됐잖아?”
“다들 지쳐서 스킬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젠장··· 중대장님!”
소대장은 급히 중대장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중대장의 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다들 지쳐서 스킬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네! 여기 간부들이 모두 들어가서 도와야 될 것 같습니다.”
“알겠다. 그럼 소대장들이랑 부소대장들 전부 들어간다.”
“중대장님께서는 힐링이 가능하시죠? 들어오셔서 인원들 좀 케어해주십시오.”
“무슨 소리야? 나는 여기서 대기하고 있겠다.”
한시가 급한 마당에 중대장이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소대장, 부소대장, 입구에서 난입하려고 대기하던 장병 모두가 얼빠진 표정으로 중대장을 보았다.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는 지휘관이야. 밖에 나가서 보고를 해야 할 사람이라고. 내가 보고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책임질 거야? 빨리 들어가서 해.”
“그게 무슨···!”
소대장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했다.
하마터면 욕이 튀어나올 뻔 했다.
어떻게 저런 인간이 대위를 달고, 중대장 일을 할 수 있는 거지?
“뭔 개소리하고 자빠졌어.”
그 때, 누군가 그들에게로 다가왔다.
시원한 욕 한 사바리가 그들의 속을 사이다마냥 뻥 뚫리게 만들었다.
물론 중대장의 얼굴은 보기 좋게 일그러졌고.
모두의 시선이 목소리의 주인에게로 향했다.
그리고 모두의 얼굴이 경악으로 바뀌기까지는 불과 10초도 채 걸리지 않았다.
“한태현··· 헌터?”
“다들 저를 알아보시네요?”
그들에게로 다가오는 건, 태현이었다.
*갑작스레 불어난 수많은 게이트.
태현 역시 제로스와의 일이 끝나자마자 길드원들과 함께 게이트 클리어에 열을 올렸다.
“나는 혼자서 게이트를 클리어 할 테니 지성이 너는 길드원들 챙겨서 레이드 돌아.”
“알겠어.”
태현에게는 수많은 수하들이 있다.
그것을 알기에 임지성 역시 반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모두가 흩어지고, 혼자 남게 된 태현은 곧장 수하들을 불러들였다.
“주군!”
갑작스레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하들이 나타나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놀란 눈이 되었지만,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 따윈 없으니까.
“각자 흩어져서 게이트 클리어 하는데 힘을 쏟아. 개인 할당량은 딱히 정해주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농땡이 피우면 안 된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게이트의 양이 너무 많다.
그러니 수하들을 전부 푸는 수밖에 없다.
“마족들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게이트를 클리어 하도록 해.”
“전 세계 말씀이십니까?”
마족들의 숫자는 하급까지 합하면 만 명이 훌쩍 넘어간다.
그럼에도 몇 백 명인 수하들이 그들에게 꿀리지 않고, 동등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물론 수하들 개개인이 마스터-그랜드 마스터 급에 가까운 녀석들이니 가능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하급부터 상급의 마족들은 직접 불러본 적이 없군.’
인원이 너무 많다보니 정예 마족들만 불러냈다.
지금도 마찬가지.
태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희들의 숫자와 비행스킬들을 따져보면, 충분할 거야. 물론 안식처에서 휴식도 취하면서 쉬엄쉬엄 헌터들을 도와.”
“알겠습니다!”
어쨌거나 급증한 게이트를 줄이는 게 가장 큰 목표.
아론이 손을 번쩍 들었다.
7성 궁수로, 궁을 다루는 수하들 중에서는 최고위급 실력자다.
“말해.”
“저희들도 쉬엄쉬엄합니까?”
“아니.”
“···어째서입니까?”
“너희들은 국내만 움직이면 되잖아.”
“아하.”
“···빨리 흩어져!”
“네!”
태현의 명령에 수하들이 전부 흩어졌다.
그제야 태현도 하나의 게이트를 선택하고 들어갔다.
*그 선택한 게이트가 우연찮게도 군인들이 클리어하고 있던 게이트.
태현은 중대장과 소대장의 대화를 듣고는 어이가 없어서 나섰다.
“한태현 헌터···.”
태현은 유명인사다.
한국의 최초 갓 급 헌터.
그의 얼굴을 모르면 간첩일 정도다.
당연히 중대장도 그의 얼굴을 알고 있다.
일그러졌던 얼굴이 말끔히 펴졌고,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졌다.
영업용 미소가 지어지면서 허리를 굽히는 모습에 기가 찼다.
“헌터님을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미 대화 내용 다 들었습니다만.”
“대화 내용이라면?”
짐짓 모르는 척 묻는 모습에 구역질이 나는 것 같았다.
태현은 사람의 목숨을 벌레같이 보는 중대장을 어떻게 조질까 고민했다.
“중대장씩이나 되어서 나서지 않는 건, 좀 꼴불견이지 않습니까?”
“그··· 그건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C급이고, 나머지 인원들이 B급 이상이니 당연한 지시를 내린 겁니다.”
“당신이 싸우다 전사하면, 뒤에 소대장이 대신 중대장 역할할건데, 뭐가 그리 걱정이에요?”
비릿한 미소를 머금고 묻는 태현의 모습에 중대장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의 목소리에 살기가 미약하게나마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중대장의 고개가 힘겹게 끄덕여졌다.
아무리 자신이 대위라고는 하지만, 눈앞에 있는 헌터는 갓 급 헌터다.
괜히 심기를 거스르는 짓을 했다가는 무사하지 못한다.
“쯧, 하여튼 임준희같은 새끼들은 조져야 돼.”
태현이 혀를 찼다.
잠시였지만, 그의 얼굴에는 예전 수거팀 반장이었던 임준희가 조금 겹쳐졌다.
그게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
중대장은 고개를 수그렸다.
임준희가 누군지는 몰라도,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인물임을 눈치 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소대장님들 고생 많으십니다.”
“아닙니다!”
“그럼 이 게이트는 제가 처리할 테니 대기하고 계세요.”
“아··· 넵!”
“물론 중대장님? 저 따라오시고요.”
“···네.”
중대장은 곧 죽을 사람처럼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태현을 따라갔다.
그렇게 보스방으로 들어간 모습을 확인하고 나서야 소대장들이 중대장을 씹었다.
“와··· 진짜 속이 다 시원하다.”
“개 같은 자식, 지 혼자 죽기 싫어서 밑의 사람만 굴리고 지x이야.”
“어쨌거나 보스 처리하고 나오는 장병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그래.”
소대장들과 부소대장들은 장병들이 빠져나오면 바로 게이트를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기 시작했다.
게이트 처리는 장병들의 휴식이 충분히 이루어진 다음 계속 될 것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급증했던 게이트가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다.
태현은 만족스런 표정으로 메시지를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전 세계로 뻗어나간 태현의 수하들 덕분에 레벨이 느리지만, 오르고 있었다.
물론 B~C등급이라 레벨이 오르는 속도는 답답할 정도로 느렸다.
하지만, 게이트가 확 줄어드는 게 눈에 들어왔고, 헌터들과 비각성자인 시민들이 안심하고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참 뿌듯했다.
[게이트의 폭증을 저지한 건, 박쥐인간?] [전 세계에서 등장한 박쥐인간이 게이트를 닫는 일에 가장 큰 일조를 했다.]박쥐인간은 마족을 말한다.
태현의 명령에 마족들이 게이트를 클리어 했기 때문이다.
그는 안식처로 들어가서는 수하들에게 칭찬 한마디씩 건넸다.
“모두 고생 많았어.”
“감사합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모습도 지금은 회복이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듯, 우렁찬 목소리가 안식처를 울렸다.
“내가 들어왔다고 훈련을 진행하라는 소리는 아니야. 휴식을 충분히 취하도록. 놀 사람들은 놀고, 나가서 돌아다닐 사람도 돌아다녀.”
“네!”
태현은 그 말을 끝으로 성으로 들어갔다.
오랜만에 들어오는 성.
그는 곧장 자신의 방으로 가고는 침대에 몸을 맡겼다.
‘흠··· 7성 녀석들은 어쩐다?’
이번 게이트 사건이 끝나고 들어오는 고민.
게이트를 순항하면서 경험치와 숙련도가 Max가 되었다.
그런데 승급을 시켜줄 성장시도권이 없었다.
딱히 퀘스트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요즘엔 몬스터를 잡아도 성장시도권을 주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모든 수하들이 7성으로 승급하고부터.
‘소환권도 안 주고 말이야. 분명 뭔가 있을 거다.’
생각해보니 소환권도 전부 다 사용하고 없다.
아공간 주머니에는 그가 사용하는 무기와 물약, 아티팩트, 금화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태현이 초대장을 확인했다.
[제한시간이 충족되어 입장이 가능합니다.]게이트를 클리어하면서 제한시간을 충족해버린 초대장.
초대 킹 가오스의 접견실로 향할 수 있는 입장권이었다.
제로스를 처리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당장이라도 들어가려고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생각의 정리가 필요해.”
너무 달려오기만 했다.
일을 하나 마치면, 곧바로 새로운 일이 터졌고, 마치면, 다시금 터지고 반복이었다.
그러니 잠깐 생각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졌다.
무작정 앞만 바라보다간 무언가 놓치고 지나간 것이 있을까 염려가 되기도 했으니까.
“좀 자야지.”
*“주무시는군.”
혹시 몰라 주군의 침실을 잠시 방문했던 수하.
그는 다름 아닌 레온이다.
태현이 곤히 잠든 것을 확인하고,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다.
안식처에는 수많은 이들이 비무를 펼치거나 열심히 훈련을 시작했고, 휴식을 계속 취하는 인원도 있었다.
물론 안식처를 빠져나가 번화가를 돌아다니는 인원들도 많이 있다.
“오늘 왜 이렇게 분위기가 다운되어있죠?”
“이안. 여기는 어쩐 일이야?”
“저도 주군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찾아왔는데, 아무래도 타이밍을 잘못 잡은 것 같군요.”
“조금 쉬시게 해드려야지.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셨어.”
“동감합니다. 잠시 걸으면서 대화 좀 나누실까요?”
성은 넓다.
그렇기에 계단을 내려가면서 천천히 대화를 나눈다고 하더라도 5~10분은 충분히 대화가 가능했다.
“대화 정도야 얼마든지 가능하지.”
이안은 미리 준비한 음료를 내밀었다.
그는 한국에 있는 모든 음료를 사랑했다.
심지어 코코넛워터까지도.
다행이 그가 내민 건, 탄산음료였다.
“음··· 탄산은 별로 안 좋아하지만, 성의가 있으니 마셔야겠지?”
“하하, 이거 너무 눈치 주시는 거 아닌가요?”
“크흠···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하지.”
레온은 가볍게 헛기침하고는 음료를 천천히 마셨다.
“계단 내려가는 동안 대화하는 것이니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괜찮으시겠지요?”
“물론.”
“그럼 거두절미하고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잃었던 일부분의 기억··· 돌아오셨습니까?”
“···뭐?”